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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26화 - 동창회
* 이 드라마는 익명을 요구하신 청취자께서 보내주신 사연을
각색한 것입니다.
(M) 주제음 (여행스케치 - 국민학교 동창회 가던 날)
남 오늘은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는 날이다.
학교를 졸업한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데
처음으로 서울에 사는 동창들끼리 모이기로 한 것이다.
여1 애들 다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네.
남 당신두 가게?
여1 그럼 난 안가?
남 아니... 지아 학원 데려다 줘야 되잖아.
여1 아우 하루쯤 혼자 가면 어때서. 친구 차 얻어타고 오라 그러지 뭐.
남 뭐 그러든가..
여1 왜? 나 가는 거 싫어?
남 또 트집 잡는다. 내가 언제 그렇대?
여1 다들 아줌마 아저씨 돼서 나오겠다. 되게 웃기겠다.
남 그러게....
여1 그나저나 나는 무슨 옷을 입고 나가나... 제대로 된 게 한 벌도 없네 그냥.
남 옷장을 뒤지는 아내를 보며,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씁쓸했다.
내 아내가 초등학교 동창이긴 했지만,
함께 동창회에 나가는 게 썩 내키진 않았으니까.
나올지 나오지 않을지 알 순 없었지만
만약에 그녀가 나온다면...
그래서 나와 아내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본다면...
그건 싫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M) 인형의 기사 - 넥스트
(E) 사람들 인사하고 북적대는 소리 시끄럽고
여1 (약간 멀리서)어머 미자야~ 너 왜 이렇게 살쪘어.
못알아보겠다 이 기지배야. 여보~ 이리 와봐. 미자 왔어.
남 아내가 친구들을 만나서 반가워하며 인사하는 사이에
나는 계속 맥주를 찔끔찔끔 들이키며
입구만 힐끔거렸다.
한참 시간이 지났는데도
내가 기다리고 있는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여1 (다가오며) 근데... 은서는 안 오나?
남 (화들짝) 어??
여1 은서. 윤은서.. 몰라? 당신도 알잖아.
남 어. 알지.
여1 애들 얘기 들어보니까, 은서가 시집을 이상한 데로 가서...
요새 좀 그렇대.
남 어? 이상한 데?
여1 남편이 무슨 사업을 한다면서 살림을 다 들어먹는대.
애를 셋이나 낳았다는데.. 걔네 키우느라 은서 혼자 아주 힘들대.
남 아.. 그래?
(E) 맥주를 잔에 따르고, 마시는
여1 무슨 맥주를 그렇게 마셔?안주도 없이?
남 목말라서 그렇지 뭐. 대강 인사 다했으면 좀 이따가 일어서지 뭐.
여1 뭐? 이제 시작인데 일어서? 가려면 당신 혼자 가.
나는 오늘 실컷 놀고 갈거야.
남 그러든가...
여1 어머. 저기 은서 아니야?
남 ......!!
여1 은서 맞네. 얼굴은 그대로다. (일어서서 그쪽으로 가는 느낌) 은서야!!
(M) 만약에 우리
- 진호
여1 은서야. 이쪽으로 와서 앉어. 너 기지배.. 너무 오랜만이다.
여2 어.. 그러네..
여1 너 봉덕이랑 인사 안해?
여2 어. 안녕? 오랜만이다.
남 어...
여1 우리 신랑이야.
여2 (놀란 느낌) 어???
여1 어머. 너 몰랐구나? 우리 결혼했는데.
여2 전혀.. 몰랐네.
여1 내가 재수해서 서울로 대학 왔었잖아. 봉덕이랑 같은 학교 다녔거든.
줄기차게 쫓아다녔지 내가. (웃고)
남 쓸데없는 소리 하네.
여1 왜~ 동창들 앞인데 어때서~
여2 그랬구나. 둘이.. 보기 좋다.
(E) 고기 타는 소리
남 고기 탄다. 얼른들 먹어. 은서야 너도..먹어.
(M) 다시 시작해보자 - 김동률
(E) 사람들 웃고 떠드는 소리
여1 동구 쟤 봐. 여전히 까부네. 여보. 나 저쪽에 좀 갔다 올께.
남 어. 그래.
(E) 고기 지글대는 소리
남 왜 그렇게 못먹어.
여2 아니야. 먹고 있어.
남 불판 위의 고기를 집는 그녀의 손을 무심코 바라보게 됐다.
거북이 등짝처럼 붉게 갈라진 손등을 보는데
가슴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보지 못하고 지낸 지난 20년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손이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잘 살아주지...
행복하게 살아주지...
그냥 못보고 지내도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지내왔는데....
이제 저 손을 보고 말았으니
그런 위안도 하지 못할 것 같다.
(M)너의 의미 - 산울림
(E)전화벨 소리
여2 여보세요? 어 민국이니? (소리 죽여 멀리가며) 엄마 지금 저녁 먹어.
넌 먹었어? 왜 밥을 그렇게 먹어. 계란이라도 부쳐먹지.
그래 알았어. 민주 잘 보고 있어. 엄마 곧 갈거야.
남 그녀가 왜 불판 위의 고기를 잘 집어먹지 못했는지
알 것 같았다.
집에서 엄마만을 기다리면서
제대로 밥도 차려먹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 생각에
그랬을 것만 같았다.
여2 (가까이 오며) 나 가봐야겠다.
남 벌써? 야 좀 있으면 누릉지 나와. 그거라도 먹고 가.
여2 ....너두 참.. 많이 늙었다.
남 어? (피식 웃으며) 그렇지 뭐. 세월이 몇 년이야.
우리 스무살 때 보고 못봤으니까, 20년이잖아.
여2 20년이 장난도 아니고.. 뭐 이렇게 후딱 가냐..
남 그러게 말이다.
여2 니가 경화랑 결혼했는지는 정말 몰랐어.
남 .....그러게. 나도 이렇게 될줄은 몰랐지.
그때 우리가 뭘 알았겠냐.
여2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께. 갔다 와서 바로 갈거니까
내꺼는 뭐 시키지 마.
(E) 일어나는
남 난 식당 직원을 불러 생고기를 따로 주문했다.
그리고, 그것을 몰래 은서 가방 안에 넣어 두었다.
(M) 세월 - 이문세
여2 나 갈께.
남 같이 나가자.
여2 뭐하러. 됐어. 앉아 있어.
남 나.. 좀 답답해서 식당 앞에서 담배나 한대 태우려고.
(E) 가게 문 열고 나오는 발걸음 소리. 주변 조용해지는
남 쌀쌀하네?
여2 그래. 나 그럼 갈께.
남 은서야.
여2 어?
남 너 그때 나 미웠냐?
여2 (애써 웃으며) 무슨 소린지...
남 그때 나 미웠지.
여2 ....
남 그녀가 잠시 나를 본다.
눈물이 얼핏 서리는 것 같기도 했다.
여2 어. 미웠어.
(M) 그대 - 이문세
남 초등학교 때 은서는 남학생들의 우상 같은 존재였다.
얼굴도 예뻤고.
공부도 잘했으며. 거기다 남학생들과 어울려
축구같은 운동도 잘했다.
남자아이들과 함께 수박 서리를 할 때도
가장 선봉에 서 있었고.
감나무에서 감을 딸 때도
나무 위에 올라가 가지를 흔들어 대는 건 은서였다.
서울에서 전학 와서
시골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조금은 소심하던 나에게
그런 은서는, 부러움의 대상이였다.
그런데 초등학교 졸업식 때 은서가 내게 사진첩 하나를
내밀었다. 맨 앞장에 자신의 사진이 끼워져 있었고.
그 뒤는 모두 빈 사진첩이었다.
그렇게 용기 있게 먼저 마음을 표현해 준 은서 덕분에
우리는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도
서로 편지를 주고 받으며,
애틋한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
(M) 학창시절 - 이현석
남 그리고 열아홉살.
나는 서울로 대학을 가게 됐고.
때마침 아버지도 사업을 시작하게 돼서
우리집은 모두 서울로 올라오게 됐다.
(E)밤뻐꾸기 소리
여2 내일 간다구?
남 어...
여2 편지 쓸거야?
남 당연하지..
여2 3월이면 대학 입학도 하겠네..
남 ....
여2 나도 대학 가고 싶었는데...
남 부모님이 절대 안된대?
여2 오빠 학비만으로도 힘드신데.. 나한테까지 차례가 오겠어..?
그냥 어디 작은 회사에 경리라도 하라고 그러시지.
남 .....
여2 그래도 편지는 할거지?
(M) 숙녀에게 - 변진섭
(숙녀에게 계속 이어지면서)
여 서울 생활은 어때?
여긴 맨날 그냥 그런데.. 서울은 여기랑은 비교도 안되게
크고 좋지? 한번 올라가 보고 싶기도 한데...
일하는 공장 사무실이 워낙 바쁘게 돌아다가 보니까.
내가 하는 일은 편해. 그날 그날 출납 정리하고
물품대금 같은 거 은행에 입금하고 그러는 일이야.
여기서도 틈틈이 공부하고 있어.
돈 모으면 내년 안되면 내후년에라도
꼭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어서.
그땐 우리 만날 수 있겠지?
(M) 편지할께요- 박정현
남 서로에게 편지를 하고, 안부를 전하고.
그러는 사이에 일년이 지났다.
그런데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회사가
부도가 났고.
우리는 살던 집을 처분하고
산동네로 이사를 해야 했다.
집주소가 왜 변했는지 얘기해야 했는데
난 그게 싫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데
그땐 그런 게 자존심이 상했나보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편지를 썼다.
남 나 이제.. 공부해야 할 것 같아..
연락 그만 했으면 좋겠다.
(M) 그때 내가 미처하지 못한 말 - 이문세
--------------------------1부 끝 -------------------
*잠시 후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 2부가 이어집니다.
남 그리고 그녀에게 답장은 없었다.
이사를 갔고. 군대를 갔고. 제대 후 취직을 했다.
그동안 꾸준히 나를 향해 해바라기 했던
또다른 초등학교 동창인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했다.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았고.
아이들은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었고.
아내는 한결같이 나만을 위해주는 착한 여자다.
문득문득 그녀를 생각했던 적도 있었지만
어딘가에서... 나보다 훨씬 잘 살고 있을 거라고만 믿었다.
그녀는 당차고, 똑똑하고, 자존심도 ?고.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여자였으니까.
누구에게라도 사랑받으면서,
잘 살고 있을 것만 같았다.
여1 여보.. 오늘 표정이 왜그래?
남 어?
여1 아니... 기분이 안좋아 보여서.
남 아닌데?
여1 오늘 동창회 가보니까 별 생각이 다 들더라.
남 무슨...?
여1 참... 옛날엔 잘나갔는데 지금은 너무 못사는 애들도 있고...
예전엔 코찔찔이에 아무것도 아니었던 게
지금은 회사 사장됐다고 으스대기도 하고....
인생 참 모르겠어. 안 그래?
남 그렇게 쉽게 생각하지 마.
여1 응?
남 보이는 것만 보고 쉽게 생각 말라구.
돈 없으면 못사는거야? 돈만 있으면 잘사는거야?
돈 없어도 남편이랑 애들이랑 알콩달콩 잘 살수 있는거고.
돈있어도 치고박고 싸우고 바람피고 그러면서
사람같지 않게 살수도 있는거고!
여1 어머.. 알았어. 왜 성질을 내고 그래?
남 그러니까 그렇게 말하지 말란 말야.
우리가 뭘 알아.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잠깐 보고 뭘 알아...뭘...
남 아마 나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인생에 대해서, 쉽게 속단을 내려 버린 나 자신에게...
(M) 잘 지내나요 - 성시경
남 몇 달 후, 두 번째 동창회가 열렸지만.
그 열기는 첫 번째만 못했고.
그녀는 거기 나오지 않았다.
나는 동창회장이 나눠준 명단을 몇 번이나 바라보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E) 통화연결음
여2 여보세요
남 여보세요.
여2 누구세요?
남 어. 나 봉덕인데.
여2 ...어.
남 오늘 왜 안나왔어?
여2 그냥.. 한번 가서 애들 얼굴 봤으면 됐지 뭘..
집에 일도 있고 해서..
남 그랬구나.
여2 어.. 그럼.. 끊을께.
남 아 저기...
여2 응?
남 애들한테 들으니까 너.. 요즘 보험..한다고.. 하던데.
아니 마침 내가 보험을 하나 들려고 알아보던 중이었거든.
여2 .......
남 이왕이면 아는 사람한테 들면 아무래도 좀 잘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하하... 나 너한테 보험 하나 들면 안될까?
여2 어... 그래...
남 그럼 내일 어때? 내일 만날래?
여2 어쩌지? 내일은 고객하고 약속이 있어서..
남 아.. 그렇구나. 그럼 내일 모레?
여2 미안해. 내일모레도 고객이랑 약속이 있어.
남 야. 너 잘 나가는 보험설계사구나. 그럼 언제가 좋을까?
너 좋을 때 내가 맞출께.
여2 나중에.. 내가 전화할께. 그럼 끊을께. 애들 아빠가 와서.
남 은서야.
(E)뚝끊기는
남 그녀에게 전화는 오지 않았다.
(M)혜화동 -성시경
여2 여보세요
남 나다. 너 왜 전화한다더니 안하냐?
아무리 잘나간다고 해도 너무 튕기는 거 아니냐?
여2 잘나가긴 누가..
너 필요도 없는 보험 들어주겠다고 그러는 거잖아. 부담 갖지 마.
남 그런 거 아니야. 나 안그래도 찾던중이었다니까?
이왕 들건데 다른 사람한테 들면 아깝잖아.
여2 ....그래.. 그럼 나야 고맙지만...
남 그럼 내일 저녁에 어때?
여2 애들 저녁 차려줘야 돼서 밤엔 좀 그렇고...
오후에 내가 너 회사 쪽으로 갈께.
남 그럴래? 그럼 내가 나갈께.
(E)옷장 문 여는 소리
여1 뭐해? 아까부터 이 옷장 열었다 저 옷장 열었다...
남 어? 아니.. 넥타이가 마땅한 게 없네.
여1 마땅한 게 없긴.. 그냥 대강 매.
언제 넥타이 고민했다구..
남 이거 어때?
여1 빨개서 너무 튀잖아.
애인이라도 만나러 가?
남 회사 가는 사람한테 별 소릴 다하네.
여1 이리 해 봐. 이거 어때? 남색. 이게 은사 들어가 있어서
은은하면서도 초라하지 않고 괜찮아.
남 그런가?
여1 그래. 이렇게 해 봐. 내가 예쁘게 매줄께.
남 됐어. 내가 맬께.
여1 아유.. 이렇게 좀 해 보라구. 자...
(E) 넥타이 쓱쓱 매는
여1 옛날에 말이야. 우리 신혼 때. 아침마다 당신 넥타이 매서
출근해 보낼 때. 왜 그렇게 뿌듯하고 좋았는지.
갑자기 그때 생각 나네.
(M) 향기로운 추억 - 박학기
(E) 까페소음
여2 여기야.
남 어. 내가 좀 늦었지.
여2 아니야. 업무시간인데.. 괜히 나 때문에 무리하고 나온 거 아냐?
남 아니야. 뭐 보고받을 게 있어서.
여2 회사에서 높은 사람인가부다. 보고도 받고.
남 어? 하하.. 나이가 있잖아.. 하하..
여2 그래. 너 사는 거 참 좋아 보여.
남 넌 그런데.. 너무 마른 것 같아서...
일도 좋지만 잘 챙겨먹고 다니면서 해라.
여2 무슨.. 보험이 필요해?
남 어? 나... 이거저거...
난 정신이 없어서 내가 뭐뭐 들었는지도 잘 모르겠어서.
여2 잠깐만. 일단 주민번호 좀 줘볼래?
니가 뭐 있는지 알아봐야 하니까.
남 그녀는 내 주민번호를 조회하더니 조금 기막힌 표정이었다.
여2 뭘 이렇게 많이 들어놨어? 더 이상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남 어?내가? 아닌데...
여2 이거 봐. 생명보험 건강보험 종신보험에.. 연금보험....
종류별로 다 들어놨잖아.
남 그런가...?
여2 앞으로 누가 보험 들어달래두 됐다 그래.
사람 좋게.. 허허대면서 해달라는 거 다해주지 말구. 알았지?
(M) 미소속에 비친 그대 - 신승훈
여2 나 그만 가 볼께.
남 벌써? 차라도 마시고 가.
여2 그래. 그러자.
(E)찻잔 소리
여2 ...하나만 물어보자. 지난번에 내 핸드백에 고기 넣어둔 거
너지.
남 ....
여2 니가 그랬지.
남 어...
여2 왜?
남 어?
여2 내가 고기도 못사먹고 살까봐?
남 아니... 난 그런 게 아니고... 그냥... 갑자기...
여2 (또박또박) 어디서 무슨 얘길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봉덕아. 나 잘 살고 있어.
남 ....
여2 우리 남편 사업이 좀 휘청해서 그렇지. 난 하나도 기죽지 않았어.
그래서 동창회도 나간거고.
남 그래... 알아...
여2 우리 애들은 과외나 학원 같은 거 안 다녀도 맨날 1등만 해.
우리 남편은 얼마나 착한 사람인데.
내가 자고 있을 때 몰래 일어나서 종아리며 발이며
주물러주면서... 혼잣말로 그래. 미안하다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남 .......
여2 나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니가 보험 들어준다고 해서. 자존심 조금 굽히고..
실적 올리고 싶은 욕심에 오긴 왔지만.
니가 그런 눈빛으로 날 보면서. 뭐 하나라도 도와주겠다는 듯이
그러니까. 속상해 나.
(M) 난 행복해 - 이소라
(E)찻잔 놓고
여2 차 잘 마셨어.
남 그래..은서야.
여2 진짜 일어나볼께.
(E) 걸어가는
남 은서야.
여2 왜?
남 있잖아. 지금 이런 말 하는 거 아무 소용 없다는 건 잘 알지만...
여2 .....
남 그때 너한테 연락 그만 하자고 했던 거있잖아.
아버지 사업이 망해서 우리집이 이사가게 돼 있었어.
산동네로 가야 되는데... 편지를 계속 하자면
그걸 얘기해야 될 것 같고....
그래서... 어린 마음에... 너한테 초라한 모습 보이기 싫어서...
여2 ......그랬니.
남 아마 그러지 않았으면 지금 우리가 어떻게 됐을지...또 모르지.
항상 마음 속에 그게 빚처럼 있었어.
너는 이걸 모를텐데... 이유를 얘기해줘야 하는데... 하고.
여2 .........
남 그녀는 고개를 떨군 채 말이 없었다.
남 그럼.. 잘가라.
(M) 그깟 사랑 - 먼데이 키즈
(E)대문 열고 들어오는
(E) 텔레비전 소리
남 소주 한잔 기울이고 집에 들어오니
아내는 텔레비전을 켜놓은 채
거실 한 구석에 쭈그린 채 잠들어 있다.
(E)텔레비젼 끄는
남 여보. 들어가서 자.
여1 응?? 언제 왔어?
남 들어가 자라구...
찬 데서 자다가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이러고 있어.
여1 어.. 알았어. 자기 술 마셨어?
남 어. 좀...
여1 가을도 아닌데 계절을 타나...
남 일어나. 들어가자.
여1 나 일으켜줘.
남 애냐? 손 잡어.
(E) 일으켜주는 듯 하다가 쿵 떨어지고
여1 엄마야. 아우 무슨 남자가 힘이 그렇게 없어..
남 당신이 살찐거지. 엉덩이가 더 커진 것 같은데?
여1 뭐어? 아우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남 알았어 알았어. 들어가자 들어가....
(E) 두 사람 들어가고. 문 닫히고.
남 두 번도 아닌.. 내 인생.
또 얼마 후면 옛말이 되어버릴 내 인생.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M)주제음
2008-02-13(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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