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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21일 화요일 대본 및 수록곡
 

2007년 8월 21일 (화) 골든디스크 김기덕입니다 / 차 한 잔 하시죠

 You're Beautiful / James Blunt

 영국 출신의 남성 가수 '제임스 블런트'의 2006년 곡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까지 기록한 노래.

 단순한 리듬에 예쁜 멜로디를 덧입혀 팝 발라드의 진수를 잘 보여준 노래.  여기에 제임스 블런트의 담백한 느낌의 보컬이 친근함을 부여했다.  아름다운 사랑을 노래한 곡으로 최근 GM 대우 자동차 토스카 광고 음악으로 쓰이고 있음.

 제임스 블런트는 영국 황실 근위대 장교 출신이란 점이 밝혀져 팝 음악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었음.


 

황외순


- 내 유년이 숨쉬고 있는 그곳은 -

내가 자란 곳.. 그리고 지금도 내 부모님이 살고 계신 그곳은 하늘아래 첫 동네라고 할만큼 깊은 산골에 있다. 이웃이라고 해봐야 달랑 외갓집 한 채. 그러고 보면 우리 엄마는 시집을 참 멀리도 간 셈이다. 둘러싸인 산과 작은 호수, 그리고 초라한 초가집 두 채. 그 속에 가난한 내 유년 시절이 들어있다. 지지리도 가난한 농사꾼의 집안인지라, 자식이 곧 일꾼이어서 무조건 다산을 원했다. 자기 먹을 복은 타고 나는 법이라는 부모님 말씀이 결코 틀리진 않았다. 우리 6남매도 다 자기 몫의 일을 충분히 했으니 말이다. 그중에서도 맏딸인 내가 제일 많이 한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보리쌀 삶기’. 그땐 쌀이 아주 귀한 시절이라서 주로 새까만 꽁보리밥을 먹었다. 미리 보리쌀을 푹 삶아놓고, 끼니때가 되면 거기다가 쌀 몇 톨을 더 넣던가, 아니면 무채를 썰어넣고 한 번 더 밥을 짓는 것이다. 하얀 쌀밥이 참으로 그리운 시절이었다. 지긋지긋한 꽁보리밥만큼이나 많이 먹던 밀가루 수제비도 이젠 별미가 되어 향수를 불러일으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부모님은 궁색한 가난에서 벗어나려고모질게도 고생을 하셨다. 덕분에 우리들도 틈만나면 뜨거운 여름 뙤약볕에 앉아 무수히도 많은 밭매기를 해야했다. 정작 심어둔 곡식은 연약하기만 한데, 자고나면 자라고 또 자라나는 그 끈질긴 생명력의 잡초들이 그렇게도

미울 수가 없었다. 우리 부모님은 정성을 쏟은 만큼, 반드시 그 만큼의 결실을 약속하는 농사일을 천직으로 삼으셨다. 그런 부모님의 그늘에서 푸짐한 자연을 먹고 자란 나 역시, 이젠 딱딱한 도시보다는 오히려 조금은 느슨해 보이는 시골이 더 좋다. 오늘따라 유난히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다.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 주름진 미소가 더 없이 행복해 보이는 내 부모님. 돌아오는 휴일엔 고향으로 달려가리라. 가서 거칠어진 손 마주잡고 그 따스한 정을 함께 나눠야겠다. “엄마, 아버지... 사랑합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신청곡 :  Perhaps Love / Placido Domingo & John Denver

존 덴버와 플라시도 도밍고가  1981년 공동 발표한 노래.

 

 

 

김수영 

 


- 나 어릴적 여름밤의 소야곡 -


내 어릴 적 여름은 흐릿한 동양화 한 폭 이었습니다. 찌는 듯한 여름이면 얼굴과 온 몸이 아프리카 소년과 같이 새까맣게 구릿빛으로 변한 나는 팬티 하나만 달랑 걸치고 아침부터 들과 산으로 매미잡고, 메뚜기 잡고, 뱀을 잡으면서 뛰어 다녔습니다. 해거름이 지나 저녁이 되면 달맞이꽃과 붓꽃이 하나 둘 피어나는 속에 보름달과 은하수가 널려진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리들은 둥근 멍석에 누워 방학이라 서울에서 내려 온 큰 누나의 서울이야기에 빠져 있었습니다.  “신성일과 엄앵란이 주연으로 나오는 <맨발의 청춘>을 아카데미극장에서 봤는데 정말 멋있었어! 트위스트 김도 춤을 정말 죽여주게 잘 추고....”   이야기를 듣다보면 할머니께서도 재미있는 귀신 얘기를 해주셨는데, 가마솥에 들어갔던 효자가 천년 묵은  산삼으로 변한 얘기며, 읍내 만화 가게 TV에서 본 <전설의 고향> 얘기에 밤은 이슥하도록 이어졌습니다. 이따금 깨알같이 널려진 수많은 별 속에서 유성이 쏟아져 내리면, 그 유성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자기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얘기에, 나는 커서 훌륭한 선생님이 되겠노라는 소원을 빌기도 했습니다. 누나는 내 손톱에 백반 가루를 넣어 봉숭아물을 들여주었고, 가물가물 개구리 소리에 여름밤은 깊어 갔습니다. 아침이 되면, 마당의 멍석에서 잠들었던 내가 어느새 방에 와서 자고 있었고, 엄마는 더위를 이기라며 익모초 한 사발을 내밀었는데, 제가 여름이 되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익모초 진액’을 마시는 일이었습니다. 하얀 사발에 시커멓게 담겨져 있던 익모초! 코를 손으로 막고 눈을 꽉 감고 마치, 사약을 마시듯 마셨지요.  우리네 여름은 그 독한 약초 때문에 냉장고 아이스크림 하나 없이도 그렇게 견딜 수 있었답니다.  수십 년 전 그 때 그 시절! 지금 생각하면 무공해에다 아름다운 흑백영화 같은 시절이었습니다.

 

신청곡:  Summer Nights / John Travolta & Olivia Newton John

존 트래볼타, 올리비아 뉴튼 존 주연 영화 '그리스' 러브 테마로 1978년  싱글 차트 5위 기록.

 

 

 

유명덕 


- 아내에게 -

   

안녕하세요~ 예순이 넘은 나이에 쑥스럽지만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이런 방법을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며칠 전 며늘 아이가 그러더라구요. "아버님~ 컴퓨터도 배우셨는데 이 기회에 어머님께 편지 사연하나 올려보세요. 어머님이 매일 들으시는 골든디스크에 편지를 써보시는 거예요. 어머님께서 라디오 들으시다가 얼마나 기뻐하시겠어요??"    "아이고~~ 이 나이에 그런 짓하면 사람들이 웃어!"  그때는 이렇게 넘어갔지만, 며늘 아이의 말이 자꾸 떠올라 끝내는 컴퓨터 앞에 앉고 말았습니다.  제 아내는 갱년기 증세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밤잠을 설치기도하고 여기저기 안 아픈곳이 없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싫어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졌습니다. 말 한마디 건네기도 무서울 정도지요. 식구들 모두 살얼음위에 사는 것만

같습니다. 가끔 크게 싸움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서로 서로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지요. 빨리 이 시기를 이겨내고 다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아내의 모습을 손꼽아 기다려봅니다.


여보~ 어린나이에 시집와서 이날까지 고생만 하는 것같아 미안하구려.. 무뚝뚝한 남편 만나 재미없는 인생을 살아오진 않았나 싶어.. 당신 안 만났으면 내가 어떻게 살았을지.. 힘든시절 함께해준게 그저 고맙구려~ 요즘 힘든 당신 보면 내 마음이 얼마나 답답하고 애처로운지 모른다오~ 당신마음 내가 다 알고 있지만 젊음은 그만 놓아줍시다~ 우린 또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하지않소. 풋풋한 시절은 가버렸지만 당신은 내게 지지않는 꽃이라오~ 그 어떤 꽃보다 아름답고 눈부신 나의 꽃!사랑하오~~


신청곡:   She / Elvis Costello 

영국 출신의 남성 가수 '엘비스 코스텔로'의 1999년 리메이크 작품

(원곡은 샹송가수 샤를르 아즈나브르임).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Notting Hill>에 삽입되면서 순식간에 인기몰이를 하게 된 곡.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최은경님 사연

 

 

이금미 


- 핸드폰 -

  

5개월 전쯤, 24개월 된 아들 녀석이 제 핸드폰을 가지고 놀다가 수족관에 퐁당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써비스 센터에 수리를 맡겼더니, 직원이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아무래도 수리비용이 새로 사는 것 보다 더 나올 것 같은데요? 3년 넘게 쓰신 것 같은데,, 이 참에 하나 장만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전업 주부라 대부분을 집에 있다고는 하지만, 핸드폰 없이 지내는 건 너무 불편하기도 하고, 혹시 외출할 때 남편이나 친구들이 급한 전화를 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함에 당장 핸드폰 매장으로 달려갔지요. 하지만, 막상 공짜로 주는 핸드폰은 번호 이동을 해야한다거나, 기본

요금을 더 내어야 한다는 등, 이런 저런 조건이 따라 붙었습니다. 처음엔 며칠 뒤에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핸드폰 구입을 미루었는데, 막상 일주일 이상 핸드폰이 없어도 그럭저럭 지낼만 했습니다. 예전에는 심심하면 괜히 핸드폰으로 친구들과 수다를 떨어서 전화비 많이 나와 후회했었고, 설거지 하다가 핸드폰이 울려 정신없이 뛰어와서 받아보면 광고 전화여서 짜증을 내곤 했었는데, 핸드폰이 없으니 이런 저런 면에서 좋은 점이 있더라구요. 그런데 오히려 친구들이 성화를 냅니다.  "야~ 아직도 핸드폰 안샀니?

대단하다 대단해~ 요즘 핸드폰 없이 지내는 사람이 어디 있냐?

유치원생들도 목에 핸드폰 걸고 다니는데... 우리가 답답해 죽겠어~~" 그러나 저는 이미 핸드폰 없이 지내는 생활에 익숙해져 버려서, 버스 창가에 앉아서 바깥 풍경도 감상하게 되었고, 필요 없는 전화에 시달리지도 않게 됐습니다. 게다가 핸드폰이 언제 울릴까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마음까지 느긋해 지더라구요. 약간의 불편함으로 그동안 놓치고 말았던 마음의 평안을 다시 찾은 기분이니다.


신청곡:  Long Long Time / Linda Ronstadt

미국 출신의 여성 팝 컨트리 가수 '린다 론스타트'의 1970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25위까지 기록했던 노래.

 

 

 

신경미 

 

- 구형 선풍기 -

  

기덕 오라버니! 안녕하세요~ 저희 집엔 아주 오래된 애물단지 선풍기가 하나 있답니다. 80년대 모델인데요, 저희 아버지 살아생전에 애용하시던거라 엄마가 버리지도 않으셨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전 선풍기의 덜덜거리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거든요.  "에이, 엄마! 웬만하면 선풍기 하나 사요. 요즘에 누가 이런 구닥다리 선풍기를 써요? 회전할때 삐끄덕 소리나지, 타이머는 아예 작동도 안되잖아요~ ”  그랬더니 엄마가 말씀하십니다. "아이고, 그래도 이 선풍기, 아직까진 멀쩡하다. 나는 이 덜덜거리는 소리가 정겹고 좋기만 하구만 뭐... 요즘 사람들 아까운줄 모르고, 유행에 뒤쳐지네 어쩌네 하면서 쓸만한 물건까지 죄다 갖다 버리던데.. 그게 다 낭비지.. 안그러니?" 저희 엄마..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요, 전 압니다. 엄마의 깊은 속마음을요.. 아마도 엄마는 아버지의 손때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그 선풍기에서 아버지와의 옛 추억을 회상하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살아생전에

아버지가 늘 애용하신던 선풍기였거든요. 아버지가 선풍기를 닦기 위해 해체를 하면 엄마는 하얀 걸레로 선풍기를 깨끗이 닦곤 하셨지요. 그 선풍기 앞에서 잘 익은 시원한 수박을 한입 베어물며, 두 분이 담소를 나누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답니다. 그러니 그 선풍기가 왜 엄마한테 특별하지 않겠어요. 비록 낡을 대로 낡은 구형 선풍기이긴 하지만, 어쩌면 엄마에게 있어 그 선풍기는 엄마의 보물 1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여름 다 지나가면 저도 선풍기 닦는데 한몫 거들어야겠습니다.


신청곡:   Spread Your Wide Wings / Sissel

노르웨이 출신의 크로스오버 여가수 ‘시슬’의 1994년 작품.

 

 

 

 

 

 

 

 

 

 

 

 

 

 

 

 

 





2007-08-21(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