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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6일 목요일 선곡표 및 음악에세이 대본

1957 53  Jailhouse Rock - Elvis Presley 1 7 15 19 27


 

 M     Jailhouse Rock / Elvis Presley

 미국 출신의 록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1957년 작품으로 싱글 차트 정상에 오른 후 연 7주 동안 No.1 기록.

 그의 3번째 출연한 같은 제목의 영화 주제가로 쓰였던 노래.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205화 - 가을 소풍 


(M) 주제음 소풍 / 도로시


남     가을 하늘이 눈부시게 청명하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난다

        ... 너무 배가 고파서다

        집에서 부쳐주던 용돈이 끊긴지도

        벌써 두달...

        당장 월세 낼 돈도 없다.

(E) 전화 통화음

남     여보세요. 엄마? 엄마 진짜 이럴거야?

        내가 취직 하기 싫어서 안해? 빨랑 돈 부쳐줘~!

        내가 벌라고? 아니, 벌기 싫어서 안 버는 게 아니라...

        여보세요? 여보세요? 엄마? 어머니?

(E) 뚜뚜뚜~

남     정말... 눈물이 난다

(M) 그 겨울의 찻집 - 조용필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E) 신문 뒤적이는

남     공원에 앉아

        빵을 뜯어먹으며

        구인구직 신문을 보고 있다

        벼랑 끝에 선 심정이라

        어떤 일자리도 마다할 것 같지 않다

        그런 내 눈에 띈 광고 하나가 있었다

        바로... 유모 구함!!

        월 백만원에 주 5일 근무!!

        아기를 좋아하는 내게

        이보다 더 괜찮은 일자리가 어디 있단 말인가     

(M) 할렐루야~       


(E) 전화 거는

여     여보세요

남     네. 안녕하세요? 저 유모를 구하신다고...

여     네. 그런데요?

남     제가 좀 했으면 하구요.

여     남자 분 아니세요?

남     남자는 유모 하면 안되나요?

여     아뇨. 그건 아니지만...

남     일단 인터뷰 하시구요, 맘에 안드시면 안쓰시면 되잖아요

여     그래요. 지금 혹시 시간 되세요?

남     네. 무척 됩니다.

여     그럼, 저희 회사 앞으로 잠깐 오실래요?

        점심 시간이니까 식사나 하죠

남     정말요??? 감사합니다!

여     네?

남     아뇨... 제가 밥을 사주신다고 해서 감사하다는 게 아니라...

        이렇게 만나뵙게 돼서 감사하다... 아니 반갑다 그래야 되나? (횡설수        설하는)       

여     됐구요. 점심 시간 짧으니까 오세요 빨리.

(M) wish I - JEM


(E) 식당 소음

남     (허겁지겁 먹는)

여     아기가 이제 5개월 밖에 안돼서, 손이 많이 가는데..

        혹시 아기 키워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남     (먹으며) 네. 제 조카들은 다 제가 키웠거든요.

        애 보는 건 자신 있어요.

여     그래요? 제가 워낙 바빠서 집안일도 좀 해주셔야 하는데...

남     (먹으며) 걱정 마세요. 저희 엄마가 저를 완전 막 키우셔 가지구요

        왠만한 집안일은 다 제가 했거든요

여     하긴... 남자분이 힘도 더 세고... 장점도 있겠네요

남     (먹으며) 그럼요~그럼요~ 한번만 믿고 맡겨 보세요.

        영국이나 이런 데는요, 남자 유모를 더 많이 쓴대요

        우리 나라도 선진국처럼 의식 변화를 해야 돼요. 직업엔 성별이 없고         귀천이 없다니까요?

여     저기.. 밥풀 튀거든요. 밥 다 먹고 얘기하세요

(M) They - JEM


(E) 아기 우는 소리

남     이렇게 해서 나는 취직을 했다

        

남     얘에요? 이름이 뭐에요?

여     서연이에요

남     이쁘다. 우루루 까꿍~!

여     애 우유 먹을 시간 됐으니까 먹여주시구요

        저는 천기저귀 쓰거든요. 욕실에 기저귀 빨 거 있으니까 빨아주세요

남     천기저귀 쓰세요? 요즘은 다 종이 기저귀 쓰던데...

여     (강하게) 저는 천 쓰거든요.

남     (바로) 네

여     젖병들은 쓸 때마다 삶아 주세요

        참, 이따가 점심 먹고 목욕 시켜주시구요

(E)뭔가 놓는

여     이건, 아기가 들을 씨디들이고

        이건, 지능개발 카드거든요?

        그냥 두지 말고 이거 자꾸 들려주고 보여주고 그러세요

남     아유.. 아직 오개월 밖에 안된 애한테 무슨 지능개발을...

여     전 하거든요

남     네

(M) 라이너스의 담요 -  Picnic


남     청소에 빨래에

        우는 아이 달래느라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아이를 겨우 재우고 나니

        벌써 저녁 여섯시가 넘었다

(E) 초인종 소리

남     누구세요?

여     나에요

(E)문 열어주고

남     이제 오세요?

여     네.... 


남     집안에 들어선 그녀는

        숙제 검사하는 선생님처럼

        주변을 휘 둘러본다


여     괜찮네요. 청소도 잘해 놓으셨고

        아이도 깨끗하게 목욕시켜놓으신 거 같고

        빨래도 깨끗해요. 합격이에요.

남     예? 저 합격한 거 아니었어요?

여     전 원래 하루만 일 시켜보고 결정하거든요

        마음에 안들었으면 그냥 오늘 하루 일당만 드릴 참이었어요

남     와... 냉정하다...

여     다 그런거죠 뭐.

        어쨌든 간만에 마음에 드는 분 만나서 다행이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저녁 드시고 가세요.

(M) 사랑의 인사 - 정경화


(E) 음악 이어지는 가운데, 식사 소리

남     원래... 밥 먹을 때 이러고 드세요?

여     뭘요?

남     이렇게.. 음악 틀어놓고..

여     네.. 이런 음악이 애한테도 좋다잖아요

남     뭐 그런 것도 좋겠지만

        애들은 신나게 놀아주는 걸 더 좋아해요

        아까도 비행기 놀이 해 주고 놀아줬더니 되게 좋아하던데

여     그런 거 하지 마세요

        전 아이 부산스럽게 키우고 싶지 않아요

남     ....

(E)식사 소리

남     무슨일 하세요?

여     왜요?

남     그냥... 말씀 안하셔도 되는데... 궁금해서요

여     변호사에요

남     우와. 변호사? 야... 나 변호사 한번도 본 적 없는데.

        야... 나 변호사랑 밥도 먹어본 적 없는데. 야....

여     다 마음에 드는데, 좀 시끄러우신 게 걸리네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전 아이를 조용하게 키우고 싶거든요

남     (바로 조용해지는) 아뇨. 제가 원래는 굉장히 내성적인데

        잠시 흥분을 했나봐요.

(E) 다시 식사 소리만

남     (조심스럽게) 그런데, 아이 아버지는 늦으시나봐요?

여     ...... 없어요

남     네?

여     아이 아빠는 없다구요. 제가 아이 엄마고 아이 아빠에요.

(M)  A Mother's Prayer - 셀린디옹


남     죄송해요. 괜한 질문을...

여     아니에요. 부끄러운 일도 아닌데요 뭐.

        다 드셨나요?

남     네? 네

여     그럼 그만 가보세요. 내일 뵈요.

남     네. 

(E) 걸어나가다가

남     아.. 저기.. 아까 보니까 자장가 씨디도 있던데...

        아기 재울 때 그거 틀어주세요?

여     네

남     이건 그냥 제 생각인데요.

        자장가는 잘 못 불러도 엄마가 직접 불러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전 아직도 가끔 꿈결에 저희 어머니가 자장가 부르는 목소리를

        들을 때가 있거든요. 애들이 안 듣는 것 같아도 다 듣고 있거든요

        애들은... 엄마 목소리를 제일 좋아해요.

(M) 자장가 - 조수미


남     아이를 보는 일은

        좀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일을 하다 보니

        아이와도 정이 들어

        가끔 쉬는 날엔 애 얼굴이

        눈앞에 삼삼하게 아른거릴 정도였다


(E)문 여닫는

여     왔어요?

남     네. 주말 잘 쉬셨어요?

여     계속 일만 했죠 뭐. 애기가 너무 울어대서 정신 없었어요

남     파란색 옷 없으세요?

여     네? 왜요?

남     파란색 옷 한번 입어보세요

        서연이가 파란색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파란색 계열 많이 입는데...

여     그래요? 몰랐네...

남     그리고 너무 많이 울 때는 거울 한번 보여줘 보세요

        그러면 금방 그쳐요. 서연이가 거울 보는 거 좋아해요.

여     ..... 그래요?

남     네. 특히 현관 앞에 있는 거울 있죠? 그거 좋아해요.

여     엄마가 서연이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네... 미안해 서연아...

(M) Sorry - 스윗박스


여     저 나가요. 오늘 중요한 재판이 있거든요.

남     잠깐만요. 이거 좀 드시고 가실래요?

여     뭔데요?

남     꼭 아침을 거르고 가시길래요. 샌드위치 좀 만들어 왔는데.

여     이렇게까지... 안해도 되는데...

남     제꺼 만들면서 만들어 봤어요

        제가 원래 요리하는 거 좋아하는데... 그동안 돈이 없어서 못했거든요

        며칠전에 월급을 너무 넉넉하게 주셔서... 요리 재료 잔뜩 샀어요

여     결혼하면 참 잘하시겠다

남     그럼요. 제가 돈은 못벌어와도 돈 벌어오는 와이프 내조는 확실히

        할 수 있어요

여     (웃고) 이건 가면서 먹을께요. 고마워요

남     저기 혹시, 오늘 일찍 끝나요?

여     왜요?

남     날씨 좋아서 서연이랑 공원에 산책하러 나가려구요

        같이 가시면, 서연이가 좋아할 거 같아서요

(M) 우리 산책할까요 - 조규만


(E)걷는 소리, 유모차 끄는

여     유모차 끌고 많이들 나왔네요

남     애들도 집에만 갇혀 있는 거 보다

        이렇게 돌아다니는 거 좋아해요

여     솔직히... 요즘 참 마음이 편해요

        아저씨가 우리 애 잘 봐주셔서... 어쩌면 나보다 더 잘봐주셔서...

남     이뻐요.. 서연이가...

여     고마워요. 일하는 엄마들 심정 남자들은 잘 모를거에요.

        꼭 내 심장을 떼어놓고 다니는 기분이에요.

남     그런데... 그렇게 사랑하시면서...

        왜 서연이 보고 웃지 않으세요?

여     .... 네?

남     서연이 보고 웃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여     내가... 그랬어요?

(M) 시셀 -sarah's song


여     우리 서연이를 갖고 한번도 울어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울지 않으려고 이를 앙다물고 살다 보니까

        웃어보지도 못했나봐요

남     왜... 결혼 안하셨어요?

여     그 사람은 서연이가 생긴 걸 몰라요

남     네?

여     내가 서연이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했는데

        그 사람이 먼저 말하더라구요.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남     그래도.. 얘기하지 그랬어요!

여     너무 하고 싶었는데, 말이 안 나오더라구요

남     왜요? 자존심 상해서요?

여     아뇨. 그 얘길 해도... 그 사람이 나한테 안 올 것 같았어요

        그럼 정말 너무 비참해지잖아요.

(M) 난 늘 혼자였죠 - 페이지 (처음부터)


남     지금 그분 소식은... 알아요?

여     약혼했대요

남     그 여자랑?

여     네

남     지금이라도 얘기하면 안돼요?

        아이 아빠한테도 알 권리는 있는 거 아닌가?

여     .... 글쎄요

남     윤은서씨. 내가 보기엔... 참 없는 게 없는 사람인데...

여     내가 그래요?

남     네. 얼굴도 예쁘시고. 돈도 많으시고. 직업도 좋으시고.

        뭐 하나 부족한 게 없는 사람 같은데.

        참 이상해요.

여     뭐가요?

남     누구라도.. 윤은서씨 같은 사람이면 다 사랑할 것 같은데

        왜...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아요?

(M) 가질 수 없는 너


남     너무 어리석은 질문이었나

        그녀는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그저 노을이 지는 공원 저편을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여     서연이... 춥겠어요. 들어가요.

남     네...

(E) 문 열고 들어가는

남     서연이 졸린가봐요. 여기 눕힐께요 

여     .... 서연아 졸려?

(E)아기 청얼대는

여     (작은 목소리로 자장가 흥얼거리는)

        잘자라 우리 서연이

        앞뜰과 뒷동산에... 새들도 아가양도

        다들 자는데.. 달님은 영창 위로

        은구슬 금구슬을 보내는 이 한밤

        잘자라 우리 서연이...


남     (노래 흥얼거리는 가운데)

        그녀가 아기를 토닥이며 자장가를 부른다

        늘 차가워 보이던 그 얼굴에

        따스한 미소가 감돈다

(M) 숙녀에게 - 유리상자


남     그리고 얼마 후

        주말을 앞둔 금요일 밤이었다


남     저 그만 가볼께요

여     수고했어요

(E)걸어가는

여     저기요...아저씨... 

남     네?

여     혹시... 내일 뭐해요?

남     네? 그냥... 있는데.... 왜요?

여     .....아니에요... 가보세요

남     .... 왜 그러는데요.

여     아니라니까요....

남     에이. 뭔가 얘기하고 싶은 얼굴인데요 뭘. 말해봐요.

여     .....(어렵게) 내일 혹시... 시간 되면....

        나랑 어디 좀 같이 갈래요?

남     .... 어디...

여     친구들 모임인데요.

        다들... 부부동반으로 모인다고 해서...

        (쓰게 웃고) 아니에요. 그냥 안나가면 되는데...

        괜히 이러쿵 저러쿵 뒷소리 듣기 싫어서..... 괜한 생각이었어요

        그냥 가보세요

남     갈께요.

여     .... 아니에요. 제가 가기 싫어졌어요

남     가요. 왜 자꾸 숨어만 지내려고 해요.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오고. 주말에도 맨날 집에서 일만 하고...

        숨막히지 않아요? 같이 가요.

(M) 너에게 전하는 아홉가지 바램 -  KCM


남     다음날 오후

(E)초인종 소리, 문 열고

여     (놀라는) 어머! 못알아볼 뻔 했어요

남     괜찮아요?

여     그렇게... 입으니까... 다른 사람 같아요

남     맨날 앞치마 입은 것만 보다가... 양복 입어서 그런가봐요

        이거 면접 보러 다닐 때 맨날 입던 거에요

여     잠깐만요. 넥타이는 이거 보다는... 들어와봐요


남     그녀는 옷장에서

        새 넥타이 하나를 꺼내왔다


여     이거 매요

남     잘 어울리네요

여     그쵸? 선물이에요

남     다른 사람 주려던 거 아니에요? 내가 가져도 되나?

여     (애써 괜찮은 척) 그 사람 주려던 거에요

        이제 주인도 없어졌는데 괜찮아요


남     그 사람이 누군지... 굳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M) 그녀의 남자에게 - 김종국


남     오랜만에 나타난 그녀에게

        그리고, 그녀가 데리고 나타난 나에게

        많은 사람들의 눈빛이 쏟아졌다

        의혹과 갖은 추측을 애써 누르는 그 눈빛들을

        애써 담담한 척 받아 넘기는 그녀가

        못내 안쓰러웠다


(E)술집 소음

남     (작게) 은서씨, 괜찮아요?

여     (취한) 나 괜찮아요. 

남     그만 마시고, 가요.

여     왜? 나 안괜찮아 보여요?

        얘들아. 나 안괜찮은 것 같니? 우리 이이가 나 걱정되나봐.

        여보. 나 괜찮아요.


남     사람들의 수군거림은 이내 비웃음으로 변하고 있었다

        난 그녀를 데리고 밖으로 나와 버리고 말았다

        이상하게... 내가 더 속이 상했다

(M) 좋은 사람 - 토이


남     다음날 아침 일찍    

        난 그녀의 집을 찾았다


여     (피곤한) 웬일이에요? 오늘 일하는 날도 아닌데

남     오늘 좀 쉬라구요

        애기는 내가 볼께요

여     정말... 그래도 되겠어요?

남     그럼요. 콩나물국 좀 가져왔거든요

        푹 쉬세요

여     꼭... 아저씨가 내 마누라 같애요

남     네?

여     샌드위치도 만들어 주고 해장국도 끓여주고

        아기도 봐주고 내 걱정도 해주고....

        정말... 착한 마누라가 생긴 것 같애요

(M)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남     오늘은 그녀가 먼저 내게 산책을 하자고 말해왔다

        서연이를 든든하게 입히고

        가을빛이 완연한 거리를 산책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우리는

        이제 막 아이 키우는 행복을 알아가는

        신혼 부부 같았다

        요즘 들어 부쩍... 그녀는 내게 많이 의지해 왔고

        또 난 그녀에게 의지가 되려고 노력해 왔다


여     오늘 저녁에 맥주 한잔 할까요?

        요 앞에 호프집 생겼던데

남     서연이는 어쩌구요?

여     아 맞다

남     애 엄마 맞아요?

여     그러게요. 서연이 태어나고 나선 영화 한편을 제대로 못봤네


남     그 순간 웃던 그녀의 얼굴에 그늘이 진다

        내 눈앞에 한 남자가 서 있다

        그녀의 표정만으로도

        그 사람이 누군지... 알 것 같다

(M) 그녀를 위해 - 이정봉


남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내가 먼저 자리를 떠나려고 하는데

        그녀가 다급하게 입을 연다


여     동현씨... 여긴... 우리집에서 일하시는 분이야

        아기 봐 주시는 분....

        저, 수고하셨어요. 오늘은 그만 들어가 보실래요?

남     .... 예... 그럼 내일 뵐께요.

여     네.. 가세요...


남     그녀를 그 사람 앞에 두고

        돌아섰다. 그녀로선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잘 알면서도 가슴이 턱... 내려 앉은 것처럼

        무겁고... 서운했다

(M)그녀에게 - UN


남     그리고 다음날


(E) 문 열고 들어가는

남     많이 울었는지

        그녀의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여     왔어요?

남     네... (어색) 기저귀부터 빨께요

여     어젠... 미안했어요 정말

남     아니에요. 잘... 만나셨어요? 그분... 맞죠?

여     .... 네. 얼마전 친구들 모임에 제가 간 걸 알았나봐요

        거기서 얘길 듣고 찾아온 거였어요

남     그럼.... 서연이... 알았어요?

여     ....네

남     잘...됐어요. 잘됐다 정말. 그럼, 어떻게... 하실 건데요?

        결혼하자고 하세요?

여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진 않나봐요

        그쪽 여자랑 벌써 약혼까지 한 상태니까요

남     그래두... 아이가 있는데....

여     그래요. 아이가 있는데.... 나한테 와 주겠죠?

(M) 가슴 아파도 - 환희( 가슴아파도 나 이렇게 웃어요 )


여     그래서 말인데요.

        이제 그만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남     네?

여     ..... 그 사람이 그렇게 하래요

        남들 눈도 있고. 자기도 기분이 좋진 않다구요

남     그러실 거에요. 그럴 수 있어요.

여     미안해요

남     아니에요. 꼭.. 그분이랑 잘되셨으면 좋겠어요

여     .........

남     진심이에요. 오늘까지만 일하고 갈께요

여     아니에요. 그냥 가세요. 다른 사람 부르면 돼요.

남     저도.. 서연이랑 작별 인사는 하고 싶어서요

        우리... 많이 친해졌거든요

(M) 작별 - 브라운 아이즈


남     그리고 한달이 지났다

        난 다시 백수가 됐고. 공원에서 구인신문을 뒤적이는 신세가 됐다.

        살이 3킬로 쯤 빠졌고.

        친구들에게 얼굴이 안됐다는 소리를 듣게 됐다

        길을 지나가다가 유모차에 탄 아이가 있으면 얼른 돌아보게 됐고

        유모차를 끄는 엄마가 혹시 그녀가 아닌지... 가슴 두근거리게 됐다

        난... 그렇게 돼 버렸다

(M)헤어진 다음날


(E) 걸어오는 소리, 핸드폰

남     여보세요

(E)아기 우는 소리

여     우리 서연이가, 어느 쪽 거울을 좋아한다 그랬죠?

        큰방에 있는 거울인가요? 현관에 있는 거울인가요?

남     은서씨...

여     급해요. 빨리 말해줘요

남     현관에 있는 거...

(E) 더크게 우는 소리

여     안되잖아요. 현관 거울 맞아요?

남     네... 

여     안되겠어요. 와서 좀 달래줘요

남     서연이요?

여     ....아뇨... 저요. 저 좀 달래주세요.

(M) 타인 - 영턱스 클럽


남     어떻게.. 된 거에요?

여     이렇게 늦게 오면 어떡해요? 서연이 자요...

남     어떻게 된거냐구요

여     이번엔 말을 해야 할 것 같았어요

        할말을 못해서... 잡아야 할 사람을 놓치는 일... 그만 하고 싶었어요

남     은서씨....

여     우리 서연이랑 가을 소풍을 가려고 하는데 

        나 혼자 엄마 아빠 다하려니까 너무 힘들어서요.

        내 마누라 해줄래요?

        밥도 해주고, 빨래도 해주고, 우리 서연이 이뻐도 해 주고.

        나... 위로도 해주고. 그럼. 참 고마울 것 같은데.


남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고 싶은데. 말이 나오질 않는다.

        한마디만 더 하면. 울어버릴 것 같다.

        정말. 여자 같다고. 놀림 받을 것 같다.

        그래서 참는다. 꾹 참으면서. 그녀를 꼭 안는다.

        난 오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밥을 싸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소풍을 떠날 것이다

(M) 주제음 소풍 / 도로시  





2005-10-04(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