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10월 9일 (화) 골든디스크 김기덕입니다 / 차 한 잔 하시죠
Sunshine On My Shoulder / John Denver 미국 출신의 팝 컨트리 가수 '존 덴버'의 1974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기록.
박해지
- 아버지의 사랑 -
저희 아버지는 목수였습니다. 시골 마을에서 집안에 무슨 일거리가 생기면
늘 아버지를 부르셨지요. 몇 번의 망치질과 대패질로 말끔하게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답니다. 멀리 타 지역까지 출장 목수일을
나갈 때면 식사여분까지 챙겨서 훌쩍 다녀오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사고로 다리를 다치신 후로는 목수일을 그만두셨습니다.
항상 적적하신 아버지 모습이 슬퍼보여, 누워있는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혼자서 책상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늘 아버지의 어깨 너머로 봐왔던 일이라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지요.
손에 자꾸 상처만 생기고 해서 그만 포기를 하고 창고에 장비들을 넣어두었습니다. 그런데 며칠후,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제 방에 멋진 책상이 하나
놓여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아버지께서 제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물하신 멋진 나만의 책상이었죠. 이 책상에서 공부를 하면 더 잘되고, 이 책상에서
라면을 끓여먹어도 더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이 책상과 20여년을 늘 함께 했습니다. 결혼 후, 가계부도 쓰고, 십자수도 놓고, 아이들 육아일기도 쓰는 소중한 책상이지요. 근데 아이들이 뛰어 다니다가 그만 책상다리를 하나
부러뜨렸지 뭡니까. 남편은 잘됐다싶어 내다 버리라고,, 구닥 다리 같은걸 왜 그렇게 애지중지하냐며 짜증을 내더군요. 저는 몇번을 망설였지만 결국 접착제로 부러진 다리를 붙이고, 책상위에 예쁜 천을 씌우고 유리까지 놓아두었습니다. 그랬더니 예전보다 더 멋있어진거 있죠. 제 삶의 손때가 묻고 귀퉁이가 닳아져서 보기흉한 책상이지만, 아버지의 마음이 담겨있어서 너무너무 소중한 보물입니다. 오늘도 아버지가 저에게 남겨주신 소중한 책상을 바라보며, 유난히도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그분의 기대에 헛되지 않게 살겠노라고 다짐해봅니다.
신청곡: Dance With My Father / Celine Dion
캐나다 출신의 여성 가수 ‘셀린 디온’의 2005년 리메이크곡. 원곡은 알앤비 가수 ‘루더 밴드로스’의 2003년 작품.
박동진
- 은행잎 책갈피 -
매일 야근에 철야까지 하다가, 며칠 전엔 일이 일찍 끝나서 모처럼 집에
와서 저녁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보글보글 맛있는 된장찌개로 밥을 먹은 후
오랜만에 만끽하는 이 귀한 시간에 뭘 할까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그냥 편하게 소파에 누워서 TV를 볼까, 아니면 밀린 잠이나 한숨 잘까,
그것도 아니면 인터넷 게임이나 한판 할까... 여러 가지 중에서 저는 독서의 계절 가을이니, 책을 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책을 너무 안 읽는다고 하잖아.. 그게 바로 나같은 사람일 거야" 하면서 거실 한쪽에 있는 책장에 가니, 죄다 애들 책만 꽂혀 있는겁니다.
“아.. 내가 이렇게 책을 안샀다니..” 하며 발길을 돌리려는데, 눈에 띄는 책이 한권 있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결혼 전 제가 아내에게 선물로 사준 책이더군요. 첫 장을 열어보니 그곳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여섯번째 만남에서 그이가 사준 책이다. 매일 읽으며 그를 생각해야지..’
책 곳곳에는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글귀인지, 밑줄이 그어져 있었고
책갈피로 사용한듯한 은행잎도 끼워져 있었습니다. 샛노란 은행잎에는
사랑, 행복, 웃음 같은 글자들이 적혀있었습니다. 제가 무심히 건네준
책 한권에 이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며 아끼고 귀하게 여긴 아내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가슴이 짠했습니다. 전 부엌으로 달려가 아내의 손을
잡고, "여보 우리 바람이나 쐬러가자" 하며 무작정 끌고 동네에 하나뿐인
서점으로 데려갔습니다. "당신 어릴 때 꿈이 시인이었다며? 그런 당신 데려와 책 한권도 제대로 못사주고 고생만 시켜서 많이 미안해. 앞으론 매달
책 한권씩이라도 사서 같이 읽어보자." 제 말에 아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당신이 웬일이야?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호호호" 의아해 하면서도 좋아하더군요. 기덕형님 이렇게 바람 좋고, 햇살좋은날, 따뜻한 책 한권 읽는다면 더 좋은날이 되겠죠?
신청곡: Say You Say Me / Lionel Richie
미국 출신의 남성 알앤비 가수 ‘라이오넬 리치’의 1985년 작품으로
싱글차트 4주간 No.1에 올랐던 노래.
윤순자
- 가을 운동회 -
며칠 전, 유치원에서 한마음 가을 가족 운동회가 있었습니다.
저희 집은 아이들이 일곱살 남자 쌍둥이인데, 녀석들은 달력의 날짜를 세어가며 운동회 날을 손꼽아 기다리더군요. 유치원 운동회는 온가족이 다 참여하는 게임이 많아서 달리기하다가 넘어지기도 했지만, 저 역시도 아이들과 더불어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줄다리기를 할 때, 아직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녀석들이 입을 꼭 다물고 그야말로 불굴의 의지로 줄을 당기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운동회가 막바지로 가고 있을 무렵, 진행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오신 아버님들 중에, 난 오로지 담임선생님이 예뻐서 오늘 운동회 왔다 하시는 아버님들 나오세요~"
아빠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주저주저 하는데, 저는 얼른 남편의 등을 떠밀었답니다. 그랬더니 몇몇 아빠들도 힐끔힐끔 눈치를 보며 나오더군요.
진행자는 "참으로 용감하신 아버님들 이십니다. 저는 뒷일은 절대로 책임
못집니다. 그래도 이왕 나오신거 마구마구 흔들어주세요~~"
우리들은 아빠들의 서투른 춤 솜씨를 보며 박장대소를 하며 즐거워했습니다.
또 다시 진행자 왈, "자 우리 어린이들 잘 들으세요. 오늘 우리 엄마 아빠가 나를 제일로 사랑해서 여기 오셨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는 앞으로 나오세요~~" 잠시 침묵이 고요하게 흐르는데 순간 우리 개구쟁이 쌍둥이 녀석들이 제일 먼저 나가는 겁니다. 난 생각지도 못한 우리 아이들의 돌발적인
행동에 좀 놀랐습니다. 100여명이나 되는 그 많은 군중 속에 녀석들은
꺼리낌 없이 나서서는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약간의 어설픈 춤 솜씨를 보여주는데 사실 전 눈물이 나려는걸 참았습니다. 녀석들은 그동안 '엄마, 아빠의 사랑을 가슴으로 느끼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그간 키우면서 힘들다
간간히 짜증도 냈던 내 자신이 참 부끄러웠고, 그래도 이만하면 잘 키워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극적이고 조심성이 많은 녀석들에게 이런 용기가 어디서 났는지.... 그 만큼 엄마, 아빠의 사랑을 느끼고 믿는다는
이야기일테지요. 과감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녀석들을 보면서 흐뭇하고 좋았답니다. 오늘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시간들이 그렇게 흘러가버렸지만,
정말 뜻깊은 쌍둥이들의 7살 한마음 한가족, 가을 운동회였습니다.
신청곡: Memory / Barbra Streisand
미국 출신의 팝 가수인 '바브라 스트레이샌드'의 1982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52위 기록.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캣츠'의 주제가를
바브라 스트레이샌드가 리메이크해서 불러 많은 사랑을 받았음.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심현아님 사연
M
More Than Words / Extreme
하치임
- 아버지의 지갑 -
우연히 제게 남자 지갑 하나가 선물로 들어 왔습니다. 딱히 선물할 남자
친구도 없고, 오빠는 얼마 전에 여자 친구에게 선물을 받았다고 하고...
그렇다고 아는 후배나 동료에게 주자니, 괜히 호감이 있다는 오해를 살 것 같고 해서 섣불리 주지도 못하고,, 결국 그 지갑은 몇 달을 제 방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 별 약속도 없고 방에서 누워 있다가
우연히 지갑을 보았습니다. 벌써 몇 달이 지난 지갑이다 보니 이젠 유행이 지나서 정말 아무도 사용할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지갑이었습니다.
"아하...아버지께 드리면 되겠다..딱히 유행을 생각하시는 것도 아니니..."
기발한 생각이다 싶어서 먼지가 뽀얗게 앉은 지갑을 얼른 수건으로 깨끗이 닦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마루에서 텔레비젼을 보고 계시는 아버지께 슬그머니 지갑을 보여 드렸습니다. "아는 사람이 지갑을 선물로 줬는데, 디자인 이랑 색이 딱 아버지 스타일이라서, 아무도 안주고 아버지께 드리는거예요."
살짝 오버를 하며 아버지께 지갑을 드렸습니다. "허허허 역시 우리 큰딸이 최고라니깐.." 아버지는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시며 큰딸이 최고라며 어깨를 으슥해 하시고는, 당장 사용하시던 지갑을 가지고 나오셔서 새 지갑으로 교체를 하셨습니다. 사용하시는 카드, 신분증, 연락처가 적힌 메모,, 얼마간의 현금.. 하나 하나 지갑에서 꺼내시는데... 지갑 제일 깊숙한 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얀 봉투 하나를 꺼내셨습니다. 당연히 궁금했던 저는 봉투를 열어 보았습니다. 봉투에는 조금 오래된듯한 빳빳한 만원짜리 10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비상금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적은 액수의 돈이었습니다.
"응..그거 니가 대학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아르바이트 해서 돈을 벌었다며
내게 준 용돈이야... 내 귀한 딸이 힘들어 번 돈인데 어찌 함부로 쓰냐...."
그러고 보니 기억이 납니다. 대학생이 되고 처음 맞이한 여름 방학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부모님께 용돈을 드린 기억이 납니다. 세상에...그게 벌써 6년 전의 일인데...아직도 그 돈을 가지고 계시다니.... 자식이 땀 흘려 번 돈이라 차마 사용하실 수 없으시다며 다시 고이 접어 봉투에 넣어서 새 지갑에
넣으셨습니다. 아마 이런게 어른들이 말하시는 부모님의 마음인가 싶어요...
새 지갑을 들고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저는 차마 얼굴을 제대로 들수가 없었습니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 부모님의 마음을 어느 정도 헤아릴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저의 자만이었는가 봅니다.
아마 제가 아버지의 나이가 되고 부모가 되어서야, 아버지의 마음을 제대로 알수 있겠죠??
신청곡 - And I Love You So - Nana Mouskouri
그리스 출신의 여성 팝 가수 '나나 무스쿠리'가 1974년 리메이크했던 노래.
오리지널은 미국 출신의 팝 가수 '돈 맥클린'의 1970년 작품이고,
페리 코모가 1971년 리메이크한 노래로 잘 알려졌음.
2007-10-09(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