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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3일 (화) 골든디스크 김기덕입니다 / 차 한 잔 하시죠
You And Me Song / Wannadies 스웨덴을 대표하는 록 그룹 '워너디스'의 1996년 발표곡으로 상큼한 느낌을 주는 선율과 모던 록 분위기의 연주가 멋진 조화를 이룬 노래.
김윤희
- 엄마의 심정 -
저는 작년 11월에 결혼한 예비 엄마입니다. 처음 병원에서 "축하합니다~
임신입니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땐, 온 세상이 예쁜 꽃으로 가득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한 달 두 달 태교도 하고, 좋은 음식도 먹으면서 엄마의
준비를 조금씩 하고, 뱃속 아기의 태동을 느낄 때마다,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꼈지요. 그런데, 희한한 것은 그럴때마다 엄마가 너무 너무 보고 싶은
겁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왜 그렇게 말도 안 듣고, 엄마만 미워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춘기 시절, 예쁜 옷에 한껏 멋부리고 싶어,
엄마에게 옷 좀 사달라고 하면, 엄마는 나중에 사주신다고 하셨지요.
하지만 엄마는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항상 제가 원하는데로 예쁜옷도
사주시고, 용돈도 주셨습니다. 그 돈이 엄마가 힘들게 사과 상자 날라가면서, 남의 집 품 팔아서, 힘들게 농사지어서 얻은 돈이라는걸 알면서도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엄마는 ‘니가 커서 니 자식 낳아 봐라.
그럼 엄마 심정 알 거야’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제야 그 심정을
알 것 같습니다. 이제 12월이면 예쁜 우리 아기가 태어납니다.
우리 이쁜 아기에게 이것도 해주고 싶고, 저것도 해주고 싶지만,
다 해주질 못한다 사실을 알기에 조금을 서글퍼 집니다.
아마 우리 엄마도 저와 같은 심정이었겠지요.
10년이란 세월이 훌쩍 넘어서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엄마 미안해... 그 때는 왜 그랬는지 몰라.. 엄마 고마워요. 나 이렇게
예쁘게 키워줘서, 그리고 너무 너무 사랑해..."
신청곡: I'll Be There For You / Bon Jovi
미국 출신의 록 밴드 ‘본 조비’의 1989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1위 기록.
전은숙
- 남편의 질투 -
해외출장을 다녀오신 친정 아버님께서 애들 주라며 녹용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되레 제가 드려야지 아직 젊은 저희한테 이런 걸 왜 주시냐고 했더니, 그렇게 아쉬우면 엄마 몰래 비상금이나 입금시키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자정이 넘어서까지 학원과 공부에 시달려
얼굴이 반쪽이 된 애들에게 약을 지어 먹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녹용이 감쪽같이 사라졌더군요.
애들이 먼저 집어갔을리는 없고, 도둑이 들어왔다면 고작 그것만 들고 갈리도 없어서 온종일 집안을 뒤졌지만 끝내 봉투도 찾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자, 내가 꿈에서 사슴을 만났는데 너무 생생해서
현실로 받아들였다는 엉뚱한 마음까지 들었답니다. 그런데 저녁때 들어온
남편이 보약을 들고 온것이 아닙니까. 저는 남편이 애들을 위해서 미리
약을 지어왔는줄 알고, 뽀뽀라도 해주려고 했더니만,, 아 글쎄.. 자기꺼라고
하더라구요. “아버지가 애들 주라고 주신 용을 당신이 먹으면 어떡해~”
“아, 애들만 이 집 가족이야? 나도 죽겠어. 가장인 내가 살아야지
우리 집이 돌아가지. 내가 지쳐봐. 애들 학원비도 못 벌어. 그러니 나도
먹고 힘 좀 내자. 애들이 무슨 보약이니??”
아니,, 무슨 어른이 이렇습니까. 애들 먹이라는 녹용을 몰래 들고 가서
자기 약으로 만들어 버리는 아빠가 어디 있냐구요. 하지만 남편은 제 눈에
애들 밖에 안보이는 것 같다고 되레 불만을 토해 냅니다.
자기는 챙겨주지 않고 애들만 위한다면서 삐쳐있는 남편.. 정말 어른이
맞는지 의심스럽습니다. 혹시 제가 빼돌려서 애들 줄지 모른다며 보약을
회사에서 가져오지도 않습니다. 마흔 네살이라는 나이를 어디로 먹었는지
의심스러워서, 제가 남편 신분증 좀 다시 한번 확인해야 겠습니다.
신청곡: You Raise Me Up / Westlife
영국 출신의 4인조 팝 그룹 '웨스트라이프'의 2005년 작품.
손현영
- 나의 두 번째 신랑, 우리 아들 -
오늘, 유치원에서 돌아온 다섯 살난 큰아들 녀석이 다짜고짜 말문을
열었습니다 "엄마, 나도 엄마랑 결혼하고 싶어요!!"
"뭐라구? 수민이는 채은이랑 결혼한댔잖아. 엄마는 벌써 아빠랑 했는걸.."
그랬더니 녀석은 "아빠도 엄마랑 결혼했으니까, 나도 엄마랑 할래" 라며
볼멘 소리를 하는겁니다. 녀석의 기대를 져버리기 싫어 얼떨결에 결혼 약속을 하고 이야기를 끝내려고 했지만 아들은 계속 말을 이었습니다.
"엄마, 결혼하려면 반지 있어야 하잖아. 내가 반지 사줄게. 우리 같이
반지 사러 가자. 응?" 녀석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작은 수퍼마켓이었지요. 저를 문 앞에서 기다리게 한 뒤, 한참동안 가게 안을 헤매고 다니던 녀석은 조그만 사탕 봉지 두 개를 집어 들고 계산을 하더군요.
녀석의 손에 들려져 있는 봉지를 열어보니 반지 모양의 사탕이었습니다.
손가락에 끼고 빨아먹을 수 있는 사탕이었지요. 녀석은 어떻게 알았는지
반지를 꺼내들고는, "엄마, 우리 이제 결혼한거야. 알았지?" 하며 제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며 좋아했습니다. 반지가 너무 작아 새끼손가락에 겨우
들어갔지만 행복에 겨운 미소가 번지더군요. 퇴근해 돌아온 남편에게
반지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했더니,, "야, 이 녀석아! 엄마는 아빠랑 먼저
결혼했으니까, 넌 니 여자친구랑 해" 녀석은 싫다며 꼭 엄마랑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잠이 들었습니다. 큰 아이 덕분에 저는 결혼을 두 번이나
하게 되었지만, 두 남자에게서 청혼을 받았으니 행복한 여자 아닌가요?
사랑하는 아들들과 남편이 있어 행복한 주부가 보냅니다.
신청곡: Happy Girl / Together
스웨덴 출신의 남성 3인조 댄스 그룹 '투게더'의 1997년 작품.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변주영님
사연
박혜순
- 저 아이가 커서 대통령이 되었으면... -
다시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때가오니, 5년 전 만났던 한 아이가
생각납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밤낮없이 시끄럽던 그 때,
해질녘이면 꽤나 쌀쌀했던 원주에서의 12월 이었습니다.
감기몸살로 이비인후과를 찾았을 때, 어느 작고 남루한 할머니가 몸이
성치 않은 한 남자아이랑 병원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추운 겨울인데도
아이는 얇은 티셔츠를 입고 있더군요. 한쪽 구석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차례를 기다리는 초라한 그들을 보며 저는 생각했습니다.
‘왜 저렇게 힘드신 할머니가 몸이 불편한 손자를 데리고 오셨을까...
엄마가 없을까... 엄마 아빠 없이 할머니 홀로 손자를 키우시나.....’
간호사가 할머니를 불러 주소를 묻자 아이가 일어나 대신 주소를 불러주는데, 그 발음도 정확치 않았습니다. 몇 번의 확인 끝에 간호사는 주소를
받아 적었지요. 그러는 동안 그 아이의 태도는 매우 조심스럽고 수줍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에 마음이 짠해, 저는 제 진료가 끝나고도 그들의 진료가
끝나길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그들의 차례가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지 못한 일이 일어났지요. 남자 아이가 진료실에 들어가리라 생각했는데,
할머니가 천천히 일어나 들어가시는 거였습니다.
‘아니~ 저 아이가 할머니를 모시고 온거야??? 할머니가 환자네~’
진료가 끝나고 병원을 나섰습니다. 거리는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습니다. 저는 두 사람이 약국에 들러 약을 받는 것까지 숨어서 지켜보았지요.
그 아이는 할머니 곁에 바짝 붙어 매우 섬세하게 할머니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건널목 신호등 앞에 섰고, 초록불이 들어오자 저는 그만 어두운 거리 한켠에서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자기 한 몸 걷는 것조차 불편한
그 아이가 왼손을 가만히 들어, 할머니 등뒤로 감아 허리를 받쳐주며
건널목을 건너는 것이었습니다. ‘아.... 저런 아이가 커서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렇게 마음이 따뜻한 아이가..’ 원주에서 살던 2년 동안
제가 만난 가장 아름다운 아이였습니다.
신청곡: Pretty Boy / M2M
노르웨이 출신의 여성 팝 듀오 ‘엠투엠’의 2000년 작품.
윤정숙
- 나를 위한 선물 -
아이들이 유치원 다니고 학교 다니는 나이가 되니까, 시간 여유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아주 적은 보수지만 오전에만 할 수 있는 일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10년 전, 제법 큰 기업체를 다니다가 결혼과 함께 그만 뒀었는데,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내 몸은 감각없고 세련미 없는 아줌마가 되었고,
내 머리속은 시대에 뒤떨어진 문맹인이 되어버린 듯 했습니다.
그래서 선뜻 사회에 발을 내딛기가 망설여지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무언가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지요. 이른 아침 아이들을
하나하나 챙겨 보내고 길을 나서면, 몸은 고되고 힘겹지만 다들 바쁘게
걸어가는 출근길에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내가 함께 걸어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특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집안 살림에만 전념하느라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나 자신의 모습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겐 다정한 엄마로, 남편에게는 좋은 부인이 되고자 노력은 많이
했었지만, 내 이름 석자 앞에는 어쩌면 그리도 무심했었는지..........
저는 음악을 좋아하는 감성 소녀였답니다. 하루쯤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속에 파묻히고 싶었고, 종로 거리의 영화관앞 커피숍에서 비오는 창밖을 보며 커피도 마시고 싶었지요. 그런데 왜 저는 제 마음의 바램들에게
한번도 호응해 주지 못했을까요? 그래서 저는 이 스산한 가을, 나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합니다. 그건 바로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들과 함께 가겠지만, 나는 그 어떤 옆 사람의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히 깊어가는 이 가을 속에서, 외로운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꾸는 낙엽이 되고 싶습니다.
신청곡: Autumn Leaves / Laura Fygi
네델란드 출신의 백인 여성 재즈 '로라 피지'의 1997년 작품.
2007-10-2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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