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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0일 목요일 대본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18화 -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날 밤 생긴 일.

(M) 주제음

여 잠깐만. 승호씨! 끊지 마 끊지 마. 내 말 아직 안 끝났는데~

여보세요? 여보세요? 승호씨! 승호씨이이... (울먹이고 있고)

남 퇴근하고 집에 가던 길이었다.

중요한 서류를 놓고 와서 다시 회사로 들어갔을 때.

여 (흐느끼고)

남 참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녀 옆으로 가야할지, 말아야 할 지.

(E) 걸어가는 소리

여 (놀라서 뚝)

남 아.... 서류를 놓고 가서....

여 그래요?

남 그런데.. 뭐 안좋은 일 있어요?

여 (코맹맹이 소리로) 아뇨.

남 그럼 갈께요.

(E)걸어가면

여 있잖아요. 김봉덕씨.

남 네.

여 나 좀 도와줄 수 있어요?

(M) 바람이 분다 - 이소라

(E) 거리 걸어가는 소리

남 미안해요. 나 오늘 할일이 무지 많아서. 알잖아요.

김부장님이 나한테만 일 엄청 맡긴 거.

여 그거야 김봉덕씨가 일을 잘 못하니.... 암튼..

그건 내가 좀 도와줄테니까... 나 한번만 도와줘요.

남 제가 뭘 어떻게 도와드려야...

여 내가 하라는대로만 하면 돼요.

대신, 오늘 이 일은 아무한테도 얘기하면 안돼요.

남 네... 얘기 안할 수는 있는데요.

그런데 왜...

여 제 남자친구 알죠.

남 네. 변호사 남자친구분... 사귄다고 여사원들이 디게

부러워하시잖아요.

여 (자존심 상하지만 참고) 그런데 그 사람이 바람이 난 것 같아요.

남 ....네?

여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는데. 그 사람이 완전 오리발이에요.

변호사니까 말은 또 오죽 잘하겠냐구요. 내가 못당해요.

남 아....

여 그래서 일단은 물증을 잡구요.

남 잡으면요?

여 네?

남 아니.... 잡으면 헤어지는거에요?

여 내가 왜 헤어져요?

어떤 여자랑 왜 바람이 났는지 알아내서, 못만나게 하고...

뭐 예전처럼 다시 잘 지내야죠.

남 그렇게...돼요?

여 뭐가요?

남 아니.. 남자친구가 바람 났는데... 예전처럼 잘 지내는 게...

여 아 그건 나중에 내가 해결할 문제구요.

봉덕씨는 내가 물증 잡는데 같이 가주고. 내가 하라는대로만 하면

돼요. 좀 도와줘요. 알았죠?

남 네.

여 (스스로가 생각해도 한심한) 좀 있으면 크리스마슨데 이게 무슨 꼴이 야...

(M) Jingle bell Rock / Lisa Ono

여 일단 이 번호로 전화 좀 넣어보세요. 잘못 걸린 전화인 척 하고

주변 소리 좀 들어보세요. 술집인가, 아니면 조용한가.. 차 속인

것 같은가.... 옆에 여자 소리는 나지 않나... 뭐 그런 거....

남 (어리버리) 알았어요. 근데 누구냐 그러면 뭐라 그래요?

여 (답답) 뭘 뭐라 그래요. 그냥 이름 아무거나 대구...

아 죄송합니다. 잘못 걸었네요. 그러면 되죠.

남 아...

여 소리 잘 들어봐요.

남 네.

(E) 번호 누르는 소리

남 여보세요. 네... 저....

여 (속삭) 김삼식씨 전화죠...

남 김삼식씨 전화죠. 아.. 아니에요? 제가 잘못 걸었나봐요.

죄송합니다.

(E)끊고

여 어때요? 무슨 소리 나요?

남 잘 모르겠어요.

여 왜요.

남 조용한 것 같기도 하고... 무슨 소리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여 아우.. 그걸 잘 들어봐야 지금 어디있는지 상황파악이 되죠.

남 죄송해요.

여 다시 전화 해봐요.

남 또요?

여 해보라구요. 그리구 이번엔 잘 들어봐요. 무슨 소리가 나나..

남 .....네...

(E)전화걸고

남 여보세요? 거기.. 김삼식씨 전화.... (깜짝) 아 아니면 아니지

왜 소리는 지르고 그러세요. 아니 왜 욕을 하세요.

전화 잘못 걸수도 있지. 여보세요? 여보세요?

(E)전화 끊고

여 왜 그래요?

남 아니... 다짜고짜 욕을 하잖아요.

여 그 사람이 원래 성질이 급해서...

그래서 지금 어딘 것 같아요?

남 글쎄요. 클락션 소리가 들리는 게 차안 같기도 하구요.

여 차 안? 그럼 혹시... 집에 가는 길인가?

남 그럼 전 이만 가봐도 되죠?

여 가긴 어딜 가요.

남 저 집에 가서 할 거 많단 말이에요.

여 내가 도와주기로 했잖아요. 이 일 끝내면 내가 회사 가서

같이 야근해줄께요. 김봉덕씨 한시간 할 일이면

나 십분이면 끝나는 거 알잖아요.

남 그건 그렇지만....

여 일단 그 인간 집 앞에 가서 잠복해 있어요. 바로 이 근처거든요?

남 잠복이요?

아니 우리가 무슨 형사도 아니고. 그쪽 남자친구가 범죄자도 아니고

무슨 잠복을 해요.

여 아 글쎄 내가 시키는대로나 해요.

(M) Rico vacilon / Karl Zero

(E) 바람 쌩쌩 불고.

(E) 발 동동 굴리는

남 아 추워 죽겠네... 나 지금 안 그래도 감기기운 있는데

콧물나는 거 봐요 이거...

여 드럽게. 왜 이래요. 가만 좀 있어봐요.

남 아니 나는 이해가 안되는 게 내가 지금 왜 이러고 있어야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여 몰라요? 이런 걸 보고 동료애라고 하는 거에요.

우리 회사 동기 백여명 중에.. 김봉덕씨랑 나를 포함한 십여명이..

종로지사에 배치받고. 그 중에서도 김봉덕씨랑 내가

같은 부서에 배정된 거. 이건 인연도 보통 인연이 아닌 거에요.

안 그래요?

남 그...렇죠.

여 그렇게 한 부서에서 2년을 넘게 일했잖아요.

우리 정말 친한 사이라구요.

남 밥 한번도 안 먹었는데?

여 ......밥은 안 먹었지만. 밥 같이 먹는다고 친한가요?

나 조희선씨랑 김유미씨랑 맨날 밥 같이 먹지만

그 사람들이랑 하나도 안친해요. 돌아서면 서로 흉보느라 정신없구.

남 그건 그래요.

여 그러니까.... 진정으로 친한 사람들은 김봉덕씨랑 나라 이거죠.

남 아....

여 암튼 우리처럼 친한 사람들은 서로 어려울 때 돕고 그러는 거라구요

김봉덕씨. 사랑 해 봤어요?

남 아뇨...

여 사랑하다가 배신 당하는 거. 진짜 아픈 거거든요?

이럴 땐 좀 아무 말 않고 도와주는 거에요.

(M)배반 - 빅마마

여 어? 저기 차 온다...

남 그분 차에요?

여 네...

남 확실해요?

여 .......

남 여자랑 내리는데?

여 .......

남 둘이 애인.. 같아요. 저런 데서 막 뽀뽀하고 그러는 거 보니까...

그죠...

여 ..........

남 은서씨... 울어요?

여 (울먹이는 거 참고) 아뇨.

남 이제 어떡해요?

여 여기서 잠깐 기다려요.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112나 119를

부르세요.

남 네?

여 둘이 험하게 싸우면 경찰을 부르고. 내가 쓰러지면 구급차를

불러달라구요.

(E)뛰어가는 소리

남 그녀는 차에서 내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남자에게

뛰어갔고. 조금 당황해하는 남자에게 뭐라고 소리를 질러댔다.

하지만 남자는 울며 화내는 그녀를 거기 내버려둔 채

어떤 여자를 껴안은 채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경찰을 부를 필요도, 구급차를 부를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기만 했으니까.

(M) 가니

(E) 포장마차 소리

여 (마시고) 나쁜놈... 그래도 2년을 만난 여자한테...

어떻게 그래? 내가 보는 앞에서 어떻게?

(E) 술 따라주며

남 진짜 나쁜놈이네요. 아까 전화로 욕하는 거 보니깐요

아주 상종을 하면안될 사람이더라구요.

그런 사람이 어떻게 변호사가 됐냐?

여 상종을 못할...사람은 아니에요.

남 왜 아니에요. 모르는 사람이 전화 좀 잘못 걸었다고

막 욕하고. 2년이나 사귄 여자를 무슨 쓰레기 버리듯이 버렸는데.

여 뭐라구요?김봉덕씨 방금 뭐라 그랬어요? 쓰레기?

남 네? 아뇨 제 말은 그런 게 아니구요.

여 김봉덕씨나 잘해요.

그 사람 진짜 똑똑하고 젠틀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2년씩이나 한 사람 만났는데. 다른 사람한테 눈길 줄 수도

있는거겠죠. 그 사람은 나한테 다시 돌아오게 돼 있어요.

두고 봐요.

남 아니... 솔직히 그런 사람 다시 돌아온다고 받아주는 것도

웃기지 않나....

여 하 참... 웃기긴 누가 웃겨요?

김봉덕씨가 더 웃겨요. 오늘 오전에 프리젠테이션 할 때도

자료만 잔뜩 준비해오면 뭘해요? 말 한마디 못하고 버벅댔으면서.

남 .........

여 그러니까 부장한테 맨날 무시당하고. 나랑 비교당하지.

그렇게 어리버리하니까, 내가 여기 오잔다고 쪼르르 따라오고.

그런 거잖아요!!!!

남 ................

여 (잘못 깨닫고) 무..물론 내가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준 건...

고맙게는 생각해요.

남 저 갈께요. 여기 제가 먹은 거...

(E) 지폐 동전 따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E) 나가는

여 아니.... 봉덕씨. 김봉덕씨..... 잠깐만요.

남 내가 먼저 포장마차에서 나오고

그녀가 뒤따라 나왔을 때.

눈이 내리고 있었다.

함박눈이었다.

(M) Let It Snow !Let It Snow !Let It Snow! / Michael Buble

------------------------------1부 끝 --------------------

* 잠시 후 2부가 이어집니다.

(M) Let It Snow !Let It Snow !Let It Snow! / Michael Buble

(E) 걸어가는데, 뒤따라오는

여 아까 내 얘기는 좀 심했던 것 같긴 하네요.

남 ......

여 솔직히 지금 내 심정이 심정이겠어요?

남 ......

여 아까 나 그 사람한테 지금 그 여자 돌려보내라고

돌려보내고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주겠다고까지 얘기했어요.

그랬는데두 그냥 가더라구요.

남 그러니까 내가 그랬잖아요.

여 ........

남 나쁜놈이라고....

여 그래도 내가 사랑했던 사람인데. 그렇게 말하면 안되잖아요.

남 사랑했어요?

여 그럼 사랑하지도 않는데 만나요?

남 그 사람이 변호사가 아니라면?

여 네?

남 그래도 사랑했을까요?

여 갑자기 왜 그런 걸 물어봐요?

남 여직원들이 수군거리는 걸 들었거든요.

윤은서씨는 그 남자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조건만 보고 만나는 거라구.

(M) Summer has gone by / 라이너스의 담요

(E)바람 불고

(E)걷는 소리

여 하... 웃겨 진짜. 누가 그래요?

조희선이 그래요? 김유미가 그래요?

남 몰라요. 암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했어요.

여 웃기지 말라 그래요.

나 그 사람 사랑했어요. 아까 봤잖아요. 그 사람 잘생긴 거.

남 그렇게 잘생긴 건 아니던데.

여 그만하면 됐죠 뭐.

나 원래 그런 스타일 좋아해요.

남 그래요?

여 진짜에요.

남 알았어요.

여 암튼 오늘 일은 비밀로 하는 거에요.

남 네.

여 그리고 아까 말 막한 건 미안해요.

남 틀린 말도 아니잖아요.

그냥 창피해서 나온 거에요.

여 부장 앞에서 왜 그렇게 쫄아요?

그냥 조금 더 당당해도 될 것 같은데?

남 모르겠어요.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

다 아는 건데도 어머니가 물어보면 겁부터 나고.

선생님이 발표시키면 아무 생각도 안나고.

다 아는건데도.... 시험지만 받으면 모르겠고.

여 늘 그렇게 움츠려 있는 거 보기 안됐을 때 있단 말이에요.

남 .....네.... 나도 그러기 싫은데.

여 다음주면 크리스마슨데.... 그땐 뭐해요?

남 집에서 영화나 봐야죠 뭐

여 여자친구는 그렇다치고 그냥 친구도 없어요?

난 김봉덕씨가 누구랑 어울리고 그러는 거 본 적이 없어요.

남 그러니까요.

마음은 그러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네요.

(M)가시나무 - 시인과 촌장

(E)바람 세게 불고

여 아 너무 추워서 안되겠어요.

남 여기서 택시 타세요. 나두 집에 갈께요.

여 그거 해야되잖아요.

남 아... 이거..... 제가 집에 가서 하면 돼요.

여 지금이 새벽 3신데 언제 혼자 다해요.

내가 도와줄께요.

남 네?

여 그러기로 한 거잖아요.

남 아니에요. 은서씨도 지금 마음이 마음이 아닐거고

피곤하기도 할건데.

여 그렇게 남에 생각만 해준다고 누가 알아줘요?

지금 너무 추워서 회사 다시 들어가긴 그렇구요.

우리 찜질방 갈래요?

남 찜질방요?

(M) I'm Not In Love / 10cc

남 아.. 후끈후끈하니 좋으네요.

여 그죠? 밤에 갈 데 없을 땐 여기가 최고에요.

출출하면 계란이라도 까먹을래요?

남 아뇨. 아까 많이 먹었잖아요.

여 그럼 그거부터 일단 내놔봐요.

남 아... 이거....

(E) 서류 봉투 열고

여 언제 다할거야 이걸 혼자서.....

남 네... 좀 걱정되긴 했어요.

여 일단요. 시간이 없으니까, 중요한 부분부터 해결을 해보자구요.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는, 표지가 제일 중요해요.

제목부터 시선을 확 끌 수 있는... 그런 매력적인 걸로

뽑아야 한다구요.

(E)종이 넘기며

여 그리구요. 여기 이런 설문조사 결과나

논문에서 뽑은 이런 조사 결과들.... 이거 좋잖아요.

이런 게 맨 뒤에 있으니 사람들이 읽어보지도 않죠.

이런 건 맨 앞장에.... 배치를 하고.

굉장히 많이 연구한 척을 하는 거에요.

남 난 원래 꾸미기를 잘 못해서...

여 그런 것도 능력이에요.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보세요.

남 네...

(E)종이 넘기고

여 아 이 내용도 괜찮네.

봉덕씨 글은 참 잘 쓰네요?

남 네? (쑥스러워하며) 뭘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소설이나 시 같은 순수문학을 해보고 싶긴 했어 요.

여 그래요? 뭐... 소설가 할 정도의 실력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남 .......

여 그래도 이런 시시껄렁한 홍보문구나 쓰고있긴 아까운 실력이긴

하네요.

(M)Good people / Jack Johnson

(E) 종이 넘기고, 뭔가 쓰는 소리들

여 (아하함~) 그리구요. 이 컨셉은 버리는 게 어때요?

지난번에 보니까 부장이 이런 모호한 건 싫어하는 것 같더라구요.

남 졸리면 좀 주무세요. 저 혼자 할께요.

여 다 했는데요 뭐.

남 은서씨 이런 얼굴 처음 봐요.

여 무슨 얼굴요?

남 화장 지운 얼굴.

여 (화들짝) 네?

남 늘 화장 예쁘게 하고 다니는 모습만 봤는데, 오늘은 좀 달라보여요

여 저기요. 제가 재차 말하는데요.

오늘 일은 다 비밀이에요. 아까 거기 갔던거랑 우리가 이런 데서

같이 이렇게 있었던거랑... 암튼 다요 싸그리 다!

남 알았어요.

여 혹시라도 소문 나면 나 가만 안 있어요.

남 왜요?

여 왜라뇨.

남 내가 회사에서.. 왕따니까?

여 .........

남 그래서 나랑 있었던 거 소문나면 창피해서.. 그래요?

(M) Swen / The feeling

(E) 계란 톡 까먹는

여 계란 좀 먹어요.

(E) 뭔가 쓱 내밀며

여 식혜도 좀 먹고.

남 괜찮아요.

여 진짜 솔직히요, 나도 봉덕씨 다른 사람들처럼 무시하고...

그랬던 거 사실이에요.

남 알아요.

여 그래서 아까도 그렇게 무례하게 도와달라고 했던것도 맞아요

남 알아요.

그런데요. 그래도 나 아까 은서씨가 도와달라고 해서

기분 좋았어요

여 ...........

남 은서씨처럼 똑똑하고 강한 여자가... 나한테 도움을 청하다니...

기뻤어요.

여 나 안똑똑해요. 강하지도 않구요.

나 겁 많아요.

남 ..........

여 아까 그 남자한테 그렇게 매달렸던 것두요.

무서워서였어요. 사람들한테 어떻게 얘기할까....

다른 사람들이 뒤에서 수근대는 거 다 알았거든요.

조건만 보고 남자 골랐다는 둥.....

머지 않아 차일거라는 둥....

그런데 내가 만약에 진짜로 차이면

그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얼마나 비웃을까.

그런 게 제일 두려웠어요.

남 .............. 난 이해해요. 나도 사람들 시선이 두려워요. 늘.

여 그런데 이상해요.

봉덕씨가 아까 그 모습 다 보고 있는데....

그래도 봉덕씨 시선은 안 두렵더라구요.

(M) You / Ten Sharp

(E)식혜 쪼르르 다 빨아 먹고

여 (가볍게 트림) 아 맛있다.

따뜻하고 배부르니까 좀 졸리네요.

남 그럼 좀 주무세요. 난 이거 마저 다 할께요.

여 그래요. 그럼 나 좀만 눈 붙일께요.

남 그녀가 엎드린 채 잠이 들었다.

나는 전화기를 들고 조용한 곳으로 갔다.

그리고 아까 걸었던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녀의 애인이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남 여보세요? 김삼식씨 전화죠?

아니에요? 내가 보기엔 니가 삼식이 같은데?

야 이 바보놈아. 너 그렇게 인생 살지 마.

다른 사람 그렇게 아프게 해놓고.

너는 잠이 오디?

너 변호사니까 법 많이 알지?

니가 아는 법 중엔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은 없나보지?

그러는 법부터 배워라. 이 바보야!

남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화를 냈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렇게 속이 시원했다.

(M)Selfish Jean / Travis

(E)문열고 나오는 소리

여 벌써 새벽 6시네.

남 그냥 이대로 출근할까요?

여 안돼요. 나 화장해야 돼요.

남 그대로도 이쁜데요?

여 치..... 남들은 그렇게 생각안해요.

남 눈도 그쳤네....

(E) 살짝 밟아보고, 걷는

여 올 크리스마스 이브엔 눈이 오려나...

남 은서씨도 그런 거 기다려요?

여 기다리죠. 내가 뭐 냉혈한인가...

남 눈오면 뭐할건데요?

여 글쎄요. 애인한테도 차이고. 뭘하나....

남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오면 나랑 같이 있을래요?

여 네?

남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 오면요.

여 ........그럴까요?

남 처음으로 낸 용기에 작은 미소로 답해준 그녀.

고맙다.

올 크리스마스 이브엔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M)주제음





2007-12-18(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