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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16화 - 하수빈은 예쁘다
(M) 주제음 (노노노노노 - 하수빈)
남 하수빈을 기억하는가.
학창 시절 나의 우상은
가수 하수빈이었다.
작은 얼굴에 커다란 눈.
가녀린 어깨와 청아한 목소리.
그리고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
그렇게 청순하고
보호해주고 싶은 여자를 만나 결혼하는 게
나의 오랜 소망이었다.
하지만 그런 여자를 만난다는 건
말 그대로 로망이었다.
내가 만났던 여자들은
하나같이 드세고.. 거칠고.. 사나웠다.
내가 꿈꾸는 여자는
텔레비전 속에만 존재하는 것인가...
나는 현실과 이상형 사이에서
크나큰 괴리감을 느껴야 했다.
(M) 허그 - 동방신기
(E) 교실, 아이들 소음
남 나는 초등학교 교사다.
아이들 틈바구니속에서 하루종일 지내다 보면
엄마가 되어버리는 심정이다.
목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정말 피곤하다.
(E) 소나기 내리는 소리
남 게다가 오늘은 때아닌 소나기까지 내리는 바람에
미처 우산이 준비되지 않은 아이들이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지도를 해야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돌아가고
한명의 아이만 남았을 때였다.
(E) 창문 드르륵 열고
남 뭐야.. 애 혼자 놔두고 왜 안와? 맞벌이 부몬가...?
남 그때였다.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걸어오는 한 여자가 있었다.
노란 우산을 쓰고 다가오는 그녀는..
정말.. 하수빈과 똑같이 생겼다.
(M) 더 이상 내게 아픔을 남기지 마 - 하수빈
(E) 교실문 열고 들어오는
여 안녕하세요. 민지...
남 네. 민지 피곤했나봐요. 저쪽에서 자네요.
여 죄송해요. 선생님. 저희 민지 때문에 못가시고 계셨던 거에요?
남 아뇨. 괜찮아요. 뭐.. 그럴 수도 있죠.
저는 워낙에.. 아이들을 사랑하고 이뻐하다 보니까....
이렇게 수업 외 시간이라도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쁨과 보람을 느끼거든요.
여 어머.. 그러시구나.
정말 멋진 선생님이시네요.
남 그런데... 제가 민지 어머님은 학기초에 뵈었던 것 같은데...
어머니는... 아니시죠?
여 네. 이모에요.
남 (좋은) 아~ 이모~
민지에게 이렇게 이쁜 이모가 있으셨구나.
여 네?
남 아니... 민지가 왜 그렇게 이쁜가 했더니
이모 닮았나봐요.
여 절 닮아요? 그런 소린 첨인데.
민지는 다들 지 아빠 식구들 닮았다구.. 그러거든요.
남 아.. 그래요? (하하 웃고) 제 보기엔 이모도 닮은 것 같은데.
여 안되겠어요. 민지 쟤가.... 아무데서나 잘 자구요..
한번 잠들면 못 일어나거든요. 제가 업고 갈께요.
남 예?? 무거우실텐데.
여 (연약) 좀... 무겁긴 할 것 같긴 하네요. 그래도... 하는 수 없잖아요.
남 그렇게 가녀리신데.... 민지 업고 가다간 허리 상하세요.
제가... 업어줄께요.
여 그래두요.. 죄송해서...
민지가 보기보단 무거워요.
남 (호탕하게 웃고) 애가 무거워봤자 애죠 뭐...
제가 업을께요. 자... 하나.... 둘....
(으차.... 아이 업는 듯한)
(E/ 뼈 우두둑 꺾이는 소리)
(M) 난 너에게 - 정수라
(E) 비오는 소리, 걸어가는 소리
여 허리... 아프시죠.
남 네? 아프긴요. 하하하...
여 정말 민지는 좋겠네요. 이렇게 멋진 담임 선생님이 있어서...
남 멋진....담임 선생님.
허리의 통증도.... 그녀의 이 한마디에
모두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빗물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옆모습은
그야말로 하수빈과 흡사했다.
긴 속눈썹과 사슴같은 눈망울은
내 가슴을 몹시도 설레게 했다.
여 ....왜요?
남 네?
여 아까부터 자꾸 보시는 것 같아서...
남 아니... 누구랑 좀 닮은 것 같아서요.
여 누구..요?
남 혹시... 하수빈이라고 아세요?
90년대에 활동했던 여자 가수....
여 아~
남 알죠.
여 네.
남 혹시 닮았다는 얘기 못 들어봤어요?
여 (훗...) 아직도 그런 얘기하시는 분이 계시네요.
예전에 그분 한참 활동하실 때... 그런 얘기 많이 들었었어요.
남 진짜 똑같아요.
여 네에..
남 그리고.. 진짜.. 이쁘세요.
여 (수줍게) 진짜 이쁘긴요. 그냥 뭐... 좀 이쁜 거죠.
(M) 뷰티풀 걸 -김아중
남 방학이 시작됐다.
상대가 학생의 이모라서 좀 걸리는 부분이 없진 않았지만
나에게 이런저런 상황이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참다 못한 나는 민지네 집으로 전화를 했고.
여 여보세요.
남 다행히... 그녀가 직접 전화를 받았다.
여 여보세요?
남 아.... 음.. 안녕하세요. 저...민지 담임입니다.
여 아~ 안녕하세요 선생님.
남 네. 민지.. 잘 있죠?
여 방학 했다고 신났죠 뭐. 눈썰매장 갔어요.
남 그렇군요.
여 어쩌죠? 지금 집에 없는데...
뭐 전달하실 사항이라도...
남 네. 전달 사항이 있긴 한데요.
여 그래요? 저한테 말씀하세요. 잠깐만요 적을 것 좀....
(E)잠깐 부시럭대다가
여 말씀하세요.
남 오늘 저녁 7시...
여 (적는 듯) 오늘.. 저녁... 7시...
남 학교 앞 사거리
여 학교 앞 사거리...
남 지하철역 1번 출구
여 지하철 역 1번 출구...
남 고호의 아침이라는 스파게티 집에서 만날래요?
여 고호의 아침이라...네?
남 저랑... 저녁 같이 안 드실래요?
(M) 우리 산책할까요 - 조규만
(E) 밥 먹는 듯한
남 어떠..세요?
여 네.. 맛있네요.
남 다행이네요. 저희 학교 여자 선생님들이 여길 자주 오더라구요.
저야 뭐... 이런 데는 잘 몰라서....
여 보통 어디 잘 가시는데요?
남 예? 저야 뭐... 주로 친구들 만나거나 회식할 때...
곱창집이나 선지해장국집이나 감자탕집.... 하하하...
여 (비위 상하는 듯) 어머... 그런 거 좋아하세요?
전... 비위가 약해서. 그런 거 먹는 사람들 좀 이해가 안되는데...
남 네? 아뇨! 좋아하긴요. 그냥 어쩔 수 없이 먹는 겁니다.
남자들이 워낙 그런 데를 가니까. 저도 비위 약합니다.
저도 그런 거...아우... 싫어해요.
여 네에..
(E) 포크 놓는
남 왜요. 그만 드시게요?
여 많이 먹었어요.
남 아니... 그래도 겨우 요깟거 드시고...
아직 반도 안 드셨는데.
여 전 음식 과하게 먹는 편이 아니라서요.
처음엔 음식의 맛을 느끼면서 먹는데, 반 이상 먹다 보면
맛은 신경도 안쓰고... 오로지 먹기 위해서 먹잖아요.
남 아.... 그렇죠. 맞습니다.
여 그냥 에스프레소나 한잔 했으면 좋겠는데.
계속 드시겠어요?
(E) 얼른 포크 놓고
남 아뇨? 저도... 과식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라서.
배 부릅니다 이제.
(E/꼬르르륵)
남 그럼 그렇지.
이슬만 먹고 살 것 같고. 화장실도 안 갈 것 같은 그녀인데
이 큰 접시에 있는 걸 다 먹을 리가 없지.
점점 더 그녀에게 빠져드는 느낌이다.
(M) 착각의 늪 /
박경림
(E) 걷는 소리
여 커피는 제가 샀어야 했는데...
남 무슨 말씀이세요. 이렇게 만나주시는 게 어딘데요.
여 (훗...)
남 그런데 은서씨는 무슨 일..하세요?
여 저.. 아무 일도 안해요.
남 아.. 그럼 언니댁에서 신부수업...
여 그런 것두 안해요.
남 ...네?
여 워낙에 제가... 일을 못해요.
사실, 요리가 언뜻 보면 우아해보이죠...
찬물에 손 담궈야지... 칼로 재료 다듬어야지...
기름이며 끓는 물이며... 다칠 수도 있잖아요.
거기다가... 생선 요리 같은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남 아....
여 한번은 용기 내서 생선 요리를 해볼까 했는데요.
고등어의 눈이 저를 빤히 보는데...
무섭기도 하고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암튼~ 그런 잔인한 짓은 못하겠더라구요.
(M)
내 남자 친구에게 / 핑클
남 그녀를 만나기 위해 나는 그 오랜 세월을
혼자 지내야 했는지 모르겠다.
오늘 헤어지기 전에 무언가 얘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어떤말부터 해야 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여 어머... 눈 와요.
남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며..
지금이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말해 버리고 말았다.
남 은서씨. 우리...
여 네?
남 우리... 그러니까 우리....
여 ..... 우리.. 뭐요?
남 사...
여 네?
남 사귈래요?
(M)
비와 당신의 이야기 / 부활
-----------------------1부 끝 -------------------
* 잠시 후 2부가 계속됩니다.
남 꿈에도 그리던 연애가 시작됐다.
그리고 꿈같은 1년이 지났다.
여 자기야...
남 하얀색 털코트에 빨간색 목도리를 칭칭 감은 그녀가
나를 향해 뛰어온다.
여 자기 미워. 왜 이렇게 추운데서 만나자고 한거야?
은서... 너무 추워서 오는 내내 덜덜 떨었던 거 알아?
남 아..미안. 빨리 차라도 한 대 사서
데리러 가고 데려다 주고 해야 하는데.
여 치... 말만 하지말고 사든가 그럼.
남 어.. 다음달에 적금 타면 살께.
여 (긴 한숨)
남 왜 그래?
여 아니야..
남 왜.
여 이런 말 하면 괜히 자기 마음만 아프구. 안 할래.
남 해봐. 뭔데 그래.
여 아니... 예전에 내가 만나던 오빠는.... 시트에 열선까지 깔린
3천씨씨 자동차가 있었거든. 그냥 그땐.. 이렇게 힘들게
데이트했던 것 같진 않아서. 어머.. 기분 나빴다면 미안.
(M) 뚜벅이 사랑
/
철이와 미애
남 난 당장 적금을 해약했고.
무리를 해서 중형 승용차를 구입하고 말았다.
(E) 차 문 열어보고
여 어머~ 이거 새로나왔다는 그거구나. 너무 좋다.
남 (뻐기고) 마음에 들어?
여 응~ 너무 폼 나. 이 옆자리는 내껀 거 알지?
남 당연하지. 너 아니면 아무도 안 태워.
여 아... 따뜻하고 좋다. 우리.. 출발해.
남 오케이.
(E)차 출발하고
남 참...근데 은서야.
여 응?
남 내 친구 동생이 음대 목표로 공부하는 아인데.
여 (무심) 응..
남 개인레슨 안해볼래? 은서 너.. 음대 나왔잖아.
물론 피곤하니까 쉬는 것도 괜찮지만.. 심심할 것 같기도 하구.
여 (기막히다는 듯) 심심하다고.. 일을 해?
남 어?
여 심심하지 않게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책도 볼 수 있고, 해외여행도 갈 수 있고, 요가나 뭐 그런 운동들
배울 수도 있고, 도자기 같은 거 만들면서 명상할 수도 있고....
남 아.. 물론 그렇지.
여 심심하지 않기 위해서, 그 말도 안통하고 피아노가 뭔지도 모르는
애 붙들고 씨름하라구? 어머..난 싫어.
남 응... 그렇구나. (생각하다가) 그런데.. 은서 니 언니나 가족들이..
뭐라고 잔소리 같은 건 안해?
대학 졸업까지 하고 아무 일도 안하고.. 집안일도 안 돕고..
그러고 있으면 뭐라고..할 것 같은데.
여 뭐라고... 하긴 하지. 그런데 뭐라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
내가 귀기울여 들어본 적이 없어서.
남 응?
여 언니가 잔소리 시작하면, 난 이어폰 끼고 음악 듣거든.
우리 언니..학습지 교사하는 거 알지.
남 어... 알지.
여 자기처럼 힘들게 아파트 계단 올라다니면서
학부모들 비위 맞춰가면서 살라는 거... 이해가 안돼.
왜 그렇게 살아야 돼?
사람은... 자기가 마음 먹은대로... 계획한대로...
얼마든지 멋지게 살 수 있는데.
남 음.... 은서 너는 어떻게 살고 싶은데?
여 봉덕씨... 처음에 나 보고... 동화책 속에 있는 공주가 튀어나온
것 같았다고 했지.
남 그랬지.
여 봉덕씨가 반했던 내 이미지 그대로 살고 싶어.
진짜 동화책 속의 공주처럼. 성안의 공주님처럼.
남 공...주...처럼...?
여 공주님이 애들 피아노 레슨하거나 학습지 교사를 하거나..
그러진 않잖아?
공주님은 하고 싶은 거 마음껏 누리면서.. 가끔 창밖으로
손만 흔들어주면 되는거야.
(M) 공주는 외로워
/
김자옥
남 갑자기 조금 심각한 고민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내 눈에 더할 수 없이 예쁜 그녀긴 하지만
정말 동화책 속의 공주처럼
살겠다는 건
지나친 욕심 아닌가.
(E) 캐롤 흘러나오는
여 내가 1년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날이야... 크리스마스 이브....
남 그래? 난 사람들 복작대는 거 좀 싫은데.
여 왜? 이럴 땐 사람들 많은 데 가서 같이 즐겨야 제맛이지.
남 그럼 명동이나 종로 같은 데 갈까?
여 (가볍게 한숨 쉬고) 이럴 땐 뉴욕에 있어줘야 하는데.
남 뉴....욕?
여 자기 뉴욕에서 크리스마스 보내본 적 없지.
남 나 해외 나가본 적 없는데?
여 (충격) 그게 진짜야?
남 어....
여 대학 때 뭐했어?
남 학교 다닐 땐 등록금 알바 뛰고.. 군대다녀와서 취직 준비하고.
뭐 그러느라 바빴어.
여 너무 낭만이 없다...
남 그러는 자긴 언제 뉴욕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는데?
여 응? 아... 내가 예전에 말했던 오빠 있지?
남 어....
여 그 오빠네 본가가 뉴욕에 있었어.
부모님이 초대를 해 주셔서 크리스마스를 거기서 보냈었어.
남 아...
여 기분 나빴구나..
남 솔직히 좋지는 않은데. 다 지난 일이잖아. 상관없지 뭐.
여 내가 이래서 자기가 좋아. 사람이 착하고 따뜻하고.
또 나만 공주처럼 받들어주잖아.
(M) lonely christmas - 샤크라
남 이거...
여 뭐야?
남 크리스마스 선물...
여 진짜? 너무 기대된다.
(E) 열어보고
남 커플링...
두개 맞추느라구 화려한 건 못했구.. 18금인데 그래도 이쁘지.
여 (실망한 기색 감추고) 어... 이쁘다.
남 마음에 안 들어?
여 예뻐..
남 표정은 안 그런데?
여 미안해. 난 그냥 금반지 말구.. 뭔가 보석 같은 게 박혀서
반짝거리는 게 좋거든. 내 취향이 그래.
남 어..그래..
여 그래두 자기랑 같이 나눠끼는 반지니까 의미가 있잖아.
손가락 줘봐.
남 ......
여 딱 맞네. 나두 끼워줘봐.
남 .......
여 왜?
남 왜 자꾸 이런 생각이 드는건지는 모르겠는데...
여 응?
남 니가 너무 좋고. 너무 이쁘고.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자기 만날 때마다....
똑같은 생각이 들었어. 내가 널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가....
여 그게.. 무슨 소리야?
남 나는 너한테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사람인데...
내가 욕심을 내고 있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
여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
남 ........
여 말 빙빙 돌리지 말고 그냥 해도 돼.
헤어지고 싶은거지 나랑...
(M) 이별하는 날 - 서후
남 말했잖아. 니가 싫어서가 아니야. 니가 좋아. 그런데.
여 알아. 감당이 안된다는거지.
내가 만나는 남자들이 마지막에 하는 말은 둘 중에 하나야.
나는 니가 감당이 안돼.
아니면....넌 내가 생각했던 여자가 아니야.
남 .......
여 처음에 내 겉모습만 보고 나한테 다가왔던 남자들은..
내가 밥도 잘먹고 털털하게 굴면...
자기가 생각했던 모습이 아니라고 하면서 가버렸어.
남 .....!
여 그래서.... 그 남자 환상 깨주기 싫어서
밥도 조금만 먹고.. 공주처럼 굴면...
또 그래서 싫대. 감당이 안된대. 도대체 나보구 어쩌라는거야?
(M)
나도 여자랍니다 / 장나라
(E) 눈 밟으며 뛰어가는
남 야... 조심해. 너 미끄러져.
여 됐어. 평생 나를 지켜줄 거라는 둥... 보호해주고 싶다는 둥...
그런 소리들도 다 집어치우라 그래!
남 내가 보고 싶었던 건... 진짜 니 모습이었어.
여 웃기지 마. 그랬으면 당신은 실망했을걸?
당신 환상 속에서 바라는 내 모습이 뭐였어?
겉모습은 천사처럼 예쁘고.. 마음 씀씀이는 착하고..
그러면서 자기 일도 열심히 할 줄 알고... 검소하고..
그런 완벽한 여잔거잖아!
그러는 당신은 그렇게 완벽한 남자야?
남자들 다 똑같아. 똑같은 속물이야.
나한테 그렇게 바라는 거 많으면서, 왜 나는 남자한테 바라는 게
많으면 안돼?
남 난.... 니가 지금 하는 말... 잘 모르겠어.
알아들을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역시 잘 모르겠어.
나는 그냥 니가 좋았고. 너랑 같이 있고 싶었는데.
너는 자꾸 다른 나랑 같이 있고 싶어하는 것 같았어.
더 큰 차를 가져야 할 것 같았고.
더 멋진 직업을 가져야 할 것 같았고.
더..더... 다른 나로 스스로를 포장해야 할 것 같았어.
그래서 너를 속이는 것 같아서... 자신이 없었던 것 뿐이야.
(M)
남자라서 웃어요 / 김장훈
남 크리스마스 이브에.. 우린 결국 헤어졌다.
서로 알아듣지 못할 말들만 남긴 채.
결국은 서로가 맞지 않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봄이 왔다.
(E)병아리 소리
남 학교 앞에는 매년 오는 할머니가
병아리들이 가득 든 상자를 가지고 왔고.
아이들은 조물조물 그 곁에 모여서
병아리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E) 걸어가는
남 차를 팔아치운 나는 터벅터벅 걸어서
버스 정거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E) 오락실 뿅뿅 소리
남 그런데. 작은 문방구 앞에
100원짜리 오락기계에 어떤 여자가 딱 붙어앉아
오락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무렇게나 틀어올린 머리에 츄리닝 차림.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있는 여자였다.
이 시간에 저러고 있다니... 참 한심하기도 하다 생각하며
고개를 돌리려는데. 다시 보니 그 모습이 참 낯익다.
남 윤은서.
여 (화들짝/ 나름대로 음성변조) 누..누구세요?
남 은서 너..맞아?
여 은서라뇨? 저는 모르는 사람인데....
(E) 뛰어가는. 뛰어가서 잡는
남 모르는 사람이야?
여 왜 이러세요. 나 진짜 윤은선지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니까.
남 윤씬 건 어떻게 알았대? 난 그냥 은서라고 그랬는데.
여 네? 아...그...그게...
남 이러고 있으니까 진짜 몰라 보겠네. 딴 사람 같네.
여 놔 이거....
남 못놔.
여 놓으라구.
남 앞으로 그냥 이러고 다녀.
여 뭐? 오늘은 내가... 좀 짬이 없어서 어쩌다 보니까 이렇게 나온건데..
남 이러고 다니면, 차 없이... 그냥 이렇게 손 잡고 다녀도 괜찮을 것
같잖아.
여 .......
남 아무데나 들어가서 떡볶이도 먹고 오뎅도 먹고....
여 .......
남 공원에서 산책도 하고. 잔디밭에 아무렇게나 드러누워서 낮잠도
자고..... 그래도 될 것 같애. 지금 니 모습이라면.
여 나보구..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다니라구?
남 편하게 해. 그냥... 편하게.
여 ..........
남 그렇게..... 한번만 더 만나보자. 서로 맨얼굴 내놓고.. 한번만 더.
남 그녀는 망설이는 걸까.
햇살 아래서.... 큰 눈망울을 반짝이며 나를 본다.
나는 대답을 기다린다.
(M) 주제음
2007-12-05(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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