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조회:
2007년 4월 10일 화요일 대본 및 수록곡

2007년 4월 10일 (화) 김기덕의 골든디스크 / 차 한잔 하시죠

 

오지선

- 내 남편의생일 -

오늘은 내 남편의 생일입니다. 깊이 잠든 내 남편의 등 뒤에 누워 살며시 끌어안습니다. "자기야...생일 축하해.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남편은 마치 내 이야기를 알아들은 것처럼 잠결에 미소를 짓습니다. 이 남자 벌써 서른 다섯살이라고 하네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이 생각납니다. 95년말 친구들과 망년회 한다고 우르르 만났는데, 친구의 남자가 이 남자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깡마른 체구에 새까만 얼굴 사이로 드러난 하얀 이,, 전 태국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이런 스타일 딱 싫었습니다. 그래서 전 내 이야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내 이야기만 했는데, 목이 아프도록 내 이야기만 했는데, 그 지루하고 재미없는 내 이야기를 다 들어주더군요. 그래서 그러다가 정이 들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 남자,, 옷을 어찌나 못 입는지 같이 다니기 좀 창피했었죠. "오빠, 옷 좀 잘 입고 다니면 안되요?" 그랬더니 이 남자 하는 말, "너한테 좋은 거 사줄 돈도 모자란데 어떻게 내옷을 사입어..." 그 말에 감동 받아서 전 그날이후, 지금까지 이 남자의 코디네이터가 되었답니다. 벌써 12년전 일이네요 자고 일어나면 하루하루가 금방 가는 기분입니다. 오늘은 나에게 특별한 남편, 소방관 남편의 생일입니다. 생일 축하한다고, 나랑 결혼해줘서 고맙다고,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줘서 고맙다고 전해주실거죠??

신청곡:  Thank You / Dido

 

이정화

- 아줌마 아무것도 안 넣은 그냥 라면으로 주세요. 제발.... -

저는 고등학교 때, 대전 터미널 근처에 있는 체육관에서 운동을 했습니다. 운동을 하다가 식사시간이 되면, 체육관 옆에 식당에서 항상 저녁식사를 했지요. 그때 저희는 항상 라면을 즐겨먹었습니다. "아줌마! 라면 여섯 그릇이여~" 그러면 아줌마는 항상 라면에 계란, 파, 콩나물, 호박, 당근, 고추 등등.. 여러 가지 야채를 듬뿍 넣어 끓여 주시는 겁니다. 밥 한 사발과 함께... 우리들은 너무 죄송한 나머지, 하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줌마 저희는 그냥 아무것도 넣지 말고 스프만 넣어 주세요..." 그랬더니, 아줌마가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이놈들아 운동하는 놈들이, 밥먹을 생각을 해야지,, 허구헌날 라면만 먹어서 힘을 쓰것냐? 니들보면 군대간 내 새끼 생각에 그러는 거여.."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그 아주머니가 너무 생각이 납니다. 라면 팔아 얼마 남는다고 그렇게 갖은 재료 다 넣어서 끓여 주셨는지... 이젠 어디 가서 라면을 시켜도 그렇게 정성들인 라면을 먹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남편에게 라면을 끓여 줄때 면 그 아줌마가 끓여주신 그대로 야채 듬뿍 넣어 끓여 줍니다. 그럼 저희남편이 제게 말합니다. "여보~ 나 아무것도 넣지 말고 그냥 순수한 라면으로 끓여줘" "젊은 사람이 밥 먹을 생각을 해야지.. 라면을 먹으면 어떡해" 오늘은 그 아줌마 생각이 간절합니다. 아줌마는 건강하신지...얼마 전 터미널근처를 가보니 그 때 그 가게들이 죄다 없어졌더라구요. 어디서 무엇을 하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절 그 아주머니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신청곡:  L.O.V.E / Ashlee Simpson

 

김정현

20년전 중간고사의 웃지못할 에피소드

안녕하세요? 김기덕 아저씨~!! 오늘 모처럼 날씨도 화창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 두었던 집안 구석구석 대청소를 실시하였답니다. 작은 방에 책상을 정리하다가 먼지가 보얗게 묻은 앨범을 발견하였는데요. 잠시 추억을 떠올리며 앨범을 펼쳐보다가 20년전 여고 학창시절의 빛바랜 사진이 한 장 있더군요. 그 사진을 보다가 '박미자'라는 친구의 얼굴을 보는 순간 잊혀졌던 웃지못할 추억의 에피소드가 하나 생각이 나기에 한 번 적어 봤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0년전 .제가 여고 2학년 중간고사 시험칠 때 실제로 있었던 일인데요. 우리 반에서 공부도 못하고 농땡이로 소문난 박미자 라는 학생이 있었답니다. 암튼 시험만 치르면 학급에서 꼴찌를 도맡아 놓고 하기에 공부와는 아예 담을 쌓은 학생이지요. 하루는 담임선생님이 수업마치고 미자를 조용히 교탁 앞으로 부르시고는 "이 번에도 네가 골찌를 하여 우리반 평균성적을 까먹으면 다른 학교로 전학시켜 버린다"라고 으름장을 놓는게 아니겠어요. 그러자, 미자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그 길로 우리반에서 공부 1,2등 하는 모범생 친구 두 명을 조용히 화장실로 불러서는 이 번 중간고사 때 컨닝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반 협박반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드디어 시험 당일, 미자는 공부잘하는 학생을 양쪽 옆에다 포진시켜 놓고 양쪽 답안을 쓸쩍 슬쩍 비교하면서 답안지를 작성하였지요. 우리는 열심히 컨닝을 하는 미자를 보고 있자니 어찌나 우습든지요. 근데, 시험을 치른 후 20일 후에 중간고사 시험성적이 나왔는데...담임선생님을 비롯한 우리 반 학생이 모두 놀라서 발라당 넘어지고 말았답니다. 아@ 글쎄~!! 미자가 양쪽 옆에 앉은 1,2등하는 학생보다 성적이 더 잘 나오는 일대파란이자 기적이 일어나, 미자가 우리반에서 1등을 하였던 것입니다. 결국 미자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담임선생님의 끈질긴 추궁에 그만 컨닝한 사실을 실토하여 모두 0점 처리되어 다시 골찌의 불명예를 안고 말았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어찌나 우습고 황당하든지...어떻게 꼴등하던 학생이 반에서 1,2등 하는 학생의 답안지를 골고루 배껴 컨닝한게 오히려 1등을 차지하다니....근데, 더욱 우스운 것은 여고 동창생 중에 학창시절 공부를 제일로 못했던 미자가 신랑은 제일로 잘 만나 지금은 귀부인 행세를 하면서 부산에서 잘 살고 있다고 하네요. 그 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듣고픈 팝송을 신청해 봅니다.

*신청곡*  Fame - Irene Cara

 

김정래

- 아버지 -

며칠전 친정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요즘 핸드폰 값이 얼마나 되냐?" " 엄마 왜요? 엄마도 핸드폰 하시게요?" " 아니다 내가 무슨 핸드폰.. 니 아버지 핸드폰이 너무 오래 되서 하나 바꿔 줄려고 그러지.." “응 알았어요. 내가 알아보고 전화드릴께." 전화를 끊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버지 핸드폰을 해 드린 게 언제였지? 그렇다. 어림잡아도 5년은 된 것 같다.. 내 핸드폰이나 신랑 핸드폰은 2, 3년 꼴로 바꿔 준 것 같은데, 친정 아버지는 하나 장만해 드렸다는 이유로 신경도 안쓰고 있었다. 그냥 노인네니까 전화 받고 거는 것만 잘되면 된다고.. 아버지나 어머니께서 핸드폰에 대해서 한 말씀도 없었으니까 그냥 잘 되는 줄만 알았다... 어제 새로 장만한 핸드폰을 친정 아버님께 가져다 드렸다.. 잠시 새 핸드폰을 들고 이쪽 저쪽 살피시던 아버니께서 "참 좋구나, 전에 것보다 얇아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도 좋고, 근데 요즘은 전화 오면 노래도 나오던데.. 난 배호의 ‘파도’가 참 좋더라" 하시는 것이 아닌가? 난, 새 핸드폰을 사다 드린 것으로 내 할 도리는 다했다고 생각했었다.. 왜 아버지는 벨소리로 좋아하는 노래를 넣고 싶으시다는 생각을 못했을까? 난, 무조건 연세 드신 분이니까 그냥 전화하고, 전화받고, 또 벨소리도 크면 무조건 좋아 하실 줄 알았다..그런데 아버지도 멋을 아시는 분이셨다. 그동안 노래가 나오는 벨소리를 얼마나 부러워 하셨을까.. 난, 컴퓨터를 뒤진 지, 20분 만에 겨우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배호의 파도를 벨소리로 넣어 드렸고, 전화를 걸어서 아버지께 직접 확인을 하라고 했더니 아버지는 무척 좋아하셨다. 옛 말에 부모가 자식에게 베푸는 것의 반만 자식이 부모에게 한다면 효자, 효녀 소리를 듣는 다고 했다. 정말이지 부모님이 나에게 베풀어준 사랑의 절반이 아니라 1/4이라고 갚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버지, 어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신청곡: Vincent / Josh Groban

미국 출신의 팝페라 가수 '조쉬 그로반'의 2001년 리메이크 곡.'돈 맥클린'의 1972년 곡을 자신만의 색깔로 다시 불러 큰 인기를 끌었음.

 

최혜연

- 꼭 살아주세요 -

안녕하세요 김기덕님... 아버지께 용서를 구하고 싶어 이렇게 사연을 씁니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남들이 말하는 사춘기 때, 엄마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후 2년! 새어머니를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어서 아버지의 속도 많이 썩혔지요. 항상 가난한 우리 집이 싫어 아버지를 미워만 했습니다. 아버지는 목수 일을 하시는데 2년쯤 전 부터 일이 없어, 매일을 술로 보내셨답니다. 저는 그 모습이 너무 무능력해 보여, 이제 아빠 딸이고 싶지 않다고 큰소리를 내며, 독립을 했습니다. 2년 동안 아버지의 얼굴을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 어머니의 전화한통에 저는 하늘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아버지가 대장암 말기라고 하더군요.  너무 늦어버린 얘기지만, 전 항상 아버지가 보고 싶었고, 아버지를 사랑했습니다. 너무 많이 사랑했기에 실망도 컸던거구요. 너무 늦은 것 같지만, 저는 이번 주 주말에 다시 집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세상에 기적이 있다면 저에게, 아니 우리 아버지께 기적이 일어난다면 전 정말 더 이상의 소원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빠! 너무 늦어버렸지만 용서해주세요.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한 번도 못한 말.. 아버지... 사랑합니다.

신청곡: Dance With My Father / Luther Vandross

 

김수정

- 가족사진 -

얼마 전에 찍은 가족사진을 찾았다. 거실 벽면에 떡하니 걸려있는 사진 속엔 곰돌이 티셔츠를 입은 남편과 나, 그리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딸이 참으로 행복해 보인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참 무뚝뚝하다. 애교도 부릴줄 모르지만, 남편의 애교에 맞장구 쳐줄지도 모른다. 쫄바지를 입고 짱구춤을 추는 남편이 귀여운데도 내 표정은 크게 변화가 없었나 보다. “에이~ 재미없어~ 이젠 다신 안할거야!” 이렇게 무안해하며스리슬쩍 사라지는 남편은 결혼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가 하지 못하는 애교를 도맡아 해주고 있다. 결혼할 때였다. 남편은 내게 초록색 바탕에 곰돌이가 그려져 있는 티셔츠를 건네주면서 신혼여행 가서 입자고 했지만....나는 들고 가지 않았다. 같이 입고 다니면 촌스러울것 같고, 또 솔직히 창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3년이 흘렀다. 3주년 기념으로 가족사진을 찍기로 했을 때, 장롱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곰돌이 커플 티를 꺼냈다. 세월이 흐른 만큼 티셔츠는 약간 색이 바랬지만, 입어 보니 참 정겨웠다. 왜 그땐 이렇게 입을 생각을 못했는지... 나와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남편이 더 사랑스러웠고, 그런 우리를 쳐다보는 29개월의 딸은 옷이 똑같다며 깡총 깡총 뛰었다. 커플 티, 커플 운동화, 커플 자켓... 앞으로 살아가면서 하나씩 장만하고픈 작은 욕심이 난다. 신청곡으로는 남편이 유일하게 좋아하고 잘 따라 부르는 곡입니다.

신청곡: Another Day in Paradise - Phil colins

 

 

 

 

 

 





2007-04-10(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