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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10일 목요일 음악 에세이 대본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87화 -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M) 주제음 :  Quien Sera / Lisa Ono


여     현대인에게 강박증은

        몇사람에 한명 꼴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감기처럼 가벼운 정신적 질환이다.

        이 말은~ 이 병을 치료하는 게

        쩐이 된다는 얘기.

        그래서 내가 개업한 병원의 이름은

        “강박증 클리닉 센터”

        대출 받아 얻은 병원이긴 하지만

        남편은 커녕 남자친구 하나 없는 나에겐

        이 병원이 내 전재산이자 생존수단... 

        각박하고 힘겨운 이 세상...

        남몰래 마음의 병을 앓고 사는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일.

        그 얼마나 숭고하고 고귀한 일인가...

        거기다 쩐도 되고....

        나는 그 누구보다 이 일을 사랑한다.

        그런데 오늘도 진료실에는

        꼬이라는 환자는 안 꼬이고

        파리들만 꼬인다.

(M)  탈랄라 / 박명수

 

(E) 지하철 가는 소리

여     의사라서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닐 거라는

        편견을 버려줬으면 좋겠다.

        나는 아끼고 아낀다.

        나에겐 갚아야 할 빚이 산더미며~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에겐

        경제적인 뒷받침을 해 줄... 기댈 남자가 없다.

        앞으로... 생길 여지도 보이지 않는다.

        왜냐면 난~

        치명적으로 못생긴 외모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개성이 강하다는 말로 포장하려 해도

        아닌 건 아닌 거다.

        그래... 난 못생겼다.

(M) 못난이 콤플렉스 / 영턱스 클럽


(E)전화벨

여     여보세요?

        응.. 진경아. 뭐? 주말에 쌍쌍파티? 그런 걸 왜해?

        아 수진이 시집간 거? 들었어. 그럼 니들끼리 해.

        결혼한 것들끼리!! 아 뭘 기다려. 끊어.


여     가진 것들이 더 하다구...

        없는 자를 배려할 줄 모른다. 쌍쌍파티라니..잔인한 것들.


남     저기.... 혹시....

여     네?


여     웬 건장한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이런 경우는 둘 중 하나다.

        댁에 자녀에게 좋은 책 한 질 소개시켜 드립니다.

        또는 도를 아십니까?


남     혹시.... 윤은서라고....


여     어? 아니네? 나를 아는 사람인가?


남     맞구나? 맞지? 야 나 몰라?

        나 명인초등학교 회장... 김봉덕 몰라?

여     어? 아~~ 맞다. 어디서 본 얼굴이다 싶더라니...

        어머 웬일이니? 이런 데서 다 만나구?

남     여기가 우리 동네 지하철역이니까 만날 수도 있지 뭐.

        너 쭉~ 여기서 살았어?

여     응. 너두?

남     그랬지 뭐. 그런데 나, 너 못알아볼 뻔 했어.

        얼굴이 많이 달라졌다.


여     오늘... 화장을 신경써서 하고나왔더니...

        다른 날보단 괜찮은가?


남     너... 혹시 성장기 때 사고 났었니?

        어릴 때도 뭐 그닥 괜찮은 얼굴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냐?

(M)   Got What You Need / Eve


여     뭐... 한 두 번 듣는 소리가 아니다.

        나도 내 얼굴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이젠 웬만한 얘기엔 상처도 안 받는다.


여     그러게 말야~ 우리 언니들은 안 그런데

        왜 나만 이 모양인지 모르겠어.

남     아 맞다. 그때 너 언니 두명 있었지?

        우리 학교에서 젤 이뻤잖아.

여     응

남     지금도 이쁘셔?

여     그렇지 뭐. 다들 시집 잘 가서 잘 살고 있어.

남     그랬을거야. 그 미모 그대로 컸으면~

        참~ 너는 뭐하는데?

여     어... 나 병원.

남     병원? 너 의사야?

여     응....

남     역시!!! 사람은 콤플렉스가 있어야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이라는 걸 하는거야. 장하다 윤은서! 너 정말.. 열심히 했구나?

(M) 네모의 꿈 / 화이트


(E) 거리 걸어가는 소리. 소음들

남     병원 이름이 뭔데? 집에서 두 정거장 거리면~

        나도 봤을 수 있겠네.

여     어... 미소 강박증 클리닉 센터.

남     강박증...클리닉 센터?

여     어.... 

남     강박증 치료하는 데야?

여     이름이 딱 그렇잖아.

남     아..... 그럼 너 나 공짜로 상담해 줄 수 있냐?

여     공짜로? 야....내가 한시간에 얼마짜리 의산데.

남     그래? 내가 너한테 돈내고 치료 받을 형편은 안되고....

        어쨌든 나도 그놈의 강박증 때문에.... 요즘 좀 괴롭거든.

여     강박증이라면... 어떤 증상인데?

남     얘기하자면 좀 긴데.... 어? 저?네. 미소 강박증 클리닉센터.

여     어. 저기야.

남     말 길어지겠는데... 그냥 니네 병원 가서 얘기하자.

        시간도 남는데....

(M)   으아 들이대 / 김흥국


남     야. 무슨 병원에 사람이 하나도 없냐?

여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렇지 뭐.

남     야... 내부 인테리어도 잘해놓고....

        돈 좀 썼겠는데?

여     그럼. 나 이거 갚아나가려면

        일 진짜 열심히 해야 돼.

남     그런데 너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무슨 일 하냐.. 뭐 이런 것도

        안 물어보냐?

여     어? 그래.. 무슨 일 하는데?

남     놀아..

여     왜?

남     취직도 안되고. 취직해도 맨날 짤리고.

여     왜?

남     ......그게 바로 강박증 때문이야.

        사실.... 이거 때문에 병원 치료도 받아보고 했는데....

        고칠 수가 없어.

(M)   Pop Goes My Heart / Hugh Grant


여     이런~ 젠장~

        손님도 없고. 어쩌다 보니 이 녀석의 신세한탄을 들어주며

        공짜 상담까지 해주고 있다.


남     가끔은 내가 무슨 이상한 짓을 저질러버릴 것만 같아.

        불안해 미치겠어.

여     예를 들면?

남     자꾸만 남에게 심한 장난을 치거나

        사람들 앞에서 뭔가 튀는 행동을 하고 싶어져.

        도심 한복판에서 콩팥댄스를 추고 싶어서 몸이 막 저절로 꿈틀대고

        앞에 가는 아가씨 머리끈을 확 잡아당기고 싶어서

        손이 나도 모르게 올라가거나...

        길 물어보는 사람에게 엉뚱한 길 가르쳐줘서

        일부러 골탕 먹이고 싶고...

여     생각했던 걸 정말 실천해 옮긴 적도 있어?

남     당연하지. 얼마 전엔 너무 장난이 치고 싶은거야.

        그래서 ‘고객님의 카드에서 천만원이 결제되었습니다.’

        이렇게 부장님한테 가짜 문자를 보냈어.

여     그래서?       

남     부장님이 오밤중에 카드 잃어버린 줄 알고

        온 집을 다 뒤졌다지 뭐야. 그 일로.... 난 짤렸어.

여     야~ 그 사람 진짜 놀랬겠다.

남     모르겠어 나두... 자꾸 누군가를 골탕 먹이고 싶어져.

        그럴 땐 제 정신이 아니야. 나를 누를 수가 없다구...

        이거 병이야? 나 고칠 수 있는거니?

(M)   Incomplete / 휘성


(E) 커피잔 들고

여     니가 처한 환경이 널 그렇게 만든 걸 수도 있어.

        절제해야 하는 너의 위치나 직업 때문에 생긴 일종의 파괴본능이지.

남     그럼 나 이제 어떡해?

        이러다 무슨 문제 일으킬까봐 걱정돼 죽겠어.

여     일단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하나씩 해소시켜.

남     어떻게?

여     글쎄....

남     야. 나 좀 도와주라. 친구 좋다는 게 뭐냐? 


여     갑자기 이때 내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

        주말.... 쌍쌍파티!!!


여     저기 그럼~

        일단 니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야 하니깐...

        주말에 뭐해? 내가 니 생활 속에 들어가서 진단을 좀 해보자.

남     그렇게까지 해주면...

        나야 고맙긴 하지만 의사 시간을 그렇게 많이 뺏어도 되나?

여     걱정 마, 다 진료를 위해서니까 부담 가질 필요 없어.

        정신과 의사는 환자와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으면

        환자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거든.

남     투철한 직업 정신이구나. 

여     게다가 넌 내 친구잖니. (진지) 꼭 고쳐주고 싶어.

        토요일 저녁에 시간 되니?  

(M)    Saturday Night / Sqeezer


(E) 시끄러운 파티장 소음  

남     여기가 어디야?

여     어~ 우리 고등학교 동창들 쌍쌍파티 하는 데래.

남     내가 여길 왜 와?

여     사람들이 많고 시끌벅적한 곳에 섞여서

        마음껏 춤추고 흔들고 하다 보면~

        내재된 파괴본능이 다른 쪽으로 해소가 될 수 있거든.

남     그래? 그냥 놀면 돼?

여     물론! 신나게!!!

남     뭐 쉽네. 좋았어!

(M) 코요태 - 만남


(E) 거리 걸어가는

남     야.. 니 친구들 다 재밌더라.

여     어땠어? 오늘 저녁에도~ 이상한 장난을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남     아까까진 안 들었는데.....

        (갑자기 진지) 지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네?

여     응?


여     다음 순간.... 내가 꿈에도 그리던 일이 벌어졌다.

        그가 나를 골목길의 벽으로 밀어붙이더니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여     너...너.. 왜 이래... 응?

남     은서야.... 

(E) 심장 두근대는 소리

여     응? 왜.....

남     얼굴에... 이거 묻었다고....

        눈은 왜 감냐?

여     어.... 그냥.... 눈에 뭐 들어갔나봐...


여     이 나이까지 첫키스를 못뗀 나로선

        방금 했던 비장한 각오와 결심이

        무척이나 무안했다.

        사실 난.... 그가 다가오면... 그냥 받아들여버리려고 했기 때문이다.

        심장이..... 왜 이렇게 뛰는거지?

(M) 서영은 - 내 안의 그대


============================================1부끝 


여     그를 치료해주겠다는 걸 구실삼아

        난 자꾸만 그를 만나기 시작했다.

        다들 그랬다.

        나는 첫눈에 반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므로

        주변에 남자를 두고 점차 정을 쌓아가라구.

        다 이렇게 정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기회가 오는거지...


남     어! 벌써 와있었네...

여     응... 내가 표 끊었으니까 얼른 들어가자.

남     근데... 치료해 준다더니 갑자기 웬 영화?

여     영화관이야말로 밀폐되고 어두운 공간이기 때문에

        너의 잠재된 파괴본능을 밖으로 이끌어내기에 아주 적합한 장소야.

        

여     그야말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해괴한 이론이다. 흐흐

        

(E) 영화관 소음 

여     대체 남자랑 영화보러 온 게 얼마만인가.

        저 커다란 스크린은 지금 내게

        그저 봉덕이의 잘생긴 얼굴을 살포시 비춰주는

        조명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스토리의 진전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남     (작은 소리로) 은서야...

여     (흠칫 놀라며) 으응?

남     내 앞에 앉아있는 남자 말인데...

여     응~ 졸고 있네. 영화가 좀 지루하긴 하다.

남     저 사람 머리... 가발 맞지?

여     어??

남     벗기면 대머리겠지?


여     드디어 병이 도진 모양이다.


남     뒤에서 봐도 2대 8로 가른 저 부분이 뭔가 어색해.

여     벗겨볼까?

남     (화들짝 놀라며)뭐라고?

여     쉿! 너 벗겨보고 싶잖아. 방금 그런 충동 느꼈지?

남     그래도 어떻게...

여     저사람 지금 졸고 있잖아.

        어두워서 다른 사람들 눈에 띌 염려도 없고

        살짝 벗기고 바로 도망치면 되잖아.

남     그래도 그러면 안되는거잖아.

여     하고 싶을 때 확 저지르는거야. 너 그래야 낫는다!

        의사가 동행하고 있을 때 해. 어서~


여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봉덕이의 손은 이미 가발을 향해가고 있다.

        가발이 들리자 자고 있던 남자가 움찔..한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대로 고개를 떨군다.

남     (작은 목소리로) 성공이야!

여     됐다. 이제 다시 씌워.

   

(M)  해피송 / 노라조


남녀   (깔깔웃고) 

남     고마워

여     뭐가?

남     이렇게 웃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여     나두. 

남     가발을 들어올리는 순간은...

        내 정신이 아닌 것 같았어.

여     그러니까 병이지 뭐.

        그래도 하고싶은 장난 치고 나니까 좀 어때?

남     한결 마음이 편해.

        나 혼자가 아니라, 공범자가 있다는 게...

        이렇게 위안이 될 줄 몰랐어.

(E)걷는 

여     생각해 보면 너 어릴 때도 정말 장난꾸러기였는데...

        맨날 여자애들 고무줄이나 끊고 다니고...

남     내가 그랬나?

여     그래. 니가 나 못생겼다구... 왜 못난이 인형이랑 닮았다구

        놀려서.... 내가 집에 가서 울구불구 학교 안간다고 쌩난리 친게

        몇 번인데.

남     진짜? 야... 미안하다.

여     그럼. 당연히 미안해야지. 이쁜 애들한테 그런 얘긴... 관심의 표현

        이지만... 나처럼 진짜 못생긴 애들한테 못생겼다 그러는 건.....

        상처야. 짱돌에 맞아죽는 개구리. 알지?

(M)   Axel F / Crazy F


여     그날 밤.

        막 잠자리에 들려는데.

(E) 전화벨

여     여보세요

남     은서야. 나.

여     어. 왜?

남     있잖아. 너 그렇게 못생기지 않았어.

여     ...뭐?

남     뭐 물론.... 눈이 작고 찢어지긴 했지만..

        코가 살짝 들리긴 했지만... 입술이 튀어나오고..... 피부가 살짝 얽긴

        했지만....

여     너.. 지금 이 순간에도 날 놀리냐?

남     아니아니. 그게 아니구.

        그러긴 했는데.... 그래두 널 보다보면 못생겼다는 느낌은 안들어.

여     뭐..... 내가 볼수록 정드는 스타일이란 얘긴 좀 듣지.

남     그래. 바로 그거야. 그러니까~괜히 내가 한 얘기에 상처 받고

        그러지 마. 알았지?


(E) 심장 두근대는 소리


여     이 녀석이 지금.... 날 위로하는건가?

        남자한테... 이런 따뜻한 위로... 처음 받아봐.

        어떡해.

(M)   Way Back into Love / Hugh Grant &  Drew Barrymore


(E)노크 소리

여     (근엄) 네. 다음 환자.

남     다음 환자는 무슨. 나밖에 없잖아.

여     (민망) 앉아. 아직 환자들 몰릴 시간이 아니라...

남     야. 너 종목을 잘못 택한 거 아니냐?

        영업이 너무 안된다.

여     아직 홍보가 덜 돼서 그렇지 뭐.

남     그나저나... 나 오늘 면접 보러 가는데....

        또 가서.. 면접관 질문에 이상하게 대답하고 싶어지거나

        엉뚱한 짓이 하고 싶어지면 어쩌지?

여     안그럴거야. 너 많이 좋아졌어.

남     그래두.... 또 그러고 싶어지면.....

여     자 이거 내 사진.

남     이걸 왜.

여     면접 보러 들어가기 전에...니가 하고싶은 짓. 하고싶은 말.

        다 내 사진 보고 해 버려. 다 털어버리고 들어가. 알았지?

(M)   Picture of You / Boyzone


(E) 레스토랑 소음

여     이야~ 오늘 무슨 날이야? 이런 곳에서 다 보자고 하고...

남     응... 그동안 나 치료해준 것도 고맙고. 면접 붙은 것도 고맙고.

        오늘은 내가 크게 한 턱 쏠 테니까

        이 집에서 제일 비싼 거 먹어.

여     공짜 치료한 보람이 있네.

        나 진짜 비싼 거 먹는다?


여     그리고 잠시 후.


남     은서야

여     응?

남     내가 왜...자꾸 널 찾아왔다고 생각해?

여     응? 

남     사실은... 나 초등학교 때부터.... 너 짝사랑했다!

여     (물 마시다가 사래 들리며) 뭐?

남     못난이 인형이라고 놀리면서도... 니가 좋았어.

        그래서 자꾸 더 장난치고... 그랬던 것 같애.

여     ....정말이야?

남     이번에 나 도와주는 너 보면서....

        예전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같더라.

        하아....남들 눈엔 어떻게 보일지 몰라두....

        내 눈엔 니가 제일 예뻐 보여.

(M)   Beautiful Girl / 일기예보


여     이게 웬 드라마의 한 장면이란 말인가.

(E)달달 떨며 커피잔 들었다 놓고

여     저..정말? 정말루.... 날 좋아해?

남     응. 고백... 할까 말까 무척 많이 망설였는데.

        지금 얘기 못하고 넘어가면 나 정말 후회할 것 같았어.

여     .........봉덕아. 


여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이런 일.

        

남     싫으면 싫다고 얘기해도 돼.

        나 한대 때려도 돼. 그냥 니가 하고 싶은 거 다 해도 돼.

여     (울먹) 내가 왜... 싫어. 내가 널 왜 때리니?

남     .....응?

여     나도 너 좋아한단 말야. 그래도.... 니 눈에 내가 찰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다... 하면서 혼자서 삭히려고 그랬는데.....

        니가 이렇게 말해줘서 얼마나.... 고맙고... 좋은지... 넌 몰라.

(M)   니가 참 좋아 / 쥬얼리


여     한참을 그렇게 울먹이고 바라본 봉덕의 얼굴은

        약간 굳어져 있었다. 아니... 약간은 난감해 하는 것도 같았다.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남     은서야....

여     응? 왜? 우리 이렇게 서로의 마음 확인했으니까...

        이제 사귀는거야? 아님... 서로 나이도 있으니까... 바로 결혼?

        (좋아죽는) 어쩌지? 나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그래두 니가 정 원한다면.... 빨리 준비를 해볼 순 있는데.


남     은서야..... 어쩌지?

여     뭐가.

남     .......방금..... 뻥이었어.

(M)   뻥이야 / 지키리


여     눈앞이 하얘지는 기분이었다. 뭐라고? 이렇게 반문할 기력도 없었다.


남     미안.... 그냥 너한테 장난을 치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어.

        순간적으로.... 장난 쳐 본건데.....

        니가 이렇게 진지하게 나오니까.


여     어떻게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는지 기억도 잘 안난다.

        그저..... 울면서 뛰쳐나왔고.

        사람들이 날 실성한 여자쯤으로 보며 끌끌댔다.


(E) 뛰어오는

남     은서야. 정말... 미안.

여     야 이 나쁜놈아. 장난을 칠 게 따로 있고, 치지 말아야 할 게 따로 있        지! 어떻게 사람 맘을 가지고 장난을 쳐! 너한텐 내가 그렇게 호구로

        보이든? 적어도 너한테 진심이었던 날.... 가지고 놀아?

남     그게 아니라 은서야.....

여     다시는 찾아오지 마. 얼굴 꼴도 보기 싫어. 가! 이 나쁜놈아!


여     난 먼저 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스운 건.... 그가 그때라도 와서 잡아주길 간절히 바라면서

        걷고 있었다는 거였다. 그렇게 걸어가면서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은         건. 어쩌면 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다.

(M)   이럴거면 / 아이비


(E) 부채 부치는

여     여름 같은 봄날.

        에어컨 틀 돈을 아끼고자.... 부채로 더위를 식혀가며

        시간을 때우고 있을 때였다.

(E)문 벌컥 열곧 들어오는


여     야.... 너 갑자기. 너 접수증 끊고 와. 이제 너 공짜로 안봐줘.

남     접수증 끊고 오면 봐주긴 할거야?

여     그렇다기 보단.... 왜 왔는데!

남     니 사진 돌려주러.

(E) 탁 놓는

남     이거 때매 아무 것도 못하겠어.

        일을 하다가도, 술을 마시다가도, 사람들 만나다가도

        지갑 속에서 이 사진만 보면... 술맛도 떨어지고 일도 하기 싫고

        얘기도 하기 싫고. 이것도 강박증이냐?

여     강박증은 무슨! 그냥~ 니눈에 내가 재수가 없는 거겠지.

        알았으니까 두고 가.

남     그게 아니라 이 기지배야. 내가.... 진짜로 미쳤나봐.

여     뭐? 

남     니가 진짜 이뻐 보여. 내가 혹시나 해서 이 사진 사람들한테 보여주        면서 이쁘지 않냐고 했더니, 다들 나보고 미쳤대.

여     .........뭐?

남     나 미친 것 같으니까.... 니가 제정신 좀 돌려놔줘봐.


여     내가 왜? 그 정신... 평생 안돌아왔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꽁한 표정으로 그를 외면하며 의자를 빙글 돌린 나.

        피식 미소를 지어본다.

        이상하다. 자꾸.. 눈물이 난다.

(M)   Quien Sera / Lisa Ono





2007-05-09(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