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5월 1일 (화) 김기덕의 골든 디스크 / 차 한잔 하시죠
최동순
- 기념일엔 떡 - 얼마 전, 저의 부부 결혼기념일을 맞았습니다. 벌써 17번째 맞는 결혼기념일이랍니다.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 보니, 소중한 추억들이 슬로우 비디오처럼 싸악 그려지네요. 내 나이 스물다섯, 그 남자 나이 서른살... 나도 농부의 딸이었고, 그 남자 역시 농부의 아들이었답니다. 우리 부부는 직장생활도 해 보지 못하고, 간신히 한글만 깨우치고 부모님 도와드리며 농사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어느날은 배꽃을 열심히 따고 있는데 동네 아주머니께서 저한테 오시더니 다짜고짜 이러시는 겁니다.
“너는 맨날 농사만 짓고 살거니? 나이도 차고 했으니 지금 당장 맞선봐라.
내가 괜찮은 총각 소개 시켜 줄테니.. ” 전 극구 반대했지만, 남의 성의를 거절하면 예의가 아니라서, 일하던 차림에 바지만 바꿔입고 다방으로 나갔지요. 그 남자 역시 들에서 일하다 바로 나왔는지, 옷에 흙을 묻어있었습니다. 우리는 긴 대화도 하지 않고 커피만 한잔 비우고 어색하게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님이 저를 마음에 드셨는지,
우리는 딱 두 번 만나고는 결혼식을 올렸답니다. 결혼식을 올린 후, 우리 부부는 두 명의 아이를 두고,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지요. 아참,, 저희 남편은 결혼 기념일 선물로 떡을 사왔습니다. 제가 떡을 참 좋아하거든요. 여자들은 보석이나 꽃같은 분위기 있는걸 좋아한다지만, 전 워낙에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인지 떡이면 족합니다. 남들처럼 케이크에 불은 못 붙였지만, 남들처럼 사랑한다고 말은 못했지만,, 남편과 저는 한곳을 바라보며 착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부부 그런대로 멋지죠? 신청곡: Happy Heart / Andy Williams 미국 출신의 백인 스탠더드 팝 가수 '앤디 윌리엄스'의 1969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22위 기록.
윤동례 - 나이듦에 친구가 필요합니다. - 찬란했던 젊은시절, 그저 앞만보고 열심히 살았지요.
"젊었을 때가 좋아", "애들 키울 때가 좋아", "알콩달콩 남편과 지지고
볶으면서 살 때가 좋아.." 나이 지긋이 드신 어른들이 이런 말씀을 하실 때,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 살아왔습니다.
근데, 지금 제가 나이를 먹으면서, 옛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갈 때 "그래 맞아.. 그때가 참 좋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식들 모두 출가시키고 황혼의 나이에 접어드니 섭섭한 마음도 왜 그리
많이 들고, 울적한 기분도 왜 그리 습관처럼 밀려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매일 마주치는 남편도 지겨울 때가 있고, 내 마음을 달래주지 못하는 무정한 사람이라는 마음까지 듭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너무 가까운 사이이기에 불평도 많아지게 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제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참으로 좋습니다. 20년 지기 친구, 같은 나이라서 생각하는 것이 정말 비슷하지요. 가끔 만나 영화구경도 가고, 좋아하는
음악회에 가서 좋아하는 가수도 보면서 음악도 듣고, 또 남편 흉도 보고,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수다도 떨고, 향기나는 허브차을 마시면서 인생을
음미하고, 앞으로 남은 우리네 인생이야기도 하면서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남편하고는 취미가 다르다보니 이렇게 가끔 친구와 갖는
시간이 행복하답니다. 성격이 안맞아, 안맞아 하면서 불평을 한들 다시 바꿀 수 없는 나의 남폄. 친구와 도란 도란 이야기를 하면서 "남편을 변화시키지는 못해 그냥 내가 변화해야지" 하면서 기분전환을 합니다.
향기 나는 꽃이 만발한 보라색 라일락 꽃 그늘아래 앉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늘이 우리를 부를 때까지 멋진 인생을 살아보자고 친구와 다짐을 합니다. 나이 듦에 꼭 필요한 것은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일 가까운 친구와 함께 듣고싶은곡 신청곡: You've Got A Friend / Carole King 미국 출신의 여성 가수 ‘캐롤 킹’의 1971년 작품.
인기 차트엔 오르지 못했지만 국내에서 히트.
오원실
- 그려.. 커피힘이 아니고 밥심이여.. -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젊은시절이 있었습니다.
영화에서처럼 아침이면 남편이 타주는 모닝커피를 우아하게 마시고, 토스트 한조각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저녁이면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우아하게 와인도 한잔하고... 뭐 이런 정도는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결혼생활의 이상이겠지요?
결혼전.. 이렇게 멋진 결혼생활을 꿈꾸며 시작했건만 우아한 모닝커피는 마셔 볼 시간도 없이 아침이면 아이들의 "엄마!!" 소리로 시작해서,
저녁이면 "엄마..안녕히 주무세요" 라는 소리가 들려야 하루가 마감되는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아줌마가 되어있습니다. 예전에는 친구랑 커피숍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마시던, 비엔나 커피도 이제는 아까워서 자판기 커피로 대신해버리는 그야말로 짠순이가 되어버린것이죠. 휴~~ 이렇게 사는 것이 서글프고, 지난시절이 그립고 아쉬울 때도 있지만, 지금 제 곁에 있는 남편과 아이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살려고 합니다. " 그려. 사람은 커피힘이 아니고 밥심이여.. "
며칠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서 점심을 먹고 커피숍을 찾다가, 결국 은행안의 자판기를 찾아들어가면서 친구가 한 말이었습니다.
" 뭐하러 비싼 커피숍 들어가니? 이렇게 싸고 분위기 좋은 뱅크커피숍이
있는데..그치? " 친구랑 저는 뱅크 커피숍에서 커피한잔을 마시며 한참을 깔깔거리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오는 길에 아까 아껴둔 커피 값으로 삼겹살을 듬뿍 사가지고 왔지요. 저녁에 남편하고 아이들 맛있게 구워 주려고 말입니다. 영화는 영화일뿐,, 현실은 나를 " 밥심 " 으로 일깨워 주었습니다. 그래도 우아하게 커피 한잔을 할 때가 있답니다. 바로 골든 디스크를 듣는 오전 11시.. 오늘도 기덕 오빠의 방송을 기대하며 우아하게~~ 커피 한 잔 하렵니다. 신청곡: One More Cup Of Coffee / Bob Dylan 미국 출신의 포크 록 가수 '밥 딜런'의 1975년 작품으로 인기 차트와 상관없이 국내에서 크게 히트했던 노래.
박나림의 차 한잔 하시죠
: 최동갑님 사연
김미선 - 귀여운 아들 - 어제 남편에게 자장면이 먹고 싶다 말했더니 우리남편 왈..
“ 당신 거울이나 보고 얘기하는거야? 다이어트한다는 사람이 왠 자장면?! ”
그래도 먹는 건 포기 못하는 성격이라, 자존심 상하면서까지 남편 팔을 붙잡고 "아아아~~ 중국집~~ 자장면~ " 하고 애교를 부리며 졸랐더니,,남편은 매정하게 말합니다. "뱃살부터 빼라~ "
기분이 확 상해 안방으로 들어왔더니, 이 상황을 지켜본 우리 아들내미가 방으로 쫄쫄 따라 들어와선 "엄마 자장면 먹고 싶어?" 라고 물어보더라구요.
남편의 무성의함에 마음 상했던 전 아들의 성의도 무시하고, "아들~ 방에 가서 얼른 자!"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점심밥을 차려 먹으려는데 일곱살 된 울 아들내미가 이러는 겁니다. "엄마 중국집가자!" 저는 놀라 대답했죠.. "왠 중국집?" 그랬더니 아들녀석은 주머니에서 배춧잎 한 장을 꺼내더니 내 비상금이라며 활짝 웃는겁니다. 그래서 그 날 점심에는 남편도 안 사주던 그 자장면을 우리 아들 녀석이 사줘서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자장면 곱배기로 먹고, 아들과 손잡고 집에 돌아오는데 어찌나 행복하던지요~ 우리아들 크면, 정말 멋진 로맨티스트가 될 것 같지 않으세요? 신청곡: One Love / Blue 영국 출신의 보이 밴드 '블루'의 2003년 곡으로 UK 차트 정상까지 기록했던 노래.
김기옥 - 아버지의 따뜻한 온정 - 오늘 또 친정 아버지께선 저에게 택배를 부치십니다.
그렇게 만류를 해도 저에 대한 마음을 그렇게나마 표현하고 싶으신 것 같습니다. 제가 어릴적 좋아하던 쵸코렛바, 쵸코파이, 햄과 참치캔,
마른 오징어와 땅콩들.. 그리고 쌀 한포대를 가득 담아 보내주십니다. 한달에 한번. 아파트 경비일을 하시는 아버지의 월급날이후에 있는 월례행사라고 할 수 있지요. 아버지는 큰 딸인 저를 유독 예뻐하셨습니다. 어려운 형편이었지만,먹을거리를 밤늦게 사오셔서 저희를 먹이는 걸 좋아 하셨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의 따스한 온정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근데 아버지는 항상 풍족하게 잘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셨지요.
사업을 하던 제 남편일이 잘 안돼서 많이 힘들어 할 때, 아버지는 묵묵히 바라보시며 잘 될거라고 늘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 결과, 지금 서서히
형편도 많이 나아지고 있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제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라고 습관처럼 택배를 부쳐주시고 있는겁니다. 저도 이젠 만류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면, 아버지의 따스한 사랑표현방식이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그렇게라도 자식에게 아낌없는 나무가 되어 감싸 안고 싶은 것이겠지요. 아버지! 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정말로 사랑합니다!!!
큰 딸인 제 마음도 잘 아시죠?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신청곡: By Your Side / Sade 나이지리아 출신의 흑인 여성 재즈 가수 '샤데이'의 2000년 작품.
2007-05-01(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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