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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87화 -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M) 주제음
:
Quien Sera / Lisa Ono
여 현대인에게 강박증은
몇사람에 한명 꼴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감기처럼 가벼운 정신적 질환이다.
이 말은~ 이 병을 치료하는 게
쩐이 된다는 얘기.
그래서 내가 개업한 병원의 이름은
“강박증 클리닉 센터”
대출 받아 얻은 병원이긴 하지만
남편은 커녕 남자친구 하나 없는 나에겐
이 병원이 내 전재산이자 생존수단...
각박하고 힘겨운 이 세상...
남몰래 마음의 병을 앓고 사는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일.
그 얼마나 숭고하고 고귀한 일인가...
거기다 쩐도 되고....
나는 그 누구보다 이 일을 사랑한다.
그런데 오늘도 진료실에는
꼬이라는 환자는 안 꼬이고
파리들만 꼬인다.
(M)
탈랄라 / 박명수
(E) 지하철 가는 소리
여 의사라서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닐 거라는
편견을 버려줬으면 좋겠다.
나는 아끼고 아낀다.
나에겐 갚아야 할 빚이 산더미며~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에겐
경제적인 뒷받침을 해 줄... 기댈 남자가 없다.
앞으로... 생길 여지도 보이지 않는다.
왜냐면 난~
치명적으로 못생긴 외모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개성이 강하다는 말로 포장하려 해도
아닌 건 아닌 거다.
그래... 난 못생겼다.
(M) 못난이
콤플렉스 / 영턱스 클럽
(E)전화벨
여 여보세요?
응.. 진경아. 뭐? 주말에 쌍쌍파티? 그런 걸 왜해?
아 수진이 시집간 거? 들었어. 그럼 니들끼리 해.
결혼한 것들끼리!! 아 뭘 기다려. 끊어.
여 가진 것들이 더 하다구...
없는 자를 배려할 줄 모른다. 쌍쌍파티라니..잔인한 것들.
남 저기.... 혹시....
여 네?
여 웬 건장한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이런 경우는 둘 중 하나다.
댁에 자녀에게 좋은 책 한 질 소개시켜 드립니다.
또는 도를 아십니까?
남 혹시.... 윤은서라고....
여 어? 아니네? 나를 아는 사람인가?
남 맞구나? 맞지? 야 나 몰라?
나 명인초등학교 회장... 김봉덕 몰라?
여 어? 아~~ 맞다. 어디서 본 얼굴이다 싶더라니...
어머 웬일이니? 이런 데서 다 만나구?
남 여기가 우리 동네 지하철역이니까 만날 수도 있지 뭐.
너 쭉~ 여기서 살았어?
여 응. 너두?
남 그랬지 뭐. 그런데 나, 너 못알아볼 뻔 했어.
얼굴이 많이 달라졌다.
여 오늘... 화장을 신경써서 하고나왔더니...
다른 날보단 괜찮은가?
남 너... 혹시 성장기 때 사고 났었니?
어릴 때도 뭐 그닥 괜찮은 얼굴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냐?
(M)
Got What You Need / Eve
여 뭐... 한 두 번 듣는 소리가 아니다.
나도 내 얼굴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이젠 웬만한 얘기엔 상처도 안 받는다.
여 그러게 말야~ 우리 언니들은 안 그런데
왜 나만 이 모양인지 모르겠어.
남 아 맞다. 그때 너 언니 두명 있었지?
우리 학교에서 젤 이뻤잖아.
여 응
남 지금도 이쁘셔?
여 그렇지 뭐. 다들 시집 잘 가서 잘 살고 있어.
남 그랬을거야. 그 미모 그대로 컸으면~
참~ 너는 뭐하는데?
여 어... 나 병원.
남 병원? 너 의사야?
여 응....
남 역시!!! 사람은 콤플렉스가 있어야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이라는 걸 하는거야. 장하다 윤은서! 너 정말.. 열심히 했구나?
(M) 네모의 꿈
/
화이트
(E) 거리 걸어가는 소리. 소음들
남 병원 이름이 뭔데? 집에서 두 정거장 거리면~
나도 봤을 수 있겠네.
여 어... 미소 강박증 클리닉 센터.
남 강박증...클리닉 센터?
여 어....
남 강박증 치료하는 데야?
여 이름이 딱 그렇잖아.
남 아..... 그럼 너 나 공짜로 상담해 줄 수 있냐?
여 공짜로? 야....내가 한시간에 얼마짜리 의산데.
남 그래? 내가 너한테 돈내고 치료 받을 형편은 안되고....
어쨌든 나도 그놈의 강박증 때문에.... 요즘 좀 괴롭거든.
여 강박증이라면... 어떤 증상인데?
남 얘기하자면 좀 긴데.... 어? 저?네. 미소 강박증 클리닉센터.
여 어. 저기야.
남 말 길어지겠는데... 그냥 니네 병원 가서 얘기하자.
시간도 남는데....
(M)
으아 들이대 / 김흥국
남 야. 무슨 병원에 사람이 하나도 없냐?
여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렇지 뭐.
남 야... 내부 인테리어도 잘해놓고....
돈 좀 썼겠는데?
여 그럼. 나 이거 갚아나가려면
일 진짜 열심히 해야 돼.
남 그런데 너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무슨 일 하냐.. 뭐 이런 것도
안 물어보냐?
여 어? 그래.. 무슨 일 하는데?
남 놀아..
여 왜?
남 취직도 안되고. 취직해도 맨날 짤리고.
여 왜?
남 ......그게 바로 강박증 때문이야.
사실.... 이거 때문에 병원 치료도 받아보고 했는데....
고칠 수가 없어.
(M)
Pop Goes My Heart / Hugh Grant
여 이런~ 젠장~
손님도 없고. 어쩌다 보니 이 녀석의 신세한탄을 들어주며
공짜 상담까지 해주고 있다.
남 가끔은 내가 무슨 이상한 짓을 저질러버릴 것만 같아.
불안해 미치겠어.
여 예를 들면?
남 자꾸만 남에게 심한 장난을 치거나
사람들 앞에서 뭔가 튀는 행동을 하고 싶어져.
도심 한복판에서 콩팥댄스를 추고 싶어서 몸이 막 저절로 꿈틀대고
앞에 가는 아가씨 머리끈을 확 잡아당기고 싶어서
손이 나도 모르게 올라가거나...
길 물어보는 사람에게 엉뚱한 길 가르쳐줘서
일부러 골탕 먹이고 싶고...
여 생각했던 걸 정말 실천해 옮긴 적도 있어?
남 당연하지. 얼마 전엔 너무 장난이 치고 싶은거야.
그래서 ‘고객님의 카드에서 천만원이 결제되었습니다.’
이렇게 부장님한테 가짜 문자를 보냈어.
여 그래서?
남 부장님이 오밤중에 카드 잃어버린 줄 알고
온 집을 다 뒤졌다지 뭐야. 그 일로.... 난 짤렸어.
여 야~ 그 사람 진짜 놀랬겠다.
남 모르겠어 나두... 자꾸 누군가를 골탕 먹이고 싶어져.
그럴 땐 제 정신이 아니야. 나를 누를 수가 없다구...
이거 병이야? 나 고칠 수 있는거니?
(M)
Incomplete / 휘성
(E) 커피잔 들고
여 니가 처한 환경이 널 그렇게 만든 걸 수도 있어.
절제해야 하는 너의 위치나 직업 때문에 생긴 일종의 파괴본능이지.
남 그럼 나 이제 어떡해?
이러다 무슨 문제 일으킬까봐 걱정돼 죽겠어.
여 일단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속에 담아두지 말고
하나씩 해소시켜.
남 어떻게?
여 글쎄....
남 야. 나 좀 도와주라. 친구 좋다는 게 뭐냐?
여 갑자기 이때 내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
주말.... 쌍쌍파티!!!
여 저기 그럼~
일단 니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야 하니깐...
주말에 뭐해? 내가 니 생활 속에 들어가서 진단을 좀 해보자.
남 그렇게까지 해주면...
나야 고맙긴 하지만 의사 시간을 그렇게 많이 뺏어도 되나?
여 걱정 마, 다 진료를 위해서니까 부담 가질 필요 없어.
정신과 의사는 환자와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으면
환자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거든.
남 투철한 직업 정신이구나.
여 게다가 넌 내 친구잖니. (진지) 꼭 고쳐주고 싶어.
토요일 저녁에 시간 되니?
(M) Saturday
Night / Sqeezer
(E) 시끄러운 파티장 소음
남 여기가 어디야?
여 어~ 우리 고등학교 동창들 쌍쌍파티 하는 데래.
남 내가 여길 왜 와?
여 사람들이 많고 시끌벅적한 곳에 섞여서
마음껏 춤추고 흔들고 하다 보면~
내재된 파괴본능이 다른 쪽으로 해소가 될 수 있거든.
남 그래? 그냥 놀면 돼?
여 물론! 신나게!!!
남 뭐 쉽네. 좋았어!
(M) 코요태 - 만남
(E) 거리 걸어가는
남 야.. 니 친구들 다 재밌더라.
여 어땠어? 오늘 저녁에도~ 이상한 장난을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남 아까까진 안 들었는데.....
(갑자기 진지) 지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네?
여 응?
여 다음 순간.... 내가 꿈에도 그리던 일이 벌어졌다.
그가 나를 골목길의 벽으로 밀어붙이더니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여 너...너.. 왜 이래... 응?
남 은서야....
(E) 심장 두근대는 소리
여 응? 왜.....
남 얼굴에... 이거 묻었다고....
눈은 왜 감냐?
여 어.... 그냥.... 눈에 뭐 들어갔나봐...
여 이 나이까지 첫키스를 못뗀 나로선
방금 했던 비장한 각오와 결심이
무척이나 무안했다.
사실 난.... 그가 다가오면... 그냥 받아들여버리려고 했기 때문이다.
심장이..... 왜 이렇게 뛰는거지?
(M) 서영은 - 내 안의 그대
============================================1부끝
여 그를 치료해주겠다는 걸 구실삼아
난 자꾸만 그를 만나기 시작했다.
다들 그랬다.
나는 첫눈에 반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므로
주변에 남자를 두고 점차 정을 쌓아가라구.
다 이렇게 정을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기회가 오는거지...
남 어! 벌써 와있었네...
여 응... 내가 표 끊었으니까 얼른 들어가자.
남 근데... 치료해 준다더니 갑자기 웬 영화?
여 영화관이야말로 밀폐되고 어두운 공간이기 때문에
너의 잠재된 파괴본능을 밖으로 이끌어내기에 아주 적합한 장소야.
여 그야말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해괴한 이론이다. 흐흐
(E) 영화관 소음
여 대체 남자랑 영화보러 온 게 얼마만인가.
저 커다란 스크린은 지금 내게
그저 봉덕이의 잘생긴 얼굴을 살포시 비춰주는
조명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스토리의 진전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남 (작은 소리로) 은서야...
여 (흠칫 놀라며) 으응?
남 내 앞에 앉아있는 남자 말인데...
여 응~ 졸고 있네. 영화가 좀 지루하긴 하다.
남 저 사람 머리... 가발 맞지?
여 어??
남 벗기면 대머리겠지?
여 드디어 병이 도진 모양이다.
남 뒤에서 봐도 2대 8로 가른 저 부분이 뭔가 어색해.
여 벗겨볼까?
남 (화들짝 놀라며)뭐라고?
여 쉿! 너 벗겨보고 싶잖아. 방금 그런 충동 느꼈지?
남 그래도 어떻게...
여 저사람 지금 졸고 있잖아.
어두워서 다른 사람들 눈에 띌 염려도 없고
살짝 벗기고 바로 도망치면 되잖아.
남 그래도 그러면 안되는거잖아.
여 하고 싶을 때 확 저지르는거야. 너 그래야 낫는다!
의사가 동행하고 있을 때 해. 어서~
여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봉덕이의 손은 이미 가발을 향해가고 있다.
가발이 들리자 자고 있던 남자가 움찔..한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대로 고개를 떨군다.
남 (작은 목소리로) 성공이야!
여 됐다. 이제 다시 씌워.
(M)
해피송 / 노라조
남녀 (깔깔웃고)
남 고마워
여 뭐가?
남 이렇게 웃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여 나두.
남 가발을 들어올리는 순간은...
내 정신이 아닌 것 같았어.
여 그러니까 병이지 뭐.
그래도 하고싶은 장난 치고 나니까 좀 어때?
남 한결 마음이 편해.
나 혼자가 아니라, 공범자가 있다는 게...
이렇게 위안이 될 줄 몰랐어.
(E)걷는
여 생각해 보면 너 어릴 때도 정말 장난꾸러기였는데...
맨날 여자애들 고무줄이나 끊고 다니고...
남 내가 그랬나?
여 그래. 니가 나 못생겼다구... 왜 못난이 인형이랑 닮았다구
놀려서.... 내가 집에 가서 울구불구 학교 안간다고 쌩난리 친게
몇 번인데.
남 진짜? 야... 미안하다.
여 그럼. 당연히 미안해야지. 이쁜 애들한테 그런 얘긴... 관심의 표현
이지만... 나처럼 진짜 못생긴 애들한테 못생겼다 그러는 건.....
상처야. 짱돌에 맞아죽는 개구리. 알지?
(M)
Axel F / Crazy F
여 그날 밤.
막 잠자리에 들려는데.
(E) 전화벨
여 여보세요
남 은서야. 나.
여 어. 왜?
남 있잖아. 너 그렇게 못생기지 않았어.
여 ...뭐?
남 뭐 물론.... 눈이 작고 찢어지긴 했지만..
코가 살짝 들리긴 했지만... 입술이 튀어나오고..... 피부가 살짝 얽긴
했지만....
여 너.. 지금 이 순간에도 날 놀리냐?
남 아니아니. 그게 아니구.
그러긴 했는데.... 그래두 널 보다보면 못생겼다는 느낌은 안들어.
여 뭐..... 내가 볼수록 정드는 스타일이란 얘긴 좀 듣지.
남 그래. 바로 그거야. 그러니까~괜히 내가 한 얘기에 상처 받고
그러지 마. 알았지?
(E) 심장 두근대는 소리
여 이 녀석이 지금.... 날 위로하는건가?
남자한테... 이런 따뜻한 위로... 처음 받아봐.
어떡해.
(M)
Way Back into Love / Hugh Grant & Drew Barrymore
(E)노크 소리
여 (근엄) 네. 다음 환자.
남 다음 환자는 무슨. 나밖에 없잖아.
여 (민망) 앉아. 아직 환자들 몰릴 시간이 아니라...
남 야. 너 종목을 잘못 택한 거 아니냐?
영업이 너무 안된다.
여 아직 홍보가 덜 돼서 그렇지 뭐.
남 그나저나... 나 오늘 면접 보러 가는데....
또 가서.. 면접관 질문에 이상하게 대답하고 싶어지거나
엉뚱한 짓이 하고 싶어지면 어쩌지?
여 안그럴거야. 너 많이 좋아졌어.
남 그래두.... 또 그러고 싶어지면.....
여 자 이거 내 사진.
남 이걸 왜.
여 면접 보러 들어가기 전에...니가 하고싶은 짓. 하고싶은 말.
다 내 사진 보고 해 버려. 다 털어버리고 들어가. 알았지?
(M)
Picture of You / Boyzone
(E) 레스토랑 소음
여 이야~ 오늘 무슨 날이야? 이런 곳에서 다 보자고 하고...
남 응... 그동안 나 치료해준 것도 고맙고. 면접 붙은 것도 고맙고.
오늘은 내가 크게 한 턱 쏠 테니까
이 집에서 제일 비싼 거 먹어.
여 공짜 치료한 보람이 있네.
나 진짜 비싼 거 먹는다?
여 그리고 잠시 후.
남 은서야
여 응?
남 내가 왜...자꾸 널 찾아왔다고 생각해?
여 응?
남 사실은... 나 초등학교 때부터.... 너 짝사랑했다!
여 (물 마시다가 사래 들리며) 뭐?
남 못난이 인형이라고 놀리면서도... 니가 좋았어.
그래서 자꾸 더 장난치고... 그랬던 것 같애.
여 ....정말이야?
남 이번에 나 도와주는 너 보면서....
예전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같더라.
하아....남들 눈엔 어떻게 보일지 몰라두....
내 눈엔 니가 제일 예뻐 보여.
(M)
Beautiful Girl / 일기예보
여 이게 웬 드라마의 한 장면이란 말인가.
(E)달달 떨며 커피잔 들었다 놓고
여 저..정말? 정말루.... 날 좋아해?
남 응. 고백... 할까 말까 무척 많이 망설였는데.
지금 얘기 못하고 넘어가면 나 정말 후회할 것 같았어.
여 .........봉덕아.
여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이런 일.
남 싫으면 싫다고 얘기해도 돼.
나 한대 때려도 돼. 그냥 니가 하고 싶은 거 다 해도 돼.
여 (울먹) 내가 왜... 싫어. 내가 널 왜 때리니?
남 .....응?
여 나도 너 좋아한단 말야. 그래도.... 니 눈에 내가 찰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다... 하면서 혼자서 삭히려고 그랬는데.....
니가 이렇게 말해줘서 얼마나.... 고맙고... 좋은지... 넌 몰라.
(M)
니가 참 좋아 / 쥬얼리
여 한참을 그렇게 울먹이고 바라본 봉덕의 얼굴은
약간 굳어져 있었다. 아니... 약간은 난감해 하는 것도 같았다.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남 은서야....
여 응? 왜? 우리 이렇게 서로의 마음 확인했으니까...
이제 사귀는거야? 아님... 서로 나이도 있으니까... 바로 결혼?
(좋아죽는) 어쩌지? 나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그래두 니가 정 원한다면.... 빨리 준비를 해볼 순 있는데.
남 은서야..... 어쩌지?
여 뭐가.
남 .......방금..... 뻥이었어.
(M)
뻥이야 / 지키리
여 눈앞이 하얘지는 기분이었다. 뭐라고? 이렇게 반문할 기력도 없었다.
남 미안.... 그냥 너한테 장난을 치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어.
순간적으로.... 장난 쳐 본건데.....
니가 이렇게 진지하게 나오니까.
여 어떻게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는지 기억도 잘 안난다.
그저..... 울면서 뛰쳐나왔고.
사람들이 날 실성한 여자쯤으로 보며 끌끌댔다.
(E) 뛰어오는
남 은서야. 정말... 미안.
여 야 이 나쁜놈아. 장난을 칠 게 따로 있고, 치지 말아야 할 게 따로 있 지! 어떻게 사람 맘을 가지고 장난을 쳐! 너한텐 내가 그렇게 호구로
보이든? 적어도 너한테 진심이었던 날.... 가지고 놀아?
남 그게 아니라 은서야.....
여 다시는 찾아오지 마. 얼굴 꼴도 보기 싫어. 가! 이 나쁜놈아!
여 난 먼저 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스운 건.... 그가 그때라도 와서 잡아주길 간절히 바라면서
걷고 있었다는 거였다. 그렇게 걸어가면서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은 건. 어쩌면 내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다.
(M)
이럴거면 / 아이비
(E) 부채 부치는
여 여름 같은 봄날.
에어컨 틀 돈을 아끼고자.... 부채로 더위를 식혀가며
시간을 때우고 있을 때였다.
(E)문 벌컥 열곧 들어오는
여 야.... 너 갑자기. 너 접수증 끊고 와. 이제 너 공짜로 안봐줘.
남 접수증 끊고 오면 봐주긴 할거야?
여 그렇다기 보단.... 왜 왔는데!
남 니 사진 돌려주러.
(E) 탁 놓는
남 이거 때매 아무 것도 못하겠어.
일을 하다가도, 술을 마시다가도, 사람들 만나다가도
지갑 속에서 이 사진만 보면... 술맛도 떨어지고 일도 하기 싫고
얘기도 하기 싫고. 이것도 강박증이냐?
여 강박증은 무슨! 그냥~ 니눈에 내가 재수가 없는 거겠지.
알았으니까 두고 가.
남 그게 아니라 이 기지배야. 내가.... 진짜로 미쳤나봐.
여 뭐?
남 니가 진짜 이뻐 보여. 내가 혹시나 해서 이 사진 사람들한테 보여주 면서 이쁘지 않냐고 했더니, 다들 나보고 미쳤대.
여 .........뭐?
남 나 미친 것 같으니까.... 니가 제정신 좀 돌려놔줘봐.
여 내가 왜? 그 정신... 평생 안돌아왔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꽁한 표정으로 그를 외면하며 의자를 빙글 돌린 나.
피식 미소를 지어본다.
이상하다. 자꾸.. 눈물이 난다.
(M)
Quien Sera / Lisa Ono
2007-05-0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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