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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9일 목요일 음악에세이 대본 및 수록곡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61화 - 두 번째 첫눈


(M) 주제음 Song From The Snow / Real Group


(E) 차 시동 거는 소리

남     첫눈이 별건가.

        추워지면 내리는 게 눈이고

        처음 오는 게 첫눈이지.

        첫눈이 내렸다면서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을

        난 이해할 수가 없다.

(E) 차 빵빵거리는 소리들


남     (혼잣말) 눈 오면 차만 막히지 뭘...

(E) 차 세우는


남     회사로 가는 길 중간에

        차를 세웠다.

        이곳에서 회사 동료인

        윤대리를 태워서 가야 한다.


남     또 늦네 또 늦어... 하여튼...

(E) 탁탁탁 뛰어오는

여     (멀리서) 죄송해요. 늦었죠.

(E) 문 열고 타는

여     아휴... 뛰어오느라 혼났네.

남     한 5분만 서두르면 될걸...

여     어젯밤에 눈왔잖아요. 밤에.. 잠이 안 오더라구요.

(M) 첫눈이 온다구요 / 이정석


(E) 차 가는

남     (시큰둥)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첫눈 타령이에요?

여     네?

남     윤대리님이, 서른 넷이죠.

여     (딱잘라) 어머? 셋이에요!

남     셋이나 넷이나... 첫눈도 왔는데...

        좀 있으면 넷 되는 거 아니에요.

여     그래서요. 그러든가 말든가,

        아니 서른 넷 되는 사람은, 눈 좋아하면 안돼요?

남     아뇨. 안된다기 보다는...

        이제 관심을 딴 데로 돌려야 할 때가 아닌가...해서요.

여     뭐요. 결혼 얘기에요?

남     신경 좀 쓰셔야죠 이제.

여     웃기셔. 김대리님도 저랑 동갑인 걸로 아는데요?

남     여자랑 남자랑 다르죠.

여     아, 다르긴 뭐가 달라요. 지금이 어떤 시댄데,

        고려청자 나던 때 얘길 하고 계셔 증말.    

        그리구요, 저 애인 있거든요. 없어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M) 삼순이 주제가 Be My Love


남     그나저나 윤대리님. 이번달 기름값 안주셨어요.

여     아... 

(E) 부스럭대고

여     여?어요. 3만원 맞죠?

(E) 받아서 넣고

남     진짜.. 우리가 직장동료니까, 이렇게 싼값에 모셔다 드리는 거에요.

        이거 택시값으로 따져봐요. 장난 아니다... 나나 되니까...

여     김대리님이나 되니까 쪼존하게 이런 돈 다 받아챙기죠.

        다른 부서 사람들 보면요, 그냥 점심 몇번 사주고 말던데요 뭐.

        어차피 돌아가는 길도 아니고, 가는 길에 잠깐 멈추는 거잖아요.

남     윤대리가 제 시간에 나온 적 있어요?

        항상 5분씩 기다려야 되고....

여     어머... 5분은 아니다. 한... 2-3분?

남     어쨌든요! 그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알아요?

        누구한테 돈3만원 줘봐요. 그런 일 해주나...

여     아우, 알았어요. 내가 진짜, 내년엔 중고차라도 한대 사든가 해야지...

남     차 사지 마요.

여     왜요!

남     윤대리님 같은 사람들 많아져서, 차 밀리는 거에요!

(M) 너는 왜 / 철이와 미애


(E) 짜증나는 듯 차문 탕탕 닫고 내리는

남     아, 살살 좀 닫아요. 차 문 부서지겠네!

여     아니.. 아침부터 사람 기분 다 긁어놓고

        차문이 문제에요?

남     참 예민하시네. 내가 뭐랬다고 그래요?

여     그만해요. 그만해.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야 얘길 하지!

(E) 먼저 탁탁탁 가 버리는

남     나 참... 내가 뭘 어쨌다는거야?

(E) 걸어가는

(E) 엘리베이터 문 띵 열리는

남     윤대리. 내가 충고하나 해도 돼요?

여     무슨 충골 해요?

남     기분 나쁘게 듣지 말구요, 심리 상담 같은 거 있죠.

        그런 거 한번 받아봐요.

여     (파르르) 뭐에요?

남     사람이 히스테릭해지는 데는 다 원인이 있는 거거든요.

        그 원인을 해결해야, 마음에 진정한 평화가...

여     (버럭) 평화는 무슨 평화!

        김봉덕 대리만 가만 있으면요, 내 마음은 언제나 평화롭거든요!

(M) Don't Phunk With My Heart / Black Eyed Peas


(E)사무실 소음. 여기저기 컴퓨터, 전화소리 등등

남     (바삐 전화 받는 듯) 아, 그 견적서요? 그거 윤대리가 넘겼을텐데?

        잠깐만요. (윤대리에게 얘기하는) 윤대리! 시하건설 견적서 넘겼죠.

여     아뇨?

남     예? (전화에 대고) 잠깐만요, 제가 확인해 보고 다시 전화드릴께요.

(E)끊고 

남     아니, 그걸 왜 안넘겨요.

여     그거 김대리가 하기로 한 거잖아요.

남     아니, 첨에 내가 하기로 했다가.. 다시 윤대리한테 넘겼잖아요.

여     저한테 하라 그래서, 저는 다른 업체들 거 때문에 바쁘다구

        김대리님이 그냥 하셔라... 그랬죠.

남     무슨 소리에요! 난 그런 소리 들은적이 없는데....

여     퇴근하셨길래, 메모 남겼는데..? 못 보셨어요?

남     메모는 무슨 메모!

(E) 이리저리 뒤적이더니

여     여?네. 

남     아니... 

여     책상정리 좀 하세요. 이래서 업무가 제대로 되겠어요?

(E) 가 버리는

남     (버럭) 뭐, 저런 여자가 다 있어??

(M) 큐티 하니 / 아유미


남     그날 견적서를 새로 뽑으면서

        내 가슴은 복수심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두고보자 윤은서!

        내가 언젠간 이 아픔을 그대로 되갚아주리라!

        그런데, 복수의 기회는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E)전화벨 소리

남     여보세요. 네, 윤은서 대리 자리에 안계시는데요.

        네. 메모 전해드리죠. (받아 적는) 이정우씨...

        만나기로 한 그곳에서 저녁 7시에 기다리시겠다구요.

        그냥 그렇게만 말하면 돼요? 네. (끊는)

        (혼잣말) 뭐야? 노처녀, 데이트도 해? 잘 걸렸다 요거...


(E) 아무데나 종이 툭 던지는

남     난 메모지를 접어 윤대리 책상 귀퉁이에 던졌다.

        그리고 잠시 뒤

(E) 서류 뭉치 잔뜩 책상 위에 턱 놓는

여     어후.... 무거워.... 쓸데없이 서류들이 이렇게 많어.


남     윤대리가 잔뜩 가져온 서류들이

        책상 위의 메모 위로 턱하니 놓여졌다.

        작전..성공이다...

(M) 쇼 - 김원준


(E) 전화벨 울리자마자 받는

여     여보세요. (실망) 아..네.. 잠시만요, 돌려드릴께요.

(E) 전화기 놓는

남     퇴근 안해요?

여     무슨 상관이시람?

남     아니.. 퇴근할 거면 내 차로 데려다 줄려고 그랬죠

여     됐네요. 아침에 얻어 타고 오는 것만으로

        감지덕지니까요, 가세요.

남     그래요 그럼. 생각해서 얘기해 준건데, 삐딱하시긴.

(E) 걸어나오는


남     전화 앞에 웅크려 앉은 그녀는

        오매불망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뭐, 정 급하면 휴대폰도 있으니까....

        연락이 될 것 같음, 되겠지.

        난 별 걱정 없이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다음날.


(E) 차 멈추는, 차에 타는

남     차에 올라타는 그녀 얼굴이

        잔뜩 어두웠다


남     윤대리 어제... 잠 못 잤어요?

여     .........운전이나 해요

남     눈 부은 것 같은데? 혹시 울었어요?

여     갑자기 웬 관심이냐구요. 그냥 운전이나 하라구요.

남     (여전히 장난치는) 왜요? 남자한테 차였나? 맞구나. 그죠.

여     (울먹,버럭) 그래요! 차였어요. 됐어요?

        왜 또 아침부터 남의 속을 긁는 건데요! 왜요!

(M) Love Hurts / Julienne Taylor


(E)어딘가로 차 세우는

여     (울고 있고)

남     (어쩔 줄 모르는) 아니..윤대리.. 난 그냥 장난 친건데...

        울고 그럼 어떡해요... 하 참...

(E) 티슈 뽑아주는

남     닦아요. 콧물도 좀 닦고....

여     (코 풀고)

남     무슨... 일 있었어요?

여     (훌쩍 훌쩍)


남     혹시, 어제 그 메모 때문에

        안좋은 일이 있었나 싶어

        마음이 찜찜했다.


여     김대리님. 

남     네?

여     남잔, 다 그래요?

(M) 그남자 그여자 / 장혜진


남     ....남자가... 뭘 다 그런다는 거에요.

여     남자한텐 약속 같은 거... 하나도 안중요한 거냐구요.

남     .....왜요...? 예?

여     김대리님은 내가 거짓말하는 줄 알았겠지만

        나, 남자 있어요. 잠깐 헤어져 있기로 해서 그렇지.. 있다구요.

남     .....아...예...

여     작년 겨울에 헤어지면서 약속 했어요.

        올해 첫눈 오는 날 만나자구요.

        사정이 있어서, 서로 휴대폰 번호를 바꿔야 했는데...

        그래서... 회사로 전화하기로 했었거든요.

        나 어제 퇴근도 못하고 밤늦게까지 전화만 기다리다가...

        나중에 가봤는데... 역시... 없더라구요.

(M) 사랑해요 - 이소은


남     (당혹스러운) 첫눈 오는 날.. 만나자니...

        그것도 서로 휴대폰 번호도 모르고....

        아니... 이건 너무 그.... 황당하고... 불투명한 약속 아닌가요?

여     김대리님이 뭘 알겠어요.

        그건 지극히 그 사람다운 약속이었단 말이에요.

        그 사람은요, 김대리님 같은 분이랑은 다른 부류의 사람이거든요.

남     (약간 발끈) 네? (참고) 그래요. 다르겠죠. 다른 사람이겠죠.

여     난 이해가 안돼요.

        어떻게... 그 약속을... 그렇게 잊을 수가 있는지....

남     (어렵게) 저기.. 혹시.. 그 분.. 성함이...

        이.....정....우....씨?

여     맞아요. (놀라고) 김대리님이 어떻게 알아요?

        (더 놀라고) 혹시!!!!

(M) 약속 / 김범수


(E)서류 미친듯이 뒤지고, 메모지 꺼내는

남     회사로 달려들어온 그녀는

        서류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메모지를 꺼내 들었다.


여     이...걸.... 왜 안전해줬어요?

남     (미안하지만 애써 변명) 아니.. 엄밀히 말하면 전했죠.

        윤대리가 못본거지...

여     이런 데 있는데... 이걸 어떻게 봐요?

남     .......아니 뭐... 윤대리도 그랬잖아요....

        어제... 건설 견적서.....

여     지금 그래서, 유치하게 복수를 했다는 거에요?

남     아뇨.. 하하.. 내가 뭐 앤가? 그런 짓을 하게?

        그냥... 어제 내가 바빴는지 얘길 해준다는 걸 깜박했네?

        난.... 볼 수 있을 줄 알았지.....

여     (애써 참으며) 나한테.... 이 약속이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아요?

        당신 때문에 다 망쳤어!!!

(E) 뛰쳐 나가는

(M) 너의 곁에 잠시 살았을 뿐  / 김연우


(E)옥상, 바람 부는

남     혹시나 하고 올라와 본 옥상에

        그녀가 서 있었다.

        

(E)다가가는 

남     (쭈볏거리며) 윤대리....

(E)캔커피 따는

남     이거.. 마실래요?

여     (울었던 듯) 됐어요. 나 지금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거든요?

남     미안..하게 됐어요. 난 진짜, 그런 일인 줄은 몰랐죠.

여     (독 품고) 이래서 다들 김대리 싫어하는 거에요. 알아요?

        사람들한테 자기 돈은 한푼도 안쓰는 짠돌이에다가

        자기 일 아니면 컴퓨터 자판 하나도 안 치려는 이기주의자니

        누가 좋아하겠어요?

남     (기분 나쁜) 누가 나 안좋아해줘도 상관 없어요.

        난 어차피, 사랑이니 약속이니, 그런 시덥잖은 감정 믿고 사는 사람

        아니니까....

여     그래요. 그런 사람이니까, 다른 사람한텐 목숨 같은 약속을

        그렇게 방해했겠죠.

남     정말 목숨 같은 약속이었다면 말이에요. 그 사람, 그렇게 전화 한번

        하고 말았을까요? 직접 통화가 안돼서 불안하면, 그 뒤로도

        얼마든지 확인 전화할 수 있었고.

        휴대폰 번호 물어볼 수도 있었을텐데! 안 그런거잖아요!

        진짜 좋아하면 그래요? 진짜 만나고 싶음 그래요? 

(M) 가질 수 없는 너 - 뱅크


(E) 차 세우는

남     다음날, 평소 윤대리와 만나던 곳에

        차를 세우고 기다렸지만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E) 전화하는

여     여보세요

남     나에요 김대리...

여     ......저 안나가요. 그냥 지하철 타고 갈거니까, 혼자 가세요.

남     윤대리. (말하려는데 끊기는) 하..참..여자 성깔 하고는..

        그래, 맘대로 해라.


남     .....라고 말은 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착잡했다.


(E)사무실 소음

남     그날부터 윤대리는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말도 하지 않았다. 난 그게 참 불편했다.

        내가 대인관계가 원만하거나

        사람과의 관계가 불편한 걸 못 참아내는

        그런 사람도 아닌데...

        이상하게 윤대리와 티격태격하지 않고 지내는 날들은

        편치가 않았다.

(E) 다가가는

남     윤대리

여     (쌀쌀) 네

남     나랑 얘기 좀 해요

여     (쌀쌀) 할 말 없습니다

남     (자기도 모르게 버럭) 얘기 좀 해요.


(E)바람 부는

남     그녀는 창피했는지, 날 따라 옥상으로 올라왔다.


여     왜요. 무슨 얘긴데요.

남     계속 이렇게 지낼 거에요?

        바로 옆자리에서 일하면서, 말도 안하고 눈도 안마주치고...

여     난 이게 편해요.

남     그날 내가 한 말 때문에 그래요?

여     누가....그렇대요...? 

남     미안해요. 그땐... 내 생각이 짧았어요.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아니었는데....

여     ........할 말 끝났으면 저 내려가볼께요.

남     혹시... 내가 도울 일 있으면 도와줄께요.

        뭐... 그남자분에게 제가 오해를 풀어줄 수도 있구요.

        제 실수니까요.

여     .........그러실 필요 없어요.....

        우리 만났었어요.

(M) So Sad Alone / Citizen Jane


(E) 바람 불고

남     언제 만났어요?

여     며칠 됐어요. 제가 그 사람 일하는 곳을 알아내서 전화했어요.

남     그래요? 그럼, 둘이 다시 사귀기로 한거에요?

여     ......아뇨.

남     왜요?

여     그 사람, 나 만나서 우리 다시 시작하지 못할 것 같단 얘기

        하려고 했었대요. 내가 안나와줘서, 오히려 고마웠다고 하던데요 뭘.

남     ....네? 아니 뭐 그런 사람이...

여     그 사람 결정이 옳았어요. 내가 바보였죠 뭐.

남     ....윤대리...

여     괜히 그 화풀이를... 김대리님한테 했어요.

        그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 어디다 풀데가 없더라구요.

        나 정말, 심리상담.. 그거 받아봐야 하는 거 아닌가? (쓴웃음)

(M) 바람이 분다 / 이소라


남     윤대리. 나 회사에서 왕딴 거 알죠?

여     네?

남     놀 사람 없어서 그러는데, 나랑 술 마셔 줄래요?

        내가 살께요.

여     ......입사 이후 처음이네요. 김대리가 술 산다는 거. 좋아요. 가요.

(E) 포장마차 소음. 도마질 소리 등등..

여     그럼 그렇지. 어디 근사한 데 갈 줄 알았더니, 포장마차에요?

남     왜요. 분위기 있고 좋잖아요.

여     그럼 여기선 나 먹고 싶은 거 다 먹어도 되죠?

        아주머니, 여기 소주 일병에 꼼장어 곱배기요.

남     기분은 좀 풀렸어요?

여     그냥, 잘됐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못 끊었던 미련, 이렇게 끊는다구요.

(E) 바람 부는

남     ...... 바람 참 차네요.

(M)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 김연우


(E)도마질 소리 멀리서

(E)소주병 부딪치는

여     (마시고) 아.. 소주가 달다...

남     어? 소주 달면 안되는데..?

여     뭐 어때요. 가끔은 취하는 날도 있고 그래야죠.

        그게 사는거죠 뭐. 김대리님은... 연애 같은 거 안해봤죠.

남     난, 결혼을... 한번 했었어요.

여     (놀라고) 네? 언제요?

남     아주 어렸을 때요. 군대도 가기 전에.

여     정말요?

남     .....그땐요, 사랑만 있으면 다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거만 있으면 두려울 게 없다구요.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까, 두려운 거 투성이던데요?

여     ......뭐가 가장 두려웠는데요?

남     .......돈이요. 그 사람은 헤어지는 이유를 백가지도 더 댔지만...

        결국은 돈이었어요.

(M) 제발 - 이승기


여     그래서 김대리님이 그렇게 짠돌이가 됐구나?

남     뭐, 그럴지도 모르죠. 어쨌든 난 다신 돈 때문에

        비참해지기 싫었어요.

여     그래요. 참 로맨틱하게 잘들 포장하지만,

        누군가와 헤어지는 이유 중에 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진 않을 거에요. 그 사람도 그랬거든요.

        위자료가 없다고....

남     위자료요?

여     내가 좋아한다던 그 사람... 유부남이에요.

남     .........

여     놀랬죠. 어쩌다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나도... 이건 아니지... 하면서 몇년을 만났어요.

        처음엔, 이렇게라도 볼수만 있으면 좋다.. 그랬는데요.

        지나니까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나만 가졌으면 좋겠다. 이렇게요.

남     .............(술 마시고)

여     그 사람이 시간을 달라더라구요. 1년만 주면 다 정리하겠다구요.

        그리고는 휴대폰 번호도 바꾸고, 직장도 바꾸고, 사라져버렸어요.

남     그건... 도망이에요.

여     맞아요. 인정하기 싫었는데... 맞아요. 도망이에요.

(M)  여인의 향기 / 씨야


(E) 비틀거리며 나오는

여     (입김 불고) 하아... 춥다. 눈이나 왔으면 좋겠네...

남     윤대리는 눈이 왜 좋아요?

여     그냥... 눈이 내리면... 거리가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되잖아요.

        그럼, 나는 크리스마스 카드 속의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남     어차피 다 녹아 없어질 건데요?

여     그래두요, 적어도 그 순간엔 그렇잖아요.

남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얻은 교훈은 하나에요.

        변하지 않을 걸, 사랑해라.

여     왜요?

남     그래야 상처 받지 않으니까.

(M)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 하림

남     그후로 우린 다시 카풀을 했다.

        난 윤대리에게 3만원을 받지 않았고,

        윤대리는 아침마다 과일샐러드나 샌드위치를

        가져왔다. 

(E) 차 가는 소리

남     덕분에 매일 아침을 다 먹네요.

여     뭘요. 차빈데요.


남     서로의 아픈 구석을 알고 있는 우리는

        부쩍 친해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E) 사무실 소음, 전화벨 소리

남     여보세요. 네, 윤은서 대리... 자리에 없는데...

        누구시라구요? 이정우...씨...

(E)다가오는

남     (망설이다) 윤대리. 전화..

여     여보세요. (굳고) 무슨 일이세요? 네... 네....


남     그는 왜 전화를 했을까.

        그녀는 지금 어떤 마음일까.

        나는 왜, 이런 것들에 마음을 쓰고 있을까.

(M) 마음에 쓰는 편지 / 임백천


(E)자판기 커피 꺼내는

남     윤대리.. 아까.. 전화.. 그 남자죠.

여     ...네.

남     만나기로 했어요?

여     할 얘기가 있대서요.

남     그렇다고 만나요? 그 사람이, 다시 시작하자고 할까봐요?

여     김대리님

남     다시 시작한다고 칩시다. 이혼하고 깨끗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년을 망설여도 못하던 사람이, 이제 와서?

여     왜 화를 내세요?

남     은서씨가 너무 바보 같잖아요.

여     김대리님이 뭘 알아요?

남     지금 가면, 윤은서씨 또 상처받을 건 알아요.

여     .... 무슨 상관이세요... 그게...

남     나도 모르겠어요. 내가 무슨 상관인지.

        그런데요.... 윤은서씨 상처 받으면....

        나도... 내 마음도... 안좋을 것 같아요. 그래요 그냥.

(M) 사랑은 / 더네임


남     퇴근 시간이 되자

        그녀는 사무실을 떠났다.

        난 모두가 퇴근을 하고

        창밖이 깜깜해질 때까지

        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었다.

(E) 스위치 끄는

남     자정이 다 돼 갈 무렵...

        사무실 불을 끄자...

        창밖의 풍경이 또렷하게 보였다.

        눈이 오고 있었다.

(M) Snow / Claudine Longet


(E) 바람 부는, 걸어나오는

남     날리는 눈을 보고

        이런 기분을 느껴본 건

        참 오랜만이다.

        난 조금 망설이다가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E)전화하는

여     ....여보세요.

남     어디에요?

여     집이에요

남     내가 뭐... 선물 하나 줄 거 있는데.

여     무슨 선물요?

남     지금, 밖에 한번 봐요.

(M) When I Fall In Love


(E)걸어나오는

여     돈 안들고 편한 선물 했네요.

남     ..... 나 혼자 보기 아까워서요

여     언젠... 나이값 하라더니?

남     ....오늘 그 사람 만났어요?

여     솔직히 말해요. 눈 핑계 대고 그 사람 찾아온 거죠?

남     .....그냥 뭐.. 겸사겸사.

여     ....안만났어요.

남     왜요?

여     그냥요.... 그 사람 만나면, 김대리님 말처럼 내가 상처받을 것 같았구        요. 또, 내가 상처받아서 김대리님 마음이... 안좋으면, 내..기분도...         안좋을 것 같았어요.

(M) 너에게 간다 - 윤종신


(E) 걷는

여     눈이... 쌓일 것 같죠.

남     그러네요. 내일 아침에 빨리 나와요. 눈 오면 차 밀리니까

여     아우, 이런 순간에도 그 생각밖에 못해요?

남     한 가지 생각, 더 하고 있어요.

여     뭔데요?

남     오늘 오는 눈이 첫눈이다.

여     네?

남     이렇게 기분 좋게, 맞는 눈이 첫눈인 거에요.

여     어거지야...

남     은서씨한테도 오늘 눈이 첫눈이에요.

여     아우. 유치해요.

남     뭐가 유치해요. 원래, 오늘처럼 펑펑 내리는 게 첫눈인거에요.

        저번 건, 좀 오다 말았잖아요. 알았죠? 오늘 게 진짜에요.

(*두 사람 목소리 멀어지며)


(M)주제음  Song From The Snow / Real Group





2006-11-08(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