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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사연
김상현
가을은
파스텔톤의 도화지위에
익을 수록 땅처럼 몸을 낮춘다.
하늘이 높아보이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가을날엔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알고
쓰지 않아도 시가 된다.
낮아짐으로서 특별한 계절
그리하여,
가을은 출발이다.
가을, 겨울, 봄, 여름
사랑의 시작이다.
조미순
어렸을 때 검정고무신을 신고 다녔던 적이 있답니다.
그 고무신을 신고제가 잘하던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고무줄놀이입니다. 그 덕에 아버지께 혼 많이 났죠!
신발 닳는다고, 진짜로 신발이 빨리 닳습니다.
어느 해 여름날 구멍 난 신을 신고도 사달란 소리도 안했는데
한번은 닳은 신을 보시고 아버지께서 새 신발을 사오셨습니다.
신을 보고 신났습니다. 그것도 너무 예쁜 꽃신으로
전 그 신발을 신고 바로 나가서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많이 모여 있는 개울가로 갔답니다.
물장구치는 아이들 틈에서 자랑을 하다가 그만 신을 신은 채 물로
뛰어 들었죠. 물속에서도 자랑하고파서 그만 사고를 쳤지 뭡니까!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한 짝을 물속에서 잃어버렸습니다.
저녁도 아닌데 눈앞이 깜깜했었죠.
물길을 따라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는 겁니다.
그 후로 차마 집에도 못 들어가고 근처만 맴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울 아부지 엄청 무섭거든요
밤이 되어도 딸이 안 들어오니 찾으러 다니시는데 그래도 피하면서 안 들어갔죠. 여름이라 낮이 길어 깜깜할 때였으니 아마 열시도 넘었을 겁니다.
그때쯤 되니 밖이 더 무섭더라고요 대문 앞에서 서성대다 딱 걸렸죠.
그 길로 안 봐도 아시겠죠.
종아리 걷고 잘못했다고 싹싹 빌고,,,
아버지께서 두 가지 잘못을 대라고 하시데요.
여자 놈이 깜깜하도록 안 들어오고, 사주자마자 조심성 없이 잃어버리고 왔다고. 그 후로 다음 장날까지 닷새는 구멍 난 신 다시 신었죠 뭐
가끔 전 이 생각이 나곤 한 답니다.
여름은 지나갔지만 추석이 다가오니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보고 싶어지고 그리워지네요. 그 때 아버지께서 야단치셨지만 밤늦도록 밥도 못 먹고 온
자식을 따뜻한 밥으로 먹이시고 달래셔서 재우신 아버지처럼 저도
딸에게 그렇게 해야 하는데, 전 아직 멀었나봅니다.
아프신 엄마 몫까지 다 챙기신 아버지가 새삼 존경스러워지는 건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고 힘들어서 짜증부리고 투정부린 나를 발견하면서부터죠.
오늘 저녁은 맛있는 거 해놓고 딸아이에게 사랑한다고 꼬~옥 안아줘야겠습니다.
신청곡 : Sealed With A Kiss / Bobby Vinton
미국 출신의 팝가수 '바비 빈튼'의 1972년 리메이크 곡으로 싱글 kcxm 19위 기록. 오리지널은 브라이언 하일랜드의 1962년 곡임.
바비 빈튼의 리메이크 곡이 서세원, 신은경씨 나왔던 TV 오락 프로그램에 이 곡이 쓰이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음.
백명숙
안녕하세요! 평소에는 귀를 열어놓은채 편안하게 방송을 듣다가
차 한잔 하시죠하는 날은 귀담아 들으려 합니다
차와 이야기가 있고 '마음'이 있어서 좋습니다.
저와도 차한잔 해주실래요..
우리는 때로 너무 많은 물건을 소유하려고 합니다.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내 것으로 만들어야하고
남들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싶고 하나가 있으면
둘을 가지고 싶고 둘이 있으면 셋을 가져야만 안심이 되나 봅니다.
결국 자신의 마음은 욕심으로 가득 차겠지요.
얼마 전 저녁 늦게 버스를 타고 가다가 길가 나무 밑에서
뭔가를 열심히 줍고 있는 몇 사람을 보고 뭐하는걸까?하고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은행나무 열매를 몰래 라고도
할 수 없었지만 몰래 따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무 밑은 잎이며 깨진 열매들로 어질러진 채 은행나무는
마치 누군가에게 옷이 찢긴 소녀처럼 울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청계천에서도 누군가가 사과를 다 따갔다지요
열매들을 따서 판 수익금은 불우이웃들을 위한 좋은 일에
쓰인다고 하던데 씁씁합니다
옹기종기 은행들이며 탐스런 사과들은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넉넉해지고 풍성해서 여러 사람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데 어떤 이는 그것을 자신이 소유해야만 행복한 걸까요.
이건 여러 사람의 행복까지 강탈한건 아닐까요.
한여름 한번이라도 그 나무의 그늘아래 머물러 땀을
식혔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개인의 것도 아닌 것을 욕심으로 소유하려고 하지 말고
그것을 아름답게 보고 즐길 줄 아는 마음을 소유하는 것은 어떨까요.
나무와 사람이 함께 아름다우면 좋겠습니다.
신청곡 : Not Going Anywhere / Keren Ann
이스라엘 출신의 여성 팝 가수 '캐런 앤'의 2004년 작품.
프랑스 차트 정상까지 올랐던 곡임.
/임정옥
내가 부모라는 명패를 달고 보니 눈물 반웃음 반 인생을
살고 있을게 부모라는 건 참으로 많은 인내심을 요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딸아이는 코감기를 앓고 있는데, 콧물이 너무 많아
숨을 못 쉬어 새벽에도 몇 번이나 단잠을 깨웁니다.
한번은 토닥이며 "그래그래 엄마가 콧물빼줄께"
하곤 애를 달래가며 콧물 빼고 다시 재우죠.
그러나 몇 번이나 선잠을 깨서 찡얼거리는 아이 때문에
주먹을 꾹 쥐곤 한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느라
연신 참을 인을 새기며 돌부처가 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한밤의 폭풍이 지나간 후 아침이 되면 곤히 자고 있는
딸아이의 얼굴을 보며 미안함이 파도처럼 번져옵니다.
'미안해 미안해 엄마가 화내서 미안해'
대놓고 화내진 않았지만 어찌 애가 모를까요.
한참동안이나 딸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다 집안일을 하고
있노라면 그새 또 깨서 엄마를 찾는 딸아이
하루 종일 아이한테 시달리다 거울을 쳐다보면
쭈글 거리는 한 아줌마가 꽤 재재해져서 바라보고 있네요.
아이하나 키우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넷이나 낳아
키우신 엄마는 오죽하셨을까
콩밭 벼농사 지어가며 애기 키우셨다는 엄마의
위대함에 새삼 놀래는 내 자신이 효녀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밥은 드셨수? 요즘 건강은 어때요"
별시레 안부를 챙기는게 엄마는 이상하셨던지 이러신다
"너 뭐 안좋은일있냐?"
"아니 뭐 그냥 안부전화하는거지 뭐"
"죽을 때가 되면 안하던짓 한다 던디.."
우스갯소리 하는 엄마의 전화에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곤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래 , 엄마도 이렇게 나를 힘들게
키우셨는데 나라고 못해? 주먹 불끈 쥐고 우리딸아이 잡고 외쳐본다
"현아!! 우리 산책가자"
하루30분 산책이 나에게나 딸아이게나 절실히 필요한
요즘의 일상, 차한잔 마시며 여유를 느낄 날은 언제쯤 오려나
기덕님 언젠가는 오겠죠?
신청곡 : Somewhere Out There / Phillip Glasser + Bstsy Cathcart
1986년 미국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피블의 모험(An American Tail)'의 주제가. 극중 쥐들이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 나왔던 곡으로 목소리 연기를 했던 필립 그래서(Phillip Glasser)와 베시 캐스카트(Bstsy Cathcart)의 버전으로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
권옥순
가을이 빚어낸 생명의 조화로움
단풍이 물드는 것은
나무가 겨울을 준비하려는 빛깔입니다
세상 밖으로 내보냈던 푸른 생명을
뿌리로 거두어들이는 것입니다
생명을 이어가는 모습이 화려합니다.
겨우 벼 몇 포기 벤 농부가 새참을 먹으러 간 사이
논둑에 비스듬히 누운 허수아비 혼자 남아
잘 여문 낱알을 지킵니다.
비스듬히 누워보는 세상은 어떤 세상 인지
허수아비의 표정을 봐도 알 수가 없습니다.
고만 고만 한 것 들이 어느새 다 영글었습니다.
다닥다닥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 알들.
단단한 것들의 겉은 다 물렁물렁하다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생각.
단단한 것 속의 부드러움을 지키려는
살아 있는 것들의 생존본능.
노랗고 붉은 가을빛만 있는 줄 알았더니
하얀 구절초의 세상도 맑고 투명합니다.
나 이외의 빛깔을 존중한다면
세상을 보는 눈이
더 한층 깊고 넓어지지 않을까요?
이 가을 행복하십시오. 그리고 추석 명절 즐겁게 보내십시오.
신청곡 : High / Lighthouse Family
영국 출신의 리듬 앤 블루스 듀오로 1997년 작품.
영국 차트 정상까지 기록했던 노래로 국내에서는 광고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뒤늦게 히트.
김영순
풍요로운 가을!
마음속까지 아름다운 가을풍경이 자리해 행복을 전해줍니다.
파란 가을 하늘 고운 빛깔로 물들어가는 나뭇잎
탐스럽고 달콤한 과일 알알이 열매 맺은 황금들판과
반짝이는 가을 햇살이 마음의 풍요를 안겨줍니다.
추석이 다가옴에 고향갈 준비를 하기위해 시장엘 갔습니다.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 장사하시는 아저씨 아주머니
농사지은 채소를 가지고 나오셔서 팔고 계시는 할머니
가을의 풍요만큼 모든이들의 마음에도 풍요와 행복이
전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봤습니다.
가을 향기가 풍기는 옷 가게에 들러 예쁜 블라우스 스커트도
한번 입어보고 "다음에 사야지" 하며 그냥 나오려니
주인아주머니께 "다음에 다시 올게요" 라고 인사를 드리고 나와서
관절염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님께 드리려고 영양제 한통 사고
늘 사랑주시는 고마운 분들께 드리려고 마음과 감사함을 담아
작은 선물을 사서 예쁘게 포장을 했습니다.
자신의 옷을 산 것 보다 더 기쁘고 즐거운걸 보니 받는
기쁨보단 주는 기쁨이 더 큰가봅니다
올 추석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웃과 사랑과 정 나누며
더 즐겁고 행복할 것 같습니다.
가을처럼 계산하지 않고 주는 기쁨에 익숙해지고 싶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감사의 마음으로 가을을 닮아가렵니다.
신청곡 : Oh Happy Day / Edwin Hawkins Singers
미국 출신의 CCM 그룹 '에드윈 호킨스 합창단'의 1969년 작품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4위까지 기록했던 노래.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복음성가로 솔로의 선창과 합창으로 진행되는 흥겨운 느낌을 주는 노래.
이 곡은 시스터 액트 2의 주제가로도 쓰였고, 이후 각종 광고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
이송옥
사향노루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사향노루는 언제나 코끝에 밀려오는 향기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향기는 점점 더 사향노루를 매혹시켰고,
또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사향노루는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도대체 이 향긋한 향기는 어디서 날아오는 거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향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꼭 알아내고 말겠어."
어느 날, 사향노루는 향기가 나는 곳을 찾아
산을 넘고 물을 건너고 사막을 가로질러 이윽고
이 세상의 경계선까지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사향노루의 노력은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어디를 가든 그 향기는 끊임없이
코끝에 맴 돌고 있었지만, 끝내 그 향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낼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사향노루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가장 높은 절벽 위로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던 사향노루는 저 아래에 가면
향기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급한 마음으로 절벽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너무 서두른 나머지 발을 헛디뎌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답니다.
자신이 바로 그 사향노루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자기 내부에서 그렇게 아름다운 향기가 풍겨오는 줄도 모르고
좋은 것, 아름다운 것, 향기로운 것을 찾아 헤매고 다니지는 않나요?
내 안에 보물이 숨겨져 있는 줄도 모르고
공연히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나요?
어리석은 사향노루처럼 향기를 찾아 밖으로 헤매지 말고,
자기의 내부에 감춰져 있는 향기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신청곡 : Spread Your Wide Wings / Sissel
노르웨이 출신의 크로스오버 여가수로 1994년 작품. 시셀 크라자보인 그녀는 '노르웨이 종달새', '천상의 목소리'란 찬사를 받고 있음.
2006-10-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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