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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출하고픈 열정, 그리고 소리
영하의 날씨와 칼바람이 인디클럽의 메카 홍대 골목을 얼리는 12월 6일, 토요일 늦은 밤 9
시. 몇 개월을 사이에 두고 '오픈'과 '임대가능' 스티커가 붙였다, 떼어지는 인디클럽
들. 1년만에 다시 찾은 괜찮은 클럽 '드럭' 역시 쇄락의 길을 걷는 모습에 씁쓸함을 머금
고 홍대 골목을 뒤지다 만난 황금물고기, '사운드 홀릭'이다. ☆☆☆ 15평 남짓한 검은색
공간엔 싱싱한 팔과 다리들이 메틀과 하드코어 음악에 맞춰 난무를 한다. 새로 오픈하지 한
달이 안 된 이 날 무대는, 타임밥과 네바다#51, 크로우, 스키조의 공연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다. 객석엔 마침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예비 스무 살들의 열광적인 해드뱅잉이, 사이키
조명과 일렉트릭 기타의 베이스 음 사이로 현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 '흔들 흔들,
뛰어! 틀에 날 맞추지 마! 날아봐, 뛰어봐 부딪치는 바람을 느껴봐, 세상이 날 속여도 슬퍼
하지는 않아' ☆☆☆ 이제 막 고 3이라는 형틀에서 벗어난 세 명의 아이들. 주진이, 수린
이, 영안이는 의정부에서 크로우와 네바다#51의 공연을 보기 위해 왔다. 경희대 회화과를 이
미 수시로 합격해 놓은 뱃속 편한 주진이는 귀여운 갈래머리에 통통한 몸매를 한껏 흔들며
음악에 몸을 맡긴다. 그동안에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인디밴드들이 공연하는 클럽을 찾아
다녔다는 행복한 고3들은 어떤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눈을 찡그리며, "장르 같
은 것 왜 따져요. 짜증나. 그림 그리다 보면 장르에 관계없이 자신의 스타일을 찾게 되잖
아요. 음악도 마찬가지죠. 듣고 싶으면 듣는 거예요."
한다. n-세대답게 명쾌하고 간단명료
한 답변이다. ☆☆☆ 수린이는 학교에서 '퀸'밴드의 공연을 본 후로 음악에 빠져 산다고
한다. 대학엔 관심 없다는 수린이는 요리사가 되고 싶어 학원을 다닐 거라고 말하곤 다시
시작되는 무대를 향해 뛰어가 또 해드뱅잉을 한다. '들썩 들썩 하늘에 닿을 듯 답답함을
던져버리게AAA' ☆☆☆ 살아있는 라이브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무대는 팬들과의 교감이
가장 중요하다. 스키조의 한 맴버는 무대에 오르기 전, 여자 팬이 준 티셔츠와 목걸이를 보
고 입지 않을 수 없었다며 자랑과 감사를 동시에 보냈다. 이것이 클럽 공연의 순수함과 순
진함을 느낄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 학예종에서 영상이론을 공부한다는 김하나는
사운드 홀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한 달에 두 세 번꼴로 이곳을 찾는 하나는 인디밴
드들의 음악이 '하고 싶은 말을 다해 좋다'고 말한다. 그것은 곧 자신이 원하는 것과 같
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을 재미있게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할 것 같기 때문이다. "단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돈'이 방해가 되선 안되죠~~" ☆☆☆ 정말 싫은 것은 겉만 보고 판단
하는 어른들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겉모습으로 락가수, 메탈 가수들을 걸레로 치부
하는 그들에게 한마디. "겉모습보단 우리가, 그들이 무얼 말하려하는지 한 번 들어봐 달라
는 거죠." 하나는 시험을 위해 공부하고, 공부시키는 학교가 싫어 고1때 학교를 중퇴했다.
가시 박힌 시선으로 힐끔거리던 주변 사람들도 결과가 좋으니 잘했다고 이제 와서 칭찬한
다. "좀 우습죠?" ☆☆☆ 사운드 홀릭 클럽 천장엔 천사의 하얀 날개가 달려 있다. 그곳에
서 노래하는 이들도, 그곳을 찾아 내지르고 분출하고픈 이들도 천사의 날개를 머리에 꽂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가리라. 혹독한 겨울에도 하얀 눈이 있는 것처럼 세상의 따뜻한 겨드랑
이를 찾아 다시 꿈을 품어보리라. 해피 뉴 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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