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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14화 - 첫눈
(M) 주제음 (이정석 - 첫눈이 온다구요)
(E) 창문을 드르륵 여는
여 (작게 혼잣말) 어머나... 눈이 오네...
(잠깐 있다가) 첫눈이네...
(E) 전화기 딸깍 드는
여 전화기를 잠깐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는다.
첫눈이 온다고..
남편에게 전화를 해 볼까 싶었는데
들을 말은 뻔했기 때문이다.
남(에코) 눈이 와? 그래서 뭐? 지금 그거 좋다고 전화했어?
참 할 일도 없다. 길막히고 미끄덩거리는데 뭐가 좋냐?
아 끊어. 바뻐.
여 (가볍게 한숨) 그래. 뻔하지 뭐.
(E) 창문을 드르륵 닫고
여 짐을 챙겨넣고.
(E) 가게 셔터문 내리는
여 힘겹게 가게 셔터문을 닫는다.
비와 섞여 내리던 눈이, 이제는 함박눈으로 변해 있다.
난 잠시, 가게 앞 가로등 아래에 서서
펑펑 내리는 눈을 바라보고 있다.
(M) 혼자만의 겨울 - 강수지
(E) 뽀드득.. 눈 밟는 소리
여 벌써 조금 눈이 쌓여 있다.
굽높은 하이힐을 신었지만
눈을 밟아본다.
뽀드득.. 소리와 함께 발밑으로 사그락 밟히는
눈의 감촉이 참 좋다.
그리고 다음 순간.
(E) 쿠당 넘어지는
여 (동시에) 엄마야!!!!
(한참 후) 아우.... 아우.... 어떡해....
아우... 허리야. 엄마야.... 미치겠네.....
(E) 전화벨
여 때마침 남편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여 (아파 죽으며) 여보세요.
남 목소리가 왜 그래.
여 여보.. 나 넘어졌어.
남 (귀찮은) 뭐?
여 가게 앞에서 넘어졌어.
남 당신 또 눈 왔다고 초랭이방정 떨고 뛰어다녔지.
여 누가 초랭이방정을 떨어!
그냥 걸어가는데. 넘어진거야.
남 눈은 어따 두고 다니냐? 애도 아니고, 어른이.. 눈 그거 좀 왔다고
자빠지기나 하고.
여 말을 그렇게 밖에 못해?
지금 허리 나간 것 같애. 아파 죽겠어.
남 그런데 왜 나한테 전화를 해.
근처에 병원을 찾든가... 안되면 119를 불러야지.
내가 지금 거기까지 갈 수 있냐?
여 아니.. 못오면 못온다고.. 미안하다고.. 조심해서 병원엘 가든가..
누구 다른 사람을 부르라고.. 그렇게 말하면 안돼?
나 지금 넘어져서 일어나지도 못하는데...
남 당신이 바보 같으니까 그렇잖아. 내가 여기서 날아가도 거기까지
한시간인데. 그런 나한테 뭘 어쩌라는 거야.
여 아우, 관둬 관둬. 당신한테 전화한 내가 미쳤지. 끊어.
여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겨우겨우 일어난다.
저만치 앞으로
어린 연인이 서로의 손을 잡고
눈을 맞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부럽다.
눈물나게 부럽다.
(M) 러브송 - 칠공주
여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서
혼자서 노래방에 왔다.
멍하게 앉아서
무슨 노래를 부를까..
두꺼운 노래책을 뒤적여보다가
갑자기 왈칵... 눈물이 솟았다.
그대로 노래책 위에 얼굴을 묻고
울어버렸다. 그렇게 한시간쯤 지났을까.
(E) 전화벨
여 남편이다.
그래도 걱정은 됐나보네.
(E) 전화 받고
여 여보세요.
남 어디야?
여 왜.
남 집에 왔는데 밥도 없고.
저녁도 안해놓고 어디 간거야.
여 그럼.. 지금 밥이 없어서 전화한거야?
나, 집에 안들어갔어.
남 아프다며 어딜 싸돌아다녀. 빨리 들어와.
여 못들어가. 나 찾지 마.
(E) 전화 끊고
여 그 인간한테, 나는 밥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냥 밥이다.
(M) 김현정 - 멍
(E) 걷는 소리, 바람 소리 쌩..
여 큰소리를 치고 노래방을 나왔지만
그렇다고 딱히 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십여 분 쯤 길을 걷다 보니
바람도 찼고
아까 넘어져서 다친 허리도 아파왔다.
한번쯤.. 그냥 화풀고 들어오라는 전화만 해줘도
못이기는 척 들어갈텐데.
그는 그런 전화 한통을 안한다.
(E) 포장마차 도마질 소리 등
여 발끝이 너무 시렵고 배가 고파와서
집 앞 포장마차에 들어왔다.
어묵 한그릇에 떡볶이, 그리고 소주 한병을 시켜놓고
뜨거운 국물부터 마신다.
(E) 국물 마시고
여 속이 훈훈해진다.
동시에 또 코끝이 시큰해진다.
우리가 왜.. 이렇게 됐을까.
우리도 예전엔 참.. 좋았었는데.
(M) 우리 정말 사랑했을까 - 브라운 아이즈
여 벌써 10년 전.
대학 졸업반이었던 그와 나는
취업을 대비해 스터디그룹에서
함께 공부를 하고 있었다.
(E) 책 넘기는
(E) 문열고 들어오는
남 어? 왜 아무도 없어?
여 선희랑 재원이, 약속있대요. 미라는 아프구.
남 야... 아무리 그래도 우리 둘 뿐이야?
여 그러게요. 오늘 눈 온다고 그런 거 아닌가?
남 그런가.... 너는 눈 오는데 약속 없어?
여 대학 4학년은 고3보다 더 힘든데. 약속은 무슨...
남 그런데.. 미라가 오늘 발제해 오기로 했잖아.
준비된 것도 없이 스터디하기 좀 그렇지 않나?
여 그럼.. 하지 말까요?
남 애들이랑 진도도 맞춰야 되고...
낼모레 다시 만나서 하지 뭐.
여 (잠깐 생각하다가) 그래요 그럼.
(E) 책 덮고
남 너는.. 약속 있어?
여 아뇨? 스터디 있는 날엔 약속안잡아요.
남 그냥 가기도 뭐하고...
그럼 학교 앞에서 치킨에 맥주라도 한잔 할래?
(M)
애주가 / 싸이
(E) 맥주잔 부딪치고
여 맛있다. 눈 오는 거 보면서 먹으니까, 더 맛있다.
남 근데 넌 눈 오는날 만날 남자친구도 없냐?
여 고..공부하느라 바빠서 그렇죠 뭐.
남 그래? 선희랑 미라도... 공부 열심히 하는데
남자친구도 있잖아.
여 그거야.... 아직 마음에 드는 사람을 못 만나서... 그렇죠.
남 은서 너도... 그 안경...
여 아..안경요?
남 어... 검은 뿔테 안경 그거...
너무 공부 잘하는 애 같애.
여 공부 잘하는 애처럼 보이는 거 좋잖아요.
남 그래도... 벗어봐 안경...
여 왜... 갑자기 안경은 벗어보라고....
(E) 안경 내려놓고
여 됐어요?
남 훨씬 낫네. 너 렌즈 껴라.
여 훨씬... 나아요?
남 그래. 넌 눈이 이쁘고.. 얼굴이 작은 편이라...
여 ......내 눈이.. 이쁜가..
남 그리구 머리도... 그렇게 꽁지머리로 맨날 묶고 다니지 말고.
풀든가... 단발로 정리를 하든가...
여 오빠가 나한테 그렇게 관심이 많은지 몰랐네요.
남 어? 아니.. 관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내가 원래... 안꾸미고 다니는 여자들 보면 좀 그래.
여 좀 그래..요? 뭐가요?
남 좀 안타까워. 더 이쁠 수 있는데 왜 저러고들 사나..
여 ...아...
남 요새 제일 안타까웠던 아이가.. 너야..
(M) 못난이 콤플렉스 - 영턱스클럽
여 맥주를 조금 마시고, 나오니
학교 앞은 눈으로 가득했다.
버스도 다니지 않았고.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여 엄마야.. 아우 미끄러워.
남 야, 나 잡아.
여 우리집이야 가까우니까 걸어가면 되는데. 오빤 어떡해요?
남 괜찮아. 안되면 동아리방에서 자도 되고.
여 거긴 춥잖아요.
남 난로 켜고 자면 잘만해. 예전에도 몇 번 그런 적 있어.
여 나는 그의 팔을 잡고 걸었고.
골목 어귀에 있는 우리집 앞에 이르렀다.
여 다 왔어요.
남 여기가 하숙집이야?
여 네.
남 아..
여 우리는 잠깐 어색하게 마주보며 서 있었다.
그리고.
남 은서야.
여 네?
남 잠깐... 안경... 다시 벗어볼래?
여 왜요?
남 그냥... 다시 한번 봐보게.
여 내가 안경을 벗었을 때.
그가 갑자기 입맞춤을 해왔다.
그와의 첫키스였다.
(M) 영화 리멤버 타이탄 중 - Ain't no mountain enough
----------------------------1부 끝 ----------------------
* 잠시 뒤 2부가 시작됩니다.
여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보다 첫키스가 앞섰던 그때
그 다음 스터디 시간.
난 왠지 그의 눈을 바라볼 수가 없어서
책에 고개를 묻고 한번도 눈을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표정을 볼 수가 없었다.
사실은 보고 싶었는데.
왜냐면...
난 안경을 벗고 머리를 풀었기 때문이다.
(M) Will
You Dance / Naomi & Goro
(E)걸어가는데, 뒤쫓아오고
남 야. 윤은서.
여 (일부러 밝게, 하지만 좀 어색한) 어? 오빠. 왜..요?
남 어.... 그냥.... 같이 가자고.
(E) 말없이 걷고
남 야... 그저께 온 게... 그게 첫눈이었다며?
여 네? 그렇죠. 올해... 첫눈....
남 난 그것도 몰랐다. 그전에 한번 오지 않았나?
여 아니에요. 그게... 첫눈이었어요.
남 그래.... 그랬구나.
여 ....네....
(사이)
남 저기.. 그저께 일 있잖아.
여 아니에요. 저 괜찮으니까. 부담갖지 마세요.
남 누가... 부담 갖는대?
여 아니... 혹시라도...
아니면 됐구요.
남 근데 우리가 어쩌다가... 첫눈오는날 같이 있게 됐냐.
여 네?
남 아니.. 첫눈 오는날.. 같이 있고. 또 첫키스까지...
여 (민망하고) 그만하세요. 그냥 실수였다고..생각하면 되죠.
우리가 애들도 아니고.
남 야. 애들도 아니니까... 서로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지.
여 무슨.. 책임요?
남 그럼 너... 그냥 나몰라라 할라 그랬어?
여 무슨 소리에요 그게...
남 키스를 했으니까... 사귀는 게 순서지.
여 저는... 그럴 맘 없어요.
여 그럴 맘이 있었는데. 말은 반대로 나왔다.
그는 약간 당황하는 듯하더니, 갑자기 내 손을 잡았다.
남 야. 내가... 말은 좀 퉁명스럽게 하고. 그래도.
내 여자한텐 진짜 잘하는 놈이거든?
나 한번 믿어봐. 잘해줄께.
여 네?
남 오빠 믿어보라구.
(M) 오빠만 믿어 - 박현빈
여 그리고 우리는 사귀게 됐다.
처음엔 다른 사람들 몰래 연애를 했지만
결국 모두에게 들켰고.
그래서, 졸업 직전의 겨울을
둘이 함께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E)걷는
여 오빠...
남 왜?
여 우리.. 10년 후에 첫눈 오는날. 저녁 7시에.
학교 앞에서 만나자.
남 왜?
여 그냥... 원래 연애할 때 그런 약속 하는 거 아니야?
남 (어이없고) 그럼 넌 만나는 남자마다 그런 약속 한거야?
여 아니이...
남 ....왜? 다 하지? 그럼 그 중 한놈은 나올 거 아냐.
여 치.... 나 연애 처음인데?
남 뭐???
여 나 정신 못차리는 거 보면 모르겠어?
나 연애 처음이야. 오빠가 처음이야.
(M) 첫사랑
/ 박화요비
(E) 캐롤 나오고
여 오빠. 내일 또 눈온대.
남 그래? 올해는 눈이 많이 오네.
여 오빠. 우리 스키장 갈까?
남 또?
여 스키 배우니까 너무 재밌더라. 또 가고 싶어졌어.
남 안돼. 나 이번주에 면접 있잖아. 준비해야지.
여 눈올 때 스키타면 진짜 재밌을텐데.
남 야, 너 그러다 다 떨어져. 공부 안해?
여 오빠가 취직해서 나 먹여살려.
남 뭐?
여 농담이야. 놀래긴....
남 사귀기 전엔 공부만너무 열심히 해서 탈이더니..
너 연애하면서 공부는 완전히 뒷전이다.
여 치... 나는 사랑에 올인하는데.
오빤 너무 공부만 해.
남 얌마... 내가 그럼 너랑 띵가띵가 놀러 다니면
그게 널 사랑하는 거겠냐?
여 .....응?
남 그래서 우리 둘 다 취직도 못하고 손가락 빨고 있으면
니가 나한테 시집이나 올 것 같애?
여 시..시집? (살짝 떨리지만) 오빠 앞서간다 너무...
남 야. 그럼 너 나한테 시집도 안올거면서 나랑 연애해?
여 아니 뭐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남 나 가지고 논거야?
여 아니.. 뭐 그렇대?
남 아니면...
여 그래. 알았어. 공부 열심히 해.... 나중에 시집가게.
(M) 마이러브 - 심은진 (어린신부)
여 그는 취직을 했고.
나는 계속해서 낙방을 했다.
결국, 포기하고. 자격증을 따서
퀼트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재료를 팔기도 하는 가게를 얻었다.
(E) 셔터문 내려주는
남 야... 이거 꽤 힘들다.
여 응.. 하루종일 아줌마들 상대하다가
여기 셔터문 내리는 거 진짜 힘들어.
남 앞으로는 나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
내가 다 내려줄테니까.
여 진짜?
남 그럼..
여 이랬던 그였다.
그렇게 결혼하고, 몇 년이나 지났다고.
그는 완전히 변해 있었다.
(E)전화하고
여 여보.
남 왜...
여 나 기다릴까?
남 뭘...
여 (코맹맹 소리) 아니.. 여보가 가게 셔터 내려줘야지.
남 (무심한) 어쩌지? 나 오늘 회식 있어서 늦게 가는데. 그냥 내리고 가.
여 아잉... 나 힘들단 말이야.
남 뭐가 힘들어. 너 힘좋드만. 엊그제 쌀가마니도 번쩍번쩍 들더만.
한손으로도 내리겠더라.
여 뭐?
남 나 지금 좀 바쁘거든? 끊자.
여 잠깐만. 여보.
(E) 뚜뚜뚜뚜.....
여 오빠가 여보가 되고 난 후.
그는 더욱 무심해졌고. 더욱 무뚝뚝해졌다.
말 한 마디도 상냥한 법이 없었고.
툭툭 내뱉어지는 말들에... 온기없는 눈빛에....
난 자꾸만 상처를 받았다.
작은 상처라... 늘 그냥 넘어갔지만.
그 상처들이 아물지 못하고 자꾸만 덧나면서
나는... 어느 순간 깨달았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M)춘자 - 사랑이 뭐길래 (중간..부분. 사랑이 뭐길래...)
(E) 현관 문 열고 들어서는
남 뭐하다 이제 들어와.
여 ......
남 밥도 안해놓고.
여 내가 당신 밥이야?
남 뭐?
여 나 보면 밥만 생각나?
나도 하루종일 일해. 밥 한끼 쯤 당신이 해결하면 안돼?
남 왜 신경질이야.
여 신경질 안나게 했어?
남 내가 뭘 어쨌는데.
여 나... 생각해 봤는데. 그만할래.
남 뭘 그만해.
여 아무 의미도 없잖아. 이런 결혼 생활.
남 뭐?
여 연애할 땐 이럴 줄 몰랐어.
부자가 될 거란 기대도 안했고, 떵떵거리며 살 거란 기대도 물론
안했어. 그냥.. 소박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거든?
그렇게 사랑해서 결혼했으니까.
중매로 조건 맞춰 결혼하는 친구들 내가 얼마나 비웃었는지 알아?
걔네들은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어떻게 살까... 돈만 있으면
단가...이러면서.
남 .........
여 그런데 나 요즘 걔네들이 너무 부러워.
어차피 결혼하면 없어질 사랑인데. 왜 그렇게 매달렸는지
내가 바보 같고.
남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여 말했잖아. 그만하겠다고. 우리 그냥 갈라서자구.
(M) Goodbye
My Love / 백미현
(E) 찻잔 내려놓는
남 한잔 마실래?
여 됐어.
(E) 차숟가락으로 젓고
남 눈 많이 오네.
여 .....
남 (말투는 무뚝뚝) 나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결혼하고. 니가 내 사람됐다고 생각해선지..
아니면 우리가 너무 오래돼선지.
마음에 안드는 것만 보여.
길 못찾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건망증 심해서 맨날 열쇠 잃어버리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자주 넘어지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여 그만해. 그렇게 열거해주지 않아도
당신이 나 마음에 안들어하는 건, 너무 잘 아니까.
남 그냥 그건.. 마음에 안 든거지.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야.
그러니까.. 걱정되고. 어쩔땐 더 잘했으면 좋겠고.
몰라.. 나도. 그냥 그런 마음들을... 거칠게 표현하게 돼서....
여 ......
남 암튼... 그런 걸로 당신 맘 상해하는 거 잘 아는데.
도닥여주지 못하고. 내버려둬서... 그건....
........미안하게 생각해.
(M) Way back into love
여 나도.. 차 한잔만 줘.
(E) 찻잔 소리
여 그래도... 오늘은 진짜 서운하더라.
내가 아까.. 허리가 얼마나 아팠는지 알아?
남 나도 서운한 건 마찬가지였어.
여 (기막히고) 당신이 그렇지. 어이없다. 뭐가 섭섭해 당신이?
남 니가 안나왔잖아.
여 뭐?
남 10년후에 보자며. 첫눈 오는날. 7시에.
여 ..........뭐?
남 그땐 진짜 생각이 없었지. 7시가 뭐냐 7시가.
눈 오는날 차 더 밀리는데.
한 9시나... 그렇게 시간을 정했어야 했는데.
여 ...... 그럼... 학교 앞에 갔었어?
남 넌 기억도 못했지?
여 아니... 기억은 했는데. 당신이 알고 있을 줄은 몰랐지.
남 안 오길래, 간만에 맥주나 하자고 전화했는데
길바닥에 자빠져서 징징대고 있길래... 짜증낸거야.
여 아니 그럼..그렇다고 말을 할것이지..
남 말하면 김새잖아. 알아서 찾아와서 만나야 재밌지 그런 건.
여 그건 그렇지만....
남 어떻게 이혼서류는 내가 먼저 작성해서 줄까?
여 무..무슨 이혼서류.
남 갈라서자며.
여 그래. 갈라서. 좀 생각 좀 해보고.
남 결심을 했으면 실천하지 왜...
여 사람이 신중해야지... 막 결심했다고 막 실천하고 그러냐 뭐?
아 배고파. 라면 없나?
남 하나 있길래 내가 먹었다.
여 하여튼... 사람이 이렇게 배려가 없어. 슈퍼 가서 좀 사와.
남 싫어 추워.
여 그럼 같이 가.
여 귀찮다는 듯이 주섬주섬 양말을 주워신는 그를 보며
그동안 얼었던 마음이 순식간에 녹아버린다.
참... 가벼운 미움이다.
말 한마디에도, 기억 한 조각에도 사라져버리는
가벼운 미움.
창밖으로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M) 주제음
2007-11-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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