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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19일 목요일 대본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97 화 - 두 번째 이별


(M) 주제음 -  Love Affair / k.d Lang


(E) 공항 안내방송 &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여     남편과 이혼 후 처음 1년은

        혼자서 식당에도 갈 수 없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난 당당히 혼자서

        여행을 떠난다.

        샤방샤방한 꽃무늬 원피스를 휘날리며

        챙 넓은 모자를 눌러쓴 채.

        난 더 이상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는다.

(E) 안전벨트 매는 찰칵 소리, 비행기 이륙 소리

여     안전벨트를 매고 창밖을 바라본다.

        낯선 곳을 향한 비상은

        내 가슴을 설레게 한다.

        매일 보던 하늘 아래를 벗어나는 일은

        뭔가 새로운 희망을 꿈꾸게 한다.

        호주의 파란 하늘이

        날 기다린다.

(M)   I Will / Alison Krauss


(E) 공항 소음, 트렁크 바퀴 굴러가는 소리 

남     (뛰어오는 소리) 아줌마! 아줌마!

여     (바퀴 계속 굴러가는 소리)

남     거기 꽃무늬 원피스 입으신 아줌마! 잠시만요!

여     (바퀴 굴러가는 소리 멈추고) 저 아줌마 아니거든요!

남     아줌마 여권 떨어뜨리셨거든요.

여     어머... 큰일 날 뻔했네. (시큰둥하게)고맙습니다. (하다가) 어? 

남     어! 은서... 윤은서 맞지? 모자 때문에 얼굴이 잘 안 보인다.

여     봉덕..아... 

남     야~ 반갑다. 어떻게 이런데서 다 만나냐...

여     그러게... 여긴 어쩐 일이야?

남     응... 나 여름휴가. 남들 갈 때 가면 너무 복잡해서

        이번엔 좀 일찍 휴가를 냈지. 넌?

여     나두 휴가차...

남     그렇구나. 근데 왜 혼자야? 민수 선배는?

여     (당황) 어... 휴가를 맞춰 내기가 좀 어려워서... 

남     그렇다고 이 먼 곳까지 와이프를 혼자 보내?

        야... 선배는 이해심이 많은 건지... 너무 태평한건지...

여     그러는 넌? 왜 혼자야? 일행 없어?

남     어.. 나 결혼 안했거든.

여     왜 아직이야?

남     너 못 잊어서... (웃음) 놀래기는...

        뭐 늦게 취직해서 일하느라 바쁘다보니 여자 만날 시간도 없고

        그랬어.

여     그렇구나.


여     우연히 만난 대학동창 봉덕과 함께

        공항 밖으로 나왔다

(E) 거리 소음, 자동차 경적 소리

남     숙소는 어디야?

여     응, 베스트 인터네셔널.

남     정말? 나두 거기서 묵는데...

        잘됐네. 같이 가지 뭐. 어? 저기 택시 온다.

(E) 택시 문 열었다 닫히고 차 출발하는 소리

여     그를 이 낯선 곳에서 만나다니..

        기분이 묘하다.

        사실 그와 나는 단순한 대학동창이 아니고

        서로의 첫사랑이기 때문이다.    

(M)   Forever / Stratovarius


(E) 조용한 호텔 로비, 가끔씩 또각 또각 소리 들리고

(E) 트렁크 미는 소리와 발걸음 소리

남     체크인 끝났어?

여     응..

남     먼 길 오느라 피곤하지?

여     괜찮아. 

남     뭐 다른 계획 없으면, 저녁 식사... 같이 할까?

여     뭐... 그러던지.

남     올라가서 짐 좀 정리하고 나와. 6시에 여기 로비에서 다시 보자.

여     그래.

남     어! 가방 내가 밀어줄게.

여     괜찮아. 안 무거워.

남     이리 내. 난 딸랑 이 배낭 하난데 뭐...

        근데... 무슨 짐이 이렇게 많냐? 아예 집에서 짐싸서 나온거 아니야?

여     (웃음)

         

여     오랜만에 만났지만

        그는 별로 변하지 않았다.

        다정다감한 말투

        배려하는 마음씨

        전 남편과는 모든 게 반대다.

(M)  Be My Sweetheart / 서영은


(E) 레스토랑, 포크 부딪히는 소리. 물잔 내려놓는 소리.   

남     음식 먹을만 해?

여     응. 괜찮네.

남     선배는 잘 지내지? 애는... 아직 없어?

여     응.

남     웬만하면 너무 미루지 마라. 너 나이를 생각해야지.

        아, 요즘도 선배는 증권회사 다니나? 직장이 여의도였지?

여     봉덕아, (잠시 머뭇하다) 나 사실 이혼했어. 3년 쯤 전에...

남     아...

여     그런 표정으로 볼 건 없구.

남     몰랐어. 미안해.

여     뭐가 미안해. 다 지난 일이라 이젠 아무렇지도 않은데 뭐.


여     그에게 이혼 소식을 알리며

        미안한 건 나였다.

        결국 이렇게 될 것을

        그 때 왜 그랬냐는 원망의 눈빛이

        잠시 스치는 듯했다.

(M)  I'm Sorry /  린


(E) 찻잔 내려놓는 소리

남     호주는 처음이지?

여     응. 

남     그럼 넌 여기 잘 모르겠구나. 난 여기서 어학연수 했잖아.

여     그래? 언제?

남     너 결혼하고 얼마 후에 왔었어.

        그 땐 한국에 있기가 너무 힘들었거든...

        한국에선 어딜 가나 니 생각만 나서... 도망 왔지.

여     정...말?

남     또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는... 유부녀를 내가 왜 생각하냐?

        취직 안돼서 왔어.

        이력서에 어학연수라도 적어내면 뭐 좀 다를까 싶어서...

여     어... 그래?

남     사실 공부는 안하고 맨날 놀러다녔더니 어디가 좋은지 훤해.

        뭐... 원한다면 가이드 해줄 수도 있구.

여     정말? 안 그래도 패키지가 싫어서 자유여행으로 오긴 왔지만...

        막상 내일부터 어딜 가야하나 막막하긴 했거든. 잘됐다.

남     대신 나중에 가이드비 비싸게 받을 거니까

        톡톡히 부려먹도록 해.

여     (웃음) 

        

여     그렇게 우린 자연스레

        함께 움직이게 되었고

        여행지의 바람과

        첫사랑과의 재회는

        어쩐지 날 설레게 했다.

(M) 리멤버 -  키스 피아노

                

(E) 파도소리, 아이들 웃음소리

여     와~ 바닷물 정말 맑다.

        어쩜... 하늘이랑 바다랑 구별이 안가. 둘 다 너무 파래서.

남     여기 바다 멋지지? 예전에 여기 와서 가끔씩 니 생각하곤 했는데...

여     내 생각 안했다며...

남     안하려고 했는데 나더라. 여기만 오면...

        너 바다 정말 좋아했잖아.

여     그래... 그러고 보니... 우리 처음 바다로 여행 갔던 거 생각난다.


(회상 BG)   Love Affair OST 중


여     12년 전 그때. 우린 참 어렸고. 싱그러웠다.


(E) 차 안 소음

남     은서야, 일어나봐.

여     아... 무슨 멀미약이 완전 수면제네. 다 왔어?

남     밖을 봐.

여     와~~~ 바다다! 나 나간다! (버스에서 뛰어 나가는)

남     은서야, 모자 빠뜨렸잖아.

여     니가 챙겨 와~


(E) 파도 소리, 물에 들어가 첨벙첨벙 뛰는 소리

아     아 ~~~ 너~~무 좋다!!!

남     얌마~ 옷 다 젖겠다. 조심 해!!

여     좀 젖으면 어때!

남     갈아입을 옷도 없는데 감기 걸려. 아직 쌀쌀한데...

여     아~~ 시원해. 너두 신발 벗구 얼른 들어와~ 어서~~


여     그땐 무서울 것도, 거칠 것도 없었다.       

        세상은 내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내 사랑은 자유로웠다.

(M) 비밀번호 486 - 윤하


(E) 갈매기 소리, 잔잔한 파도 소리

여     (떨고 있는) 으.... 춥다.

남     그거 봐. 감기 걸린다고 했잖아 내가. 동해바닷물이 얼마나 찬데...

        자, 이거 입고 있어.

여     어머... 그렇다고 티셔츠를 벗으면 어떡해.

남     뭐 어때? 난 속에 반팔 티 입었으니까 괜찮아.

여     나두 괜찮아.

남     입어. 너 감기 걸리면 오래 가잖아.

여     역시... 너밖에 없어.(웃음) 사랑해.

남     나두... (웃음)


여     지금 내 옆엔....

        그때보단 눈빛이 조금 더 깊어진

        그 사람이 있다.

(E) 파도 소리

(M)  완소그대 / 서영은


여     예전 생각을 하며 걷는 사이에

        어느새 날은 어두워져 있엇다.

(E) 파도 소리, 가끔씩 작은 폭죽 터지는 소리

남     저기 애들 폭죽 터뜨리는 거 보이지.

여     응?

남     우리도 저거 사서 터뜨려볼까?

여     폭죽? 에이... 됐어. 애들도 아니고 이 나이에...

남     야, 원래 애들은 재미없는 거 안 해. 잠깐 있어봐. 내가 사올게.  

(E) 모래사장 걸어오는 사각사각 소리

남     자 여기... 내가 시범 보여줄게.

(E) 불붙이는 소리 & 폭죽 연이어 터지는 소리

여     와~~

남     어때? 예쁘지?

여     예쁘다. 나두 해볼래.

남     자, 위험하니까 여기 끝부분 잡고...

(E) 불붙이고, 폭죽 터지는

여     와~~~ 이야~~ 꼭 팝콘 터지는 것 같아.

남     재밌지? 내 말이 맞잖아.

여     (폭죽 터지는 소리 위로)

        너... 왜 아직 혼자니? 이렇게 좋은 사람인데...      

남     뭐라구?

여     너무 재밌다구... 폭죽놀이...

(M)   Happy!  / Mocca


여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우린 예전처럼 가까워졌다.

        어쩌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조금씩 고개를 들었다.

        

(E) 노천카페의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

여     아.. 시원하고 좋다.

남     자 건배~ 

여     짠~

(E) 술잔 부딪히는 소리

남     벌써 내일이면 휴가도 끝이네. 여행은 즐거웠어?

여     응. 덕분에... 여기 있으니까 시간 참 빨리 간다.

남     나두 이번 휴가는 너무 짧게 느껴졌다.

        늘 혼자 보내는 거라 이쯤 되면 좀 지겹기도 했는데...

여     그러니까 얼른 결혼해. 그렇게 혼자 있지 말구.

남     (웃음)

여     왜 웃어?

남     내가 예전에 너한테 했던 말 기억해?

여     무슨 말?

남     너 아니면... 결혼 같은 거 안하겠다구 한거...

여     그 땐... 우리 둘 다 철이 없었을 때니까.

        한번 사귀면... 한번 사랑하면...

        무조건 결혼까지 하는 건줄 알았으니까...

남     철이 없어서... 아무것도 몰라서 그런 말 했는지도 모르지.

        그런데 막상 너랑 헤어지고 나서 그 말 한거 나 많이 후회했어.

        내가 한 말에 자꾸만 책임감이 느껴져서...

여     무슨.. 그런 말에 책임을 느껴.

        약속 먼저 어긴 건.... 난데...

남     은서야! 만약에... 만약에 내가 다시 너한테 기회를 달라면

        너 나한테 다시 와 줄래?

여     어?

남     다시... 와줄거냐구 나한테.

여     ..........내가 무슨 면목으루... 내가 어떻게 너한테 가냐?

남     역시... 난 너한텐 안되는 거구나.

여     그렇지만....

남     .....

여     만약에 니가 나 잡아주면.... 도망가진 않을께.

남     .......!

여     난 염치가 없어서 너한테 못가겠으니까...

        니가..... 나 잡으라구.

(M)  설레임 /  그린티


* 잠시 후 2부에서 -  



------------------ 1부 끝 -----------------------       

                


여     여행에서 돌아온 우린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했다.

        다시 찾은 사랑이    

        장마철의 따분한 빗소리조차

        나를 설레게 했다.


(E) 비 오는 소리

남     (빗속에서 뛰는 소리) 은서야!

여     어머... 연락도 없이 왔어? 차는?

남     비오길래 차 안 가져왔어.

        너랑 같이 우산쓰려구.

여     어우.. 여전히 유치해.

남     그래도 내가 이렇게 달려와 주니까 좋지?

여     그래. 좋다. 맨날 장마였음 좋겠다.

남     이왕 얼굴 봤는데... 영화나 보러갈까?

여     그럴까? 근데... 오늘 금요일이라 예매 안하면 좋은

         영화 못 보는데...

남     내가 이미 예매해 놨습니다요.

        자기 보고 싶어 하던 영화로...

여     어쩜...

남     가자! 비 안 맞게 안쪽으로 들어와.


여     그가 나의 어깨를 꼭 감싼다.

        행여나 이 행복이 사라질까봐

        사랑이 날아갈 까봐

        나 역시 그의 팔을

        꼬옥.. 붙잡는다.

(M) 그대만 있다면 - 러브홀릭


여     그렇게 행복한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얼마 후부터...

        그에게선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E) 전화벨 소리

남     여보세요?

여     나야 

남     (약간 가라앉은) 응... 은서야.

여     요즘 바빠?

남     응... 조금.

여     어쩐지... 전화도 잘 없구... 일이 많은 거야?

남     응.

여     전화 받기 곤란해? 왜 이렇게 말이 없어?

남     사무실이라 그래.

여     전엔 사무실에서 큰 소리로 잘만 받았잖아.

        무슨 일 있어? 자기 회사에서 뭐 실수한거라도 있는거야?

남     아니야. 은서야~ 나 좀 바빠.

여     어... 알았어. 나중에 전화해.

남     응.

여     사랑.. (해.. 하려는데)

(E) 전화 뚝 끊기는...

 

여     그때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그리고 좋지 않던 예감은

        이내 현실이 되었다.


(E) 전화 신호음

(E)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안내멘트

여     며칠 째

        그에게서는 연락도 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한 번쯤 불행을 겪어서일까?

        그와 나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 거라는 걸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E)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습니다. 안내멘트

(E) 삐 소리 나면

여     나야. 대체 무슨 일이야?

        갑자기 왜 그러는지 이유는 알아야지.

        음성 들으면 연락해. 기다릴게.

(M)   내가 아는 그대 / 서후

        

(E) 전화벨 소리

여     여보세요?

남     나야.

여     (버럭) 어떻게 된 거야 대체...

남     그럴 일이 좀 있었어.

여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남     미안해...

여     일단 만나. 만나서 얘기해.


(E) 커피숍 조용한 음악 & 커피 계속 젓는 소리

 

여     벌써 삼십분째야.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

        무슨 걱정 있어?

남     그게... 휴...

여     어우 답답해 정말. 한숨 좀 그만 쉬고 말을 하라구!

남     부모님께 니 얘기 했어.

여     ..... 뭐라.. 고 했는데?

남     결혼할 사람 생겼다구...

여     그걸... 벌써?

남     어차피 말씀드려야 할 거니까.

여     내가... 이혼녀라는 것도... 얘기 했어?

남     응..

여     그랬..더니?

남     난 우리 부모님이 워낙 개방적인 분들이라..

        별 문제 안 될거라 생각했는데...

여     그런데? 반대...하셔?

남     응.. 

여     그랬구나... 하긴... 어떤 부모님이 좋아하시겠어. 아주 완고하셔?

남     응.. 생각보다 많이... 내가 장남이라 거는 기대도 크신데...

        그깟 이혼녀 만나려구 여태 결혼 안했냐구 막 역성을 내시는데..

여     그깟... 이혼..녀?

남     그러니까.. 워낙 화가 나셔서 하시는 소리야.

여     그러시겠지. 그렇지만.. 나 내 과거 때문에 내 인생까지도

        하찮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 나.. 그만 갈께.

(E) 의자 끄는 소리

(E) 뛰어가는 소리

남     은서야! 은서야!

(E) 빗소리

여     그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쩐지 그의 목소린

        애절하게 날 원하는 것 같지가 않다.

(M)   사랑은 유리같은 것 / 서후


(E) 빗소리 & 거리 소음 &자동차 경적 소리

남     내 얘기 다 듣지도 않고 그렇게 나가버리면 어떻게 해?

여     .... (숨 가쁘게 쉬는)

남     이렇게 화내서 될 일이 아니잖아.

여     자긴... 그래서 자기는 부모님께 뭐라고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데?

남     난... 난.. 잘 모르겠어.

여     뭐? 모르겠다구?

남     그래.. 부모님 심정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구...

여     그럼.. 나랑 헤어질 생각이야?

남     .... 그냥.... 우린 왜 이렇게 항상 힘든 건지... 머리가 아파.

여     그래. 자기는 항상 그게 문제였어.

        예전에도 이런 자기가 날 얼마나 답답하게 했는지 알아?

        우유부단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질질 끌려 다니기나 하고!

남     뭐? 야.. 내가 언제..

여     그럼 왜 딱 잘라서 말 못해. 부딪쳐 보지도 않구선

        벌써 겁부터 내는 거잖아! 그만큼 확신이 없으니까 그런 거 아냐?

(E) 빗소리 커지고

여     멍하니 선 그를 뒤로한 채

        나는 사나운 빗줄기 속으로 들어간다.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많이.. 가슴이 아팠다.

(M)   Love Hurts /  Julienne Taylor


여     그렇게 헤어진 후로도 

        그에게서는 

        문자 한 통 오지 않았다.

        나 역시 그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


여     그렇게 3개월이 흘렀고

        여행의 단 꿈은

        지리한 일상 속으로 파묻혀 갔다.

        그리고 얼마 후

        대학 동창의 결혼식에서

        우린 다시 마주쳤다.


(E) 축혼행진곡 & 하객들 박수소리 

남     은서야.

여     어... 오랜..만이네.

남     잘 지냈어?

여     응.

남     좀 마른 것 같네.

여     신경쓰지 마.  

남     아직도 나한테 화나 있구나.

여     나 먼저 밥 먹으러 갈게.

남     사진 안 찍어?

여     안 찍어.

남     그러지 말고.. 얘기 좀 하자.

여     얘기? 무슨 얘기? 아직도 나한테 할 말 있어?


여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도 궁금했다.

        왜 한번도 내게

        연락해주지 않았는지...

        정말 날 잊기로 한건지...

(M) 여자이니까 /  란


(E) 웅성거리는 소리. 또각또각 가는 소리 

남     은서야. 

여     왜? 얘기해봐 어디.

남     나 여행가서 널 다시 만났을 때...

        그리고 니가 이혼했다는 얘기 들었을 때두

        정말.. 기뻤어. 

여     ........

남     그리고 우리 다시 시작해서 너무 좋았구.

여     (말 가로채 ) 우리가 여행지의 환상과 분위기에

        잠깐 눈이 멀었었다고 생각하자.

        역시 한번 아니었던 사람은 결국엔 아니었는데...

        외롭다고 아무나 만나고.. 시작하고.. 그러는 게 아니었어.

남     아무나...? 

여     차라리 안 만났으면 좋았을걸.. 그렇게 생각해.

        널 만나기전에 난 사랑에 충분히 실망했었는데.

        그래서, 사랑 없이도 참 씩씩하고 당당했는데.

        너 만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버렸잖아.

        또 사랑에 기대하고... 실망하고. 이젠 됐어.

        그만 할래.

(M) 사랑 안 해 / 백지영


(E) 빗소리

여     난 또다시 우산 없이

        비를 맞는다.

        지금이라도 그가 우산을 들고 내게로 달려와 준다면

        난 말없이 그 우산 속으로 들어갈 텐데...

        그의 팔을 다시 꼭 붙잡을 텐데...

        그리고 다시는 놓지 않을 텐데...

        하지만..... 그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고.

        나는 그에게서 멀어진다.

 

(M) 주제음 - Love Affair / k.d Lang

 

 




 


 






2007-07-11(1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