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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14일 목요일 방송 원고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52화 - 느티나무가 있는 마을

(M) 주제음 (김광진 -아는지)

(E) 실개천 흐르는 소리

(E) 매미 소리

남우리 마을엔 아직도 실개천이 있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고.

빨래터도 있다.

숲에선 온갖 벌레들이 울어대고.

논에선 푸른 벼들이 여름 냄새를 풍기며 익어간다.

난 우리 마을이 좋다.

특히 우리 마을의 한여름이 좋다.

(M) 기쿠지로의 여름 - summer

남여름이면

난 실개천 옆에 세워진 원두막 위에

몸을 벌렁 누이고

달게 익은 수박을 쪼개 먹으며

낮잠을 청한다.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금상첨화다.

실눈을 뜨고 하늘을 본다.

예전엔 이 하늘을 함께 봐 주었던 사람이 있었다.

그때의 여름은

지금처럼 고즈넉하지 않고

조금 더 활기찼다. 조금 더 즐거웠고. 조금 더. 행복했다.

(M) 기쿠지로의 여름 - summer road

(E) 매미 소리 들리고

(E) 뛰어오는 소리

여야 김봉덕!

남뭐하다 이제 와.

여왔다는 소식을 이제 들었어.

남한참 기다렸잖아.

여여름 방학 한거야?

남어.

여시험도 잘 보고?

남시험 정도는 나한텐 껌이지.

여웃겨. 맨날 껌이라 그래놓고 장학금 한번 탔단 소릴 못들었다.

남그거야 형편 어려운 친구들한테 양보하느라 그런거고.

우리집은 너도 알다시피. 살만 하잖아.

여야. 니네 아버진 그렇게 얘기 안하던데?

무슨 과목이 에프라던가?

남암튼 우리 아버진 입이 너무 싸. 무슨 남자가..

아주 아들 망신을 동네방네...

여야. 우리 엄마는 어떻고.

내가 우리 엄마 때문에 이 동네에서 시집 가긴 글렀어.

남왜? 이 동네에서 시집 가시게?

여미쳤냐? 뭐 볼 남자가 어딨다고. 난 서울남자랑 결혼해서

서울서 살거야.

남서울이야 말로 볼 거 하나도 없어. 공기만 나쁘고.

남자들도 다 날라리에다가...

여(은근 캐묻는) 서울 여자는?

남서울 여자는.. 이쁘지.

(M)

(E) 풀벌레 소리

(E) 수박 쪼개는 소리

여우와.. 잘 익었다.

남알잖아. 우리집 수박밭.. 장난 아니야.

여그러게. 그나저나 우리 엄마랑 니네 아빤 왜 안 오시냐?

금방 오신다더니?

남그러게. 또 수다 터졌나보지 뭐.

여암튼.. 초등학교 때부터 이날 이때껏... 얼굴 보고 살면서

할 얘기가 뭐가 그렇게 많을까?

남원래.. 같이 한 시간이 많으면 할 얘기도 많은 거잖아.

공유하는 게 많으니까.

여그런가?

(하다가) 우리 아버지 살아 계셨으면 더 좋았을걸..

남우리 어머니도...

여.....

남.....

여수박이나 먹자.

남어..

여.... 왜 안먹어.

남......

여야. 우냐?

남.......

여.....(울음 참으며) 진짜 애다. 너.

(M) 초록별의 전설 - 서영은

(E) 소나기 오는 소리

(E) 대문 열고 들어오는

여야 뭐하냐?

남넌 여자애가.. 남에 집에 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오고 그러냐?

여뭐 잠궈놓지도 않아놓고 그래.

뭐하는데.

남만화책 봐.

여잘한다.. 대학생씩이나 돼서는.

남넌 어머니 일 안 도와드려도 돼?

여비오잖아. 핑곗김에 하루 노는거지 뭐.

남너도 볼래?

여됐어. 라면 같은 거 있냐? 좀 끓여먹자.

(E) 집 전화벨 소리

여야. 전화온다.

남니가 좀 받어.

(E) 받고

여여보세요? 네. 맞는데요? 잠깐만요.

야. 김봉덕. 전화.

남누군데.

여내가 어떻게 알아.

(E) 일어나 걸어가 받고

남여보세요? 어... 수연아. 야 웬일이야.. 어... 그냥 있었어.

아... 아니야. 그냥.. 동네 친구.

잠깐만. 내가 다시 전화할께. 너 번호가 어떻게 돼?

(E) 적는

남어... 그래. 금방 전화할께.

(E) 끊고

여누군데?

남과 동기.

여근데 왜 전화했대?

남그냥 뭐..... 너 여기 계속 있을거냐?

여(기분 나쁘고) 방해된다 이거야?

남아니.. 그렇다기보다는.

여알았다. 간다 가.

(E)신발 신고

(E)대문 쾅 닫고 나가는

(M) 질투 - 유승범 (전주부터)

(E) 창문 똑똑 두드리는 소리

남(멀리서) 은서야. 윤은서!

(E) 창문 드르륵 열고

여뭐야! 한밤중에.

남너 삐졌냐?

여내가 왜 삐지냐? 야. 모기 들어와. 나중에 와.

(E)창문 드르륵 닫으려면

남아 잠깐만.

여왜 또.

남니가 그러고 가니까 괜히 신경이 쓰이니까 그렇지.

여신경 쓰지마. 걱정도 하지 말고. 그냥 동네친구한테 뭘 신경씩이나

쓰고 그러냐?

남삐진 거 맞네. 동네친구라 그래서 그러냐?

여아니? 우리 동네친구 맞잖아. 우리가 뭔데? 안 그래?

남야야....

여아 비켜

(E) 문 쾅 닫고

남아!!!!

(E) 문 다시 열며

여야. 손가락 꼈어?

남아 진짜....

여아 그러니까 비키라니까. 어디 좀 봐봐. 다쳤어? 피나?

(M) 핑클 -자존심

남아아.....

여에이 뭐 조금 빨개졌구만. 엄살은.

남누가 엄살을 핀다 그래. 진짜 아퍼. 엑스레이 안찍어봐도

되나 모르겠다. 뼈가 좀 어긋난 거 같기도 하고...

여어우 시끄러. 다 됐으니까 이제 가 봐.

남햇감자 같은 거 없냐? 배 고프다.

여니네 집 가서 먹어.

남야.

여니 말대로. 그냥 동네 친구긴 한데 있지. 이것도 괜히 자존심 상해서

못하는 거 아닌가 싶어.

남뭔소리야?

여넌 대학생이라고. 엠티도 가고. 과 동기도 있고. 서클 활동이니 뭐니

그런 것도 하잖아. 미팅도 할 거고.

난 하루종일 시골 구석에서.... 이게 뭐야?

남왜 그래.. 한번도 그런 소리 안하더니.

여왜 안했겠어? 아무렇지 않아서 안했겠어? 그런 말 하는 것조차

자존심이 상해서 안한거야. 넌 그런 것도 몰라?

남......그래. 그런 생각까진 못했다.

여공부는 너보다 내가 더 잘했어!

남그래.. 누가 그거 모르냐? 너도 대학 갈거잖아.

니네 엄마가 내년쯤엔... 너 꼭 대학 보낼거라고 그러셨다며.

여그게 뭐 우리 엄마 맘대로 돼? 아직 아빠 빚도 못갚아서

허덕대면서. 무슨 능력으로!

남......

여됐다. 내가 너한테 왜 이런 얘기까지 하나 모르겠다.

나 책 좀 볼거니까. 얼른 가주라.

남은서야.

여가라구 좀.

남수연이 있잖아. 걔야말로 그냥 과친구야.

여누가 궁금하대?

남순간적으로 널 동네친구라고 말하고 나서. 좀 후회도 되고.

또 니가 화난 것 같으니까. 약간 반갑기도 하고. 그렇더라.

여뭐?

남앞으로 또 그런 전화 오면. 여자친구라고 그럴께.

여.....뭐..뭐가 어째? 누구 맘대로?

남계속 하고 싶었던 말이야. 그냥 니 눈치 보느라고.

너한테 괜히 딴맘 품었다고. 따귀라도 한대 맞을까봐. 겁나서.

말 못하고 있었던 거 뿐이야.

여......

남야. 서울 여자 아무리 이뻐도. 나한테 너만큼 이쁜 애 없더라.

잘해줄께. 진짜로.

(M) 스윗소로 - 예뻐요

(E) 매미 소리 들리고

남다음날. 우리가 마을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

느티나무 옆에 있는 원두막에서

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고백 후 첫 만남이라.

뭔가 설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약속 시간이 다 지나도 그녀는 오지 않았다.

지금은 흔한 휴대전화 한대 없던 때라

연락하기도 힘들었다.

이 자리를 떠나 그녀의 집에 가면

길이라도 엇갈릴까 겁나

난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E)번개 소리, 소나기

남소나기가 쏟아지는 걸 보며

해가 다 질 때까지 거기 있었다.

(E) 걸어오는 소리

남그렇게 얼마쯤 있었을까.

여아직까지 여기 있냐? 바보야.

남뭐야 너. 우산도 없이 비 다 맞고. 들어와.

(E) 사다리 타고 올라오는, 철퍼덕 앉는

남뭐야.. 왜 그래.

여솔직히. 이상한 생각도 했었어.

남어?

여우리 엄마랑. 니네 아버지.

남.....?

여두분이.. 우정일까. 사랑일까.

그래도 설마 그랬거든. 우리 아버지가 있는데.

우리 아버지가.. 두분을 얼마나 믿고 잘했는데.

남너 뭔 소리 하는거야.

여작년부터였을거야. 뭔가 기운이 심상치 않아서...

몇번 물었는데. 울엄만 계속 아니라는거야.

다 늙어서. 그럴 일 없다고.

그런데. 어제 너 다녀간 다음에. 내가 그랬거든.

너랑 사귀게 될 것 같다고.

남그랬...더니?

여안된다는거야. 절대 안된다고.

남왜?

여두분. 결혼하시게 될 것 같대.

(M) 스윗소로 - 멀어져

--------------------1부 끝 ---------------------

*잠시 후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 2부가 계속됩니다.

(E) 비오는 소리

남거짓말이지..?

여정말이야.

남말도... 안돼. 두 분..거의 50년 친구잖아!

여우리도 친구였잖아. 그래도 좋아하게 됐잖아.

우리는 되고. 두분은 안된다는 건...

억지지.

남그래도..... 이건.....

여엄마가 힘들게 사는 게... 니네 아버지 보시기엔 안됐을 거고...

우리 엄마는 기대고 싶었을 거고.....

그런 거 아닐까?

남.....

여그래도...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우리 엄마가 우리 아버지한테

이러면 안되는 거 아니니? 아버지 생각하면 이러면 안되는 거

아냐?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 아버진 엄마랑 내 걱정밖에 없었는데.

그런 사랑을 받아놓고. 이제 와서 이런 배신이 어딨어!

난 그게 너무너무 속상해.

남........

여물론 너도 그렇겠지만.

남난 진심이었는데....

여.....

남너 좋아한다는 말은....

지금 내 마음을 줄이고 줄여서. 정말 작게 표현한 거였는데.

너한테 잘해주고 싶다던 말이나.

니가 나한테 세상에서 제일 이쁜 애라는 말도.

다 진심이었는데.

여.....

남(후우... 한숨쉬고) 이제 어떡하냐....

(M) 눈물 편지 - 성시경

(E)밤 풀벌레 소리

(E) 창문 똑똑 두드리는 소리

(E) 문 열리고

여(풀죽은) 왜 왔어....

남우리 도망갈래?

여(어이없고) 뭐?

남아무리 생각해봐도. 머리가 깨지게 생각해봐도.

방법은 그거밖에 없어서. 그냥... 서울 어디로 도망가서...

우리끼리... 한 1년 살다가 오면.

그땐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여....... 너 제정신이니?

남안 그러면 이대로 두분 결혼하게 냅둬?

여나도 많이 생각했어.

너 좋아했던 거 맞고. 너 방학되기를 애타게 기다렸던 것도 맞고.

너 방학 끝나고 서울 올라가면. 울었던 것도 맞아.

남....

여그치만. 우리한텐 이게 첫사랑이고.

두분한텐. 마지막 사랑일거야.

남..

여첫사랑이.. 마지막 사랑한테 양보해야 하는 거 아니니?

우리에겐 다음이 있지만. 그분들한텐 마지막이니까.

남야! 넌 나한테 오빠라고 부를 수 있어?

여......들어가 잠이나 자.

남윤은서!

여못 부를 것도 없어. 어쩌면 더 좋을지도 몰라.

평생 헤어질 일은 없을 거 아냐...

남나는 싫어! 그럼 난.. 니가 다른 남자 만나서 사랑하고.

그 남자랑 결혼하고. 그 남자 애 낳고. 그러는 거

다 봐야 한다는 소리잖아! 난 그런 거 싫어!

(M) 사랑한단 말야 - 스윗소로

남이듬해. 두분은 결혼하셨고.

은서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다.

같은 도시에 있으면서도.

이미 서먹해져버린 우린. 자주 만나지 않았다.

사실.. 나는 은서를 만나고 싶었지만.

은서가 내게 틈을 보여주지 않았다.

(E) 찻집 분위기

남은서야..

여어...

(E)걸어오고

여오래 기다렸어?

남맨날 먼저 와 있는 게 나지 뭐.

여미안. 버스가 안와서.. 방학 안했어?

남기말고사는 다 끝났는데. 계절학기 듣느라구.

여하긴.... 4학년이라 바쁘겠다.

남다음 학기는 휴학하는데 뭐.

여왜?

남군대 가야지....

여아.....

남아버지 아침에 전화오셨더라.

(E) 봉투 내밀며

남어머니 몰래 니 용돈 부치는 거라고...

니 계좌로 부치면 다 들통난다며?

여뭐하러... 괜찮은데...

남우리 아버진.. 언제나 너한테 미안한 사람이잖아.

여그러지 않으셔도 된다고....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니가 좀 말씀 드려줘.

남그래..

여그럼 군대 가기 전에 보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겠네?

남어쩌면 그렇겠지.

여잘 다녀와....

너 군대갈 때 훈련소까지 따라가는 건 내 몫이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이젠 그러면 안될 것 같아서.

남......

여갈께.

(M) 입영열차 안에서 / 김민우

남군대에서의 길고 긴 나날들을

견디고 있던 어느날이었다.

단 한번의 편지도 보내지 않고

면회도 오지 않았던 은서가.... 찾아왔다.

(E) 들어오고

남얌마.. 니가 여기까지... 야.. 나 깜짝 놀랐어.

여(웃으며) 반갑지?

남너무 반갑다.

여엄마가 니 면회 가라구 그렇게 들들 볶는데도 버텼잖아 내가.

남자랑이다.

여얼굴 까맣게 탔네.

남너 군대에서 여름 나는 거 장난 아니야.

여그렇구나....

남넌... 완전 아가씨 같다.

여그러니?

남잘 지냈어?

여어. 정신 없지 뭐.. 졸업준비도 해야 하고..

남취직 준비도 해야겠네?

여아니.. 나 유학갈 것 같애.

남....어?

여결혼하게 될 것 같거든. 그 사람이 같이 유학가자고 해서...

그러기로 했어.

남..... 결혼?

여그 사람 부모님이 미국에 계셔. 그래서 아마....

결혼해서는 쭉.. 거기 살게 될 것 같애.

남......

여(애써 웃으며) 니가 그랬잖아.

나 누구랑 연애하고. 결혼하고. 애낳고...

그런 거 보고 싶지 않다고.

안 보게 해 줄께. 그냥... 어느 하늘 아래선가...

잘 살고 있을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아.

(M) 김광민 -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

(E)소나기 오는 소리

남우리가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고

그렇게 다른 곳을 바라보던 그 여름에도

소나기는 내렸었고.

그녀가 끝내는 울면서 내게 마지막 인사를 고하던

그 여름에도 소나기는 내렸다.

그리고.

그녀가 결혼식을 올린다던 그날도

비가 왔다.

난 그날. 그녀가 면사포를 쓴 모습을 상상하지 않았다.

다른 남자와 혼인서약을 하는 모습도 상상하지 않았다.

난 그저. 우리가 함께 한 나날들을 되돌아 보았다.

그날들은 행복했고, 아름다웠다.

추억을 돌아보는 것으로. 아픔을 이길 수 있었다.

(M) 비가 와요 - 이현우

남교대를 마친 후.

난 우리 마을로 다시 내려왔고.

우리 부모님이 졸업했고.

그녀와 내가 함께 졸업했던 초등학교에

교사로 부임했다.

아주 착하고 좋은 여자를 만나 결혼도 했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프게 예쁜

딸 아이도 낳았다.

우리 마을은 아직도 평화롭고.

우리 마을에 다시 찾아온 여름은

여전히 향기롭다.

십수년이 지나는 동안

난 단 한번도 그녀를 본 적이 없다.

부모님이 몇해 걸러 한번씩 미국으로 들어가서

그녀를 만나고 오긴 하지만.

난 그런 적이 없다.

심지어 전화 통화 한번도 한 적이 없다.

그녀의 말대로.

그저... 잘 살고 있으려니.

그러려니... 생각하면서 산다.

(M) 동물원 - 혜화동

(E) 멀리 매미 소리 들리고

(E) 전화벨 소리 들리고

남여보세요.

여.......

남여보세요?

여어... 봉덕이 니가 받았네?

남......은서냐?

여응....

남......

여오랜만이다.

남그러게. 11년만인가... 12년만인가...

여엄마한테 전화한건데....

남집 전화로는 잘 안하는거 같던데.

여어... 늘 휴대전화로 했었지...

남......

여그냥 오늘은... 이상하게 집으로 전화해보고 싶더라구.

남.....

여니가..받을까... 어쩌면 받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구.

남그래..

여혼자..있어?

남어. 다들 나갔어.

여방학..이겠네?

남어. 여름방학.

여이상하다 정말. 할말이 없다.

남원래.. 그런거야. 자주 만나면.. 할 얘기가 오히려 더 많아지는거.

여공유하는 게 많으니까?

남....(훗..웃으며) 그래.

여옛날엔... 늘 봐도 늘 할 얘기가 많았는데....

남목소리는 똑같다.

여목소리가 제일 늦게 늙는대잖아.

남잘 살아?

여어. 넌?

남나도....

여다행이다. 살아보니까.. 별 일 없이... 그냥 그냥 사는 게...

정말 힘들더라... 늘 별 소식 없는 거. 오히려 다행스럽게

여기면서 살아.

남그래....

여그동안 한번도... 연락 안했는데. 웃기지. 나 그동안

하루에 한번씩은 니 생각 했다? 그냥.... 생각이 나더라.

남나도..... 나도 그랬다. 그 한마디를 하려는데.

울컥 눈물이 솟는다. 아무 말도 못한 채...

그냥 전화기만 붙들고 있다.

그렇게 그 여름날.

그녀는 느티나무가 있는 우리 마을에

내 곁에.. 잠시 다니러 왔다.

다시 올거라는 기약도 없이.

(M) 주제음

 





2008-08-14(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