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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23일 목요일 선곡표
 

M     희재 / 성시경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24화 - 뭍에 사는 인어 공주


(M) 주제음 인어공주 / 해이


(E) 전화벨 소리, 사람들 시끄럽게 상담하는 소리 등

남     여보세요. 네. 여기 카드회산데요. 한승연씨죠? 왜 자꾸 전화 안

        받으세요. 지난번에도 일주일만 여유 달라고 하셨잖아요.

        지금 개인신용불량으로 블랙리스트 오르셨어요. 이렇게 되면

        딴 데서도 대출 못 받고, 여러 가지로 불리하게 되세요.

        그걸 아셔야죠.


(E) 사람들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 들렸다가 조용해지면서


남     나는 카드 회사 직원이다.

        내가 하는 일은

        카드 대출을 받았다가

        제 때 갚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고

        독촉을 하는 일이다

        내 전화를 받는 사람들도

        스트레스가 적지 않겠지만

        내가 받는 스트레스 역시

        만만치 않다

(M)    탈랄라 / 박명수


(E) 전화기 들고 번호 누르는, 신호음 가다가 받고

남     여보세요

여     여보세요

남     윤은서씨 되시나요?

여     네. 그런데요. 누구시죠?

남     여기 카드회산데요. 카드 대출 받으신 게 미납돼서요.

여     네. 죄송해요.

남     뭐 저한테 죄송할 일은 아니시구요.

        언제까지 입금해 주실 수 있으세요?

여     입금 못해요 저

        그래서 죄송하다는 거에요.

남     예? 아니, 고객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

        지금 보니까, 이게 한 두 푼도 아니고. 이천만원 가까이 되는 돈인데.

여     그러니까 못 갚는다구요.

남     이거 보세요.

여     마음대로 하세요. 저도 어떻게 해드리고 싶은데 할 방법이 없어요.

        안되는데 된다고 거짓말 할 수도 없잖아요. 죄송해요.

        이 전화도 이제 안 될 거에요. 끊을께요.

(E) 뚝 끊기는

남     여보세요. 여보세요!

(M)    Ya Ya / Goran Bregovic


(E) 시골 길 걷는 듯한

(E) 전화 하면, 전원이 꺼져 있다는 안내음. 소리샘 연결.

남     여보세요. 윤은서씨. 카드회산데요.

        이렇게 전화 안 받으신다고 해결 될 일이 아니에요.

        저희가 편의 봐드릴 만큼 봐드릴테니까 일단 저랑 얘기를 하세요.

        제가 지금 윤은서씨 댁으로 가고 있거든요?

        일단 전화를 주세요 저한테.

        솔직히, 저도 월급 받아 먹고 사는 사람인데. 저희 사장님이

        이 문제 때문에 굉장히 화가 많이 나셨어요. 전화 좀 주세요.

(E)녹음 되었습니다

(E)새 소리


남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한 들판엔

        연두 빛 싹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두터운 외투를 벗어 들고

        구두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가며 걸어서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E) 사립문 열고 들어가는

남     계세요...? 아무도... 안 계세요?

(E) 뭔가 발에 걸쳐서 넘어질 뻔하고

남     윤은서씨! 안계세..?


(E) 문 열리고

여     누구세요?

남     네. 혹시.. 제 전화.. (멈칫) 은서니?

여     .... 오빠...? 봉덕 오빠?

남     은서.. 너....

여     (울컥) 오빠... 나 여?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어떻게 알고 온거야... 찾기 쉽지 않았을텐데...

남     어... (얼른 말 못하고) 그게....

여     (울면서) 나 오빠 생각 많이 했는데... 오빠가 나 안찾아주나...

        혹시 나한테 와주지 않을까... 정말 생각 많이 했는데....

        그래두... 내가 그렇게까지 했는데.... 와 줄 리가 없지...

        날 찾아줄 리가 없지... 하면서 포기했는데....

        ... 이렇게 와 줄 줄 몰랐어. 나 찾아줄 줄은 몰랐어요....

(M)   Don't Walk Way / 해이


남     너무 당황스러웠다.

        난 어쩌면 그녀를 잊었었는데.

        윤은서.라는 이름을 듣고도.

        전화 속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도.

        혹시나... 하는 마음조차

        품지 않았었는데.

        그녀는 내가

        그녀를 찾아와 주었다고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E) 마루 털어주며

여     오빠 앉어.

남     어. 그래.

여     이렇게 왔는데, 뭐 하나 대접할 것도 없다.

남     괜찮아. 그런데 너 어디 아퍼? 얼굴이 안 좋다.

여     그냥....

남     밥은 먹었어?

여     아니요... 입맛도 없구... 먹고 싶지도 않구...

남     일단... 나가자. 들어오다 보니까, 작은 식당 하나 있던데.... 응?

(M)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 김동률


(E) 밥 먹는 소리

남     왜 이렇게 못 먹어.

(E) 물컵 내밀며

남     물 먹어가면서, 좀 먹어봐.

여     오빤 참.. 여전하네요..

남     그러니..? 많이.. 변했지 뭐...

여     오빠 정말... 나 여?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남     (난처한) 어... 그냥.... 어떻게 하다 보니까....

여     오빠두... 내 생각... 했었어?

남     그..그럼.... 

여     정말... 미안해 오빠... (울먹) 오빤 나한테 그렇게 잘해줬는데...

        

남     그럴 때가 있었다.

        내가 가진 건 무엇이라도 다

        주고 싶었던 그런 때가.

        그녀가 내게 전부였던... 그런 때가.

(BG) - Realize / 해이


(E) 파도 소리

남     그녀와 나는 한 마을에서

        함께 자랐다.

        그녀의 아버지는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이었고. 

        당시 내게 그녀는 바라보기도 힘든 존재였다. 


(E) 파도 소리, 걸어오는 소리


남     은서야!

여     (조금 쌀쌀맞은) 왜 그러세요?

남     어. 학교 갔다 와?

여     네

남     바닷바람이 찬데. 옷을 그렇게 입구.

        내 외투 입을래?

여     아니요. 안 추워요.

남     어... 가방은? 안 무거워?

여     안 무거워요. 그리구 죄송한데요. 저 그냥 혼자 가고 싶은데요.

남     아... 그래. 미안해.

(E)멀어지는 소리

남     그녀는 그래도 되는 사람이었다.

        내게 아무렇게나.. 어떻게든... 해도 되는 사람이었다

        난 괜찮았다

(M) 박진영 - 너의 뒤에서


(E) 뛰어오는

여     저, 봉덕 오빠...

남     어. 어 은서야

여     부탁이 하나 있는데요.

남     (좋은) 어. 그래. 얘기해.

여     오빠 친구 중에 현민이 오빠라고 있죠.

남     ...어...

여     그 오빠한테 이것 좀 전해 주실래요?

남     .... 이게... 뭔데...?

여     스웨터에요.

남     ..... 그래, 알았어.

여     꼭 부탁해요. 거기 안에 편지도 들었으니까

        안 빠지게 조심해서 전해 주세요.

남     어. 염려마.


남     그후로 난

        은서와 내 친구 사이를 오가며

        편지나 선물 심부름을 해야만 했다.

(M) 어떡하죠 - 신승훈


남     그러던 어느날

        

(E) 전화벨

남     여보세요

여     (급한) 여보세요. 오빠 저 은선데요.

남     어, 은서야.

여     나 오빠한테 미안한 부탁.. 하나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남     어.. 뭔데?

여     안 들어줘도 되구요.

남     얘기해 봐

여     아버지가 아셨어요.

        제가 남학생 만나고 다니는 거...

        우리 아버지... 성격 아시잖아요. 지금 그 남학생 잡아서

        가만 안 두시겠다고 난리 났는데...

남     ........

여     현민이 오빤 거 알게 되면... 정말 가만 안 있으실텐데...

남     ....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되는데...?

여     그냥... 오빠라고 하면 안될까요...

        오빠가... 혼자서... 저 좋아 쫓아다닌거라고...

        그렇게 해주면... 안될까요...

(M) 안되나요 - 휘성


남     난 은서의 부탁대로 했다.

        은서의 아버지는 그 일을 크게 확대시켰고

        난 학교를 그만둬야만 했다

        

(E) 몰래 창문 두드리는

(E) 문 열면

남     은서야...

여     미안해요. 봉덕..오빠..

남     어.. 괜찮아...

여     난 일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모르고...

        그냥 조금 혼나고 말 줄 알았는데...

남     ...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여     그래두... 어떻게... 신경을 안써요...

남     현민이는... 뭐래...

여     당분간은 서로 연락 안하기로 했어요.

남     그랬구나... 추운데 얼른 들어가...

여     저기 오빠, 이거...

남     이게... 뭐야?

여     스웨터에요. 지난번에 현민오빠한테 떠줬던 거랑 비슷한 모양인데..

남     이거... 나 주는거야?

여     네.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데... 드릴 것도 없고...

남     이거 정말... 나 입으라고 만든거야? 은서 니가.. 직접?

여     네

남     고마워.. 고마워 정말...

(M) 사랑해요 - 김조한


남     그리고 그 후

        은서네 집엔

        악재가 찾아들기 시작했다

        은서의 아버지는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벌여 놓았던 사업에도 실패했다

        그 충격으로 몸져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모든 게 사그라드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 자전거로 오는 소리, 파도 소리

여     왜... 보자고 했어요?

남     얘기 들었어. 어머니까지 몸이 안 좋으시다구..

여     (시니컬) 좋을 리가 없죠.

        이런 일들을 다 겪고도 아무렇지 않으면 더 이상한 거잖아

남     너라도.. 힘을 내야지...

여     사람들 참 웃겨요. 그래도 우리집 잘 살 땐 뭐 하나라도 얻어가던

        사람들이 우리 이렇게 되고 나니까 뒤에서 다 우릴 욕해요.

        우리가 덕을 못 쌓아서 이렇게 됐대.

남     그런 말들 신경 쓰지 마.

여     누구한테 위로 받고 싶지 않아요. 왜 보자고 한거에요?

남     저... 이거...

여     (기막힌) 이게 뭐에요?

남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받아줬으면 좋겠어.

        나 얼마 전에 공장에 취직했거든. 어머니 약값이라도...

여     지금 누가 누굴 동정해요?

남     은서야 그게 아니라...

여     우리집이 잠깐 흔들거리는 것 같으니까

        나까지 만만해 보여요?

남     은서야

여     예전부터 오빠가 나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어요!

        그땐 한 마디도 못하다가, 지금 와서 이러는 거...

        이젠 좀 해볼만 해서 그런 거잖아요!

남     아니야..

여     우리집이 아무리 무너져도, 내가 아무리 쓰러져도

        나, 오빠 같은 사람이 넘볼만한 애 아니에요!

        꿈도 꾸지 마세요!

(M)사랑하면 할수록 - 한성민(클래식 OST )


남     그녀가 아무리 밀어내도

        아무리 무시해도

        나는.. 나만은..

        그 곁을 떠날 수가 없었다

        무엇을 바래서가 아니라

        그냥 염려가 되고

        잊혀지지가 않아서.

        떠날 수가 없었다.

(E) 문 노크하고

여     네

(E) 들어가는

남     은서야.. 괜찮아? 어디가.. 아픈거야..?

여     그냥... 신경성 위통이래요.

남     입원했다는 얘기 듣고 놀랐어.

여     ...... 혹시....

남     어...

여     현민 오빠는요? 현민 오빠두 나 입원한 거 알아요?

남     어... 글쎄...

여     오빠가... 모른 척 하고.. 얘기 좀 해주면... 안돼요?

남     어. 그럴게. 내가 얘기해 줄게.

(M) 하기 힘든 말 - 이승기 (나와 닮은 너에게, 나와 다른 그에게~)


남     그녀가 부탁하기 전에

        난 이미 현민이에게 함께 가자고 간청을 했었다

        하지만 그는 거절했다


남     그리고 얼마 후

(E) 파도 소리

남     은서야. 몸은 좀 괜찮아?

여     네

남     현민이 아직 안 왔지? 내가 그 녀석이랑 통화를 하려고 했는데

        바빠서.. 시간을 못 냈네. 너 아픈 거 알면 금방 올텐데...

여     다 알아요. 현민 오빠랑 통화했어요

남     .... 그랬어?

여     오빠. 바다 색깔 참 이쁘죠.

남     어... 그러네...

여     에메랄드빛 바다 속엔 인어가 산다는데...

        이 바다에도 인어가 살까요..?

남     .....글쎄... 

여     동화 속에 나오는 인어 공주 있잖아요.

        왜, 왕자를 칼로 찌르지 못해서 결국은 물거품이 되어 버리는

        인어 공주. 그 인어 공주가 만약에... 왕자를 찔렀다면...

        그래서 물거품이 되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남     .....

여     사랑하는 사람도 없이 영원히 사는 게 불행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내 생각은 달라요. 처음엔 불행하겠지. 하지만 십년이 지나고

        이십년이 지나고 백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릴거에요.

        그땐... 그런 사람이 있었나... 그런 사랑이 있었나....

        모든 게 다 물거품처럼 희미해질거야...

        그러니까 인어공주는 참... 바보 같은 선택을 한거야...

(M) 상어를 사랑한 인어 / 박희경


남     그 바닷가에서 그 얘기를 한 후

        은서는 내게 기대왔다.

        우린 서울로 올라왔고

        난 은서가 다시 한번 시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나에겐 짧지만 가장 행복한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얼마 후


(E)계단 걸어올라오는

남     은서야!

여     어.. 오빠...

남     어제 늦게 들어왔어? 새벽까지 전화 안 받던데...

(E)열쇠로 문 열면서

여     들어와

(E) 들어가고

여     (한숨 쉬면서 앉고)

남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여     정말 뻔뻔해

남     뭐?

여     현민 오빠 말이야. 어제 학교로 찾아왔었어. 나보고 다시 시작하재나?

        너무 기막혀. 이제 와서 어떻게 그런 말을... (눈물 나고) 어떻게 나랑

        끝냈는지 벌써 잊어버렸을까? 나한테 자기가 어떻게 했는데...

        그래놓고 이제 와서... 난 다 잊었는데... 이제 와서....

남     ......... 너..... 흔들리는구나....

여     ................(울다가) 미안해 오빠....

(M) 미안해요 -페이지


남     그땐 그대로 그녀 곁을

        떠나 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죽을 것 같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또 지나면서

        조금 괜찮아지더니

        가끔은 웃게 되고

        그러다가, 희미하게 한 번 씩 생각하게 되고

        나중엔, 그마저도 잊게 됐다.

(M)김성호의 회상


(E) 식당 소음

여     (눈물 닦고) 마지막 만나던 날인가... 그랬잖아 오빠가...

        힘들어지면 다시 오라고. 오빤 언제까지나 기다리겠다고.

        그런데 힘들어져도 못가겠더라. 너무 미안해서.

남     ..... 현민이는....

여     결혼까지 할 뻔 했는데.. 못했어. 오빠네 집에서 너무 반대를 해서...

남     그랬구나...

여     고향 쪽은 가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고 서울도 싫고... 그래서 여기 혼자 와서 살고 있어

        이 집도 주인 없는 빈 집이야. 엄마 돌아가시고 빚잔치 하고 나니까

        남은 돈이 없어서...

남     그랬구나

여     사는 게.. 하루하루 사는 게 너무 힘든데...

        왜 생각나는 사람이 오빤지...

        내가 사랑했다고 생각했던 사람은 현민 오빠였는데.

        왜... 오빠가 생각나고. 기다려지고. 그리워지는지.

        나도 모르겠더라.

(M)    Don't Know Why / 리즈


(E) 시끄러운 전화 소음 속

남     그녀를 그곳에 둔 채

        다시 돌아와

        정말 많이 고민하던 나는

        그동안 모아 두었던 돈으로

        그녀의 빚을 대신 갚았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게 전부인 것 같았다.

        그리고.... 


(E) 사립문 열고 들어가는

남     은서야...

(E) 나오는

여     ......

남     집에.. 있었네? 나 오늘... 차 가지고 왔거든?

        너 시간 되면 바다 보러 가자고 하고 싶어서...

여     그러지 않아도 돼

남     ......?

여     오빠가 가고 나서

        휴대폰에 녹음된 음성 들었어.

        오빠가 나 찾아온 게 아니라....

        돈 받으러 왔다는 거.... 알았어.

(M) 당신은.. 나는 바보입니다 - 스테이


남     은서야... 그건...

여     내가 참... 바보였지. 오빠 너무 황당했겠다.

        다 잊어버렸을텐데. 나 같은 거.

        혼자 끌어안고 살아온 건, 나밖에 없는데.

남     ..........

여     아픈 세월 덕에 그거 하난 알았어.

        사랑은... 준 사람에게 남는 게 아니라

        받은 사람에게 남는다는 거.

남     ...........

여     오빠가 준 사랑... 오빠한텐 남아있지 않고

        내 가슴에 고스란히 다 남았더라.....

(M)    어떤 그리움 / 서영은


(E) 파도 소리

남     아주 예전에 니가 해줬던 이야기.. 생각나?

        인어공주 이야기...

여     몰라.. 기억 안나...

남     나 너는 잊어버렸어도 그 이야긴 안 잊어버리고 있었어

        니가 그랬잖아. 인어는 참 바보 같은 선택을 한 거라고.

        왕자를 찔렀다면, 그래서 영원히 살 수 있었다면

        결국은 다 잊어버렸을 거라고.

        그걸 모르고 물거품이 돼 버렸으니, 참 바보라고.

여     ........내가 그런 얘길 했어?

남     언젠가.. 너를 만나면... 한번은 이 얘길 해주고 싶었어

        인어공주가... 왜 그랬는지....

        왜 그 선택이 옳았는지....

여     ...........

남     인어 공주 이야기의 끝이 뭔지 알아?

        물거품이 된 인어가 행복해하는 왕자의 얼굴에 닿는거야

여     .......

남     그 사람이 몰라줘도, 그래도 행복한 사랑이 있는거야

        그 사람이 받아주지 않아도....

        그 사람이 나를 잊어버려도.....

        그래서 나조차 그 사람을 잊어버려도....

        사랑해서...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랑이... 분명히 있어.

(M) 퍼햅스 러브 - 하울 & 제이


(E) 파도 소리, 걸어가는

여     오빠, 오늘 입고 온 그 옷...

        옛날에 내가 짜준 거 맞지...?

남     응. 기억하고 있었네...

여     그럼. 내가 며칠밤을 새워서 만든건데...

남     .... 정말?

여     응....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오빠한테 해준 거

        딱 그거 하나다...

남     (웃고)

여     앞으로... 많이 해 주고 싶은데...

        이젠 내가... 너무 초라해서... 이렇게 곁에 있는 것도 미안한데....

남     나는 은서야.

        내가 정말 사랑했던 그 기억을 다시 찾아서 정말 좋다.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을 가슴 속에만 품고 살아도 행복할텐데

        내 곁에 두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더 벅차다.

        정말. 고맙다. 은서야.


남     하얗게 부서지던 물거품이

        은서의 검은 머리 위로 내려앉는다.

        난 살며시 그녀의 이마 위에

        입을 맞춘다

(M) 주제음 





2006-02-23(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