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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31일 화요일 대본 및 수록곡
 

2007년 7월 31일 (화) 골든디스크 김기덕입니다 / 차 한 잔 하시죠

 

첫곡:  The Prayer / Charlotte Church & Josh Groban

 

 

김숙영


저는 어릴 때부터, 제 자신이 참 불행한 아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저는 특히 엄마랑 서먹서먹했습니다. 엄마랑 친구처럼 지내는 친구들을 보면 너무나 부러웠지요. 저에게 엄마는 눈을 마주치고 얘기하기 힘들 정도로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저와는 반대로 언니는 엄마와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엄마와의 사이도 점점 멀어지게 됐고, 저는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독립해서 살았답니다. 제가 집을 나온 사이에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고, 엄마는 재혼을 하셔서 따로 살게 되셨습니다. 제가 결혼할 때, 부모님 자리에는 아빠와 새어머니가 앉으셨지요. 그때까지만 해도, 엄마가 그렇게 그립지 않았는데, 아이를 낳던 날,, 정말 엄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남편과 시부모님이 제 곁에 계셨지만, 엄마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지요. 그렇게 밉고, 무섭던 엄마가 너무나 그리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니의 주선으로 엄마를 만나게 됐습니다. 5년 만에 만난 엄마... 여전히 서먹서먹했지만, 용기를 내서 제가 먼저 다가갔습니다. 눈을 마주치며 얘기도 하고.. 일부러 애교도 부려가며 친해지려고 노력했지요. 그랬더니, 엄마와 제 사이에 놓여있던 벽이 무너지면서, 모녀간의 뜨거운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무슨 일만 있으면 쪼르르 엄마에게 달려가 상의하고, 남편이 속썩이면 죄다 고자질하고, 그동안 부리지 못했던 어리광을 맘껏 부리고 있습니다. “엄마! 내가 남편이랑 다퉜다고 하면, 맨날 내 잘못이라고 하는데, 그러지 마세요~ 내 엄만데, 내 편 들어줘야지~ 내가 잘못했어도 내 편! 내가 잘못 안했어도 당연히 내 편! 엄마는 항상 내 편만 들어주세요~~ 하하하.. 너무 억지인가요? 엄마 건강하시구요, 이제부터는 엄마 곁에서 떨어지지 않을거예요.. 사랑합니다~ 둘째 딸, 숙영이가... ”


신청곡:  By Your Side / Sade

나이지리아 출신의 흑인 여성 재즈 가수 '샤데이'의 2000년 작품.

 

 

김소영   

 

 

장마철이 지나 무더운 여름날이 되면, 저도 모르게 코가 시큰하면서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이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 더 저를 아껴주셨던 저의 아버지가 6년전 이맘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도, 임종도 보지 못한 채 아버지를 보내드렸다는 사실이 천추의 한으로 남습니다. 사고 바로 전 날, 남편과 딸을 데리고 친정에 놀러갔을 때 본 아버지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그렇게 가시려거든 막내딸에게 사랑이나 주시지말지,, 왜 그러셨냐고,, 미움만 남기신 편이 나았을거라고 억지도  부려봤지만,, 아버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를 보내 드린 후, 유품을 정리하는데, 막내사위가 사줬다며 자랑하며 아껴 신어야겠다고 하시더니, 끝내는 한번도 신지 못한 등산화를 발견했습니다. 그 순간, 참고 참았던 복받힘에 오열하고 말았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사랑했던 아버지! 아니, 지금도 제 마음 속에 살아 숨쉬고 계시기에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제 영혼의 동반자, 아버지!  지금 듣고 계시죠? 다음 달 기일에는, 비록 못보고 가셨지만 이젠 제법 말귀를 알아듣는 네 살박이 막내 손자의 절도 받아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기다리시던 손주였는데... 아버지,, 저희는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히 쉬고 계세요. 언젠가 또 뵐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신청곡:  When I Need You / Leo Sayer

영국 출신의 남성 팝 가수 '리오 세이어'의 1977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차트 No.1 기록.

 

 

박경선 


- 밥을 잘 짓는 여자와 일 밖에 모르는 남자 -

  

밥을 잘 짓는 여자와 일밖에 모르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 두 사람은 하루하루를 벅차게 보내고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의 인생이 완전히 바뀌게 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날 여자는 평소와 똑같이 직장에 출근하느라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시내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한 후에 다시 출발할 때였습니다.


여자:   “소매치기예요. 기사아저씨 저 소매치기 당했어요.

       지갑이 없어졌어요~”


그 여자는 목이 터져라 외쳤지요. 그랬더니, 기사 아저씨는 버스를 멈추시더니, 밖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그 여자 역시 허겁지겁 기사 아저씨의 뒤를 따라갔지요. 버스 안에 있던 승객들은 모두 어리둥절 했습니다. 한참을 쫓아가보니 기사 아저씨가 어떤 남자의 허리끈을 꽉 잡고 여자 쪽으로 끌고 오는게 아니겠습니까?


남자:  "이 사람이 소매치기입니다. 아까부터 운전하면서 거울로 보니까       자꾸 아가씨 뒤에 있더라고요. 저도 운전경력이 꽤 돼서 척 보면       압니다. 그래서 수상하다 싶어 눈여겨 봤죠. 그리고 이 사람       뒷 주머니에서 지갑이 나왔는데!!  이거 아가씨 지갑 맞죠?"


여자:  "예 맞아요~ 제 거예요.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잠시 후, 누가 신고했는지 금방 경찰아저씨가 왔습니다.

그 기사님은 소매치기를 경찰에 넘겨주고, 그 여자는 진술을 위해

경찰차에 올랐습니다.  진술을 끝내고 정문을 나서는데, 그 멋있는

버스기사님과 마주쳤습니다.  그 아저씨 역시 진술서를 작성하려고 버스운행을 결행하고 왔다고 하더군요.

알고 보니 그 버스 기사님은 서른 한 살의 총각이고, 그 여자는 스물다섯살의 처녀였습니다. 그 인연으로 인해 밥을 잘 짓는 여자와 일 밖에 모르던 남자는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그 여자, 참 부럽죠? 하하.. 그 여자는 바로 저입니다. 우리 남편요? 결혼한지 13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몸짱', '얼짱',,, 한마디로 복 덩어리입니다.  사랑합니다. 그때 그 버스와 버스기사님 그리고 우리 남편과 우리 아들,, 모두다 내 가슴속에 품고 살렵니다.


신청곡:   Life Is Cool / Sweetbox

미국 출신의 크로스오버 댄스 그룹, ‘스윗박스’의 2004년 작품으로

인기 차트와 상관없이 국내에서 빅 히트한 노래.

 

 

 

나덕균 


- 투잡맨이 드리는 부탁 -

  

안녕하세요? 저는 낮에는 철강업체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치킨배달 일을 하는 투잡맨입니다. 낮에 제가 하는 일은 무거운 철판을 옮기거나, 기계로 철판을 잘라내는 일을 합니다. 아내는 이런 일을 하는 제가 다치기라도 할까봐, 늘 걱정하면서 저녁에 퇴근해서 씻고 들어오면 제 몸부터 앞뒤로 살펴봅니다. 혹시나 뾰족하고 날카로운 철판에 몸이 긁히지나 않았는주 보는거지요.  제 성격이 차분하지 못해서 자주 긁히거든요. 어쩌다 몸에 상처라도 나면, 얼른 약을 바르고 밥을 먹어야 합니다. 그래야 치킨 배달일을 하러 나갈 수 있으니까요. 아내가 갑자기 둘째 아이가 생겨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 있게 되면서, 저는 투잡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치킨 냄새를 맡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고, 치킨이 도착했을 때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저는 어려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치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먹을 것들이 넘쳐나지만, 아직도 제 입엔 어려서 먹었던 치킨의 그 맛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치킨 배달일을 하는 것도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만은 않습니다. 그런데 요즘 날씨가 더워지면서 치킨배달을 나가면 남자 분들은 거의 90% 이상이 사각 팬티차림으로 문을 열어주십니다. 처음 봤을 땐, 좀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워낙 많이 봐서인지 좀 무뎌지기는 했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최소한 반바지라도, 아니면 위에 런닝셔츠 하나라도 입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렇게 골든디스크에 사연을 올려봅니다. 아참.. 그러고 보니 투잡을 시작한지 9개월이 되도록 우리 아이들에게 제가 배달하는 치킨을 사다 준적이 없네요. 너무 아끼고만 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저녁에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치킨 한마리 배달해주어야 겠습니다. 


신청곡:  You're My Heart, You're My Soul / Modern Talking

독일 출신의 남성 듀오, ‘모던 토킹’의 1985년 작품.

 

 

김현옥 


 - 가난하지만~ -

  

점심 시간때쯤이면 어김없이 전화를 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과 만난지도 563일째,, 그 사람은 바로 제 남자친구입니다.

특별히 할 말이 없어도, 가끔은 바쁜 일로 내가 전화를 정성스럽게 받지 않아도,,, 그 사람은 하루에 세통 혹은 네통씩 전화를 걸어 저에게 웃음을 안겨줍니다. 그러나, 남자 친구와의 전화를 끊고 나서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느라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걱정할까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씩씩하려 애쓰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많이 미안해지더군요. 사실, 저희 엄마가 저희 결혼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홀어머니에 외아들인 그를 어머니가 탐탁지 않게 여기고 계십니다.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키거나, 나에게 성실하지 않은 적이 없는 착한 사람인데 그 사람이 왜 나를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는 건지.... 저도 어른이고 돈이 없으면 불편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엄마를 아주 많이 사랑하지만, 이것만큼은 엄마를 이해할 수 없고 참 속상합니다. 저도 이렇게 속상한데 이런 저를 그가 위로합니다. “어머니랑 자꾸 싸우지 말고 잘해 드려.. 나 같아도 돈 없는 남자한테 딸 주기 싫을거야.. 우리 조금만 시간을 갖고 노력해보자. 나, 가진 건 없어도 너 행복하게 해줄 자신 있어!!” 

엄마.. 그 사람 아니면 어떤 사람도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을 것

같아요. 한 번 믿어봐줘요.  그 사람과 함께한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가진 예쁜 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신청곡:  One in a Million / Bosson

스웨덴 출신의 남성 가수 ‘보손’의 2001년 작품.

 

 

 

 

 

 

 

 

 

 





2007-07-31(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