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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15일 목요일 음악 에세이 대본 및 수록곡
M    Just Tell Me You Love Me / England Dan & John Ford Coley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75화 - 결혼식 전날 남자와 여자가 하는 생각들


(M) 주제음


(E) 대문 열고 나오면서

여     불편했지...

남     아니 뭐... 그런데 있잖아.

        자기 어머니,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시더라?

여     하나밖에 없는 딸 보내야 되는데

        뭐 그렇게 기분이 좋으시겠어.

남     그런가..?

여     자기가 아마 도둑놈 같아 보일걸?

남     하긴. 그나저나, 다음주말엔 자기가 우리집 인사와야 되는 거 알지?

여     알어. (한숨) 자기 어머니, 인상 진짜 깐깐해 보이시던데.

        좀 걱정된다.

남     아니야. 보기만 그렇지, 알고 보면 좋은 분이셔.

여     세상에.. 알고 봤는데 나쁜 사람 있나 뭐?

남     에이. 우리 자기는 다 좋은데

        약간 부정적인 경향이 짙더라. 만사를 좀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해.

여     아우, 누가 윤리 선생 아니랄까봐. 알았습니다.

(M) 서방님 - 이소은


남     그때까지만 해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나는 중학교 윤리 교사였고

        그녀는 국어 교사였다.

        수학능력시험장에 시험 감독을 하러 갔다가

        서로에게 좋은 느낌을 갖게 됐고.

        연애를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모든 게 순조로워 보였다.

        그런데.


(E) 뛰어오는 소리

여     오래 기다렸지. 후우... 미용실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남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녀가 입고 나타난 옷은

        샛노랗고 샛파란....    

        너무 요란하고 사치스러워 보이는 색상이었다.


남     (조심스럽게) 아... 그런데 자기...

여     왜?

남     옷이 예쁘기는 한데. 약간..... 튀긴 튄다.

여     옷이 뭐가?

남     아니... 너무 노랗구 파랗구...

여     요즘 원색이 유행이잖아.

남     응.... 그렇기는 한데... 어른들 뵙는 자리니까...

여     (기분 약간 상한) 그래? 그렇다구 지금 와서 갈아입고 가기도

        그렇잖아. 약속시간도 다 됐구.

남     그래.. 할 수 없지 뭐...

        아... 차 안에 코트 있지 않어? 위에다 그거 입고 가.

여     (질색하며) 그 두껍고 칙칙한 걸? 아우 싫어.

(M) 왜 그래 - 김현철


(E) 차 타고 와서 멈추는

남     ...............오늘 수고했어.

여     ............

남     아까부터 왜 말이 없어.

여     나 갈께.

(E) 차 문 열고 내리는

(E) 따라 내리는

남     이렇게 가면 어떡해.

여     내가 뭘.

남     뭐 기분 상한 거 있었어?

여     몰라서 물어?

남     왜 그러는데. 말을 해야 알지.

여     자기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 나만 들은거야?

남     왜... 자기 옷 보고도 이쁘다 그러셨잖아.

여     ..........

남     아. 자기 젓가락질 못한다고 웃으신 거?

        그거는 그냥.. 장난반...

        그리고 솔직히 그 나이 먹어서 젓가락질 그렇게 하면

        어느 어른이나 한마디씩은 하시지.

여     그래. 그런 건 다 그렇다 쳐.

        그런데 마지막에 나보구 뭐라 그러셨는데.

        이번 설엔 자기네 집 놀러 오라구?

남     (의외란 듯) 응. 그게 어때서?

여     그게 어때서??? 아니... 우리가 지금 결혼했어? 약혼을 했어?

남     할 거잖아. 결혼.

여     아직은 안했잖아. 그런데 왜 내가 자기네 집에 가?

        그게 무슨소리겠어. 와서 일하라는 거 아냐?

남     야, 엄마가 너 일 시켜먹으려고 그러겠냐?

        그냥.. 명절이니까.. 같이 음식도 만들고, 또 배우고 하면서

        좀 친해지자 그거지.

여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도 우리집 있어.

        나도 인사할 친척들 많아.

남     뭐 계속 있으라는 게 아니라... 그냥 반나절 정도....

여     뭐?

남     아니야. 싫으면 오지 마. 내가 엄마한테 잘 말씀드릴께.

(M) 


남     난 솔직히 그녀에게 조금 서운했다.

        어머니는 처음 보게 되는 며느리감이

        그저 예쁘셔서....

        또 명절에 친척들에게 자랑삼아 보여주고 싶으셔서

        그렇게 조심스런 제안을 하신 건데.

        일언지하에 거절하다니.

        내가 알아왔던 그녀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

        실망스럽기도 했다.


(E) 까페 소음

여     상견례 말이야. 우리 엄마가 르네상스 호텔에서 하면 어떤가

        하시던데.

남     르네상스... 호텔?

여     응. 아무래도 호텔이.. 조용하고 좋잖아.

남     아니... 우리 어머닌 인사동 한식집 얘기하시던데?

여     한식집? 유명한 데야?

남     아니.. 뭐 유명한 덴 아니지만....

        우리 부모님 오래된 단골집이 있는데

        비싸지도 않고 깨끗하면서 조용해.

여     아무리 그래두....

        양가 어른들 처음 뵙는 자린데. 어느 정도 격조는 있어야...

남     아니 뭐, 호텔만 격조 있고

        한식집은 격조 없으라는 법이라도 있어?

여     어쨌든 이번엔 우리쪽 얘기 따라주면 좋겠어.

        실은, 엄마가 그쪽에 벌써 예약까지 다 해놓으신 것 같애.

(M) 니가 원하는 게 뭐야 - 넥스트


남     모든 게 그런 식이었다.

        상견례 장소는 시작일 뿐이었다.


(E) 도로에 차가 와서 멈추는

남     어, 왔어?

여     타. 

(E) 차에 올라타는

남     어우, 춥다.

여     자기는 차 안 사?

남     차? 자기 차 있는데 뭐 하러 또 사?

여     그래두... 무슨 남자가 면허도 없어? 

남     응?

여     아니야. 참, 집 보러 가야지.

        내가 어제 인터넷으로 몇 군데 봐놨거든?

        일단 강남쪽으로 가보자.

남     어? 내가 봐둔 데도 있는데.

여     ............어디?

남     ........우리집 근처.

여     뭐?

남     실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첨부터 같이 살기를 원하셨거든.

        그런데 내가... 그건 좀 곤란하다고 말씀드려서...

        집 근처에 사는 걸로 합의를 봤어.

여     누구..맘대루?

남     꼭 나쁘게만 생각할 게 아니야.

        자기 어차피 계속 학교 나가야 되는데, 반찬이며 뭐며

        하기 힘들 거 아냐. 우리 엄마가 다 해다줄거구.

        애 낳아봐. 엄마가 다 봐줄거라구. 그땐 어차피 집 근처로

        이사 해야 돼.

여     그게 이유야?

남     응?

여     그런 이유면, 그럼.... 우리 친정 근처로 집 얻자.

        그럼 되겠네. 우리 엄마두 반찬도 다 해주실 수 있고

        애도 다 봐주실 수 있어.

(M) 미워요 - 씨야


남     날마다 작은 전투 하나씩 겪으며

        살아가는 기분이었다.


(E) 대문 열고 아파트 들어서는 발걸음


여     (실망한) 여기가.. 몇평이야?

남     어... 20평...

여     20평은 커녕... 한 10평 정도로밖에 안 보여.

남     베란다랑 복도랑 현관이랑... 다 빠지고 나니까

        실평수는 한.... 15평 정도 될거야.

여     (한숨) 혼수로 산 거 다 취소해야겠네.

남     어?

여     텔레비전 한대 들여놓고 나면

        거실에 앉을 자리도 없겠어.

남     ....그래. 첨부터 뭐 크게 크게 할 거 있어?

        작게 시작하면 되지.

여     이게 전세 얼마랬지?

남     8500. 융자 3000꼈어.

여     (기막힌) 뭐? 융자 삼천?

남     직장 생활 4년에 모아놓은 게 얼마나 되겠어.

여     그럼 자기 부모님은 하나도 안보태 주신 거야?

남     부모님도 연금 타서 사시는데 무슨 돈이 있다구...

여     점입가경이다... 진짜...


남     그녀가 야속했다.

        그리고 나 자신이, 그녀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M) 환상


남     어찌어찌 하다 보니

        결혼식 전날이 되었다.

        거의 두 달 동안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얼마나 시달렸는지

        살은 5킬로그램이나 빠졌고.

        결혼이고 뭐고

        다 귀찮아진지 오래였다.


(E)전화벨 소리

남     여보세요

여     나야

남     응

여     웨딩드레스랑 턱시도 입어보러 가야지.

남     나 저번에 입어봤을 때 괜찮던데.

        나까지 꼭 가야되나?

여     그래서.. 안가겠다구?

남     그래... 가자 가...

(M)


(E) 거리 소음

남     왜 이렇게 늦었어.

여     주차장이 만차라.. 길 건너편에 차 대고 오느라구.

남     들어가자

여     자기 근데, 피부가 왜 이래?

남     뭐가 또....

여     뭐가 이렇게 우둘투둘 났어. 나 이따 피부 관리실 갈건데 같이 가자.

남     그런 데를 뭐하러 가. 됐어.

여     그래두... 내일 사람들이 다 볼건데....

남     보면 어때. 얼굴에 뭐 좀 난 신랑이랑 결혼하면 챙피하냐?

여     뭐?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남     도대체 너한테 중요한 게 뭐야?

        사람들 눈이 제일 중요하지? 내 마음이 어떨지, 그런 건 하나도

        안중요하지? 결혼을 왜 하냐? 사람들 눈이 그렇게 중요하면

        나같은 놈이랑 왜 결혼하냐구. 진짜 으리번쩍한 놈이랑 하지,

        그래야 폼도 나고 멋져보일 거 아냐!

여     뭐가 어째? 자기... 어떻게 나한테 그런 식으로... (울먹)


남     결혼식을 24시간 앞둔 지금.

        우리는 먼지가 날리는

        웨딩샵 앞 거리에 서서

        그렇게 서로에게 소리를 질러가며

        원망의 말들을 내뱉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이 결혼을.... 피하고 싶다.

(M) 결혼을 할 거라면


=================================1부 끝


여     그가 처음 우리집에 인사 오기 전에

        엄마는 한바탕 눈물바람을 하셨다.

        나에게 유난히 기대가 크셨던 분이다.

        여러 가지 조건들이 좋은 신랑감들을 소개하며

        한번 만나라도 보라고 통사정을 하셨었는데.

        난 단 한번도 엄마의 뜻에 따르지 않았다.

        나 역시 동료 여교사들이

        경제력 있는 소위 전문직 남자들을 만나

        결혼하는 걸 보면

        흔들릴 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 눈에 들어오는 단 한 사람은

        조금은 구식이고, 아이들 가르치는 걸 천직으로 여기고,

        차는 커녕 운전 면허 조차 없는... 바로 이 사람인데.


(E) 대문 열고 나오면서

여     불편했지...

남     아니 뭐.... 그런데 있잖아.

        자기 어머니, 기분이 안좋아보이시더라.

여     안좋지 그럼, 하나밖에 없는 딸 보내야 되는데

        뭐 그렇게 기분이 좋으시겠어.


여     ..........라고 말은 했지만.

        엄마 심정을 아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어서

        내 마음도 조금은 착잡했다.

(M)


여     그 사람의 부모님께 인사하러 가던 날.

        난 아침부터 일어나

        조금 더 예뻐보이는 옷을 사려고

        발이 붓도록 돌아다녔다.

        그리고 사람이 미어 터지는 미용실에도 갔다.

        나름대로 정성스럽게 꾸미고

        그사람의 부모님께 잘 보이고 싶었는데.

        그가 날 보자마자 꺼낸 말은.


남     왜 그런 옷을 입고 왔어?

여     응? 왜... 옷이 이상해?

남     우리 엄마는 검정이나 회색..

        이런 점잖은 색깔 좋아하시는데. 그건 너무 요란하다.

여     그래? 그 생각은 못했네.

        그래두... 지금 시간 다 됐는데... 갈아입고 가기는 좀....

남     그럼 차 안에 있는 코트 입어. 까만색.

여     응? 그건 너무 두껍구.... 드라이클리닝도 안해서 더럽단말야.

남     그렇다구 그 노란 걸 입고 가겠다구?

        우리 엄마 질색할텐데...

(M)


여     그의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간 자리에서

        난 내내 불편해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어느 부모가 그렇지 않을까만은

        그의 어머니는 유독 자식에 대한 자부심이 차고 넘치셨다.

        당신 아들이 며느리감인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으셨는지.

        식사 내내... 내 흠을 잡으셨다.

        젓가락질을 못한다는둥.... 왜 편식을 하냐는 둥....

        팔목이 너무 가늘다는둥....

        그러다가 마지막엔

        다가오는 설 명절에 집에 와서 함께 제사를 지내자는 거였다.

        장보는 것부터 제사 음식 만드는 것까지 함께 하자는

        말씀이었다. 

        난 당연히 그가.. 그건 안된다고 얘기해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 웃고만 있었다.


남     왜 그래. 명절 때 집에 오라는 게 뭐 어때서.

여     아니... 우리가 아직 결혼한 것도 아니잖아.

        그리구 나도 결혼전에 친척들한테 인사도 할 겸

        시골 내려가야 한단 말이야.

남     맨날 가는 시골 한번 안 가면 어때서.

        그리고 어차피 진짜 너희집은 이제.. 우리집이야.

여     뭐?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결혼을 한다는 건, 여자가 남자 집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남자와 여자에게 각각 새로운 가족이 더 생기는 거 아냐?

        왜 우리 엄마 아빤 자기 불편할까봐 전화 한통 제대로 못거는데.

        자기 어머닌 왜 그렇게 당당하게 설엔 우리집에 와라. 이렇게

        명령을 하시는데? 왜?

(M) 왜


여     그의 어머니가 식사 때마다

        젓가락질을 못한다면서 흠을 잡는 게 싫었다.

        상견례를 한식집에서 하게 되면

        또 그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 같았다.


남     우리 부모님 단골 한식집 있거든. 거기로 가자.

여     아니... (핑계 대는) 그래두 호텔이 낫지 않을까?

        처음 만나는 자린데.

남     처음 만나면 호텔에서 만나야 된단 법이라도 있어?

여     물론 그건 아니지만....

        한식집은 내가 좀 그래서...

        그리구... 우리 엄마한테 그 호텔 상품권이 있어서

        식사도 공짜로 할 수 있대. 예약도 해놓으신 것 같던데......

남     뭐? 누구 맘대로?

        아니... 어머니 그렇게 안 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일방적으로..... 

        우리집 무시하시는 거잖아 이게.

여     무슨 소리야. 그런 거 아니야.


여     연애할 땐 내가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모두 이해해주던 그 사람이...

        결혼을 앞두고는

        내가 아무리 말을 해도

        귀를 막고 들으려 하지 않았다.

        마치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는 것만 같았다.

(M)그남자 그여자


(E) 대문 열고 아파트 들어서는

여     (조심스레) 여기가 몇평이야?

남     스무평. 이거저거 빼고 나면 실평수는 열다섯평 정도 될거야.

여     ..........

남     왜. 마음에.. 안들어?

여     혼수로 산 거 다 취소해야겠다.

남     어?

여     혼수를 괜히 많이 샀어. 여기 다 안 들어갈 것 같애.

남     (자존심 상한) 처음부터 한 삼사십평대에 살 줄 알았어?

여     그게 아니구...

남     너 그러는 거 아니야. 그럼 직장생활 4년에 모아놓은 게

        얼마나 되겠어? 부모덕이나 입지 않으면.

여     난 그래서가 아니구!

남     아니면 뭐!

여     자기 어머니한테 이틀에 한번꼴로 전화가 오셔.

        장은 어디껄로 했냐, 자기 예물은 뭘로 할거냐

        예단비는 얼마나 할거냐, 우린 친척들이 많다....

        하나하나 섭섭지 않게 해야한다, 이불은 최고급명주로 해야한다

        너도 집값 보탤 수 있으면 보태라... 요샌 다들 그런다더라.....

        내가 그런 전화들 받는 거, 자긴 알고나 있었어?

남     엄마가.... 걱정되셔서 그런가보지.

여     우리 엄만 뭐 걱정되는 거 없니? 그래도 자기한테 전화한통

        안하시잖아. 

남     ...........

여     (열받아) 진짜 막말루, 어머니가 자기 결혼하는데 한푼이라도

        보태주시는 거 있냐구. 그런데 왜 그렇게 바라는 건 많으셔?

남     너 지금 말 다 했어? 우리 엄마 지금껏 나 키우고 공부시켜

        주셨어. 그것만으로도 그 정도 바랄 자격 충분해.

여     .....뭐? 그럼 나는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혼자 컸어?

        우리 부모님은 그럴 자격이 없어서 가만 계시는 줄 알아?

(M) 어젯밤 이야기


여     결혼식이 다가올수록

        걱정만 커졌다.

        내가 과연 이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할 수 있을까.

        이 사람과 결혼해서

        이 사람의 가족들 모두를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까.

        아무리 내 자신을 달래고 얼러도

        자신이 없었다.

        도망가고만 싶었다.

        매일밤을 전화로 싸우다가, 울다가, 한숨쉬다가

        그렇게 잠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결혼식 전날.


(E) 거리 소음

남     도대체 너한테 중요한 게 뭐야?

        사람들 눈이 제일 중요하지? 내 마음이 어떨지, 그런 건 하나도

        안중요하지? 결혼을 왜 하냐? 사람들 눈이 그렇게 중요하면

        나같은 놈이랑 왜 결혼하냐구. 진짜 으리번쩍한 놈이랑 하지,

        그래야 폼도 나고 멋져보일 거 아냐!

여     뭐가 어째?

        (울먹) 자기... 어떻게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을 해?

남     이 핑계 저 핑계 대지 말고

        차라리 솔직히 말해. 갈수록 실망스러우니까, 결혼하지 말자구.

여     자기야말로 왜 내 핑계를 대?

        자기두, 결혼하고 싶지 않잖아. 이런 식으론 결혼하기 싫잖아.

남     그래. 하기 싫어.

여     우리 둘 다 하기 싫은 결혼... 할 필요가 뭐 있어?

        하지 말자 그럼.

남     그래. 그러자. 이혼하는 것보단 여기서 멈추는 게 낫겠지!!!

(M)


(E) 탁탁 걸어가는

남     어디 가!

여     웨딩 드레스 취소해야 할 거 아냐.

남     턱시도도 같이 취소해.

여     당연하지! 

남     예식장은 어떡해.

여     그건 자기가 취소해. 자기가 예약한 데 아냐.

남     그랬지. 내가... 예식장부터 예약해놓고...

        청혼했으니까.

여     내가 미쳤지. 그 예약표 보고 감동해서

        결혼하겠다고 그 난리를 쳤으니.

        내가 자기랑 결혼한다 그랬을 때 우리 엄마

        혈압 올라서 쓰러질 뻔 했어. 알어?

남     내가 뭐 어때서. 아니, 장모님 당신 따님도 선생님이고.

        나도 선생님인데. 왜 당신 딸만 좋은 조건이라는거야?

여     우리 엄마가 골라놨던 신랑감들 보면

        자기도 그런 소리 못할걸?

        연봉이 최소 1억이 넘는 사람들이었으니까.

남     참나.... 그럼 그 사람들 중에 마음껏 골라서 결혼하시지 그랬어?

여     그러니까.... 내 말이.....

        가진 거 쥐뿔... 아무 것도 없는 자기가.... 뭐가 그렇게 좋다구....

        내가.... 미쳤지 진짜....

(M) PK.헤만 - 에버그린 (이지혜 부분)


남     니가 그렇게 싫다는 우리 엄마...

        그래... 배운 거 별로 없으시고.. 논리적으로 따지면

        안맞는 얘기도 많이 하셨을 거야. 당신 입장에선....

        귀한 아들인데.... 잘사는 처갓집에서 별로 달가워 않는 것 같으니까

        나름대로 기 세워 주려고 그러셨던 것 같애.

여     ..........누군 뭐.. 기가 없나....

남     너한테 그럴 때마다.... 나도 우리 엄마랑 많이 싸웠어.

        우리 엄마 몇 번을 울렸는데 내가.

여     치..... 맨날 편만 들더니...

남     그래도 우리 엄만 너랑 어떻게든 말이라도 섞어보려고

        전화도 하고 불러들이기도 하시잖아.

        장모님은.... 나랑 말도 섞기 싫어하시는 것 같애.

        내가 눈치가 없냐? 그렇게 냉랭한 분위기 간파못하게?

여     .........엄마가.... 겉만 그렇지 알고보면 따뜻한 사람이다 뭐.

남     알고보면 나쁜 사람 있냐며?

여     .............기억력만 좋아가지구...

남     (어색) 웨딩드레스.... 취소할거야?

여     그냥 뭐.... 이따가........ 봐서....

남     그럼... 집에 데려다 줄까? 주차장 길 건너에 있다 그랬지...

여     내 차 내가 운전해 가는데... 데려다 주기는 뭐...

남     이거....

여     어? 운전면허증이잖아. 언제 딴거야?

남     결혼하기 전까지 딸려고 얼마나 애썼는데 내가.....

여     .............못살아 진짜....

        고등학교 막 졸업한 애들도 다 있는 운전면허증 가지고...

        잘난척이나 하구.... 이런 남자 어떻게 데리고 사냐 증말....

남     누가.... 할 소릴.....

        젓가락질도 못하는 애를... 언제 키워서 데리고 사냐.....

(M)


(M) 웨딩마치 -

남     저기 저 끝에...

        장인의 팔을 붙잡은 그녀가 서 있다.

        사실은... 난.... 아직도 자신이 없다.

        

여     저기 저끝에

        나를 기다리며 서 있는 그가 있다.

        나 역시 아직 자신이 없다.


남     하지만 한발한발 다가오는

        내 새로운 인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음 먹어본다.


여     분명... 어떤 고난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본다.

(M) 주제음





2007-02-14(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