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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9일 목요일 음악에세이 대본 및 선곡표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26화 - 봄날의 마쉬멜로우


(M) 주제음 - 사랑한다는 흔한 말


(BG) 두시의 데이트 시그널

남     안녕하세요. ‘데이트 떡볶이집’의 수석 디제이,

        여러분의 덕이 인사 드립니다.

(E) 여학생들의 환호 소리

남     햇살이 떡볶이 속 계란 노른자 마냥

        노오랗게 부서지는 봄날입니다.     

        디제이 덕이는 오늘도 여러분께

        막 뽑아낸 떡살처럼 따뜻하고 쫀득쫀득한

        음악들만 선사해 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첫곡은 단체 테이블에 앉아서

        오늘 매상의 상당 부분을 올려 주고 계신 

        삼례여고 2학년 1반 여학생들의 신청곡입니다.

        20세기 불후의 명곡! 마이~ 웨이~

(BG) 마이 웨이 흐르기 시작하면


남     수석 디제이의 권한으로

        단체석에 라면 사리 추가해 드립니다


(E) 여학생들 좋아서 난리 나고


여     (조금 멀리서 부르는) 오빠!

남     (무뚝뚝) 어 왔냐?

(E) 걸어오고

남     이 시간엔 오지 말라니까

여     (볼멘) 왜~

남     애들 하교 시간이잖아

여     그게 뭐!

남     아니, 쟤들이 여기 떡볶이 먹으러 오겠니?

        다 나 보러 오는 건데~

        너만 개인적으로 만나주면 형평성에 어긋나잖아.  

여     그럼 난 뭐야? 난 오빠한테 뭔데?

남     또..또.. 집착한다!

        오빠가 말했지!

        공인은 누구 한 사람의 소속이 될 수 없어!

여     (안타까운) 오빠!

남     (고뇌에 찬) 나도 힘들다.

        만인의 연인으로 살아간다는 거, 쉬운 일 아니다.

        이 오빤, 한 사람한테만 머물 수 없는.. 바람 같은 사람이야. 

(M) 바다의 왕자     


남     은서는 오래된 내 팬 중의 한 명이다.

        여고시절부터 

        교복 짧게 접어 입고

        학교 끝나기가 무섭게 떡볶이 집으로 달려오더니만

        졸업하고도

        별다른 진로를 정하지 않고

        그렇게 지내고 있다.


(E) 누군가 문 열고 들어오는

희석   여기 단체 예약 돼요? 한 스무명짜리 자리. 

남     너... 혹시... 희석이 아니냐? 남희석?

희석   누구세요?

남     야! 얌마. 나야. 덕이...

희석   (시끄럽게) 덕이? 덕이...? 아...! 너 봉덕이냐?

남     (화들짝) 야. 조용조용히 말해.

희석   하하하! 자식! 반갑다! 봉덕아!

남     (눈치 보며) 그냥 덕이라고.. 그래.. 나 개명했어.

희석   그랬어? 그래도 난 봉덕이가 편한데. 봉덕아 이 자식아!

        뭔 머리를 그렇게 길렀어. 댕기 땋고 그네 탈라구?

남     (맘 상한) 너는 서울 갔다던데, 어쩐 일이냐?

희석   나 컴백했잖아.

남     왜?

희석   아버지가 자꾸 사업체 물려 받으라 그러셔서.

        경영 수업하려구.

남     사업체? 니네 그 목욕탕?

희석   하... 자식... 목욕탕이라니....

        지하 100미터에서 끌어올린 천연암반온천수에

        사우나에 찜질방까지 갖춘 종합온천숙박업체지!

남     (시니컬) 그게 목욕탕이지 뭐냐?

희석   됐다 임마. 그런데... 옆에... 누구셔?

남     어, 나 좋다고 쫓아다니는... 

희석   (말 끝나기도 전에) 안녕하세요. 읍사무소 옆에 있는

       종합온천숙박업체, 수정탕 아시죠?

        저는 그곳의 경영을 맡고 있는 남희석이라고 합니다.

여     윤..은서에요 

희석   봉덕아. 이렇게 만났는데 저녁이라도 같이 먹자. 우리 은서씨랑.  

(M) 잘못된 만남 - 김건모


(E) 레스토랑 소음

여     어머어머. 너무 똑같아요. 또 없어요?

희석   (허재 성대모사)

여     (까르르 넘어가는)

남     (산통 깨는) 그게 뭐가 똑같냐?

여     치. 오빤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남     왜 없어. 나 김기덕 흉내 똑같이 내잖아. 볼래?

        두시의 데이트 김기덕입니다. 똑같지? 똑같지?

희석   야. 너는 우리 고등학교 때 하던 걸 아직까지 하고 있냐?

남     (괜히 화내는) 야. 은서야

        너 오늘 집에 일 있다 그러지 않았어?

여     없는데?

희석   너 바쁘면 먼저 가 봐.

        나 은서씨한테 뭐 주고 싶은 게 있어.

여     네? 뭔데요?

희석   우리 사우나랑 찜질방 일년 자유이용권요.

여     정말요? 정말 저 주실 거에요?

희석   원하신다면, 찜질방 내부에서 판매하는

        옹심 미역국도 무한대 공짜로 드실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하하하!

남     (기분 나쁜) 나 먼저 간다. 둘이서 얘기해라.

(E) 나가면

여     (서둘러 따라나서며) 오빠! 오빠 같이 가야지! 오빠! 

(M) 오빠 - 왁스


(E) 걷다가 깡통 차는

여     (눈치 보며) 오빠 화났어?

남     내가 왜 화를 내냐? 

여     기분 안 좋아 보이는데?

남     내가 다소 기분이 나빠 보이는 건, 그거야.

        나는 너를 참 좋은 동생으로 생각하거든.

        뭐 직계 가족까진 아니고, 사촌정도로는 생각한다 이거야.

여     여자로는 아니구?

남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하냐?

여     치... 

남     어쨌든 난 너를 사촌동생 정도로 생각하는데

        그런 니가 날라리랑 히히덕거리니까 좀 보기가 안좋다 이거지

여     날라리? 희석 오빠가 날라리야?

남     야~ 말도 마~ 걔가 고등학교 때

        맨날 오토바이에 여자애들 태우고 다니면서

        빠라빠라빠라밤! 이러고 다니던 애야!

여     정말?

남     그래.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퇴학 맞았잖아

여     퇴학은... 오빠도 맞았잖아.

남     (당황하다가) 걔랑 나랑은 경우가 틀리지

여     뭐가?

남     걔는 2학년 1학기 때 퇴학 맞았고

        나는 2학년 2학기 때 맞았거든.

        학년초부터 퇴학을 맞는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지.

여     (헷갈리는)... 그런가?

남     어쨌든 내가 널 사촌동생으로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그놈 조심해! 알았어? 

(M) 질투


(E) 문 열리고 화난 걸음으로 들어오는

희석   야! 김봉덕!

남     (당황) 야! 나 개명했다니까!

희석   개명이고 개나리고 간에....

        너 은서씨한테 내가 날라리라 그랬냐?

남     (헉) 어? 그게...

희석   날라리라 그랬냐고!

남     뭐, 없는 말 한 건 아니잖아

희석   뭐?

남     아니, 니가 놀긴 좀 놀았잖냐

희석   야. 너 아무리 그래도, 내가 은서씨한테 맘 있는 거

        뻔히 알면서...


남     나 아닌 누군가가 은서를 좋아한다는데

        왜 이렇게 심통이 날까. 왜 이렇게 허전할까.      

(M)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남     너.. 은서한테 마음 있어?

희석   딱 보면 모르겠냐?

남     몰랐어. 아니, 내가 알았으면 그런 말 안했겠지.

희석   그래? 그럼 알았으니까 이제 나 좀 도와줘

남     내가? 

희석   듣자 하니까 은서씨가 너 좋아서 쫓아다닌다며.

남     (으쓱) 한 5년 됐지

희석   너 은서씨한테 마음 없는 거면, 놔줘야 되잖아

남     (큰소리) 놔주고 말고 할 것도 없어.

        걔랑 나랑 아무 상관도 없는데 뭐! 

희석   그래? 그러니까 나 좀 도와줘

남     나도 바뻐. 잘해보고 싶으면 니가 알아서 해.

희석   그럼 이거 어때? (말하려는데)

남     싫어

희석   자식아. 얘기나 좀 들어보고 대답해. 거절 하기 힘든 제안일걸?

남     뭔데 

희석   (진지) 너 디제이 하기엔, 떡볶이집이라는 무대... 너무 비좁지 않냐?

        우리 찜질방... 어때?

남     ... (혹하는) 찜질방?

희석   그래. 찜질방 방송실에서 신청곡 받아서 틀어주기도 하고

        밖에서 누가 찾으면 안내방송도 해 주고.

        이래 뵈도 우리 찜질방 하루 유동인구가 500명이야

남     .... 그렇게.. 많아?

희석   보수도... 여기의 두배! 어때?  

남     두..두배? 

(M) When I Dream / 이재수


남     그래. 은서는 내게 아무 것도 아닌 존재다.

        난 그저 은서 덕에

        조금 더 좋은 조건에서 일하게 됐으니

        그걸로 만족하면 된다


(E) 똑똑

남     (목소리 깔고) 네.

(E) 문 열고 들어오는

여     오빠

남     야 너 여기까지 왔냐?

여     오빠 어떻게 여기 취직이 됐어? 너무 잘됐다.

남     희석이가 너 여기 온 거 알어?

여     아니? 

남     야. 알기 전에 빨리 나가!

여     무슨 소리야. 왜 그러는데.

남     그런 게 있어. 아, 그러지 말고.

        너 카운터 가서 희석이 불러 달라 그래

여     왜?

남     그래서 희석이랑 같이 놀고 있으란 말이야

        그럼 내가 이따가 갈게

여     희석 오빠랑 둘이? 너무 어색할 것 같은데

남     뭐가 어색해! 가서 놀고 있어. 그럼 끝나는대로 갈게. 

여     알았어. 그럼 꼭 와야 돼.

남     그래. 나 방송해야 되니까 나가.

(E) 마이크 켜고 톡톡 치고

남     (울리는 소리) 여탕에 있는 예슬이 어머니. 예슬이 어머니.

        예슬이 아버지께서 카운터 앞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속히 나오시랍니다.


여     .... 오빠

남     왜. 나 바쁜 거 안 보여?

여     나 원래 매운 거 못 먹어

남     뭐?

여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마쉬멜로우야

남     .....

여     그런데 오빠 때문에 5년 동안

        매운 떡볶이 먹었어.

        그거 먹고 나면... 항상 가슴이 아팠어. 오빠. 그거 몰랐지.

(M) 상어를 사랑한 인어 - 박희경   


(E) 전화벨 소리

남     여보세요

여     일... 아직도 안 끝났어?

남     왜 자꾸 전화해. 그냥 둘이 놀고 있어

여     아니, 희석 오빠가 영화 보자는데..

        이 영화 오빠가 보고 싶어했던 거 같아서...

        같이 봤으면 하구

남     아니야. 그냥 둘이 봐.

여     (서운) 그래두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은데

남     나 바쁘니까 짜증나게 하지 말고 좀 끊어라

여     ... 알았어

(E) 끊기고


남     그리고 몇시간 후. 모든 일이 끝나고 나오는데.

(E) 나오는데

(E) 차 멈추고 내리는

희석   봉덕이 다 끝나고 갔을 거에요 아마

여     그래두... 들어가서 한번 봐 주세요.

희석   은서씨. 나 웃기죠

여     네? 네

희석   나 돈 많은 거 치고 착한 거 같죠

여     (풋 웃고) 네.

희석   그리고 내가 은서씨 많이 좋아하는 거 같죠

여     .....네...

희석   다 그렇게 시작하는 거에요

        지금 봉덕이가 좋으니까

        평생 그럴 것 같죠.

        내가 계속 은서씨 재밌게 해 주고

        같이 맛있는 거 먹고 좋은 데 같이 가고

        또 많이 좋아해 주면요.

        또 다른 마음이 생겨요. 안생길 것 같죠. 생겨요.

여     ... 희석 오빠 나는요.

희석   뭐, 죽어도 안생기면 할 수 없구요

        그런데 생기는지 안생기는지...

        두고보게 나한테 시간 한번 줘요.

여     ....

희석   네? 너무 짜게 굴지 말고...

        그 정돈 해 줄 수 있잖아

여     ... 네....


남     괜히 숨어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난

        이상한 배신감을 느껴야 했다

(M) 당신은... 나는... 바보입니다.


(E) 걸어오는 소리

여     오빠

남     (시큰둥) 여기서 뭐하냐?     

여     오빠 기다렸어. 물어볼 게 있어서.

남     뭔데. 물어봐.

여     오빠는 내가 하나도 안좋아? 정말 한번도 여자로 안보였어?

남     .....응

여     정말? 그럼 앞으로도 그럴 희망 같은 거 없는거야?

남     ...... (조금 망설이다가) 응

여     그럼... 내가 내 마음을 억지로 움직여야 하는건가?

남     ....

여     막으려고 해도, 마음이 자꾸 오빠한테 흐르는데.

        오빠가 내 마음에 던진 돌들

        쌓고 쌓아서....

        물길을 바꿔야 할까. 바꾸면 행복해질까?

남     니 마음이니까... 너 알아서 해

여     그래. 그럴게.

(E)돌아서 가는


남     사실은 화가 났었는데.

        그의 앞에서 그렇게 쉽게 흔들리는 그녀에게

        섭섭했는데. 

        그렇게 아프게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M) 앵무새 - 하울 (받은 것만 있어서 내겐 후회 뿐인데~)


남     (울리는 소리) 네. 양구리에서 오신 김현자 주부님께서

        장윤정의 꽃 청하셨습니다. 아드님이 이번에 대전에 있는

        큰 대학교에 합격하셨다구요. 축하드립니다.

(E) 꽃 나가는 -

(E) 문 열리고

희석   잘 되냐?

남     응

희석   손님들 반응도 괜찮다

남     그래? 다행이다

희석   고맙다

남     뭐가?

희석   은서씨 말이야. 우리 사귀기로 했다.

남     (감정을 숨긴 채) 아 그래? 잘됐네. 축하한다.

희석   다 니 덕분이지 뭐.

남     내가 뭐 한 게 있냐

희석   나중에 우리 결혼하게 되면 옷 한 벌 살게

남     .... 결혼?

희석   결혼해야지. 내가 뭐 장난으로 그러는 줄 알았냐?

남     아직 은서 어린데

희석   뭐가 어려. 결혼하자 그랬더니 생각해 보겠다던데

남     너.. 진짜 은서가 좋냐?

희석   응

남     내가 이런 말은 할까 말까 고민 했는데...

        은서 걔... 공부 지지리 못했어.

        학교 끝나면 떡볶이 집에만 와 있는데 공부를 잘했을 리가 없지

희석   공부는 나도 못했잖아 괜찮아

남     아니, 너는 공부를 안한거고. 은서는 머리 자체가 별로 안좋아

        머리 나쁜 거는 2세 문제도 있고. 잘 생각해 봐야 할 거다

희석   넌 머리가 좋으면 사랑하고, 이쁘면 사랑하냐?

남     뭐?

희석   나는 그냥 좋으면 좋다. 그 다음은 생각 하기도 싫고. 생각도 안나.

(M) 비와 당신의 이야기 - 이승철


(E) 자전거 오는 소리

남     은서야

(E) 자전거 멈추고

여     어 오빠. 오랜... 만이야

남     그래. 오랜만이다. 예전엔 하루도 안 거르고 봤는데.

여     무슨 일이야?

남     너 혹시 희석이랑 결혼까지 생각해?

여     응

남     .... 야 아직 성급해 그건. 니가 희석이에 대해 뭘 안다고.

여     얼마 전에 희석 오빠가 이런 얘길 하더라.

        자기가 나랑 사귀고 싶어서, 오빠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구.

남     .... 지 입으로 그런 얘길 해?

여     그래서 오빠 찜질방에서 일하게 된 거라며?

남     .... 미친 거 아니야? 그런 얘길 다 했어?

여     미안하다고, 용서해 달라면서 얘기해 주더라.

남     넌 그런 얘길 듣고도, 그런 놈이랑 결혼까지 생각하고 싶어?

여     그런 놈?

        그런 놈이 어떤 놈인데?

        내 눈에 그 오빤, 최소한 진실했어.

        아직 사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 그런데. 이건 알았어.

        사랑도.... 지치는구나...

남     .........

여     내 사랑은 무쇠팔 무쇠다리라 아무리 다치고 찔려도

        끄떡 없을 줄 알았는데. 다치고 아프니까, 지치더라.

        지쳐서. 점점 사그라들고. 점점 변하더라.

(M) 점점 - 브라운 아이즈


남     그날 밤

        난 한잠도 이루지 못했다

        내 방엔 지난 5년 동안 그녀가 만들어 준

        작은 쿠션과 인형들이 있었고

        하루도 빼지 않고 적어주었던 쪽지들이 가득했고

        겨울이면 손으로 떠서 만들어 주었던 스웨터가

        걸려 있었고

        억지로 떠안겨 주었던 사진들이 있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나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랬던 것 같다

(M) 하기 힘든 말


(E) 대문 열고 나오는

여     (멈칫) 오빠 여기서 뭐해?

남     밤새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여기로 왔어.

여     ......

남     머리도 터질 것 같고. 심장도 터질 것 같고.

여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데

남     가지 말라는 얘기

여     뭐...?

남     가지 말았으면 좋겠단 얘기

여     왜?

남     몰랐어. 왜 몰랐는지도 모르겠고

        언제 알았는지도 정확히 모르겠고.

        그렇긴 한데. 나도 이제 니가 없으면 안되겠어.

여     .....

(M)  사랑 먼지 - 버블시스터즈 


여     오빠. 드라마에선 떠났던 사랑이 잘도 돌아오잖아.

남     .........

여     그런데 그건, 드라마야.

남     ..........

여     정말 사람과 사람이 사랑을 하면 있잖아.

        떠난 사랑은 돌아오지 않고

        깨진 믿음은 붙여지지 않고

        식은 마음은 따뜻해지지 않아

        난 이제 오빠의 어떤 말에도

        감동할 수 없게. 가슴이 식어 버렸어.

남     은서야....

여     드라마에서.. 이렇게 쉽게 마음이 변해 버리면.

        참 싱겁고. 재미 없고. 나빠 보일텐데.

        그런데 실은, 다들 이렇게 살아가잖아.

        아닌척 하지만, 이렇게들 살잖아.

남     내가 조금 늦었나보다...

여     그래 오빠. 조금 늦었어.

(M) 여인의 향기 -씨야


(E) 웨딩 마치 들려오고

남     나는 조금 늦었다.

        오랫동안 곁에 있었던 소중한 것을

        알아본 시간이

        조금 늦었다.

        마쉬멜로우를 좋아했지만

        나 때문에 매운 가슴을

        토닥여야 했던

        그녀의 눈물을

        조금 늦게 발견했다.

(E) 다가오는

희석   야. 밥 먹고 가라

남     어 그래. 신혼집은.. 어디야?

희석   어. 우리 잠깐 외국 나갔다 오기로 했다.   

        은서가 아무데로나 가자 그래서

        로마 쪽으로 가 볼까 하고.

        그쪽이 목욕 문화로는 유서가 깊잖냐.

        목욕업계에도 유학파가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하거든 난.

남     은서는... 외국에 왜 가고 싶다 그러는데?

희석   글쎄.... 아직은... 다 끝난 게 아닌가보지...

남     .....!

희석   그래도 난 상관 없다. 너 이상한 희망 같은 거 품지 마라.

        밥 많이 먹고 가!  

(E) 멀어지는


남     조금만....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찬란한 햇살이 쏟아지는 그 아래에서

        나는 하릴없이

        나를 탓하고, 또 탓해 본다.

(M)주제음 





2006-03-09(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