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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17일 목요일 음악 에세이 대본 및 수록곡
 

첫곡 :  Greenfields / Brothers Four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88화 - 기억의 재구성


(M) 주제음  -   Things / Robbie Williams


(E) 자동차 끽~ 하는 소리와 쾅 부딪히는 소리

남     (신음하며) 이렇게 죽는거야? 안돼... (크게 숨 몰아쉬고)

        정신 차려. (다시 숨 쉬고)

        내 이름은 김봉덕... 나이는 스물아홉...

        지금은 5월... 내가 좋아하는 색은 파란색...

        (소리 점점 멀어져가며)


(E)  싸이렌 소리

남     영화필름처럼 지난날들이 스쳐지나간다.

        눈앞이 안개가 낀 듯 흐려진다.

        모든 것이 아득해지고

        깊은 잠에 빠져든다.

(M)   No Surprises / Radiohead


(E) 병실

여     제발... 제발 좀 일어나봐. 나 자기한테 할 말이 너무 많은데...

        눈 좀 떠 봐 자기야... 응? (흐느껴 운다.)

여     (놀란)어! 자기야~ 정신이 좀 들어? 나 알아보겠어?

남     여기가... 어딘가요?

여     (걱정스럽게)자기야... 왜 그래? 정신 좀 차려봐.


남     희미했던 시야가 점점 뚜렷해진다.


여     나야 나... 은서.. 나 모르겠어?


남     칙칙한 쌩얼에

        떡진 저 머리카락...

        바라만 봐도 지긋지긋한 은서의 얼굴을

        내가 왜 모르겠는가?

        5년을 사귀었던 사람.

        그래서 지겨워지고 있던 사람인데.


여     말 좀 해봐~ 응?

남     (echo)드라마 주인공들은 교통사고가 나면 기억상실증에도

        잘 걸리더만...

        난 왜 니 얼굴이 이렇게 생생한거니... 아휴 지겨워...

여     (뺨을 찰싹찰싹 때리며)자기야~ 정신 차려.

        나야 은서... 나 모르겠어?

남     아~~~ 아파.

여     (안도의 한숨쉬며) 그래 이제 좀 정신이 드나보네.

        난 혹시나 자기가 사고 충격으로 날 기억 못하는 거 아닌가 해서

        가슴이 철렁했잖아.


남     그래~ 바로 그거야!

        난 사고가 났고

        지금 내가 그녀를 모른 척 한다 해도...

        그녀는 날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그녀를 떨쳐내 버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가?


여     몸은 좀 괜찮아?

남     누구... 세요?

 

(M)   누구없소 / 한영애


(E) 병실

여     자기 정말 나 기억 안나?

남     절... 아세요?

여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남     우리... 꽤 특별한 사이였나요?

여     우리 연인 사이잖아. 5년 전부터...

        자기가 나한테 첫눈에 반해서 좋다구 막 쫓아다녔었잖아.

남     (echo) 그땐... 내가 잠깐 돌았었지.

      그리구... 내가 아직두 너 쫓아다니냐?

여     자기 부모님, 자기 친구들,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 사이를 알아. 자기네 집 강아지까지도 날 보면 냉큼 달려와서

        꼬리를 흔든다구...

남     아~ 이런...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요.

        미안해서 어쩌죠?

여     (울먹이며)아... 어떡해.. 어쩌면 좋아. (흐느껴 운다.)

 

(M)  나 어떡해 /  제이알


남     은서 씨라고 했죠? 우리... 많이 사랑했나요?

여     세상에... 이런 일은 드라마에서나 있는 일인 줄 알았는데...

남     정말 미안해요. 내가 왜 여기 있게 된 거죠?

여     교통사고가 났어. 그리 큰 사고는 아니라 다행히 다른 곳은 멀쩡해.

남     아... 그랬군요.

여     근데... 자기 머리를 다친거야?

        차라리 팔이나 다리가 부러지든가...왜 하필 ... 나 정말 기억 안나?


남     나두 내 연기력에 사뭇 놀랐다.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나보다.

        다행히 그녀도

        내 말을 모두 믿는 눈치다.

        그녀에겐 너무 미안하지만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나를 용서해주길 바랄 뿐.

 

(M)    Sorry Sorry Sorry / Nevada 51

        

(E) 전화벨 울리는 소리

남     여보세요? 응~ 그럼 임마 멀쩡하지.

        근데 너 나 사고 난 건 어떻게 알았냐?

        은서가? 어... 몸은 별 이상 없는데... 기억이 좀 가물가물해.

        야! 암튼 너 나랑 통화한거 은서한텐 비밀이다!!

        나 은서 기억 안나거든. 뭔 소리긴. 그런 게 있어.


(E) 노크하는 소리 

남     어! 끊어.

(E) 후다닥 핸드폰 닫는


여     컨디션은 좀 어때?

남     네. 뭐... 괜찮아요, 근데 왜 또 왔어요?

여     자기가 이러구 있는데 어떻게 안와.

        얼굴이라도 자꾸 보면 혹시 기억이 되살아날지도 모르잖아!

남     아... 글쎄 기억이 그렇게 쉽게 돌아오냐?... 구요...

여     어쨌든... 나 매일 매일 올거야.

        자기 기억 돌아올 때까지!

남     원래 이런 때는 그저 환자의 안정이 중요하다고 의사가 안 그래요?

        거 뭐냐... 환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거나...

여     자기 부모님이 나한테 간호 부탁하셨어.

남     뭐라구?......요?


남     나의 연기력이 점점 무너지려 한다. 

        시간 끌어 들통 나기 전에

        이별을 감행하는 수밖에...

         

남     아무튼 전 그쪽이 누군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더 이상 내 앞에 나타나

        날 힘들게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여     그래도 이렇게 끝내는 건 너무 허무하잖아!

남     미안해요. 그치만 어떡해요.  

        전 그쪽이 전혀 기억나지 않고 그래서 사랑할 수도 없게 됐는데...

 

(M)    Ya Ya Ringe Ringe Raja / Goran Bregovic  


여     기억하려고 노력해봐. 노력하면 아주 조금은...

        그냥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정도는 기억날 수도 있잖아.

남     모른다잖아요! 나두 혼란스러워요.

여     그러니까 내가 도와준다구.

남     그냥... 지금은 혼자 있고 싶다구요!

        내 말 못 알아들어요? 그쪽 바보에요?

여     정말 너무 하는구나. 어쩜 나한테 이렇게까지...

(E) 병실 문 열렸다 닫히는 소리


남     그렇게까지 화내면서 쫓아낼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 후로 그녀는 내 병실에 찾아오지 않았고..

        2주 만에 난 퇴원했다.       

        드 디 어

        난 해방된 것인 줄만 알았다.


(E) 전화벨 소리

남     여보세요?

여     나에요 은서.

남     (echo)웬 존댓말?

여     우리 다시 시작해요.

남     네?

여     봉덕씨가 나 기억 못해도 좋아요.

남     난 다시 시작할 마음 없거든요.

        전에는 내가 무슨 맘으로 은서씨랑 사귀었는지 모르지만

        솔직히.... 은서씨 내 스타일 아니거든요. 미안합니다.

여     그럼... 내게 딱 한 달만 시간을 줘요.

남     .....

여     한 달이 어려우면 열흘만이라도...

남     열흘 동안 뭐하게요?

여     우리 함께 했던 기억들... 다시 돌이키다보면 내가 누군지

        기억날 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5년 동안 함께해준 여자친군데... 그 정도도 못해주나요?

남     내가 기억 못해내면요?

여     그 땐... 저도 그만둘게요. 봉덕씨 더는 힘들게 안 할게요.


남     내키진 않았지만

        은서에 대한 미안함도 씻을 겸...

        그래... 열흘만 꾹 참자.

        열흘 후면 참 자유가 올 것이다.

 

M    Freedom / Wham

        

(E) 캠퍼스

여     여기 기억나요?

남     (echo)우리 처음 만났던 곳이네.

여     우리 여기서 처음 만났어요.

        엄밀히 말하면 내가 처음 봉덕씨를 본 곳이죠.

남     아... 그래요? 좋네요 뭐.

여     그때.... 며칠 째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진짜 기억 하나도 안나요?


(E)     회상 BG 깔리고 비오는 소리

남     저기요?

여     네?

남     우산이 자꾸 뒤집히던데... 이거 같이 쓸래요?

여     괜찮아요.

남     그러지 말고 이거 써요.

여     괜찮다니까요. (콜록 콜록)

남     아니 어제도 그 우산 쓰고 하루 종일 다니다가 비 다 맞아서

        감기 걸린 거잖아요.

여     (놀라)그럼... 나 쫓아다녔어요? 봉덕씨 나 스토킹해요?

남     스토킹이라뇨. 

여     내가 어제 이 우산 쓰고 돌아다닌 것까지 어떻게 알아요?

        스토킹한거 맞잖아요.

남     저기요. 스타킹이나 갈아 신지 그래요?

        아까보다 더 나간 것 같은데...

        올 나간 스타킹에 뒤집어지는 우산에... 참...

여     댁이 무슨 상관이에요? 별꼴이야. 정말...

남     그러면서 우산은 왜 접어요?

(BG 끝나고)


남     하하 그 때 얼굴 빨~개져가지고...

여     네? 

남     아.. 아니.. 빨개졌겠다구요. 어... 얼마나 당황 했을까... 하하

여     아무튼 그 날 이후로 봉덕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크~고 튼튼한 우산을 들고 내 앞에 나타났어요.

남     제가요? 할 일 참 없었나보네.

여     더불어 내 인생에 우산 같은 사람이 돼주었죠.

        내 인생에 쏟아지는 비와 눈을 다 막아주는...


남     내가 은서에게 그렇게 든든한 사람이었던가?

        그렇게 오랜 세월 만나면서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니...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내가 그녀에게 어떤 사람인지...

        그녀가 내게 어떤 존재인지...         

 

(M)   Fixing A Broken Heart / Indecent Obsession


(다시 회상)

(E) 음악 소리와 호프집 소음 (여자 걸어오는 소리)

여     자기야~ 늦어서 미안~

남     왔어?

여     표정이 왜 그래? 자기 무슨 일 있구나?

남     실은 오늘 면접 발표 났어. 나 또 떨어졌다 은서야...

여     그랬구나... 그 회사 조만간 망하겠다.

        배웠다는 사람들이 어쩜 그렇게 사람을 볼 줄 모르냐...

남     내 말이... 나랑 같이 시험 본 후배 녀석은 붙었나봐.

        아~ 정말 내가 한심해 죽겠다.

여     한심하긴 자기가 왜 한심해? 자기 훌륭해.

        조만간 자기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CEO가 있을거야.

남     CEO가 면접 안보는데?

여     아하~ CEO가 면접을 안봐서 자기가 자꾸 떨어진거구나.

        자기같은 인재가 들어오면 다들 뒤쳐질까봐. 벌써부터 겁먹은 거지.

남     그런가?

여     그럼~~  자, 한잔 쭉~ 들이키고 기분 풀어.

        우리의 희망 찬 내일을 위하여! 건배~!!


(E) 음악 바뀌고

남     여기 참 오랜만에 오네요.

여     여기 기억나요?

남     아... 아니... 난 그냥 이런 호프집 온지도 꽤 된 것 같다구요.

여     우리 우울할 때마다 대낮부터 여기 와서는 날 밝는 거 보며

        나간 적도 있었는데...


남     그렇다. 

        그녀는 내 인생의 비와 눈을 함께 맞아준 여자였다.

        어쩌면 난 그걸 잊고 있었다.

 

(M)    Somethin' Stupid / Robbie Williams & Nicole Kidman

 

----------------------1부 끝 ---------------------------


(E) 거리 소음. 걷는


여     오늘은 여기까지에요. 나랑 같이 다녀줘서 고마웠어요.    

남     약속이나 잘 지켜요. 열흘 후엔 안 잡겠다는 약속...

여     (섭섭한 듯)알았어요. 참... 우리 예전에 약속하나 한 게 있는데...

남     무슨 약속이요?

여     타임캡슐 묻어둔 게 있어요. 10년 후에 꺼내보기로 하고...

남     (echo) 남들 하는 건 다했지... 유치하게...

여     궁금하면 꺼내 봐요. 어차피 날 기억하지 못하면 소용없는 거니까...

        기억을 되찾는데 도움될 지 모르니... 미리 꺼내보는 거 허락할게요.

남     알았어요. 궁금해지면 보죠 뭐...


남     타임캡슐... 

        잊고 있었다.

        그런 유치한 장난을

        덧없는 약속을 했었다.

        갑자기 그 속엔 대체 뭐가 들어있었는지

        궁금해졌다.


(E) 전화벨

남     여보세요?

여     나 은서에요.

남     오늘은 안 만나기로 했잖아요.

여     알아요. 혹시 타임캡슐 꺼내봤어요?

        오늘 가봤더니 땅을 판 흔적이 있던데...

남     네... 궁금하잖아요. 뭐.. 근데 별거 없던데요?

여     내가 어디에 묻었는지 얘기 안한 것 같은데...

남     (echo)아... 맞다... 아씨.. 어쩌지?

여     어떻게 알았어요? 

남     어... 은서씨 기억 해보려고 예전 일기장을 봤어요.

        거기 나와있더라구요. 고맙게도...

여     봉덕씨는 초등학교 이후로 일기같은 건 안쓰는 사람인데...

        이상하네요.

남     가끔씩 썼더라구요. 아주 특별한 날만...

여     (믿는 듯한) 그랬구나...


남     이래서 거짓말 하고는 못사는가보다.

        정신을 두 배 세 배 더 똑바로 차려야 한다.

 

(M)   정신차려 / 김수철


(E) 바다 소리 들리고

남     어우~ 허리아파. 일곱 시간이나 기차 타고 이 먼 곳까지...

여     그래도 바다 보니까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지

        않아요?

남     허리는 끊어지구요.

여     (웃음)


남     은서와 처음으로 무박 2일 기차여행을 떠났었다.

        바로 이곳 정동진으로...

        부모님께 거짓말하고 내내 찔려하던 은서의 모습이

        그 땐 참 귀여웠는데...


여     우리 이렇게 함께 바람 쐬러 온 게 얼마만인지 알아요?

남     그럼 지금 나랑 놀러오고 싶어서 이 멀리까지 온 거에요?

여     겸사겸사요. 여긴 우리에게 가장 특별한 곳이에요.

        처음으로 여행 온 곳이기도 하고 또 한 번은...

남     (echo)또? 여길 우리가 두 번이나 왔다구?

        이게 지금 다른 남자랑 오구선 나랑 온 걸로 착각하는 거

        아니야?

여     또 한번은... (잠시 생각하다가)

        좀 안 좋은 일로 왔었어요.

남     무슨 일이었는데요?

여     ...... 


남     이상하다. 

        정말 그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 기억 속에 정동진은

        단 한 번뿐인데...


여     별거 아니었어요. 그냥 사랑싸움이죠 뭐...   

 

(M)    Love in December / Club 8


여     오늘 멀리까지 오고 가느라 피곤했죠?

남     뭐... 덕분에 나도 잼있었어요.

        내일은 어디 갈 거에요?

여     음... 내일은...


남     새삼스레

        내일을 기다리고 있다.

        은서와 함께 할 내일을...

        이런 기대감

        대체 얼마만인가.

        이게 아닌데...

        딱딱해졌던 내 심장이

        자꾸만 기지개를 편다.

 

(M)   How Can You Mend a Broken Heart / Michael Buble

        

여     내일이 우리 약속한 마지막 날이네요.

남     아... 벌써 그렇게 됐어요?

여     왜요? 아쉬워요?

남     (버럭)아니요~! 그냥 오늘까지도 이렇게 은서씨가 누군지

        기억이 안 나는데... 내일도 내 기억이 되살아나지 않으면...

        은서씨 많이 속상할 것 같아서요.

여     내 마음... 생각해 주긴 하네요.

남     나 그렇게까지 나쁜 놈은 아니에요.

여     내일 봐요.

남     잘가요.

(E)     갑자기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남     어... 소나기에요.

여     그러게요. 오늘 비온단 얘기 없었는데...

남     잠깐만 여기 있어요.

(E) 뛰어오는

남     자 여기요.

여     .....

남     받아요. 우산 없잖아요. 이거 써요.

        내가 항상... 우산은 확실히 챙겼다면서요.

여     (울먹이며)고마워요. 갈게요.

        

남     그렇게라도 해주지 않으면

        그녀의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볼 자신이 없었다.

 

(M)   해바라기 / 박상민


(BG 깔리고)  

남     모든 게 혼란스럽다.

        완전히 불씨가 꺼져버려 차가웠던 벽난로에

        누군가 다시금 불을 지핀 기분이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까

        모든 게 기억났다고...

        아니... 다시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해볼까.

 

(M)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 김동률


(E) 거리 소음

남     오늘이 정말 마지막 날이네요.

여     네... 아직도 내가 누군지... 기억 안나요?

남     (echo)그냥 지금 기억난다고 말해볼까? 아니야.. 너무 뜬금없잖아.

        뭐 좀 자연스런 방법 없나?

여     너무 애쓰진 말아요.

남     그냥 은서씨가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친근하게 느껴져요.

여     적어도 이방인은 면했네요.

(E) 걷는 소리

남     조심해요!! 

여     악!! 

(E) 자동차 경적 소리, 넘어지는

여     봉덕씨! 괜찮아요? 봉덕씨!!

남     아.....

여     머리 부딪쳤나봐. 어떡해. 병원 가요. 네?

남     ......... 


남     순간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     어떡해~~ 괜찮아요?

남     은서야...

여     네?

남     은서야.... 맞어. 기억나.. 너랑 지냈던 시간들....

여     정...말로.... 기억나?

남     어. 다 기억나.

여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남     그냥 다... 너랑 내가 어떻게 만나 어떻게 사랑했는지....

        니가 나한테 얼마나 잘해줬는지... 전부 다.....

여     (불안한) 정...말?

남     그럼... 미안해. 그동안... 기억하지 못해서...

여     아니야. 아니야 내가 미안해.

남     니가 뭐가 미안해.

여     아냐... 미안해...

 

(M)    미안해요  / 앤  


남     기억이란 참 신기하다.

        어떤 이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지만

        어떤 이에겐 현실에서 깨닫지 못했던 행복을 선사한다.

        기억상실증이란 거짓말을 통해

        난 다시금 소중한 그녀와의 기억을 되찾았다.

        그리고 그녀의 기억뿐만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그녀의 남자로 남기로 한다.

        그녀가 나의 거짓말을...

        눈치채지 못하길 바랄 뿐이다.

        영원히. 

 

(M)    위험한 관계 / 정사 OST


여     그 사람을 잃는 줄만 알았다.

        그가 교통사고 나기 바로 직전에....

        다른 남자를 만났던 사실을

        들키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늘은 내 편이 되어주었다.

        다행히 그가 사고를 당해 부분 기억상실증에 걸렸고...

        대부분의 기억은 되찾았지만

        나의 잘못은 여전히 기억하지 못한다.

        다른 남자와 함께 가다 마주친 그 거리도...

        그 남자와 정동진으로 몰래 여행 갔던 사실도....

        그는 기억해내지 못했다.

        아픈 기억만 싹 지워버린 채

        다시금 내 곁으로 돌아와 준 그에게

        이제는 좋은 기억만

        안겨주고 싶다.

        그가 나의 거짓말을 눈치채지 못하길

        바랄 뿐이다. 영원히.

 

(M)   주제음 -  Things / Robbie Williams

 

 

 





2007-05-16(1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