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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26화 - 봄날의 마쉬멜로우
(M) 주제음 - 사랑한다는 흔한 말
(BG) 두시의 데이트 시그널
남 안녕하세요. ‘데이트 떡볶이집’의 수석 디제이,
여러분의 덕이 인사 드립니다.
(E) 여학생들의 환호 소리
남 햇살이 떡볶이 속 계란 노른자 마냥
노오랗게 부서지는 봄날입니다.
디제이 덕이는 오늘도 여러분께
막 뽑아낸 떡살처럼 따뜻하고 쫀득쫀득한
음악들만 선사해 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첫곡은 단체 테이블에 앉아서
오늘 매상의 상당 부분을 올려 주고 계신
삼례여고 2학년 1반 여학생들의 신청곡입니다.
20세기 불후의 명곡! 마이~ 웨이~
(BG) 마이 웨이 흐르기 시작하면
남 수석 디제이의 권한으로
단체석에 라면 사리 추가해 드립니다
(E) 여학생들 좋아서 난리 나고
여 (조금 멀리서 부르는) 오빠!
남 (무뚝뚝) 어 왔냐?
(E) 걸어오고
남 이 시간엔 오지 말라니까
여 (볼멘) 왜~
남 애들 하교 시간이잖아
여 그게 뭐!
남 아니, 쟤들이 여기 떡볶이 먹으러 오겠니?
다 나 보러 오는 건데~
너만 개인적으로 만나주면 형평성에 어긋나잖아.
여 그럼 난 뭐야? 난 오빠한테 뭔데?
남 또..또.. 집착한다!
오빠가 말했지!
공인은 누구 한 사람의 소속이 될 수 없어!
여 (안타까운) 오빠!
남 (고뇌에 찬) 나도 힘들다.
만인의 연인으로 살아간다는 거, 쉬운 일 아니다.
이 오빤, 한 사람한테만 머물 수 없는.. 바람 같은 사람이야.
(M) 바다의 왕자
남 은서는 오래된 내 팬 중의 한 명이다.
여고시절부터
교복 짧게 접어 입고
학교 끝나기가 무섭게 떡볶이 집으로 달려오더니만
졸업하고도
별다른 진로를 정하지 않고
그렇게 지내고 있다.
(E) 누군가 문 열고 들어오는
희석 여기 단체 예약 돼요? 한 스무명짜리 자리.
남 너... 혹시... 희석이 아니냐? 남희석?
희석 누구세요?
남 야! 얌마. 나야. 덕이...
희석 (시끄럽게) 덕이? 덕이...? 아...! 너 봉덕이냐?
남 (화들짝) 야. 조용조용히 말해.
희석 하하하! 자식! 반갑다! 봉덕아!
남 (눈치 보며) 그냥 덕이라고.. 그래.. 나 개명했어.
희석 그랬어? 그래도 난 봉덕이가 편한데. 봉덕아 이 자식아!
뭔 머리를 그렇게 길렀어. 댕기 땋고 그네 탈라구?
남 (맘 상한) 너는 서울 갔다던데, 어쩐 일이냐?
희석 나 컴백했잖아.
남 왜?
희석 아버지가 자꾸 사업체 물려 받으라 그러셔서.
경영 수업하려구.
남 사업체? 니네 그 목욕탕?
희석 하... 자식... 목욕탕이라니....
지하 100미터에서 끌어올린 천연암반온천수에
사우나에 찜질방까지 갖춘 종합온천숙박업체지!
남 (시니컬) 그게 목욕탕이지 뭐냐?
희석 됐다 임마. 그런데... 옆에... 누구셔?
남 어, 나 좋다고 쫓아다니는...
희석 (말 끝나기도 전에) 안녕하세요. 읍사무소 옆에 있는
종합온천숙박업체, 수정탕 아시죠?
저는 그곳의 경영을 맡고 있는 남희석이라고 합니다.
여 윤..은서에요
희석 봉덕아. 이렇게 만났는데 저녁이라도 같이 먹자. 우리 은서씨랑.
(M) 잘못된 만남 - 김건모
(E) 레스토랑 소음
여 어머어머. 너무 똑같아요. 또 없어요?
희석 (허재 성대모사)
여 (까르르 넘어가는)
남 (산통 깨는) 그게 뭐가 똑같냐?
여 치. 오빤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남 왜 없어. 나 김기덕 흉내 똑같이 내잖아. 볼래?
두시의 데이트 김기덕입니다. 똑같지? 똑같지?
희석 야. 너는 우리 고등학교 때 하던 걸 아직까지 하고 있냐?
남 (괜히 화내는) 야. 은서야
너 오늘 집에 일 있다 그러지 않았어?
여 없는데?
희석 너 바쁘면 먼저 가 봐.
나 은서씨한테 뭐 주고 싶은 게 있어.
여 네? 뭔데요?
희석 우리 사우나랑 찜질방 일년 자유이용권요.
여 정말요? 정말 저 주실 거에요?
희석 원하신다면, 찜질방 내부에서 판매하는
옹심 미역국도 무한대 공짜로 드실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하하하!
남 (기분 나쁜) 나 먼저 간다. 둘이서 얘기해라.
(E) 나가면
여 (서둘러 따라나서며) 오빠! 오빠 같이 가야지! 오빠!
(M) 오빠 - 왁스
(E) 걷다가 깡통 차는
여 (눈치 보며) 오빠 화났어?
남 내가 왜 화를 내냐?
여 기분 안 좋아 보이는데?
남 내가 다소 기분이 나빠 보이는 건, 그거야.
나는 너를 참 좋은 동생으로 생각하거든.
뭐 직계 가족까진 아니고, 사촌정도로는 생각한다 이거야.
여 여자로는 아니구?
남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하냐?
여 치...
남 어쨌든 난 너를 사촌동생 정도로 생각하는데
그런 니가 날라리랑 히히덕거리니까 좀 보기가 안좋다 이거지
여 날라리? 희석 오빠가 날라리야?
남 야~ 말도 마~ 걔가 고등학교 때
맨날 오토바이에 여자애들 태우고 다니면서
빠라빠라빠라밤! 이러고 다니던 애야!
여 정말?
남 그래.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퇴학 맞았잖아
여 퇴학은... 오빠도 맞았잖아.
남 (당황하다가) 걔랑 나랑은 경우가 틀리지
여 뭐가?
남 걔는 2학년 1학기 때 퇴학 맞았고
나는 2학년 2학기 때 맞았거든.
학년초부터 퇴학을 맞는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지.
여 (헷갈리는)... 그런가?
남 어쨌든 내가 널 사촌동생으로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그놈 조심해! 알았어?
(M) 질투
(E) 문 열리고 화난 걸음으로 들어오는
희석 야! 김봉덕!
남 (당황) 야! 나 개명했다니까!
희석 개명이고 개나리고 간에....
너 은서씨한테 내가 날라리라 그랬냐?
남 (헉) 어? 그게...
희석 날라리라 그랬냐고!
남 뭐, 없는 말 한 건 아니잖아
희석 뭐?
남 아니, 니가 놀긴 좀 놀았잖냐
희석 야. 너 아무리 그래도, 내가 은서씨한테 맘 있는 거
뻔히 알면서...
남 나 아닌 누군가가 은서를 좋아한다는데
왜 이렇게 심통이 날까. 왜 이렇게 허전할까.
(M)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남 너.. 은서한테 마음 있어?
희석 딱 보면 모르겠냐?
남 몰랐어. 아니, 내가 알았으면 그런 말 안했겠지.
희석 그래? 그럼 알았으니까 이제 나 좀 도와줘
남 내가?
희석 듣자 하니까 은서씨가 너 좋아서 쫓아다닌다며.
남 (으쓱) 한 5년 됐지
희석 너 은서씨한테 마음 없는 거면, 놔줘야 되잖아
남 (큰소리) 놔주고 말고 할 것도 없어.
걔랑 나랑 아무 상관도 없는데 뭐!
희석 그래? 그러니까 나 좀 도와줘
남 나도 바뻐. 잘해보고 싶으면 니가 알아서 해.
희석 그럼 이거 어때? (말하려는데)
남 싫어
희석 자식아. 얘기나 좀 들어보고 대답해. 거절 하기 힘든 제안일걸?
남 뭔데
희석 (진지) 너 디제이 하기엔, 떡볶이집이라는 무대... 너무 비좁지 않냐?
우리 찜질방... 어때?
남 ... (혹하는) 찜질방?
희석 그래. 찜질방 방송실에서 신청곡 받아서 틀어주기도 하고
밖에서 누가 찾으면 안내방송도 해 주고.
이래 뵈도 우리 찜질방 하루 유동인구가 500명이야
남 .... 그렇게.. 많아?
희석 보수도... 여기의 두배! 어때?
남 두..두배?
(M) When I Dream / 이재수
남 그래. 은서는 내게 아무 것도 아닌 존재다.
난 그저 은서 덕에
조금 더 좋은 조건에서 일하게 됐으니
그걸로 만족하면 된다
(E) 똑똑
남 (목소리 깔고) 네.
(E) 문 열고 들어오는
여 오빠
남 야 너 여기까지 왔냐?
여 오빠 어떻게 여기 취직이 됐어? 너무 잘됐다.
남 희석이가 너 여기 온 거 알어?
여 아니?
남 야. 알기 전에 빨리 나가!
여 무슨 소리야. 왜 그러는데.
남 그런 게 있어. 아, 그러지 말고.
너 카운터 가서 희석이 불러 달라 그래
여 왜?
남 그래서 희석이랑 같이 놀고 있으란 말이야
그럼 내가 이따가 갈게
여 희석 오빠랑 둘이? 너무 어색할 것 같은데
남 뭐가 어색해! 가서 놀고 있어. 그럼 끝나는대로 갈게.
여 알았어. 그럼 꼭 와야 돼.
남 그래. 나 방송해야 되니까 나가.
(E) 마이크 켜고 톡톡 치고
남 (울리는 소리) 여탕에 있는 예슬이 어머니. 예슬이 어머니.
예슬이 아버지께서 카운터 앞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속히 나오시랍니다.
여 .... 오빠
남 왜. 나 바쁜 거 안 보여?
여 나 원래 매운 거 못 먹어
남 뭐?
여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마쉬멜로우야
남 .....
여 그런데 오빠 때문에 5년 동안
매운 떡볶이 먹었어.
그거 먹고 나면... 항상 가슴이 아팠어. 오빠. 그거 몰랐지.
(M) 상어를 사랑한 인어 - 박희경
(E) 전화벨 소리
남 여보세요
여 일... 아직도 안 끝났어?
남 왜 자꾸 전화해. 그냥 둘이 놀고 있어
여 아니, 희석 오빠가 영화 보자는데..
이 영화 오빠가 보고 싶어했던 거 같아서...
같이 봤으면 하구
남 아니야. 그냥 둘이 봐.
여 (서운) 그래두 같이 보면 좋을 것 같은데
남 나 바쁘니까 짜증나게 하지 말고 좀 끊어라
여 ... 알았어
(E) 끊기고
남 그리고 몇시간 후. 모든 일이 끝나고 나오는데.
(E) 나오는데
(E) 차 멈추고 내리는
희석 봉덕이 다 끝나고 갔을 거에요 아마
여 그래두... 들어가서 한번 봐 주세요.
희석 은서씨. 나 웃기죠
여 네? 네
희석 나 돈 많은 거 치고 착한 거 같죠
여 (풋 웃고) 네.
희석 그리고 내가 은서씨 많이 좋아하는 거 같죠
여 .....네...
희석 다 그렇게 시작하는 거에요
지금 봉덕이가 좋으니까
평생 그럴 것 같죠.
내가 계속 은서씨 재밌게 해 주고
같이 맛있는 거 먹고 좋은 데 같이 가고
또 많이 좋아해 주면요.
또 다른 마음이 생겨요. 안생길 것 같죠. 생겨요.
여 ... 희석 오빠 나는요.
희석 뭐, 죽어도 안생기면 할 수 없구요
그런데 생기는지 안생기는지...
두고보게 나한테 시간 한번 줘요.
여 ....
희석 네? 너무 짜게 굴지 말고...
그 정돈 해 줄 수 있잖아
여 ... 네....
남 괜히 숨어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난
이상한 배신감을 느껴야 했다
(M) 당신은... 나는... 바보입니다.
(E) 걸어오는 소리
여 오빠
남 (시큰둥) 여기서 뭐하냐?
여 오빠 기다렸어. 물어볼 게 있어서.
남 뭔데. 물어봐.
여 오빠는 내가 하나도 안좋아? 정말 한번도 여자로 안보였어?
남 .....응
여 정말? 그럼 앞으로도 그럴 희망 같은 거 없는거야?
남 ...... (조금 망설이다가) 응
여 그럼... 내가 내 마음을 억지로 움직여야 하는건가?
남 ....
여 막으려고 해도, 마음이 자꾸 오빠한테 흐르는데.
오빠가 내 마음에 던진 돌들
쌓고 쌓아서....
물길을 바꿔야 할까. 바꾸면 행복해질까?
남 니 마음이니까... 너 알아서 해
여 그래. 그럴게.
(E)돌아서 가는
남 사실은 화가 났었는데.
그의 앞에서 그렇게 쉽게 흔들리는 그녀에게
섭섭했는데.
그렇게 아프게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M) 앵무새 - 하울 (받은 것만 있어서 내겐 후회 뿐인데~)
남 (울리는 소리) 네. 양구리에서 오신 김현자 주부님께서
장윤정의 꽃 청하셨습니다. 아드님이 이번에 대전에 있는
큰 대학교에 합격하셨다구요. 축하드립니다.
(E) 꽃 나가는 -
(E) 문 열리고
희석 잘 되냐?
남 응
희석 손님들 반응도 괜찮다
남 그래? 다행이다
희석 고맙다
남 뭐가?
희석 은서씨 말이야. 우리 사귀기로 했다.
남 (감정을 숨긴 채) 아 그래? 잘됐네. 축하한다.
희석 다 니 덕분이지 뭐.
남 내가 뭐 한 게 있냐
희석 나중에 우리 결혼하게 되면 옷 한 벌 살게
남 .... 결혼?
희석 결혼해야지. 내가 뭐 장난으로 그러는 줄 알았냐?
남 아직 은서 어린데
희석 뭐가 어려. 결혼하자 그랬더니 생각해 보겠다던데
남 너.. 진짜 은서가 좋냐?
희석 응
남 내가 이런 말은 할까 말까 고민 했는데...
은서 걔... 공부 지지리 못했어.
학교 끝나면 떡볶이 집에만 와 있는데 공부를 잘했을 리가 없지
희석 공부는 나도 못했잖아 괜찮아
남 아니, 너는 공부를 안한거고. 은서는 머리 자체가 별로 안좋아
머리 나쁜 거는 2세 문제도 있고. 잘 생각해 봐야 할 거다
희석 넌 머리가 좋으면 사랑하고, 이쁘면 사랑하냐?
남 뭐?
희석 나는 그냥 좋으면 좋다. 그 다음은 생각 하기도 싫고. 생각도 안나.
(M) 비와 당신의 이야기 - 이승철
(E) 자전거 오는 소리
남 은서야
(E) 자전거 멈추고
여 어 오빠. 오랜... 만이야
남 그래. 오랜만이다. 예전엔 하루도 안 거르고 봤는데.
여 무슨 일이야?
남 너 혹시 희석이랑 결혼까지 생각해?
여 응
남 .... 야 아직 성급해 그건. 니가 희석이에 대해 뭘 안다고.
여 얼마 전에 희석 오빠가 이런 얘길 하더라.
자기가 나랑 사귀고 싶어서, 오빠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구.
남 .... 지 입으로 그런 얘길 해?
여 그래서 오빠 찜질방에서 일하게 된 거라며?
남 .... 미친 거 아니야? 그런 얘길 다 했어?
여 미안하다고, 용서해 달라면서 얘기해 주더라.
남 넌 그런 얘길 듣고도, 그런 놈이랑 결혼까지 생각하고 싶어?
여 그런 놈?
그런 놈이 어떤 놈인데?
내 눈에 그 오빤, 최소한 진실했어.
아직 사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 그런데. 이건 알았어.
사랑도.... 지치는구나...
남 .........
여 내 사랑은 무쇠팔 무쇠다리라 아무리 다치고 찔려도
끄떡 없을 줄 알았는데. 다치고 아프니까, 지치더라.
지쳐서. 점점 사그라들고. 점점 변하더라.
(M) 점점 - 브라운 아이즈
남 그날 밤
난 한잠도 이루지 못했다
내 방엔 지난 5년 동안 그녀가 만들어 준
작은 쿠션과 인형들이 있었고
하루도 빼지 않고 적어주었던 쪽지들이 가득했고
겨울이면 손으로 떠서 만들어 주었던 스웨터가
걸려 있었고
억지로 떠안겨 주었던 사진들이 있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다
나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랬던 것 같다
(M) 하기 힘든 말
(E) 대문 열고 나오는
여 (멈칫) 오빠 여기서 뭐해?
남 밤새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여기로 왔어.
여 ......
남 머리도 터질 것 같고. 심장도 터질 것 같고.
여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데
남 가지 말라는 얘기
여 뭐...?
남 가지 말았으면 좋겠단 얘기
여 왜?
남 몰랐어. 왜 몰랐는지도 모르겠고
언제 알았는지도 정확히 모르겠고.
그렇긴 한데. 나도 이제 니가 없으면 안되겠어.
여 .....
(M) 사랑 먼지 - 버블시스터즈
여 오빠. 드라마에선 떠났던 사랑이 잘도 돌아오잖아.
남 .........
여 그런데 그건, 드라마야.
남 ..........
여 정말 사람과 사람이 사랑을 하면 있잖아.
떠난 사랑은 돌아오지 않고
깨진 믿음은 붙여지지 않고
식은 마음은 따뜻해지지 않아
난 이제 오빠의 어떤 말에도
감동할 수 없게. 가슴이 식어 버렸어.
남 은서야....
여 드라마에서.. 이렇게 쉽게 마음이 변해 버리면.
참 싱겁고. 재미 없고. 나빠 보일텐데.
그런데 실은, 다들 이렇게 살아가잖아.
아닌척 하지만, 이렇게들 살잖아.
남 내가 조금 늦었나보다...
여 그래 오빠. 조금 늦었어.
(M) 여인의 향기 -씨야
(E) 웨딩 마치 들려오고
남 나는 조금 늦었다.
오랫동안 곁에 있었던 소중한 것을
알아본 시간이
조금 늦었다.
마쉬멜로우를 좋아했지만
나 때문에 매운 가슴을
토닥여야 했던
그녀의 눈물을
조금 늦게 발견했다.
(E) 다가오는
희석 야. 밥 먹고 가라
남 어 그래. 신혼집은.. 어디야?
희석 어. 우리 잠깐 외국 나갔다 오기로 했다.
은서가 아무데로나 가자 그래서
로마 쪽으로 가 볼까 하고.
그쪽이 목욕 문화로는 유서가 깊잖냐.
목욕업계에도 유학파가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하거든 난.
남 은서는... 외국에 왜 가고 싶다 그러는데?
희석 글쎄.... 아직은... 다 끝난 게 아닌가보지...
남 .....!
희석 그래도 난 상관 없다. 너 이상한 희망 같은 거 품지 마라.
밥 많이 먹고 가!
(E) 멀어지는
남 조금만....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찬란한 햇살이 쏟아지는 그 아래에서
나는 하릴없이
나를 탓하고, 또 탓해 본다.
(M)주제음
2006-03-0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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