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11월 27일 (화) 골든디스크 김기덕입니다 / 차 한 잔 하시죠
이선희 - 제 욕심이었나 봐요. - 초등학생 아들의 성적이 뚝뚝 떨어지는 걸 보면서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누굴 닮았는지 학원 보내도 PC방으로 사라져, 맨날 학원에서 전화오게
만들고, 집에서 공부하라고 하면 아프다고 꾀병이나 부리면서 책과 담을 쌓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자율을 강조하는 남편과 달리, 직접 아들성적을 챙겨야겠다고 마음먹고 과외 선생을 자처했습니다. 혼자 공부하게 놔두면 10분을 못 참고 인터넷 만화나 들여다봤는데, 제가 옆에 있으니까 이런 짓은 막을 수 있었죠. 그런데 막상 공부를 직접 가르쳐보니 아들 땡땡이는 잡았지만 다른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아들 교과서에 나온 내용들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진도가 나가지 않더군요. 그래도 내가 학사출신인데 아무리 그동안 공부를 안 했어도, 초등학교 수학 하나는 가르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 했는데, 몇번씩 들여다봐도 쉽게 풀 수 없는 문제들만 보였답니다. 그래서 첫날은 ‘니 실력을 알아보겠다’며 자율학습 테스트만 시키고 부랴부랴 나왔습니다. 남편에게 앞으로는 당신이 아들 공부 좀 챙기라고 했더니 남편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여보. 예전처럼 ‘사’ 자 들어가는 사람들만 출세하는 게 아니고, 요즘엔 게임만 잘하고 춤만 잘 추고, 또 글 하나만 잘 써도 명예와 부를 얻을 길이 많으니까 애가 원하는 걸 즐길 수 있게 해주면 되는거야~” 어떤 부모들은 조기유학이라며, 자식을 위해 모든걸 다 바치는데 남편은 조기는 반찬이면 충분하다며 아무 정체성도, 우리 말도 잘 모르는 애들을
왜 비행기 태우냐며, 그런 돈 있으면 삼겹살에 소주나 실컷 마시겠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남편의 말이 백번 옳았습니다. 어쩌면
저는 진정 아들을 위했던 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체면을 살리려는 제 욕심이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아들이 열심히 뛰어놀다보면 이봉주 선수처럼 세계 속에 한국을 빛내는 마라토너가 될 수도 있을테니, 좀 더 남편 말에 귀를 기울여야 겠습니다. 신청곡: Your song / Elton John 영국 출신의 팝 가수 '엘튼 존'의 1970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8위 기록.
김영복 - 모녀의 협공 - 저는 요즘 마누라와 담배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제가 재수시절부터 몰래 담배를 피기 시작했으니, 흡연 경력은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일이 막히거나,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인터넷을 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담배에 손이 가게 됩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내가 은근슬쩍
엄포를 놓더군요. “여보.. 이제 당신 나이도 생각해야죠~” “아니, 내 나이가 어때서? 아직도 애 등에 업고 마라톤 완주할 자신있다구!”
“여보,, 건강이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거 아니잖아요~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유지해야 나중에 나이 먹고 고생하지 않잖아~ 그러니까 얼른 담배 끊어!”
처음엔 어림 반푼 어치도 없는 소리 말라고 일축했는데 아내의 행동이 지능적 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용돈을 내걸더군요. 담배를 피면 한 가치당 용돈
3천원을 삭제하겠다고 했고, 반대로 1시간을 참으면 5천원을 인상 시켜주겠다고 했죠. 쏠쏠한 제안이라 만원뿐인 제 하루 용돈을 인상시켜 보려고 했는데, 저도 잔머리가 돌았습니다. 아내 앞에서만 피지 않고 시간 때우면 일석이조 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집에서만 피지 않고 밖에서 폈는데, 전생이 뭐였는지 아내의 냄새 맡는 실력이 저희집 애완견을 능가했습니다.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제 입에서 구강청결제가 냄새가 나면 바로 담배 폈다는 사실을 알았내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청결제 대신 껌을 이용했는데, 손가락과 옷에서 나는 냄새까지는 지울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아내한테 금연선언을 취소했는데, 이제는 제가 담배를 물면 애를 옆에 놓습니다. 간접흡연이 어린애한테 얼마나 큰 불이익을 주는지 녹화한 뉴스보도를 수차례 반복재생하면서 압박을 넣더라구요. 그리고 딸도 저에게 이렇게 칭얼댑니다. “아빠 담배 피지마. 아빠 목이 굴뚝이야. 나는 담배 피는 남자는 죽어도
만나지 않을꺼야~” 그래서 결국 저는 두 여자의 공략에 결국 무릎을 꿇고
흡연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담배야~~ 이젠 정말 안녕이다! 신청곡은 잘 나가던 시절을 그리며. ABBA의 Dancing Queen~
장명옥 - 10남매의 아버지 - 저는 전라도의 전형적인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다른 집과 다른 게 있다면 식구들이 좀 많다는 거지요. 저희 아버지 어머니는 슬하에 자식
열명을 두셨습니다. 대부분 이런 경우 딸 부잣집에서 아들 낳으려고 많이 낳았나 보다 생각하시겠지만 그것도 아닙니다. 5남 5녀씩 공평하게도
두셨죠. 그중 저는 열째, 막내딸이랍니다. 자식 사랑이 유별나셨던 아버지는 막내딸인 저를 유난히도 예뻐하셨습니다. 어른들은 가끔씩 애들한테 이런 질문 많이하죠.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저는 항상 두 번도 생각하지않고 아빠가 좋다고 대답했습니다. 지금 제가 엄마가 되어 생각해보니 그때
어머니는 무척 서운했을 듯 싶네요. 제가 고2 여름 방학 때의 일입니다. 친구 이모가 서울에서 봉재공장을 하시는데 친구가 방학 한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고 하더군요. 생전 돈이라곤 벌어보지 못했고 집을 떠나 볼 수 있는 기회라서 어린 마음에 호기심이 가득해서 저도 간신히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친구랑 함께 갈 수 있었습니다. 봉재공장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한달을 보냈고, 처음 내손으로 번 목돈이 손에 쥐어 졌습니다. 제일 먼저 부모님의 선물을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아버지껀 와이셔츠를 샀습니다. 처음으로 막내딸에게 선물을 받으신 아버지는 너무 기뻐하시고 대견해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해 늦은 가을 이른 아침, 아버지는 누구에게도 말한마디 남기지 않으시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큰 키에 잘생긴 외모, 내가 사드린 와이셔츠를 입고 나들이 하시는 멋진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결국 한 번도 보여주지 않으시고 그렇게 가셨습니다. 자식을 많이 낳으면 나라에서 상 주는줄 알았다고 가끔씩 우스개 소리를 하시던 아버지.
사람들에게 저를 소개할 땐 항상 우리 열째 막내딸이라고 크게 말씀하시던 우리 아버지.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의 지갑 한쪽엔 항상 아버지의 사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자리는 영원히 아무에게도 내어주지 않을 것입니다. 아버지!!! 하늘나라에서 막내딸 매일 지켜보고 계시죠?????
항상 열심히 사는 모습 보여드릴께요! 사랑해요......... 신청곡: Goodbye / Jessica
스웨덴 출신의 여성가수 제시카의 1998년 데뷔 히트곡.
박나림의 차 한자 하시죠
최귀옥님 사연
김옥자 - 국화꽃을 보면서 - 베란다 창문을 열어보았습니다. 찬 바람이 확 밀려들어오네요.
바라다 보이는 앞 동 잔디밭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 아래 수북이 떨어진 낙엽을 무심히 바라보다 그 옆에 피어있는 자주색의 국화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주색 국화꽃은 우리 친정어머니가 가을 꽃 중에 제일 좋아하시는 꽃이랍니다. 하얀 무서리가 내릴 때까지 우리 집 뒤뜰에 피어있던 짙은 자주색 국화꽃. 어머니는 그 국화꽃 잎사귀을 따서는 창호지 바른문에 예쁘게 놓고, 또 한번 살짝 창호지를 덧대어 붙이셨죠. 우리 집 방문 중간에 달려있는 둥그런 고리로 문을 여닫고 했는데, 문고리 옆에는 언제나 예쁜
꽃잎이나 잎사귀가 덧대어 붙여져 있었습니다. 고만고만하게 다섯이나 되는 어린자식들이 문고리잡고 매일 열고 닫고 하면, 새로 깨끗하게 바른 창호지 방문은 언제 새로 발랐나 싶게, 여기저기 손가락 굵기만한 구멍이 슝슝 뚫려 있기 일쑤였습니다. 뚫어진 방문에 창호지 잘라 바르고 꽃잎 넣고 덧대어 창호지 바르면 잘 안뚫어지거든요. 그래서 우리집 창호지 문에는 다양한
꽃잎이 들어있었답니다. 코스모스꽃잎도 있고 빨간 단풍잎도 있고, 노오란 은행잎도 있었구요. 낮에 보면 꽃잎 넣어 바른 창호지 방문이 별로 안 예뻐 보이지만, 깜깜한 밤이 되어 전깃불을 켜면 창호지 문에 붙여진 꽃잎이 어린 눈에도 정말 예뻤거든요. 어린 우리들이 한살 두살 나이 먹어감에 따라 창호지 방문에 구멍 나는일도 적어졌지만, 어머니는 항상 창호지 방문에
예쁜 꽃잎을 넣어 바르셨답니다. 꽃을 좋아하시고 섬세하신 우리 친정어머니는 일흔다섯 그 연세에도 시골집 조그맣게 나있는 창문에 예쁜 꽃잎을 넣어 창호지를 바르신답니다. 창호지 문은 아니지만 국화꽃잎이 다 시들기전에 저도 어머니처럼 방문에 예쁜 꽃잎을 붙여야겠어요.
우리 집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국화꽃을 보니 언제나 잔잔한 추억을 많이 생각나게 해주시는 멀리 계신 어머니가 보고 싶네요.
얼른 어머니 목소리라도 들어야겠습니다. 신청곡: Windflowers / Seals & Crofts 미국 출신의 팝 듀오 '실스 & 크로프츠'의 1974년 발표곡
김미영 - 막내야 잘가거라 - 오늘 제 막내동생이 이사를 갔습니다.
작년에 친정집 아랫방으로 이사와서 살다가 오늘 이사를 갔습니다. 제부의 직장이 구해져서 오랜백수 생활을 마치고 기쁜 마음으로 갔건만
왠지 제마음 한켠이 뭉클해져 옴은 왜일까요... 결혼해서 직장생활 다운 생활을 안한지 오래되어서인지 동생의 마음은
기분은 상기되어 보여 저도 기뻤습니다. 친정집에 얹혀살다보니 이웃들의 수근거림도 감수하고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막내...가 오늘 따라 이뻐보입니다. 제 막내동생은 평범한 동생이 아니고 엄마가 장사하시면서부터 제가 키우다시피 해왔던 남다른 관계입니다. 나이도 열한살이나 차이나서 어쩔때는 동생이라기 보다 자식같이 아프게 느껴지기도 하는걸요...
그래서 동생 결혼 할때 엄마보다 제가 더 많이 울었답니다. 항상 잘살기를 바랬는데.... 같이 사는 동안 동생마음 한번 다독거려주지 못한것이 후회스럽고 미안합니다. 두 조카와 제부랑 건강하고 이쁘게 사는 모습 보고 싶네요... 막내야... 이곳에서 있었던 가슴 아펐던 일이랑 속상했던 일들은 모두 이곳에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곳에서 따뜻한 둥지 틀고 알콩달콩 살아라... 막내야... 언니가 꼭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우리 막내 언니가 정말 사랑한다...잘살아라 신청곡: Goodbye To Love / Carpenters 미국 출신의 남매 듀오 'Carpenters'의 1972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7위까지
2007-11-28(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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