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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9월 27일 목요일 대본 및 수록곡

 

첫 곡 :  Loving You / Minnie Riperton 
 미국 출신의 리듬 앤 블루스 여성 가수 '미니 리퍼튼'의 1975년 싱글 차트 1위까지 기록했던 노래.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306화 - 메밀꽃 필 무렵


(M) 주제음 (가을 흔적 - 이승환)


(E) 비포장도로 달려가는


남     계획대로라면 난 지금쯤

        발리의 어느 리조트에서

        늦은 휴가를 보내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난 지금..

        네비게이션도 헷갈려하는 길을 따라서 

        굽이굽이 운전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내 옆에는.


(E)코고는 소리


남     꿈에 나타날까 두려운

        그 여자가 잠들어 있다.


(E) 코고는 소리 커지다가, 어느 순간 턱 막히고 켁켁거리는


남     가지가지 하네...


(E) 다시 푸우..... 안정감을 찾으며 다시 코 골고


남     차장님. (짜증나고) 아 차장님!!!

여     (잠결에) 응? 으..응?

남     아니 무슨 잠을 그렇게 자세요.

여     어? 나.. 어젯밤에 책을 좀 읽다 늦게 잤더니....

남     네비게이션 맛이 갔어요. 일어나서 길 좀 찾아봐요.

여     응. 여기가 어딘데?

남     내가 그걸 알면 깨웠겠어요?

여     보자.... 산이 많고.... 길이 꼬불꼬불한 게...

남     한시간 전부터 쭉 이랬거든요?

        산 많고.. 길 꼬불꼬불하고?

여     그러니까..... 

남     그러니까 뭐요!

여     잘 모르겠는데?

남     차장님!!!! 

(M)   왜이래 / 거북이


(E) 비포장도로 덜컹대며 달리는

여     아니~ 운전을 어떻게 했길래 길을 잃어버리고 난리냐고!

남     차장님. 우리 말은 확실히 하죠?

        저는 첨부터 여기 길도 잘 모르고. 또... 별로 출장 땡기지도

        않는다고. 안오겠다고 그랬잖아요.

여     그렇다고 지도도 안 챙겨와?

남     차장님만 믿으래매요.

여     그거야.... 내가 중간에 잠이 들어서....

남     그러니까 누가 잠들래요?

여     그니깐... 그거야.... 내가 어젯밤에 책을 읽느라고...

남     책같은 소리 하십니다.

        제가 모를 줄 알아요? 차장님 책 싫어하잖아요.

        차장님 자리엔 어떻게 그 흔한 잡지 한권 없고..

        내가 책 읽는 꼴을 본 적이 없구만.

여     나는... 원래 사람들 보는 앞에선 책같은 거 안보는 체질이라...

        집에선 많이 봐!

남     아 그만하세요.

        솔직히, 차장님. 저 원래 이번 주 내내 휴가였던 거 아시죠?

여     아우.. 그만해라. 그 얘기 백번째다.

남     여름에 쉬지도 못하고 일하면서 미뤄온 휴간데.

        그 피같은 휴가를....

여     아니... 다른 직원들이 다 안된다 그러니까 그런 거 아냐.

남     솔직히 말씀드리면요.

        다른 직원들이 다 안되는 거 아니었거든요?

        차장님이라서 같이 가기 싫다는 거였거든요.

여     (파르르) 뭐가...어째?

(M)   What Can I Do /  Smokie


남     말을 잘못 꺼낸 것 같다.

        

여     아니.. 말을 해 보라니까?

        어느 부서에 어떤 직원이 나 싫다 그래?

        누구? 혹시 디자인부에 이영훈씨가 그래? 나 싫대?

남     아니요...

여     그럼 누구? 개발부에 진대리? 맞지 진대리지?

        내가 진대리 눈빛이 영 별로라고 생각했거든.

남     에이 진짜. 아니에요.

여     그럼.... 혹시 김봉덕씨 아냐?

남     네?

여     김봉덕씨 혼자서 나 싫어하는 거 아니냐구!


남     차장님. 진짜 은혜를 이런식으로 갚으시면 안됩니다.

        아무도 출장 안따라가려고 하는 거

        너무 불쌍해서 따라왔더니만!!

여     뭐???

남     제가 누구라고 꼭 찝어서 얘기할 순 없지만요.

        저희 개발부며 디자인부며...

        차장님 좋게 생각하는 사람 별로 없거든요.

        쉽게 말하면, 다들 안티 세력들이라구요.

여     뭐? 안티?

남     네! 그러니까 평소에 인간관계를 잘 하셨어야죠.


남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난 윤차장의 눈빛 앞에서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고.


여     내 그럴 줄 알았어.

        김봉덕씨 사람 이러는 거 아냐!!!


남     팩 토라진 윤차장은 옆으로 돌아앉더니

        창밖만을 쏘아본다.

        그렇게 삼십분 정도 지났을까...


(E) 꼬르르륵.....


남     배고프세요?

여     ......아니? 


(E) 더 크게 꼬르르륵....


남     배 많이 고파요?

여     누가 배..고프대?

 

(M)   식사부터 하세요 / 자두


(E) 차 멈추고. 차에서 나오는


남     안흥이 원래 찐빵 유명한 데잖아요.

        일단 이걸로 요기나 하자구요.


(E) 호호 부는


여     어우... 맛있다 이거..


남     삐져있을 땐 언제고.

        하얀 빵을 후후 불어서 먹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참 나이만 먹었지

        철은 하나도 없는 여자란 생각이 들었다.


(E) 풀벌레 소리


남     커피도 마셔요.

여     (새초롬) 나, 디카페인 아니면 안먹잖아.

남     차장님.

여     왜.

남     차장님은 주변에 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세요?

여     뭐? 아니.. 내 주변에 사람이 없긴 왜 없어?

        봉덕씨가 몰라서 그렇지.. 나 인기 많어.

        다들 나 얼마나 좋아하..

남     (OL) 차장님 승진하셨을 때 누구 하나 축하 안해줬죠?

여     그거야 조미진씨가 승진 안됐으니까

        다들 조미진씨 위로하느라구...

남     만약에 조미진 과장님이 승진하셨으면

        다들 조과장님만 축하해 줬을 걸요? 차장님 위로는 아무도

        안해주고?

여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남     사실이 그래요.

여     무슨 근거로?

남     제가 봤을 때 차장님은 그렇게 나쁜 사람 같진 않은데요.

        너무 본인만 생각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섭섭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M) 가시나무 - 시인과 촌장


(E) 차 가는 소리


남     괜한 얘길 했던 걸까.

        차에 올라탄 이후..

        윤차장은 또 아무 말이 없었다.


남     (어색) 화났어요?

여     아니.

남     화..난 것 같은데요?

여     됐어. 

남     에이. 괜히 또 미안해지게.

        저는요. 그래도 차장님한테 애정이 있으니까

        그런 충고도 한거에요.

여     ......그래 알아.

남     그런데 왜....

여     나는 오히려 그런 게 자연스러워.

        사람들이 나 싫어하는 거.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아주 어렸을 때부터 왕따였거든.

남     ...

여     미움 받고, 뒤에서 손가락질 당하고. 그런 거에 익숙했었어.

        김봉덕씨 말대로... 내가 그렇게 만든 거겠지만 말야.

남     아뇨. 제 말은....

여     근데 있지. 나는 상관 없거든?

        시기하는 거. 다 내가 잘나서 그런거고.

        미움받는 것도, 다들 나한테 질투해서 그러는 거 아냐?

남     ......(황당) 네?

여     원래 모난 돌이 정맞는 거고.

        남들보다 좀 나은 사람들은 그런 손가락질 당하게 돼 있는 법이야.

        난 상관없어.

(M) 나는 문제없어 /  현아


(E) 차 가는

남     괜히 충고랍시고

        이런저런 소리를 늘어놓았던 내가

        정신없는 놈이었다.

        그래. 원래 저런 여자였지.


여     잠깐 여기서 멈춰봐.


(E) 차 멈추는


여     저기다...

남     네? 

여     저기.... 안 보여?


(BG)  Rising Sun / Kitaro


남     그녀가 가리키는 곳을 향해 눈길을 돌렸을 때

        난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달빛이 비치는 벌판 위로

        새하얀 눈이 쌓여있는 듯 했다.

        메밀밭의 장관은

        소설속에 표현된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다.


여     정말.... 너무 좋지 않아?

남     네.

여     뭐해. 사진 찍어야지.

남     네. 


(E) 찰칵거리는 소리들


여     내가 이래서 매년 메밀밭 취재를 하러 오는거야.

        이런 풍경을 잊을 수가 없어서.

남     정말... 멋져요. 여기.

여     이 느낌을 담아줘 볼래?

        항상 사진은... 눈이 보는 풍경보다 못하거든.

(E) 찰칵거리는 소리들


여     가장 좋은 사진은...

        눈이 보는 풍경. 기억속에 남아있는 추억을

        그대로 담아내는 그림이야.

        내가 김봉덕씨한테 같이 작업을 하자고 한건....

        봉덕씨 사진 속에서 그런 진심을 발견했기 때문이야.

        나 싫어하니까..

        내 말 잘 안믿겠지만. 믿든지 말든지. 난 상관없어.


남     그 순간이었다.

        달빛의 마법이었을까.

        메밀꽃밭을 등지고 서 있는 그녀를

        나는 찍고 있었다.

        내가 아는 여자 중,

        가장 이기적이고, 가장 볼품없다고

        생각했던 여자를.... 나는 찍고 있다.


(M) 그대 보세요 /   최혜진


====================================================1부 끝


* 잠시 후 2부가 계속됩니다.

        

(M) 그대가 나라면 - 두에


여     펜션도 이쁜 데 많네.

남     (괜히 툴툴대며) 어디 놀러왔어요?

여     이왕이면 이쁘고 좋은 데서 자면 좋지 뭘 그래.

남     그니까 차장님한테 다들 공주병이라고 그러는 거에요.

여     말했잖아.나는 누가 뭐라든 신경 안쓴다고.

남     (혼잣말로) 그러니까 나이 서른 다섯 넘도록 그러고 있지.

여     방금 뭐라 그랬어?

남     네? 아무 말도 안했는데요.

여     나는 독신주의자거든?

        결혼하고싶어서 눈에 불 켜고 돌아다니는데 못하는 여자들이랑은

        차원이 다르거든~

남     누가 뭐래요.

여     그러니까 나를 서른 다섯 넘어서... 그러고 있는 그런 여자로

        취급하지 말아달라는 거지.

남     누구 좋아하는 남자도 없어요?

여     내가 남자를 왜 좋아해?

남     뭐 그렇다고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여     내가.. 여자를 좋아해?

        나.. 동성애자 아니거든?

남     그럼 뭐에요? 남자도 싫고 여자도 싫고.

        세상에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요?

여     난 사람은 별로고.

        강아지가 좋아.

남     네? 강아지요?

여     우리집에 뭉치라고 있거든? 털뭉치가 보송보송하니.. 진짜이쁜데.

        난 세상에서 뭉치가 제일 좋아.

남     강아지가 제일 좋아요? 부모님보다?

여     (아무렇지 않게) 나 부모님 안 계셔.

남     .....네?

여     어렸을 때 돌아가셨어. 꼬마 때 왜 왕따였겠어?

        가끔은 어린 애들이 어른보다 잔인하거든.

        부모 없는 애라고... 그 아픈 상처에 소금 뿌리는 일을 아무렇지 않아        하거든. 난 그때부터 사람이 싫었어.

        사람한테 잘 보이기도 싫었고.

(M) 난 - 옥주현


(E) 방문 열고


남     안녕히..주무세요.

여     어. 잘 자. 내일 아침에 새벽 안개 꼈을 때 사진 찍어야 되니까 일찍         일어나고.

남     새벽 몇시요?

여     다섯시는 돼야지.

남     어후... 알았어요.

(E)방문 닫고


남     침대에 누워서도 한참 동안...

        기분이 이상해 잠을 잘 수 없었다.

        참 밉게만 봤던 한 사람의 이면을 발견한 느낌.

        그리고 내가 발견한 또다른 면 때문에

        가슴이 아픈 것 같기도 했다.

        잠이 안와서 담배라도 한 대 피우려고

        펜션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보았다.

        그녀가 푸른 잔디 마당 위에 서서

        멀리 펼쳐진 메밀꽃밭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남     뭐해요?

여     어?.... (울었던 듯)

남     왜 그래요?

여     아니야. 왜 안자고 나왔어?

남     울었어요?

여     ....

남     저 그냥 들어갈까요?

여     있잖아. 내 얘기 좀 들어줄래?

남     ......

여     나 어렸을 때 이 근처 어디 마을에 살았어.

        우리.. 엄마랑 아빠랑.

남     .....

여     셋이 같이 아주 작은 자동차 같은 걸 타고 읍내에 다녀오다가

        사고가 났는데. 그날 밤에도 이렇게 동그란 달이 떴었어.

        그리고....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 엄마 아빠 옆에서

        울고 또 우는데......

        메밀꽃이 저렇게 예쁘게 펴 있었어.

        그때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질 않아서...

        매년 여기 와서 사진을 찍어보는데.

        그때만큼.... 슬프고 아름다운 장면은 다시 볼 수 없는 것 같아.


남     모든 것은 충동적이었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난 그녀에게 입을 맞췄고.

        우리는 그렇게 오래오래 서 있었다.

 

(M)  When I Fall in Love / Celine Dion and Clive Griffin 


(E) 덜컹대며 오는 차 안

남     내가.....

        왜 그랬을까.

        서울로 돌아오는 길 내내

        난 어색함에 숨이 막힐 것 같았다.

        그녀가.... 나를 보며.... 실실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     왜 그렇게 앞만 보면서 운전을 해. 옆도 보고... 좀 그래가면서 해라.

남     아니에요. 전 이게 편해요.

여     치... 그렇게 수줍어?

남     수..수..수줍긴 누가!
여     어머~ 얼굴 빨개진 거 봐. 우리 봉덕씨 순진하다.

남     우리....봉덕씨요? 

여     너무 부담갖진 마. 사내연애... 그거 나도 해보진 않았지만

        나쁠 것 같진 않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내내 함께하는 거잖아?

남     사내연애는 무슨. 누가 사내연애 한대요?

여     우리.

남     네???

여     우리.... 연애해야지.

        키스까지 했는데?

(M) 키스할까요? / 타이푼


(E) 사무실 소음

남     그때부터 그녀의 공격은 시작되었다.


(E)커피잔 놓고

여     우리 봉덕씨.. 커피.

남     왜..이래요 진짜.

여     뭐 어때. 아무도 눈치 못챘잖아.

남     아니.. 자꾸 이러시면 눈치 못챌 사람 없겠네.

여     우리 이따가 밖에 나가서 점심 먹을까?

남     아뇨. 저는 괜찮거든요. 아침을 많이 먹었더니...

여     그럼 쓰나.

        나 이번에 보너스도 두둑하게 나왔는데....

        낮엔 스테이크 쏠께.

남     아니 그럼... 저희 부서사람들 다같이 가요.

        (외치는) 저기요. 윤차장님이 고기 쏘신대요.

        다들 점심 먹으러 가요.

(M) 이소은 - 키친


남     그리고 얼마 후.

        

남     저.... 윤차장님. 할 말 있는데.

여     응? 나두.

남     네?

여     나 오늘이 생일이거든?

        그래서 우리 부서 사람들 다 초대했어.

남     네?? 초대요?

여     응. 솔직히 나 봉덕씨랑 사귀기 시작하면서

        세상을 달리 보기 시작했거든?

남     아니.. 뭘 달리 보기 시작해요. 그냥 보던대로 보세요.

여     아냐. 그동안 내가 너무 웅크리고 살았던 것 같애.

        나 상처받을까봐 두려워서.....

        봉덕씨가 나에게 세상을 향한 눈을 뜨게 해줬어.

남     아... 미치겠네.

여     그래서 부서 사람들 다 모아놓고 생일축하도 받고.

        또... 그 자리에서 우리 사랑도 축복받고 싶어.

남     네?? 뭘 받아요?

여     ....... 우리 사랑을 축복 받고 싶다고.

남     왜 이래요 진짜!!!!

(M) 사랑하고 싶어  /  레이지본


남     잘못 걸려도 한참을 잘못 걸렸다.

        사람들 앞에서 개망신 당하고 싶지 않았다.

        난 그녀의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일찍 퇴근해 나가 버렸다.

        

(E) 전화벨 계속 울리는데 안 받고


남     자주 가는 바에서 술 한 잔 하고

        영화관에 가서 혼자 영화도 보고

        집까지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참 이상했다.

        자꾸만 그날밤... 달이 떠있던 메밀밭의 풍경이

        떠올랐다.

        그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혼자 울고 있었을

        한 어린 아이가 생각났다.

        

(E) 걸음 탁 멈추고. 뛰기 시작하는


남     늦지 않았을까?

        아직 늦지 않았을까?

        난 그녀에게 뛰어가기 시작했다.

        다른 뜻은 없었다.

        그냥.....

        생일을.....

        세상에 태어났음을 축하해 주고 싶었다.

 

(M)해피버스데이투유 - 이상은


(E) 레스토랑 문 열고 들어오는. 조용한.


남     레스토랑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라보았다.

        그녀가 앉아 있었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

        그녀가 혼자 앉아 있었다.

        울지 않으려는 듯

        꼿꼿하게 앉아서 창밖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E)다가가는 


남     왜 그러고 있어요?

여     ......

남     문 닫을 시간까지 왜 그러고 있냐구요.

여     ......아무도.....

남     .......

여     아무도 안왔어.

남      .........

여     아무도 안왔어. (억지로 웃으며) 진짜 다들 나를 미워하나봐.

남     내가 그랬잖아요. 다들 윤차장 싫어한다구.

여     .....그런가봐. 그런데 봉덕씬 왜 왔어?

        봉덕씨도... 나 싫어서 도망가놓구 

남     사진.... 전해주려구요.

여     무슨...사진?

남     지난번에 봉평 가서 찍은 사진요.

여     그건... 다 나와서 잡지에 실었잖아. 나한테 안 준 사진도 있었어?

남     네. 여기......

여     ...........


남     사진 속엔

        메밀꽃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이 있다.

        달빛을 받아...

        메밀꽃처럼 아름답고.. 슬퍼 보이는 그녀가.


여     나 찍은거야?

남     ......... 내년에 같이 또 가요.

        그땐 더 잘 찍어줄께요.

        기억속의 그 메밀밭 따위.. 지워버릴 수 있게...

        더 멋진 풍경... 담아줄께요.

 

(M)주제음 (가을 흔적 - 이승환)

 

 

 





2007-09-19(1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