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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4일 목요일 음악에세이 대본 및 선곡표
 


M   That's The Way Love Goes / Janet Jackson

 마이클 잭슨의 여동생 자넷 잭슨이 1993년 발표한 곡으로 싱글 차트 연 8주 동안 No.1 기록.

 14주 동안 톱 10, 20주 동안 톱 40에 올랐음.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196화 - 한여름밤의 로맨스


(M) 주제음 - Moon river / Audrey Hepburn


(E) 매우 바쁜 사무실 소음(쉴새없이 걸려오는 전화, 상담하는 소리 등...)

남     뜨겁게 달아오르는 바깥의 공기 만큼

        사무실 안의 열기도 대단하다

        한 커플이라도 더 만들어내기 위해

        고객을 설득하고 약속을 정하고

        결과를 통보 받고 또다시 다음 약속을 정하고...

        이것이 여기 있는 사람들의 일과다

        우리는 커플 매니저다

(M)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줘 - 고호경


(E) 파일 뒤적이는

남     이번달 나의 실적은 저조하다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회원 파일을 뒤적이고 있는데

        낯익은 얼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남     어?이거... 윤은서? 윤은서 맞어?


남     우리 회사에서는

        외모, 나이, 직업, 학벌을 기준으로

        회원들의 등급을 매긴다

        은서는 커플매니저들이 가장 꺼려하는 D등급이었다

        서른 한 살의 백수 노처녀.

        게다가 살이 많이 찐 상태라

        이름이 아니었다면   

        나조차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할 뻔 했다

(M) 내사랑 못난이 (첫부분, 누가 예쁜 여자를 싫어해~) / 윤종신


남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기를 들었다

        8년만에 그녀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다니...

(E) 전화 거는

여     (뭔가를 먹으며) 여보세요

남     안녕하세요 윤은서 회원님

        여기는 큐피텔 119인데요. 저는 회원님을 새로 담당하게 된

        커플 매니접니다.

여     커플 매니저가 바뀌었다구요? 잘됐네요.

남     네. 마음에 안드는 점이라도 있으셨나요?

여     마음에 안들다 뿐이에요? 어쩜 소개하는 남자들마다...

남     왜요?

여     지난번 남잔 키가 너무 작구요, 그전에 남자는 나이가 너무 많구...

        서른 다섯이면 너무 한 거 아니에요?

남     ..... 저 회원님. 회원님 나이가 있으셔서...

여     무슨 소리에요? 전 이제 서른 하나에요.

        만으로 하면 서른.

        남자 나이도 서른 셋 넘으면 안돼요. 요즘은 연하랑도 만난다던데...


남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했다

        여러 남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맑고 청아한 그 목소리.

        그 목소리만 듣고도 난 은서라는 걸 알겠는데

        그녀는 내 목소리를 잊어버린걸까

(M) 여름이야기 - 무한궤도  


여     이번엔 정말 제대로 된 남자를 소개시켜 주세요

        내가 거기 낸 회비가 얼만데....

남     회원님. 그럼 내일쯤 만나 뵙고 좀더 자세한 상담을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사무실 쪽으로 나오시겠습니까?

여     거기까지 가긴 좀 멀구요.

        저희 집 쪽으로 와 주세요.


남     성격 조차 여전하다

        은서는 언제나 자신 위주였다


여     받아적고 계세요?

남     네? 네

여     그 골목에서 좌회전하시면, 까페가 하나 있거든요

        슈베르트라고.... 

남     슈베르트...요?

여     네. 거기서 오후 2시에 만나는 걸로 하죠


남     슈베르트. 

        그 까페가 아직도 남아 있었구나.

        내가 그녀를 기다렸던. 그곳이.

(M) 보리수 / 슈베르트


(M)이어지며 (E) 까페 문 열고 들어오는 

남     10년 전.

       은서와 나는 이 까페에서 소개팅으로 만났다


여     김봉덕씨?

남     네. 안녕하세요. 윤은서씨 되시죠?

여     제가 좀 늦었죠?

남     아니에요. 한시간밖에 안늦으셨는데요 뭐. 앉으세요.

여     날이 덥네요

남     뭐 시원한 거 드세요.

여     팥빙수 먹을께요

남     .....네

여     뭐하고 있어요. 주문 안해요?

남     네? 아 네. 저기요, 여기 팥빙수 두 개 주세요

여     제껀 떡 많이 넣어서요

남     하나는 떡을 많이 넣어주세요

(M) 팥빙수 - 윤종신


(E)팥빙수 얼음 숟가락으로 뒤섞는 시원한 소리

여     저 소개시켜 달라고 졸랐다면서요?

남     네? 

여     태현이가 그러던데. 그쪽이 나 소개해 달라 그랬다구요

남     ....네... 실은 지난번에 태현이랑 학생 식당에 있는 거 봤거든요

여     내가 마음에 들어요?

남     ...네

여     내 방송도 자주 들어요?

남     그럼요. 수요일마다 하시잖아요.

        저 수요일엔 수업 일찍 끝나도 집에 안가고 학교 방송 들어요

여     (흐뭇) 그래요?

        다들 그러더라구요. 수요일 방송이 제일 좋다구.


남     그녀는 대학 방송국 아나운서였다

        지나친 자신감에 넘치는 그녀는

        밉게 보면 공주병이었지만

        예쁘게 보면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M) she - Elvis Costello


남     그후로 난 그녀의 마당쇠가 되었다

        

(E) 도서관 소음

남     (속삭이는 소리로 부르는) 은서야. 여기!

(E) 또각또각 걸어오는

남     앉어. 

(E) 의자 빼주는

남     제일 시원한 자리로 골랐는데. 마음에 들어?

        나 이 자리 맡느라구 새벽 다섯시에 나왔어

여     한 자리 뿐이야?

남     한 자리 더 있지. 나도 공부하려구.

여     어쩌지? 수경이랑 같이 공부하기로 했는데.

남     .... 어 그래?

여     수경이랑 나랑 맨날 같이 다니는 거 알면서

        하나 더 잡아놓지 그랬어

남     미안....

여     나 그냥 갈래. 수경이랑 빈강의실 가서 공부할래

(E) 책 탁탁 정리하며 일어나는

남     잠깐만...

여     (새침)왜?

남     그냥 수경씨 내자리에서 하라 그래

여     ... 그래도 돼? 내가 좀 미안하잖아

남     아니야. 그렇게 해. 난... 메뚜기 하지 뭐...

여     그래 그럼. (기다렸다는 듯) 수경아!


남     그녀는 늘 이런 식이었다

        언제나 그녀 뒤에 서 있었지만

        내가 그녀의 남자친구인지 아닌지 조차

        알 수가 없었다

(M) 인형의 꿈 (그댄 먼 곳만 보네요)/ 일기예보


(E)버스에서 내리는

남     은서야!

여     아 깜짝이야. 여기서 뭐해?

        그건 또 뭐야?

남     오토바이잖아.

여     누구 꺼야?

남     내꺼. 중고로 싸게 나왔길래 샀어

여     그래? 

남     너 강의실까지 걸어가기 너무 멀잖아

        데려다주려고 기다렸어

여     그래? 잘됐다. 안그래도 더웠는데.

남     자. 이거. 생수 얼린 거야.

여     아~시원해~ 

남     그럼 출발한다.

여     응!

(E) 오토바이 출발하는


남     그땐 그랬다

        그녀가 웃을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기쁘게 하고 싶었다

(M) 그땐 그랬지 / 카니발


(E) 뛰어가는

남     하지만 그녀는 나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지 않았다

(E) 까페문 덜컹 여는

(E) 슈베르트 음악 흘러나오는

(E) 걸어들어가는

남     야. 윤은서.

여     (약간 당황) 야.. 봉덕이 너.. 여기 어떻게 왔어?

남     태현이한테 얘기 듣고 왔다.

        니가 어떻게 여기서 딴남자를 만나?

여     야. 나가서 얘기해. 나가서....

        저기, 잠깐만 실례할께요...


(E) 끌고 나가는

(E) 거리 소음

남     너 소개팅 하느라고 내가 삐삐쳐도 전화 안해준거야?

여     왜 그러니? 유치하게.

남     유치해? 내가 이러는 게 유치해?

여     소개팅 할 수 있잖아.

        우리가 약혼을 했니. 결혼을 했니. 하다 못해 언약식을 했니?

남     그런 형식이 그렇게 중요해?

        그럼 언약식 할까?

여     됐어. 내 말은, 우린 아직 어린데.

        서로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구속하지 말자는거야

남     날... 좋아하긴... 해?

여     뭐?

남     좋아하긴 하냐구...

(M) 한남자 - 김종국 (한남자가 있어. 널 너무 사랑한)


남     툭하면 다른 남자를 만나

        내 가슴을 내려앉게 한 그녀였지만

        그래도 곁에 있어줘서 고마웠다

        술 먹고 불러주는 사람이 나여서

        도서관 자리를 부탁하는 사람이 나여서

        생일날 불러주는 남자가 나여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던 어느날. 군대 영장이 나왔다

        

(E) 슈베르트 음악 -

남     군대에 가기 며칠 전

        난 까페 슈베르트에서 그녀를 기다리며

        찬물로 타는 목을 축였다

        날 기다려 달라는 얘기를 꺼낼 참이었다


(E)들어오는 

여     잘 왔어. 나도 할 얘기 있었는데

남     그랬어?

여     너도 할 얘기 있다며. 먼저 해.

남     아니야. 너 먼저 해.

여     그래... 있잖아...(잠시 호흡 고르고) 우리 그만 만났으면 좋겠어.

남     ..........

여     왜 아무 말이 없어?

남     ........

여     내가 할 얘긴 그거야. 너도 할 말 있다 그랬잖아. 해.

남     내가 하고 싶은 얘기도 그거였어

여     뭐?

남     우리 그만 만났으면 좋겠다고. 그 얘기 하려고 했어.

(M)갈색머리 - 윤건 (내가 버린 거라 믿는지...)


(E) 거리 걸어가는데 뒤쫓아오는

여     잠깐만!

남     왜!

여     나랑 헤어지자구? 니가..? 정말 니가 나랑 헤어지려고 그랬어?

남     그래

여     왜?

남     넌 왜 그랬어?

여     나야... 나야... 그냥....

남     또 지겨워져서?

        분기별로 한번씩 헤어지자고 해야 속이 시원해?

        그래야 니 값어치가 올라가?

여     그래. 난 뭐.. 그렇다 쳐. 난 원래 그런 애라 치자구.

        넌 왜? 니가 왜 헤어지재?

남     그러는 니가 싫어서. 이제 나도 지쳐서. 그만 하려고 그런다, 왜?

여     (울먹) 말도 안돼... 어떻게 니가 나한테... 말도 안돼!

(M) 어게인 -스페이스A (기도했는데~)


남     그리고 며칠 후 저녁.

        친구들이 환송회를 열어준다고 해서

        학교 잔디밭으로 갔다

        우리는 넓은 잔디밭에 둘러앉아 소주에 오징어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캠퍼스 저 너머로 붉은 노을이 내려앉고 있었다


(E) 학교 방송 BGM -

여     (방송 통해 나오는 목소리로)

        한여름밤이 시작되고 있어요.

        여러분 곁엔 누가 있나요?


남     그녀의 목소리였다


여     맑은 생수를 얼려서 더운 당신의 뺨에 대어줄

        그 누군가가. 여러분 곁엔 있나요?

        언제나 이기적이고 못되기만 한 당신에게

        니가 최고야,라고 속삭이면서

        손을 잡아줄 누군가가. 지금 곁에 있나요?

        항상 마지막에야 생각나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 다음은 아무도 없을 거라는

        든든한 믿음을 주는...

        그 누군가가. 당신 곁에 있나요?

        그렇다면, 저는 당신이 부럽습니다.

        제 곁엔 그 사람이 없으니까요

(M) 애상 / 정재은


(E) 슈베르트 -

남     세월이 흘렀지만

        이 낡은 까페의 풍경은 여전하다

(E)들어오는 

남     그녀가 들어온다

        부스스한 머리에 통통하게 살이 오른 얼굴

        저 모습이 그녀라곤 믿어지지 않는다


여     (놀란).... 봉..덕이니? 니가 여기 웬일이야?

남     내 목소리 다 잊어버렸구나?

여     뭐?.... 그럼 니가.. 그 커플매니져야?

남     그래. 

여     그런데 왜 모른 척 했어?

남     회사에선 사적인 전화 금지거든

        또... 진짜 너인지 확신이 없기도 했고....

여     .... 나 좀 쪘지?

남     ..... 응... 좀....

여     좀?

남     ......... 좀 많이... 쪘다

(M)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 / 버블 시스터스


여     난 팥빙수

남     여기 팥빙수 두 개요. 하나는 떡 많이 넣어서요.

여     그걸 아직도 기억하네?

남     그럼. 이거 제대로 안하면 너한테 혼났잖아

여     졸업하고 회사 들어갔단 소식만 들었는데

        커플 매니저 하고 있었구나?

남     어. 

여     참 별 우연도 다 있다.

남     그러게....

(어색한 침묵)

남     그럼... 일단 상담부터 할까?

(E) 파일 뒤적이고

남     이상형으로 적어낸 남자가...

        나이는 서른 셋 이하. 키는 175이상. 연봉은 4천 이상에.

        외모는 호남형. 장남은 안되고. 가정적인 성품의 소유자...

여     응. 그 정돈 돼야지.

남     ..... 어 그렇긴 한데...

여     왜?

남     이런 사람이 흔치 않아서...

여     니네 회사가 우리 나라에서 회원수 제일 많다며.

        그런데 저 정도 사람이 없어?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잖아

남     ..... 있기는 한데...

여     그런데?

남     그 조건의 사람은 너를 안만나려고 할거야

(M) 정신차려 (아 여보게, 정신차려 이친구야~) / 김수철


여     야! 너 방금 뭐라 그랬어?

남     은서야. 흥분하지 말고...

여     그러니까. 내가 지금 이꼴로 직업도 없이 놀고 먹으니까

        거기에 살은 디룩디룩 찌고 나이도 많으니까. 안된다?

남     안된다기 보다는...

여     됐어. 나 회비 돌려줘.

남     그건 안돼

여     왜 안돼?

남     우리 회사 규칙상.. 한번 낸 회비는 돌려줄 수가 없어

여     그럼 나보구 어쩌라구!

        그 돈이 어떤 돈인데!

남     일단, 내가 진짜 신경써서 골라볼게.

여     잘해 너!

(M) 희망사항 / 변진섭


남     얼마 후.

        서른 세 살의 남자 회원을

        설득하고 또 설득해, 은서와의 만남을 갖도록 했다.

        그날 밤.

(E)전화벨

남     여보세요

여     (울며) 야! 김봉덕! 너 죽었어!

남     왜 그래...

여     너 한 시간 내로 나 있는 데루 와! 안 그럼 진짜 죽는다~!

(E) 택시에서 내리는 소리

(E) 한강변(강물 흐르는)

여     (엉엉 울고 있는)

남     은서야. 야. 괜찮어?

여     그 남자가 나보고 뭐랬는지 알아?

남     뭐랬는데....

여     주제를 알래!! (엉엉 우는)

(M) 공주는 외로워 / 김자옥


(BG) 유쾌한 BG와 함께 -

(E)전화벨 울리는

남     (자다 깬 듯) 여보세요

여     (또 울며) 김봉덕~~ 빨리 나와~~


(E)전화벨 울리는

남     (졸린 목소리) 여보세요....

여     (울며) 봉덕아....


남     그녀가 남자와 만남을 갖는 날엔

        난 한밤중에 여지없이 끌려나가야 했다

        

(E) 포장마차 소음+소주잔 탁 놓으며

여     (조금 취한) 너도 알잖아. 그때 내가 얼마나 날렸냐?

        너 기억 나? 그룹 사운드 보컬 하던 그 오빠.

        그 오빠가 나 쫓아다녀서 니가 진짜 싫어했잖아

남     그 머리 긴 놈?

여     그래. 또 있었지. 왜 주유소 집 아들.

남     외제차 몰고 다니던 놈?

여     그래~ 걔두 나 무지 좋아했는데...

남     그때 너 참 예뻤잖아

여     그때만? 

남     (얼른) 지금도... 예뻐

여     아나운서 시험 계속 떨어지다 보니까 스트레스가 너무 쌓여서

        자꾸 먹게 되더라구. 어느새 나이도 너무 들어 버렸고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선 보러 다니는 것 밖에 없어 

        아... 정말 싫다..지금 나...

(M) 서른 즈음에 / 김광석


(E) 또각또각 걸어가다가 멈추는

여     아....

남     왜?

여     발 뒷꿈치 까졌어

남     괜찮겠어?

여     넌 차도 안사고 뭐했냐?

남     어?

여     그땐 오토바이라도 있었잖아. 그거 있어서 참 편했는데.

남     그때 그거, 두달 동안 밤마다 아르바이트 해서 산거였어

여     그랬어?

남     넌 그것도 모르고, 니가 연락할 때 재깍재깍 안온다고 성질 부렸지

여     내가 그랬니? 미안.

남     다 지난 일인데 뭐...

여     너 혹시, 그때... 내 방송 들었어?

남     언제?

여     우리 헤어지고 며칠 후에...

남     응. 들었어.

여     그런데 왜 안 찾아왔어? 기다렸는데.

남     내가 널 찾아갔다 그래도, 어차피 우린 헤어졌을거야

        내가 너한테 매달리다가 헤어졌다면

        니가 더 힘들었을거야.

여     왜?

남     난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해서, 미련이 없었거든

        그치만 넌 두고두고 마음 아프고 후회스러웠을거야.

여     내가 아픈 게 싫었니?

남     그땐.. 그랬어.        

(M) 사랑의 시 -엠씨더맥스


(E)통화음

여     여보세요

남     나야

여     응. 

남     내일이 열 번째 만남이야. 마지막인 거 알지?

여     알아. 이번엔 어떤 사람이야?

남     나이는 서른 셋. 공무원이고. 차남이야.

여     .... 그렇구나. 너도 나올거야?

남     남자 회원이 두 사람만 만나기를 원해

여     알았어.


남     그런데 다음날. 화가 난 남자 회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녀가 만남의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는 거였다

(E) 전화 거는

여     여보세요

남     야 윤은서. 너 어떻게 된거야.

여     봉덕아. 나 학굔데.

남     뭐?

여     잠깐만 올래?

(M) Wishes / Fujita Emi


(E) 걷는

남     여름밤. 캠퍼스는 아름다웠다.

        잔잔한 호수 위로 도서관을 밝히는 조명등이

        반짝이고 있었고

        그 주변으로 유쾌하게 웃어대는

        학생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었다


남     얘는 어디 있다는거야...


(E) 마이크 탁탁 치는

여     아..아...


남     한밤중.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낯선 목소리에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여     안녕하세요. 저는 94학번 윤은서라고 합니다.

        8년전 이 자리에서 방송을 했었는데

        여러분은 제 목소리 모르시겠죠?

        오늘 제가 이 자리에 다시 앉은 이유는

        정말 유치한 고백을 하기 위해섭니다

        고백을 하려면 음악이 있어야겠죠? 

(BG)흘러나오며

여     전 지금 서른 한 살의 노처녑니다

        백수에 볼품없이 변해 버린 외모 때문에

        어떤 남자도 저를 거들떠 보지 않아요

        그런데도 전 눈높이를 낮출 수가 없네요

        왜냐면, 제 첫남자가 제 눈높이를 너무 높여놨거든요

        새벽 다섯시면 저를 위해서 도서관에 자리를 잡아주었고

        제가 다른 남자라도 만날라치면, 진땀을 흘려가며 쫓아와 주었고

        제 발이 되어 주기 위해서 두달동안 일한 돈을 모아 오토바이를

        사 주었고. 제가 아플까봐, 군대 간다는 이야기 대신 헤어지자고

        말해주었던 그런 사람을..... 제가 어디 가서 또 만나겠어요.

        일생에 그런 사랑, 한번 오기도 힘든데 두 번까지 어떻게 바라겠어요

(M)Moon River / Audrey Hepburn


(E) 박수 환호 소리

남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작은 호수 저편으로 그녀가 뛰어오고 있다

        은은한 달빛 아래 보이는 그녀는

        10년 전, 내가 사랑했던 모습 그대로다

        오래 잊고 있었지만 

        내가 꿈꿔왔던 모습. 그대로다

(M)주제음





2005-08-04(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