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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69화 - 진실공방
(M) 주제음
(
그 남자 그 여자 / 바이브 )
(E) 뭔가 기포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소리
남 작은 실험실
그보다 작은 책상
그보다 더 작은 비커 안을 들여다 보며
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여 선배님. 이거 좀 드시고 하세요.
남 ....뭐야 이게?
여 샌드위치에요. 제가 좀 싸와봤어요.
남 공부하느라 바쁠텐데... 언제 이런 걸...
여 (속삭이듯) 선배님 드시라구요.
다른 사람들 주시면 안돼요?!
남 (당황한 듯) 아니... 왜...
여 그냥요....
남 그녀는 수줍게 웃으며 돌아선다.
실험실 2년 후배....
은서는 내게 그런 식으로 다가왔다.
(M) 처음 그 느낌처럼
/
신승훈
(E) 뭔가 적는
여 선배님, 뭐하세요?
남 어... 실험 일지 적느라구. 아직 안 갔어?
여 가야죠. 선배님 가실 때 같이 갈까 싶은데.
남 그래? 잠깐만 기다려. 나 다 끝났어.
(E) 덮고
남 나가자
(E) 두 사람 걷는
여 이번 주말에 눈 많이 올지도 모른대요.
남 그래?
여 선배님은 눈 오면 뭐하실 거에요?
남 피곤한데 집에서 쉬어야지
여 에이 재미없게....
남 은서 넌 뭐할건데?
여 글쎄요. 눈 덮인 고궁에나 가볼까?
남 고궁?
여 경복궁이나 창덕궁 같은 데요. 멋있잖아요.
(M) 광화문 연가
/ 이수영
남 누가 들어도
그곳에 함께 가고 싶다는 얘기였다.
주말 오전
난 잠시 망설이다가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E) 눈 밟고 가는
(E) 찰칵찰칵 사진 찍는
남 은서야
여 어머! 저 찍으신 거에요?
남 응.
여 선밴~ 얘기도 없이. 포즈도 못잡고 있었는데!
남 그럼 제대로 서 볼래? 다시 찍어줘?
여 아우 됐어요. 그런데 어떻게 왔어요?
남 그냥.. 니가 기다릴 것 같아서.
여 치~ 기다리긴 누가 기다린다구.
남 눈 쌓인 고궁. 진짜 좋은데?
(M) 회상 - 터보
(E) 버스 가는 소리
남 하루 종일 추운데 돌아다녀서인지
그녀는 버스에 타자마자 졸기 시작했다.
난 그녀를 깨우고 싶지 않아서
말없이 어깨를 대주고 있었다.
얼마쯤 그렇게 갔을까......
(E) 버스 가다가 덜컹 하고
여 (놀라서 깨는) 어? 여기가... 어디에요?
남 응... 정릉 쪽인데?
여 선배 내렸어야 되잖아요.
남 괜찮아
여 선배가 어깨 대주고 있었던 거에요?
남 그래. 너 코골더라.
여 내가 언제요.
남 버스에 사람 아무도 없지? 니 코고는 소리가
시끄러워서 다 내린거야.
여 어우~ 말도 안돼~
(M) 겨울이야기 - 디제이디오씨
남 주말 데이트가 있은 후부터
우리는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했다.
물론 실험실 사람들 모르게
비밀데이트였다.
(E) 똑똑 책상 노크하는
남 (소리 죽여) 왜...
여 잠깐만요....
(E) 바깥으로 뛰어나오는 소리
여 이거 먹으라구요.
남 고구마야?
여 들어오다가, 군고구마 팔길래.
남 여러 개 사와서 나눠먹지.
여 이렇게 둘이만 만나고 싶으니까 그랬죠.
그리구, 승우 선배 틈만 나면 친한 척 하는 것도 싫구.
남 승우?
여 선배 눈치 못챘어요?
요새 툭하면 와서, 나한테 말걸구 시간 있냐 그러구.
우리 둘이 없어지면, 둘이서 몰래데이트하는 거 아니냐면서
비아냥거리구. 귀찮아 죽겠어요.
남 그래? 웃기는 놈이네 그거.
차라리 우리 둘이 사귄다고 확 말해버릴까?
여 안돼요. 교수님이 싫어하시잖아요. 실험실 안에서 연애하는 거.
남 그렇긴 하지.
여 괜히, 공부를 덜한다는 둥... 실험이 어떻다는 둥...
나 그런 소리 듣기 싫단 말이에요
남 나도 그래. (가볍게 한숨 쉬고) 승우는 그냥... 신경 쓰지 마
우리만 상관 안하면 되지 뭐.
(M) 스노우맨 - 장나라
남 승우는 무척 조건이 좋은 친구였다
공부에 큰 흥미는 없었지만
든든한 집안 배경 때문에
늘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녀석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 녀석을 경계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은서가
승우와 부쩍 친해진 것 같았다.
(E) 강의실 문 열고 들어오는
남 은서야
여 (놀라는) 깜짝이야! 여기서 뭐해요.
남 너 기다리고 있었지. 점심 먹었어?
여 네. 승우 오빠랑.
남 승우랑?
여 자꾸 사준다는데, 안 따라가는 것도 그렇잖아요.
남 그래.... 그렇지....
그래서 맛있는 거 얻어먹었어?
여 그냥요. 아직 밥 안먹었어요?
남 이제 먹어야지. 저녁은 나랑 먹기다?!
남 쿨한 척 얘기하고 돌아서면서도
마음은 편치 않았다.
(M) 질투
/
유승범
(E) 전화거는 통화음
남 (혼잣말) 왜 이렇게 안 받어
여 여보세요
남 너 왜 이렇게 통화가 안돼?
여 아...... 누구 좀 만나느라구.
남 누구?
여 ..........
남 승우?
여 .........
남 승우야?
여 ......응
남 (애써 추스르며) 둘이만 만났어?
여 응
남 이 시간까지 뭐하는데.
여 그냥... 승우 선배가 술 한잔 하재서.
남 안 들어갈거야?
여 들어가야지. 승우 선배가 데려다 주기로 했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먼저 자.
남 내가 신경이 안 쓰이겠어?
여 나 못 믿어?
남 이게, 믿고 못믿고의 문제야?
여 (한숨) 그냥 나 믿어. 걱정 말고 먼저 자.
(E) 툭 끊기는. 뚜뚜뚜
(M) 바보처럼
/ 김형중
(E) 눈 툭툭 차는
남 눈 쌓인 그녀의 집 앞에서
몇시간을 기다렸을까.....
(E) 눈 밟고 걸어오는
남 .......윤은서!
여 (당황) 오빠.
남 너..... 지금이 몇시야. 아침 7시야.
여 어....
남 지금까지 뭐한거니 너.
여 그냥.... 술 좀 마시고... 술 깨느라 커피 한잔 마시고.
남 어디서!
여 ......
남 어디서!!
여 승우 오빠 오피스텔에서.
남 뭐?
여 아무 일도 없었어. 오빠가 생각하는 그런 거...
남 내가 생각하는 게 뭔데! 너 지금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소릴 해.
여 (안되겠다는 듯) 오빠.
남 왜!
여 우리 헤어지자
(M) 마주치지 말자
/ 장혜진
남 뭐...? 너 방금 뭐라 그랬어?
여 헤어져.
남 왜!
여 오빠는 나 못믿잖아.
남 내가 널 못믿어서 헤어지자는거야. 아니면! 니가 못믿을 짓을 해서
헤어지자는거야!
여 이유가 무슨 상관이야! 어쨌든 오빤 지금 날 못 믿고 있고
나는 그런 오빠랑 더 사귈 자신 없어.
남 솔직히 말해. 너.... 승우 때문이지.
여 구질구질하게 이러지 좀 마.
이럴수록, 오빠도 나도 힘들어지는 거 몰라?
(E) 눈 밟고 들어가는
(M)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 - 성시경
남 그리고 얼마 뒤
은서와 승우는 공식적인 커플이 되었다.
내가 보는 앞에서
두 사람은 팔짱을 끼고
귓속말을 하고
다정하게 눈을 맞췄다.
(E) 전화 하는, 받지 않는
남 술에 많이 취한 어느날 밤.
난 그녀에게 여러 통의 전화를 걸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음날.
난.....
경찰에 연행됐다.
죄목은, 스토킹이었다.
(M) 고해 - 임재범
-------------1부 끝
여 그는 처음부터 조금 특이한 사람이었다.
실험실에 들어오면
다른 사람들과는 한마디도 섞지 않았고
오로지 실험에만 몰두했다
때로는 밥을 먹는 것도 잊어버리는 듯 했다.
천성적으로 친절함이 몸에 배어 있는 내게
그 사람은, 외로워 보여서 조금 도와주고 싶은 선배.
그 뿐이었다.
여 선배님. 이거 좀 드시고 하세요.
남 .............(앞과는 조금 톤 다르게) 뭐야 이게?
여 샌드위치에요. 제가 좀 싸와봤어요.
남 이걸.... 왜... 날...?
여 다같이 나눠먹으려고 많이 싸왔어요
다들 드셨으니까, 선배님도 드세요.
여 그게 실수였을까.
그 뒤로 그가 나를 보는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M) 그녀가 웃잖아
/
김형중
(E) 뭔가 적는
여 선배님 뭐하세요?
남 어... 실험일지... 적어. 넌 안 가?
여 지금 가려구요. 그럼 수고하세요.
(E) 탁 덮는
남 아니야. 나도 가려고 그랬어.
여 아니... 실험일지 적으신다구...
남 내일 해도 돼. 가자.
(E) 덮고
남 가자니까?
(E) 두 사람 걷는
여 (침묵이 어색한 듯) 이번 주말에 눈 올지 모른다던데....
남 눈? 눈 오면.... 뭐할건데?
여 네? 글쎄요...
남 예전엔 눈 오는 날에 뭐했는데?
여 음.... 고궁 같은 데 자주 갔어요. 경복궁이나 창덕궁 같은 데요.
멋있잖아요.
(E) 눈 밟고 걷는
여 그리고 눈오던 주말...
난 산책 삼아 고궁에 나갔다.
그런데
(E) 멀리서 찰칵찰칵 사진 찍는 소리
여 멀리서 나를 향해
사진기를 들이대고 있는 그를 발견하게 됐다.
순간, 알 수 없는 소름이... 온몸을 뒤덮는 기분이었다.
여 (당황하며) 선배.... 지금 저 찍으신 거에요?
남 응
여 아니... 얘기도 없이 찍으시면 어떡해요... 놀랐잖아요.
남 은서 너, 나 기다렸니?
여 네??? 기다리긴 누가요.
남 (다 안다는 듯 훗 웃고) 니 말대로, 눈 쌓인 고궁. 좋은데?
(M)
Song From the Snow / 이문세
(E) 거리 소음
여 선배... 저 여기서 버스 타고 가면 돼요.
안녕히 가세요.
남 나두 여기서 버스 타. 너, 정릉 가는 버스 타지?
여 .........네
남 나두 그거 타. 대학로 쪽에서 내리면 돼.
여 아....네...
(E) 버스 멈춰서면
남 타자 (재촉하는) 뭐해. 얼른 타.
(E) 버스 가는
여 버스를 타고 얼마나 갔을까...
나도 모르게 졸다가 일어나 보니
내가 그의 어깨에 기대 잠들어 있었다.
여 (화들짝 놀라) 서..선배. 아직 안 내렸어요?
남 응. 정릉 다 왔다.
여 대학로에서 내리신다면서요.
남 괜찮아.
여 아무도 없는 버스 안.
내옆에 있는 그 사람을 보니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했다.
(M)
Adia / Sarah McLachlan
여 그리고, 진짜 사건이 생긴 건
그 다음부터였다.
주말, 고궁에서 만난 후부터
그는 우리 둘이 사귄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E)걸어오는 소리
남 은서야
여 (놀라며, 멈추고) 네... 여기서 뭐하세요?
남 그거... 군고구마니?
여 네...
남 나 주려구?
여 아뇨. 승우 선배랑... 다른 선배들이랑... 사다리타기 했어요.
좀.... 드실래요?
남 너... 요새 승우랑 부쩍 친한 것 같더라?
여 네?
남 걔, 여자 소문 안좋아. 친하게 지내지 마.
여 선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승우 선배 험담을 하세요?
남 너두 다른 여자애들이랑 똑같은거야?
여 네?
남 너두, 딴애들처럼 조건만 보고 남자 고르는 애냐구.
여 그런 게 아니라....
남 어쨌든 승우 가까이 하지마.
(M) 안되나요
/
휘성
(E) 강의실 문 열고 들어오는
남 은서야
여 (소스라치는) 서..선배. 놀랬잖아요. 여기서 뭐하세요.
남 너 기다리고 있었지. 점심은?
여 먹었어요. 승우 선배랑.
남 ....승우랑?
여 네. 왜요?
남 그럼, 저녁은 나랑 먹는거다?!
여 제가 왜요?
남 이따 7시까지 학교앞 칸트의 집으로 와.
(E) 나가는
여 선배! 저 밤에 약속 있어요. 못간다구요.
여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그날 밤.
(E)전화벨 계속 울리는
여 계속해서 그에게 전화가 왔다.
(한숨 쉬고 받는) 여보세요
남 너 왜 이렇게 통화가 안돼?
여 얘기했잖아요. 저 못나간다구요.
남 누구 만나는데. 너..승우 만나?
여 그래요. 승우선배 만나요. 그러니까 이제 전화 좀 그만하세요.
남 이 시간까지 뭐하는데.
여 제가 그걸 왜 선배한테 얘기해야 돼요?
선배, 정말 이상한 거 아세요? 이제 그만 좀 하세요!
(E) 끊어버리는
(M) 차마 - 성시경
여 밤중에 집에 들어가는 건
왠지 위험할 것 같아서
난 집근처 피씨방에서 밤을 새우고
아침이 다 돼서야 집으로 향했다.
(E) 눈 밟고 오는
여 그런데... 집앞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눈을 하얗게 뒤덮어 쓴 그가 서 있었다.
여 서....선배....
남 너, 지금이 몇시야.
여 네?
남 아침 7시야. 지금까지 뭐한거야!
여 그걸 내가 왜 얘기해야 돼요?
남 너, 승우랑 있었어? 지금까지?
여 ....네
남 뭐?
여 (일부러) 저 승우 오빠 오피스텔에 있다 오는 길이에요
남 뭐?
여 우리 사귀거든요. 이제 아시겠어요?
남 너.......
여 선배랑 저랑은 아무 관계도 아니잖아요. 그건 선배가 더 잘 아실 거
아니에요!
남 그럼 지금까지 니가 나한테 보여준 것들은 다 뭐야!
여 내가 뭘 보여줬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오해하게 했다면 미안합니다.
어쨌든, 난 이제 사귀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이러지 마세요.
(M) 십이야 - 애즈원
여 그후 승우 오빠와 나는 사귀게 되었고
우리는 일부러 사람들 앞에서도
다정하게 행동했다.
그래야 그가 나를 포기하는 게 쉬울 것 같았다.
그런데......
(E) 봉투 찢는
여 ..... 뭐지? (하다가 놀라는) 이...이게 뭐야....
여 내 앞으로 배달된 우편물 안에는
몰래 찍은 수십장의 내 사진들이 들어 있었고.
(E) 전화벨 울리는
여 한밤중에도 쉴 새 없이 전화가 걸려오고
(E) 문자 메시지 울림
여 수백통의 문자가 배달됐다.
난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M)
마리아 / 김아중
(E)문 열고 들어오는
남 (약간 멀리서 얘기하는) 난 아니라니까요.
은서랑 나는 서로 사랑하는 사입니다.
은서가 지금 다른 남자 때문에 잠깐 어떻게 된 거라구요.
(E) 다가오는
여 그만 해요
남 은서야!!
니가 말씀드려. 너 나한테 이러는 거 아니잖니.
여 선배야말로 저한테 이러시는 거 아니잖아요.
남 조건 때문에 눈이 멀어서....
어떻게 니가 사랑했던 사람을 스토커로 몰아!
여 선배는, 사랑이랑 집착도 구분 못하는 사람이에요
선배가 진짜 저를 좋아했다면
날 괴롭히면 안되는 거 아니에요?
남 널.... 괴롭혀? (허허롭게 웃고) 너... 나를 가지고 논 거였구나.
여 뭐라구요?
남 잠깐 가지고 노는 거였으면, 상대를 잘못골랐어.
나는.... 정말 너를 사랑했으니까.
니가 먼저 다가와서 사랑하게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널 괴롭힌다고 말해?
여 누가 먼저 다가가요. 누가 사랑하게 만들어요.
선배 정신 차려요!
남 너나 정신차려!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 하는 거 아니야!
여 선배!!
남 그녀를 사랑했던 걸, 후회한다.
이제 와서 후회한다.
진실이.. 금방 밝혀지리라.. 믿는다.
여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겨야 하는지 모르겠다.
저 사람의 가슴 속에 사랑이라는 게 있긴 있을까.
진실이.... 이제 곧 밝혀지리라.... 믿는다.
(M) 주제음
2007-01-0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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