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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37화 - 사랑니
(M) 주제음 (성시경 - 처음처럼)
여 이혼한 남편과 친구처럼 지내는 일은
드라마에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실에선 그리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어쩌면 나는 드라마처럼 살고 싶었는지 모른다.
서로 맞지 않아 헤어졌지만
그래도 나는 쿨한 여자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과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불행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다는 걸..
오히려..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E) 빨대로 쪼르륵 쥬스를 빨아먹고
남 쉬는 날 왜 불러내고 그래...
여 나도 보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거든.
남 그럼? 너 이렇게 만나는 거 알면 우리 어머니 나 잡아잡술라 그러신 다.
여 어머니 아직도 성질 그러셔?
남 말버릇 봐라.
여 어머님도 고치셔야 돼. 그 성격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지
아셔야 된다구.
남 니 성격도 만만치가 않아요. 왜 불러냈는지나 말해.
여 나 사랑니 빼러 가야 되는데. 같이 좀 가주면 안돼?
남 오늘 치과를 해?
여 하는 데 있어. 같이 가주면 안돼?
남 야.. 넌.. 참.. 변하지를 않는다. 우리가 병원 따라가줄 사이는
아니잖아.
여 왜~ 도장 찍을 때 서로 그랬잖아. 친구로 돌아가자고.
남 그래서? 진짜 친구처럼 지낼 수 있어? 나랑?
여 왜 없어?
남 진짜지?
여 그래.
남 너 그 맘 변하지 마라. 나중에 딴 소리 하지 마라.
여 당연하다니까?
남 그래. 가줄께. 치과.. 가자.
(M) 사랑해 - 윤은혜, 마이티
(E) 치과 치료하는 소리 등등... 좀 멀리서 나고
남 괜찮아?
여 (마취 덜 풀린) 아직은 마취 기운 때문에.. 뭐..
이따 마취 풀리면 아플거라고 진통제 받아가래.
남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사랑니도 안 빼고 뭐했냐?
여 빼야지 빼야지.. 하면서 못뺐어.
치과 좋아하는 사람 있어 뭐?
(E) 계단 내려가는
여 어디로 가?
남 약속 있어. 집앞에 데려다 주고 갈께.
여 약속? 누구 만나는데?
남 나한테 아직도 대답해야 할 의무가 있나?
여 그래. 말자.
(E) 내려가는데
여 (그래도 궁금한) 누군데? 뭐 어때. 우리 친구잖아.
(E) 멈추는
남 진짜 얘기해도 되겠어?
여 여자구나? 참나. 날 어떻게 보고. 여자 만나는 거 괜찮아.
내가 자기 마누라야? 그리구, 나도 남자 만나.
엊그제 선희가 소개팅해줘서 만나고 그랬어.
남 알아.
여 알아? 당신이 어떻게 알아?
남 선희한테 들었어.
여 ................................!!!!
선희한테 들었어? 선희씨도 아니고.. 선희한테...
아니... 당신 선희랑 연락하고 지내는 사이였어?
(혼란스럽다) 선희랑 당신이 그렇게 친했나?
선희는 내 친구야. 우리 셋이 친했던 적도 없고...
그러니까... 우리 결혼 하고 나서 밥 한번 먹은 게 다 아닌가?
남 ......
여 어떻게 된거야! 얘기해 봐!
(M) 말해줘 - 지누션
(E) 빨리 걸어가고, 쫓아가는
여 어떻게 된거냐구! 왜 말을 못하고 피하려고 그래?
남 니가 날 이렇게 추궁할 권리가 있어?
여 선희는 내 친구야. 당신은 내 전남편이구.
남 그래. 니 친구랑 니 전남편이 사귄다.
뭐 잘못된 거라도 있어? 니가 이렇게 목에 핏대를 세우고
달려들 일이야?
여 왜 말 안했어?
남 니가 이럴까봐.
여 그래서 둘이 같이 날 속였다구?
남 속이긴 누가! 그냥 얘기할 타이밍을 놓쳤을 뿐이야!
여 (잠깐 진정하고) 그래? 그럼... 만난 타이밍은 언제야.
남 .......
여 언제 만난거야. 이혼하고야. 아니면 그전부터야.
남 .......본격적으로 만난 건...
여 본격적 같은 소리 한다. 그럼 연습으로도 만나냐?
남 사람 말꼬리 잡지 마. 너 아직도 그 버릇 못 고쳤니?
여 당신이야말로 말장난하지 말고 핵심만 얘기해.
그러니까 뭐야! 내 친구랑, 나 몰래, 이혼전부터
만났다는 거잖아!
남 아니야. 그런 게 아니라... 그땐 그냥...
여 만났어, 안만났어.
남 ....
여 만났어. 안만났어.
남 만나긴.. 만났어.
(M) 혼자한 사랑 - 김현정
여 믿을 수가.. 없어. 나.. 선희한테 물어볼래.
(E) 핸드폰 여는
남 뭐하는거야. 나중에 얘기해. 너 지금 흥분했어.
여 흥분 안해 그럼? 이 상황에 흥분 안할 사람 있어?
남 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여 아니면?
남 너랑 선희랑 셋이 밥 먹었을 때. 그때 내가 인사하면서 명함을 줬어.
여 그런데?
남 한참 뒤에 차를 사려고 하는데, 어떤 게 좋겠냐고 연락이 왔더라구.
여 나한텐.. 그런 얘기 없었단 말이야!
남 그냥.. 직접 얘기하고 싶었나보지.
여 하아...
남 내 입장에선, 우리 대리점에서 차 사주면 고마운 거잖아.
그때 한참 실적 안올라서 힘들 때였으니까.
여 그럼 당신은? 왜 나한테 말 안했어?
선희는 내 친구고. 내 친구가 당신한테 전화해서
차를 사겠다고 했으면. 나한테 얘기하는 게 당연한 순서 아닌가?
남 글쎄... 그땐... 그게... 나도 모르겠다.
선희가 너한테 얘기 안한 것 같길래.. 내가 먼저 얘기하기가 좀...
여 (너무 기막혀 작은 소리로)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니?
남 그래도 암튼.... 너랑 이혼하기 전까진..
우리 그런 관계 아니었어. 그건 확실히 말할 수 있어.
여 .......
남 그냥.. 가끔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고. 사는 얘기 했던 건
사실이지만. 순수한 친구였지.. 니가 생각하는 그런 관계는...
(E) 쫙 뺨 때리는 소리
여 (부들부들 떨며) 친구? 마누라 몰래 만나는 친구?
별 일 없었으면 순수한거야? 당신 마음은 이미 바람 피고 있었어!
남 야 윤은서.
여 놔! 나한테 이렇게 화낼 자격 없는 거잖아.
그런데 너랑 계속 있으면 화를 멈출 수 없을 것 같거든?
그러니까 제발 놔!
(M) 놔 - 김현정 ( 가운데 “놔~” 하는 부분)
(E) 오피스텔 대문 닫고 들어오는
여 집에 돌아오자마자 마취가 풀리면서
사랑니를 뽑은 상처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상처가 아파서인지
마음이 아파서인지
난 아무도 없는 방에서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얼마쯤 시간이 지나 진정이 됐을 때
선희에게 전화를 했다.
(E) 통화음 들리고
여 어.. 나야.. (한참 말이 없다가)
그 사람이 벌써 너한테 얘기 다 했구나? 그럼 두번 설명 안해도 되니 까 편하네. 왜 그랬니? 얼마든지 나한테 얘기하고 차사러 갔어도
됐잖아. 그런데 왜 말도 없이 갔어? (얘기 듣더니) 그럼..
그 뒤에 둘이 나한테 얘기 안하고 따로 만나서 차 마시고
밥 먹고 드라이브하고 그랬던 건 어떻게 설명할건데?
니가 그 사람한테 운전 가르쳐 달라고도 그랬다며?
(얘기 듣다가) 그럼 너 지난번에 나한테 소개팅하라고 그 난리 친
것도... 그래서였어? 내가 전남편 만나고 다니는 게 싫어서?
뭐어? 그 인간이 진짜 그랬다구?
(M) 남자 때문에 - 주
(E) 대문 탕탕탕 두드리는
(E) 문 열리고
남 (자다 깨서 나온) 야.. 뭐야.. 이 밤중에..
여 당신.. 정말 그랬어? 나 만나기 싫은데..
너무너무 부담스러운데.. 내가 자꾸 보잔다구?
남 들어와. 들어와서 얘기해.
여 그랬어?
남 들어와 좀..
(E) 대문 여닫는 소리
(E) 차 따라주는
남 좀 마셔라. 너 뽑은 이 안아파?
여 내가 이러는 거 웃긴다더라. 선희가.
그래. 웃길 수 있어. 어떻게든 당신이랑 인연이 끝나지 않았다면
얼마든지 당당하게 내 권리 주장하고. 두 사람한테 화낼 수 있는데.
지금은 아니라는 것도 알아.
남 안 그래도 주말쯤 전화해서 보려고 했어.
여 ....
남 얼결에 들킨것처럼. 그렇게 돼 버리긴 했지만.
얘기하려고 했고. 또 미안하다고 말도 하려고 했으니까.
여 들키려면. 우리 둘이 살고 있을 때 들키지 그랬어.
지금은 내가 너무 힘이 없잖아!
화조차 내기가 힘들잖아! 화를 내면서도 내 자신이 얼마나 초라한지
알아?
남 선희는.. 날 좋아했대.
여 ....
남 처음부터 그랬대.
여 ....처음부터?
남 결혼 전에 친구들한테 니가 나 소개했을 때부터.
여 하아...
남 처음에 연락왔을 때 나도 니가 안 걸렸던 거 아냐.
걸렸고. 이상했고. 꺼림직도 했어.
여 (겨우 참으며) 그런데?
남 별 거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만났는데..
선희는 너랑 참 달랐어.
여 달랐어?
남 달랐어. 날 편하게 해줬어.
여 .... 난 당신을 불편하게 했고?
남 우리 이혼할 때 수없이 했던 말이잖아. 그런 말은 그만하자.
여 아니? 다시 해야겠어. 당신이 그렇게 원하고 매달려서 했던 결혼이잖 아. 난 연애 때만큼은 안되더라도. 다정하고 알콩달콩하게 살고 싶었 어. 그것 뿐이었어. 그런데 당신은 바빴고. 귀찮아했고. 딴 생각을
하고 있었어.
남 ........
여 난... 당신이 나를 잃으면... 다시 나를 찾을 거라고 생각했어.
다시 나를 원할 거라고 생각했어. 예전처럼.
남 .....!
여 그래서 이혼하자고 했어.
남 이혼이 장난이야?
여 최소한 당신은, 망설이는 척도 안했잖아.
너무나 쿨하게. 미국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처럼.
악수까지 청했잖아.
남 ......
여 그게 다 이유가 있었구나. 난 그런 것도 모르고.
이렇게 친구로 지내다 보면. 다른 마음이 생길 줄 알고..
그런 줄도 모르고...
그런 줄도 모르고....
여 그는 줄담배를 피웠고. 난 찻잔이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뒤늦은 배신감에 몸을 떨었다.
(M) 남자는 모른다 - 화요비
---------------------음악에세이 1부 끝 ------------------
*곧이어 음악에세이 2부가 시작됩니다.
(M)
(E)레스토랑 소음
여 웬일이야. 먼저 밥을 다 먹자 그러고?
남 너 여기 좋아하잖아. 먹고 싶은 거 시켜.
여 할 말 있어서 불렀을 거 아냐.
남 그래..
여 해. 더 충격적인 말이나 있어 뭐?
남 있을 수도 있지.
여 해 봐 그러니까.
(E) 물컵 들어서 마시는
남 나 선희랑 결혼할 것 같다.
(E) 물 뿜는
남 야아....
여 뭐라고?
남 선희랑 결혼하기로 했어.
여 ......
남 사실 너한테 들키기 전까지 우리 둘 다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랐거든. 그런데... 들키고 나니까 오히려....
여 오히려 내가 두 사람 편하게 해준거야?
남 미안하다
여 그래서 밥 먹이면서 청첩장 주려고 부른거야?
남 아니야. 아직 청첩장은 안나왔고. 우리끼리만 그러기로 한거야.
여 (멍한) 어머니..아버지도.. 허락 하셨어?
남 그게... 허락을 안하신다.
여 원래 자기 아들 최곤줄 아시는 분들이니까...
나랑 결혼할 때도 반대 많이 하셨잖아.
(꾹 참으며) 자기 잘하는거 있잖아. 무릎 꿇고 비는 거.
이 여자만 평생 사랑할 거라고 맹세하는 거.
그런 거 한번 더하면 되겠네.
남 비꼬지 마. 우리 부모님은 너 때문에 반대하시는 거야.
여 ...뭐?
남 우리 부모님은 아직 너 못 잊으셨어.
여 ....!
남 너랑 다시 합치라고 그러셔. 니가 없으니까 허전하다고...
그러셔.
(M) 미련한 사랑 - 이승기
남 야. 너 왜 갑자기 울고 그래.
여 참.. 웃기셔? 있을 땐 그렇게 구박덩어리 취급이시더니?
접시 깨면 접시 깬다고. 전 태우면 태운다고. 어머니가 날 얼마나
구박하셨는데!
남 딸 같으니까 그러신거지. 우리 엄마가 속으론 너 이뻐한 거
너도 알잖아.
여 몰라.
남 암튼.. 부모님 허락만 받으면 식 올리려고 그래.
그리고 좀 있으면 선희 올거야.
여 뭐?
남 선희랑도 풀어야 할 거 아냐.
여 풀어? 뭘 풀어? 내가 걔랑 왜 풀어? 미쳤어?
남 나랑은 이렇게 얼굴 보면서, 선희랑은 안보겠다고?
야.. 베스트프랜드 다 죽었다. 그게 베스트프랜드냐?
여 나한테 선희는... 어쩌면 당신보다 더 큰존재였거든?
당신은... 그래... 그럴 수도 있는 인간이었지만!
선희는 아니었거든! 그 기지밴 나한테 이러면 안되는 거거든!
남 그래서 선희도 많이 힘들어했어.
여 힘들어해? 힘들어 하는 게.. 나 이혼한지 6개월만에
내 전남편이랑 결혼하겠다고 나서?
남 조금만 있어. 싸우더라도 만나서 얼굴 보면서 싸우고.
그다음에 풀어.
(E)일어나는
여 이기적인 것도 정도가 심하네!
내가 두 사람 마음까지 편하게 해 줘야 돼?
나 싫거든? 그냥.. 두 사람 마음에 가시 콕 박힌 것처럼
나란 존재가 그랬으면 좋겠네!
(M) One - 에픽하이
(E) 버스 지나가는
남 왜 안 가고 있냐?
여 (약간 놀라고) 여긴 왜 왔어?
남 선희한테 전화했어. 오지 말라고. 와봤자 마음만 다칠 것 같고.
여 나 너무 기막혀. 그런 말 좀 하지 말아줄래?
나도 마음이라는 게 있는 사람이거든. 나도 다치고 그러거든!
남 알아. 그러니까 왔잖아.
여 이렇게 오면. 괜찮을 것 같아서?
남 뭐가 화나는거야? 내가.. 이혼 전부터 선희를 만났다는 게 화가 나는 거야. 아님, 지금 선희를 계속 만나고 있고. 결혼할 거라는 게
화가 나는거야.
여 둘 다! 아니... 처음엔 이혼 전에 만났다는 게 더 화가 났는데.
지금은 뻔뻔하게 그 두 사람이 결혼하려고 한다는 게
더 화가 나.
남 그럼 니가 원하는 건 뭔데?
여 뭐?
남 내가 선희랑 헤어지는 거?
여 ..........
남 그랬으면 좋겠어? 너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우리가 헤어지기까지
해야 할까?
여 내가 헤어지라면 헤어질순 있어?
남 글쎄....
여 헤어져!
남 .....!
여 그러면 안되는 거 아냐? 당신도, 선희도, 나한테 이러면
안되는 거 아냐?
남 그런 거 말고!
여 뭐?
남 이러면 안되는 거 아니냐.. 이런 거 말고.
정확한 이유를 대 봐.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 이유.
여 그건....
남 나는 너랑 이혼해서,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는 혼자고.
선희 역시 마찬가지야. 그리고 서로 많이 사랑해.
헤어져야 할 이유가 있나?
(M) 바보에게 바보가 - 박명수
(E)회사 소음
(E) 컴퓨터 자판 치는 소리
여 회사에서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서로 많이 사랑한다는 말.
그래서 헤어질 이유가 없다는 말.
그 말들이 머릿속을 뱅글뱅글 맴돈다.
저 사람이 내가 아니면 죽겠다던 그 사람 맞나.
부모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날 위해 죽어도 좋다던 사람 맞나.
입 속...
사랑니가 빠진 자리가 왠지 허전하다.
(M) 오빠 나빠 (가운데 부분. 나랑 밥 먹는 게 그렇게 힘드나요)
(E) 드라이 바람 넣는 소리 등등.. 미용실 소음들
여 오랜만에 미용실에 왔다.
힘없이 잘려지는 머리카락들을 바라보면서
난 될 수 있는 한 독하게
뻔뻔해지기로 한다.
(E) 전화하는
남 여보세요
여 나야
남 어.. 웬일이야?
여 저녁에 뭐해?
남 선희..만나기로 했어. 왜?
여 (꾹 참고) 두 사람 같이 나 좀 봤으면 해서.
남 왜?
여 만나. 언젠 선희랑 싸우더라도 만나라며!
남 뭐 심한 말 하려고?
여 그럴까봐 겁나? 내가 알아서 할거니까, 만나자구 일단.
남 (한숨) 알았다. 어디서?
여 그와 전화를 끊은 후.
난 공들여 화장을 한다.
이제는 내 사람이 아닌 사람.
다시 갖고 싶어진 이 마음을.. 옳다 그르다
애써 판단하지 않기로 했다.
난. 그녀에게서. 그를 뺏기로 했다.
(M) 멀어져 - 스윗소로
(E) 찻잔 소리
여 왜 혼자 왔어?
남 백화점에 뭐 수선 맡겨놓은 게 있어서 그거 찾아 오면 좀 늦을 거라
그랬어.
여 그래? 같이 있을 때 얘기하려고 했는데.
남 무슨 얘기하려고 그렇게 비장해?
여 그래. 이판사판이다..
남 뭐?
여 두 사람 헤어지면 안돼? 정말 안되겠어?
남 또 그 얘기야? 내가 정당한 이유를 대랬지.
왜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지!
여 (눈 딱 감고) 나랑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어.
남 .....뭐라고?
여 나랑... 다시... 시작해.
남 너 지금 그 말 하기에 적당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해?
여 우린 한번도 적당한 때 적당한 얘기 했던 적 없었잖아.
남 아니 그래도...
여 당신을 선희한테 그렇게 뺏길 순 없어.
우리가 같이 한 세월이 선희랑 당신이 함께 한 세월
세배야. 그걸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어?
남 같이 한 시간? 그거 아무 것도 아니란 거...
이혼할 때 못 느꼈어?
여 그땐 못 느꼈어. 그런데 이제 느끼겠어.
남 넌.. 그냥 그런거야 지금.
니가 가지고 있던 거.. 다른 사람이 갖겠다고 하니까..
뺏기기 싫은.. 그런 거야. 다시 니가 갖게 되면..
예전처럼 시들해질거야. 불만도 많아질거고.
여 그런 거 아니야!
남 아니? 그런 거야.
여 당신이 나에 대해서 뭘 알아?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아?
사랑니 뽑던 날. 당신한테 그 얘기 듣고.
3주 동안. 4킬로그램이 빠졌어. 잠도 못자겠고. 밥도 못먹겠고.
일도 못하겠고. 사람도 못만나겠어.
남 ......바보야. 누가 그러래?
여 그래. 화도 났어. 배신감이 너무 커서. 당신 닮은 인형 만들어놓고
똥침이라도 놓을까. 그러기도 했어! 그런데 있잖아.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추억이 발목을 잡아.
당신한테 헤어지자고 할 땐. 우리 사이에 그런 거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이 나한테 못해준 것만 생각나서 분하기만 했는데.
몰라 나도. 왜 이제야 이러는지.
(M) 사랑과 우정 사이 - 박혜경
여 (훌쩍이고)
남 울긴 왜 우냐? 용감하게 할 말 다 해놓고.
여 선희 기지배는 왜 이렇게 늦는거야! 원래는 그 기지배 앞에서
이런 얘기 다 하고! 당신한테 나냐 선희냐! 선택해라!
그러려고 그랬단 말이야!!
남 그래서 내가 선희 선택하면?
여 쪽팔리고 마는거지.
남 야.. 윤은서 자존심 다 죽었다 너?
여 됐거든? 내가 원하는 거 얻는 거. 그게 나한텐 자존심이야.
남 .......선희 안 와.
여 왜 안와? 그새 오지 말라고 문자 쳤냐?
남 그런 게 아니고. 원래 안 오기로 돼 있었어.
여 뭐?
남 아직도 모르겠냐?
여 뭘?
남 혼자 여우인 척 다 하면서. 이렇게 둔해.
여 무슨 소리야... 그게...?
남 선희씨. 너의 가장 친한 친구야.
여 ......!
남 너를 가장 생각하는 친구고. 니가 원하는 게 뭔지 가장 잘 아는
친구야. 니가 말 안해도 다 들여다 보는 친구야.
여 지금.... 그게....
남 너랑 싸우는 거 하루 이틀 일도 아니라고. 이 정도 일로 갈라질
우정 아니니까 걱정 말라면서. 나 도와준거야.
여 그러니까... 둘이... 지금.... 짜고서....
삼류드라마 찍은거야? 둘이 그랬다구?
그래서 나 혼자 눈물콧물 다 짜게 하고, 사람 이 모양을 만들었다구?
남 위자료도 필요 없다. 나랑 같이 살고 싶지 않으니까 도장만 찍어라.
이랬을 때. 내 마음이 어땠는지 알아?
여 .........
남 넌 4킬로 빠졌지. 나는 너랑 이혼하고 6개월만에 10킬로가 빠졌어.
너랑 살 때. 니가 아침밥 한번 차려준 적 없는데도
그때가 더 좋았나보다.
여 (울먹) 미쳤어 진짜.. 미쳤어.... 가만 안둬 진짜.
남 이번에 다시 결혼하면. 한번만 더 이혼하자 그래봐.
너야말로 가만 안둘거야.
여 5월. 우리 결혼기념일이 있는 달이다.
다시 시작하는 날도. 우리가 결혼했던
바로 그날이 될 것이다.
(M)주제음
2008-04-30(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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