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26일 (화) 김기덕의 골든디스크 / 차 한 잔 하시죠
M Nice Day / Ephemera...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여성 3인조 그룹이에요...
이페머러(Ephemera)의 2006년 곡입니다.
"난 내가 가는 곳 마다 행복한 사람의 얼굴을 봐~
파란하늘 너와 나, 너를 알게 한 멋진 날~"
아이스크림 광고 음악으로도 쓰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이경숙
- 엄마 욕심은 끝이 없나봐요 -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14개월 된 개구쟁이 아들 녀석을 키우고
있습니다. 근데 이 녀석이 얼마 전부터 말귀를 조금 알아 듣더니만,
‘코는 어디 있어요, 발은 어딨어요’ 하고 물어 보더라구요. 그 모습이 어찌나 신기하고 예뻐 보이던지... 그 후,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기만 하면
충성, 배꼽 인사, 빠빠이, 악수 등을 여러 번 반복 학습 시켰습니다.
아이가 엄마 말을 알아듣고 따라 할 때의 그 감격이란 아이를 키워 본 분들만이 아실겁니다. 그런데, 같은 개월수의 옆집 아이는 글쎄 윙크를
하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래. 이제부터는 윙크를 가르쳐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아이를 앉혀 놓고 하루에도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윙크 연습을 시켰지요. 하지만, 이 녀석은 엄마의 애타는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며칠째 따라하지를 않는 겁니다. 윙크만 계속하면 그 동안 배운 거 잊어 버릴까봐, 윙크를 가르치는 틈틈이 그 동안 배운 것도 복습 시켰답니다.
사실 저는 아이를 낳기 전에는, 말도 못하는 아이 데리고 여기 저기 문화 센터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야야~ 그게 애들 공부니.. 엄마 공부니? 저러다 애 잡겠다. 애 잡겠어!”
근데 막상 아이를 낳고 키워 보니, 제가 극성맞은 엄마가 되어 있는 겁니다. 며칠 전엔 아이가 열감기로 끙끙 앓아누워 있는걸 보면서, 내가 애를 너무 힘들게 해서 병이 난 것 같아 마음이 아팠지요. 그런데 오늘 저는 또 아이를 앉혀 놓고, 만세 박수를 가르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는데... 저는 제 자신을 반성하고는 아이에게 ‘내일부터는 아침부터 놀이터에서 재미나게 놀자’ 라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 녀석, 말끝나기가
무섭게 제 신발을 찾아오는 겁니다. 하하하.. 올 여름은 놀이터에서
살아야 될 것 같습니다.
신청곡: It's the Way You Make Me Feel / Steps
영국 출신의 5인조 혼성 그룹 ‘스텝스’의 2002년 작품.
김성진
- 기다림의 미학 -
“여보 일어나요~" 아침부터 내 무거운 눈꺼풀을 일으켜 세우는
익숙한 아내의 목소리.. 나의 하루는 또 시작된다.
졸린 눈을 비비며 세수를 하고,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손길이 점점 빨라진다. 아이의 옷도 챙겨야하고, 정말 아침은 너무도 바쁘다.
무거운 마음을 추스리기도 전에, 오히려 이 생활에 적응해 버린 나 자신을
돌아보니, 지난 몇 달이 아득히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이런 생활을 한 지가 이제 육개월, 너무도 답답했던 마음이 이제는
무감동으로 무너져 내린다.
이미 직장에 바삐 나가버린 아내를 대신해, 나는 아이를 데리고
아파트 정문으로 나간다. 늘상 보는 아줌마들과 눈 인사를 나누며,
놀이방차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아이의 눈을 안쓰러운듯이 쳐다보며
작은 손을 꼭 쥐어준다. 이심전심이랄까, 아이도 손에 힘주고 웃으며
나를 쳐다본다. 예전에 회사 다닐 때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푸른 하늘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먼저 집에 들어간 아주머니의 현관문 닫는 소리가 나를 더 냉냉 하게 한다. 오늘은 아내가 준 주문서를 가지고 장을 봐야 한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서투르던 일이 어느새 몸에 베어 버렸다.
마트에서 사온 배추와 무우를 정신없이 다듬고, 아파트 현관에서 아이를
기다린다. 어둠이 깔릴 즈음에는 서투른 솜씨로 찌개를 끓이고, 아내를
기다린다. 이런 기다림이 이렇게 당연한 일로 바뀔 줄이야...
직장에서 배우지 못한 기다림의 미학을 지금 여기에서 배운다.
그렇게 나는 아이의 맑은 눈망울과 아내의 따스한 온기에서
다 채워진 희망을 느끼며, 나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리리라고 믿어본다.
신청곡: A Whole New World / Regina Belle & Peabo Bryson
‘레지나 벨’과 ‘피보 브라이슨’의 1993년 듀엣곡.
애니메이션 영화 '알라딘'의 수록곡.
정은정
- 꽃다발의 추억 -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마침내 오늘, 아깝지만 화병의 시들은
꽃을 정리했습니다. 화병에는 빨간 장미와 노란 국화가 한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꽃의 출처는, 아마도 우리 가족 중, 처음으로 시상식에서 받은 축화 꽃다발 이었습니다. 그것도 우리 아들 녀석이 말입니다.
키도 훤칠하고 얼굴도 잘 생긴, 그리고 뭐니 뭐니해도 항상 잘 웃는 밝은
아이. 그 아들 녀석에게는 생각이 더디 자라는 정신지체라는 장애가 있습니다. 한 장애인 단체에서 장애우들과 부모님, 선생님을 초청하여 한마당 축제를 개최했는데, 제 아들 녀석이 표창장을 받게 된 것입니다.
벌써 초등학교 5학년이라니... 12년 동안의 아리고 쓰렸던 기억들이
스쳐갑니다. 처음 학교에 입학 할 때 만해도, 어떤 어머니들은 아이를
특수학교로 전학 보내라고 종용하기도 했고, 학교 행사라도 있으면
몇 날 며칠이고 걱정에 걱정이었으니까요. 그래도 잘 커준 아이는 이젠 제법 학교에서 유명인사랍니다. 치료 때문에 하교라도 일찍 하는 날이면, 아직
수업중인 친구들이 창문너머로 잘 가라고 손 흔들며 인사도 해주고요,
모든 선생님들도 한번 씩 머리 쓰다듬어 주십니다.
'위 학생은 장애를 적극적 삶의 자세로 이기며 웃어른에 대한 예의와 친구들에 대한 사랑으로 타의 모범이 되었기에 이를 표창 합니다'
그리고 함께 받은 팔 한가득의 꽃다발. 이젠 시들어 추억으로 남겠지요.
주말에만 만나는 남편은 다시 한번 시상자처럼 표창장을 낭독하고는
잘 했다고 칭찬해 주었습니다. 아들아! 한때는 엄마의 눈물이었지만,
이젠 엄마의 웃음이란다. 미안하고 고마워. 그리고 사랑한단다.
신청곡 : My Love / Westlife
아일랜드 출신의 보이밴드 '웨스트라이프'의 2000년 작품.
UK 차트 정상까지 기록했던 러브 발라드.
박나림의
차 한 잔 하시죠
김영순님의
사연
심효열
- 양말 기워주세요 -
“에이구.. 얌전한 처자가 들어와야 니 구멍난 양말 빵구라도 메울낀데...”
어머니께서 항상 입버릇처럼 하신 말씀이십니다.
어찌된 일인지 저는 신는 양말마다 죄다 구멍이 나서 학교 다닐 때,
내 양말에 구멍이 났는지 안났는지 친구들이 내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남의 집 논밭을 일구시는 어머님은 구멍난 양말을 메울 시간이 없으셨지요.한 번은 친구들이 하도 놀려, 집에 오자마자 가방을 집어던지면서, 새 양말
10개만 사달라고 떼를 썼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님은 “아이고.. 오늘은
친구들이 많이 놀렸는가부네.. 다 꺼내놔라. 오늘 이 애미가 다 기워줄텐께.”
하지만, 달랑 한개만 기워 책가방위에 올려놓으신 어머니...
이렇게 학창시절 뿐만 아니라 지금도 저는 무쇠발가락을 가진 남편입니다.
처음엔 싼 양말이라서 그런가하고, 큰맘먹고 두껍고 질좋은 양말 두어켤레를 사던 집사람... 그러나 역시 안되겠는지 매일 구멍난 양말을 깁고 있습니다.
아내는 양말 깁는다고 실을 사는 사람은 세상에 자기뿐일 거라고 말합니다. 그건 저도 인정합니다. 결혼 4년 동안 주먹만한 실타래를 세 번이나 사고
또 사는 사람은 세상에서 제 아내 뿐일겁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요? 항상 어머니가 말씀하신대로 아내는 구멍난
양말을 매일 기워도 짜증 한번 내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경주에 나들이를 갔다가 딸이 자전거를 탔는데, 그만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일어나보니
딸아이 바지에 구멍이 생겼지 뭡니까. 그랬더니 대뜸 딸이 하는 말..
“엄마,, 집에 가서 바지 기워줘~~” 그 말을 듣고 우리 부부가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오늘도 아내는 양말을 기우고 있습니다.
신청곡: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 Glenn Medeiros
하와이 출신의 미남가수 '글렌 메데이로스'의 1987년 데뷔 곡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12위에 올랐던 리메이크 작품. 오리지널은 ‘조지 벤슨’.
이재숙
- 내 사랑의 얼굴 -
오늘 문득, 제 다리를 베고 누운 남편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봅니다.
결혼한지 10년차.. 신혼부부도 아니고, 그렇다고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지낸 노년 부부도 아니지요. 다른 땐 무심히 쳐다보는 얼굴이지만,
요즘 들어 자주 자세히 쳐다보게 됩니다.
연애 시절엔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서로 쳐다만 보고 있어도 웃음이
나오고, 마냥 행복했는데......
세월이 흐르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가족들 부양하느라, 그 시절 풋풋했던 해맑은 얼굴색은 햇빛에 그을려 검게 타고, 눈가에는 주름살도 늘고,
머리숱도 많이 사라져, 매력있는 얼굴은 아니지만, 어쩌면 연애하던 시절의
그 얼굴보다 지금의 얼굴이 더 정이가고, 만지고 싶고, 더 더욱 사랑스럽습니다. 아직까지 큰 소리로 부부싸움 한번 하지 않고 살아온 나날들이
그 얼굴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힘든 내색 하지 않고, 늘 한결같이 우리 가족을 지쳐주는 당신의 얼굴에선
빛이 납니다.
별일 아니겠지만, 여러분도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루에 5분만이라도 시간을 내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세요. 아무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세요.
저는 오늘도 쳐다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그럼 우리남편 이럽니다. "부끄럽다, 그만봐라."
신청곡: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 Roberta Flack
미국 출신의 여성 가수 ‘로버타 플랙’의 1972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1위 기록.
2007-06-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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