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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10일 목요일 선곡표+음악에세이 대본

  

1   I Swear / All-4-One

1994년 리메이크 작품.

빌보드 싱글 차트 연 11주 동안 No.1 기록.

(All 4 One) 앨범에 수록.

흑인, 백인, 멕시코인으로 구성된 4인조 그룹.

오리지널은 컨트리 가수 '존 마이클 몽고메리' 노래.

 

I Swear

 

I swear by the moon

저 하늘의 별과

and the stars in the sky

달을 두고 맹세합니다

And I swear like the shadow

그리고 당신을 곁에서 지켜주는

that's by your side

그림자가 되어 주겠다고 맹세합니다

 

I see the questions in your eyes

당신 눈에 서린 의혹의 눈빛이 보입니다

 

I know what's weighing on your mind

당신의 마음을 누르는 게 뭔지 잘 압니다

You can be sure I know my heart

난 내 마음을 압니다, 확신해도 좋습니다

 

Coz I'll stand beside you

해가 바뀌어도

through the years

난 당신 곁에 있겠습니다

You'll only cry those happy tears

당신은 행복의 눈물을 흘릴 겁니다

And though I make mistakes

내가 실수를 할지도 모르지만

I'll never break your heart

절대 당신을 가슴 아프게 하지 않겠습니다

 

And I swear by the moon and the stars

저 하늘의 달과 별을 두고 맹세합니다

 

in the sky I'll be there

당신 곁에 있겠습니다

I swear like a shadow that's

당신 곁에 있는 그림자처럼

by your side I'll be there

언제나 그 자리에 있겠다고 맹세합니다

For better or worse,

기쁠 때나 슬플 때나

till death do us part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I'll love you with every beat of my heart

내 가슴 고동마다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And I swear

난 맹세합니다

 

I'll give you every thing I can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드리겠습니다

I'll build your dreams

이 두 손으로 당신의 꿈을

with these two hands

 

실현시켜 드리겠습니다

We'll hang some memories on the walls

벽에는 우리의 기억을 담은 사진을 걸겠습니다

 

And when just the two of us are there

그 사진에 우리 두 사람이 있으면

You won't have to ask if I still care

내가 당신을 염려하는지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Coz as the time turns the page

시간의 책장이 넘어가도

my love won't age at all

내 사랑은 절대 나이 들지 않을 겁니다

 

2   I'll be Missing You / Puff Daddy -

미국 출신의 힙합가수 '퍼프 대디'의 1997년 작품. 그의 앨범 'No Way Out'에 수록되어 있다.

이 곡은 Police의 란 곡을 샘플링해서 Puff Daddy가 다시 만들어 싱글 차트 11주간 정상에 올랐다.

이 곡은 퍼프 대디의 친구 Notorious B.I.G에 대한 추모곡으로 노터리어스의 아내 '페이스 에반스'가 함께 불렀다.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175화 - 기억의 습작

 

1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 임현정

 

2   나쁜 남자 / 비

 

3   Na Na Hey Hey Kiss Him Goodbye / Steam

 팝 록 그룹으로 1969년 작품.

 

4   아주 오래된 연인 / 015B

 

5   거짓말 / GOD

 

6   잘 가라 사랑아 / qnfehraostus

 

7   I Miss You / Boyz II Men

 미국 출신의 R&B 그룹으로 2004년 작품.

 

8   알고 싶어요 / 서영은

 

9   언젠가는 / 서얼

 

10  Java Jive / Manhattan Transper

 미국 출신의 재즈 그룹으로 1975년 작품.

 

11  Don't Know Why / Norah Jones

 미국 출신의 재즈 여가수로 2003년 작품.

 

12  사랑해도 될까요 / 유리상자

 

13  Smile / Westlife

 영국 출신의 보이밴드로 2004년 작품.

 

14  다시 시작하기 / 토이

 

15  Varsog / Anne Vada

 

16  I Am Missing You / 휘성

 

17  늦지 않았음을 / 송재호

 

18  내게 오겠니 / 윤건

 

19  잘가 / 왁스

 

20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 임현정

 

음악에세이 - 노래가 있는 풍경

 

제 175화 - 기억의 습작

 

(M) 주제음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 임현정

 

(E) 거리 소음 +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남  난 지금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E) 걸어오는 소리

남  모퉁이 레코드 가게를 지나

    그녀가 다가오고 있다

    그녀가 내게 무슨 얘기를 할지

    난 잘 알고 있다

 

여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남  ......

여  회사 선배라며! 둘이만 야근하는 것도, 같이 술 마시는 것도

    새벽까지 함께 있었던 것도! 그냥 선배라서 그런 거라며!

남  선배였어

여  그런데? 그럼 어제 밤에 내 친구가 본 건 뭐야?

    그게 선배랑 후배가 할 짓이야?

남  선배였는데... 그게 아니게 돼 버렸어

여  뭐?

남  그치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여  그럼... 뭐가 중요한데?

남  그 선배랑은 상관 없이.. 이제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아

(M) 나쁜 남자 / 비

 

여  미쳤구나?

남  뭐라고 해도 상관 없어

여  너 우리가 몇 년을 함께 했는지, 잊었어?

남  그게 중요해?

여  그럼 너한텐 뭐가 중요해?

남  지금이 중요해. 지금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게, 그게 중요해

여  .......... 너 겁나서 그러지?

남  뭐?

여  그 여자랑 바람 핀 거, 내가 물고 늘어질까봐.. 너 피곤하게 할까봐..

    그래서 그러지?

남  ..........

여  우리 함께 한 5년 동안, 너 이러는 거 세 번째야.

    기분 좋진 않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

    우리, 부부도 아니고. 또 너한테 안 들켜서 그렇지.. 나도 딴 남자한테

    끌렸던 적도 있어. 그러니까... 이번엔 그냥 넘어가 줄게.

남  그래서 이러는 거 아니야. 이제 정말... 니가 지겨워.

여  뭐?

남  내가 왜 까페가 아니라, 이런 길거리에서 만나자고 했는지 알아?

    너랑... 차 마시면서 오래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서야...

(M)     Na Na Hey Hey Kiss Him Goodbye / Steam

 

(E) 차 타고 떠나는

남  그녀를 거리에 남겨둔 채

    택시를 탔다

(E) 핸드폰 단축 번호 삭제하는

남  오랫동안 내 핸드폰 단축 번호 1번은 그녀였고

(E) 사진 찢는

남  내 지갑 속 사진도 그녀였다

    우린 습관처럼 사랑한다고 말했고

    원래 그래야 하는 것처럼

    주말을 함께 보냈다

    어느 순간....

    이 모든 게 너무 답답했고, 도망가고 싶어졌다 

    이런 마음이.. 미안하긴 했지만

    잘못이라고 생각되진 않았다

(M) 아주 오래된 연인 / 015B

    

(E) 비오는 소리

(E) 걸어오는

남  친구들과 가볍게 술 한잔 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여  늦었네?

남  여긴 왜 또 왔어? 낮에 얘기 다 했잖아.

여  그럼, 그렇게 쉬울 줄 알았어? 5년이란 시간 끊어내는 게...

남  누가 쉽대? 그치만 자기 감정쯤.. 알아서 추스를 나이는 됐잖아

여  믿어지지... 않아서 그래. 그럼 이건 어때.

    서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시간을 갖자...

남  넌... 그렇게 해. 난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아.

    머리만 복잡하고... 힘들어...

여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러니. 어떻게 이래?

남  너를 많이 좋아했어. 그건 너도 알거야.

    그런데.. 시간이 흘렀고. 이젠.. 그게 아니야...

    그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

여  정말... 끝이라구?

남  ....... 그래

(E) 대문 닫고 들어가고 + 빗소리 계속

남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M) 거짓말 / GOD

 

(E) 핸드폰 벨 소리 (16화음 이상으로 해주세요. 단음은 듣기가 안좋거든요)

남  그날밤 그녀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그녀는 메시지를 남겼다

(E) 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여  물이 끓어서 수증기가 되면

    다 사라지는 것 같아도

    그게 아니라고 하잖아

    학교 다닐 때, 그걸 질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

    난 마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흩어지고 증발해 버린 것 같아도

    그게 정말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난 그렇게 생각해...

 

남  그녀는 더 이상 전화하지 않았다

(M) 잘가라 사랑아 / 불독맨션

 

남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나는 몇 명의 여자들을 만났고

    몇 번쯤 이별을 했다

    가끔 그녀가 생각났다

    언제나 내 편을 들어주던 여자

    어머니처럼, 누이처럼 살갑고 다정하던 여자

    내 마음을 믿지 못해 늘 확인하려던 여자

    그래서 지겨웠지만, 그래서 또 사랑스러웠던 여자

    하지만 인연은 비껴갔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M) I Miss You / Boyz II Men

 

(E) 거리 소음 +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남  주말. 집 근처 거리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모퉁이 레코드 가게 앞으로

    낯익은 얼굴 하나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였다

    3년전, 우리가 마지막 만나던 날 모습 그대로

    그녀가 다가오고 있었다

    반갑기도 했고, 어색하기도 했다

    뭐라고 인사를 건넬까. 아니면 그냥 모르는 척 해야 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그녀가 무심한 얼굴로 내 곁을 스쳐갔다

 

남  은..은서야..!

 

남  그녀가 멈춰선 채 돌아보았다

    

남  잘... 지냈어?

여  누구세요?

 

남  처음엔 내가 너무 미워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정말 나를 모른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M) 사랑이 지나가면 - 이수영

 

남  .........나 몰라?

여  누구신지....

남  아, 네... 실례했습니다. 전 제가 아는 사람인 줄 알고....

 

남  불쾌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해

    그냥 자리를 떠나려는데....

 

여  잠깐만요

남  ..... 네?

여  혹시 저를 아시는 분인가요?

남  글쎄요. 전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쪽은 아닌 것 같아서....

여  죄송해요. 제가 예전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해요

남  ...... 뭐라구요?

여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오해를 해요.

    죄송한데요. 저에 대해 아는대로 얘기 좀 해주시겠어요?

(M) 알고 싶어요 / 서영은

 

(E) 까페 소음

여  바쁘신데 시간 뺏은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남  친구랑 약속이 있었는데... 중요한 건 아니라 취소했어요

여  .......네.. 그런데요. 저랑 잘 아는 사이셨어요?

남  .....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여  그런데 제 소식 모르셨어요?

남  ....그게.... 좀 오래전에 소식이 끊겨서....

여  네... 실은 제가 사고를 당했거든요

남  사고요?

여  3년 전 쯤에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는데....

    기억이 회복되지 않고 있어요.

남  ...... 네

여  말해주세요. 저랑 어떤 관계셨는지, 전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저와 소식이 끊기셨는지. 뭐 아무 거나요.

 

(E) 찻잔 들어 마시는

남  그녀가 내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우리가 헤어졌는지...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M) 언젠가는 / 나얼

 

남  우리는 대학교 4학년 때 도서관에서 만났어요

(E) 도서관 책 넘기는 등의 작은 소음들

남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공부하는 은서씨가..

    난 마음에 들었구요

    그래서 어느날은 새벽 일찍 도서관에 나와

    늘 은서씨가 공부하던 자리에

    내가 앉아 버렸어요

    그날도 어김없이 도서관에 나왔던 은서씨는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나를 보고 당황하는 것 같았지만

    금방 포기하고 옆자리에 앉더라구요

    하지만... 자리를 옮기고 나니까 집중이 잘 안되는지

    가끔 내 쪽을 훔쳐보는 것 같았어요

 

(E) 책상 똑똑 두드리는

남  (작은)... 저기요

여  네?

남  지금 제가 앉은 그 자리 드릴까요?

여  .... 네?

남  대신... 커피 한잔만 사주세요

(M) Java Jive / Manhattan Transfer

 

여  (웃으며) 진짜 그렇게 만났다구요?

남  네. 좀 촌스럽긴 하지만 그렇게 말을 걸었어요

여  그래서... 사귀었나요?

남  네.

 

(E) 전화기 내려놓는 소리

여  어떻게 됐어? 합격...이야?

남  .........

여  잘.... 안됐구나?

남  생각보다 힘들다

여  금방 될거야. 힘내.

남  넌 벌써 취직했는데.... 너 보기 쪽팔린다

여  왜 이래... 언젠 얼른 취직해서 나 데려가겠다더니?

남  그러게~ 니네 부모님이 나 백수라 싫어하신다며...

    얼른 직장 잡아서 보란 듯이 너 데려와 버려야겠는데~

여  누가 들으면 나랑 결혼하려고 취직하려는 사람인 줄 알겠다

남  어. 그거야. 맞어.

여  어유~ 못말려. 이 넉살~ (웃고)

 

(E) 까페 소음

(E) 차 마시는

여  그렇게 좋았는데. 왜 헤어졌어요?

남  .......... 그건....

여  아니에요. 그 얘긴 안 들을께요.

남  왜요?

여  그냥요.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요

(M) Don't Know Why / Norah Jones

 

(E) 거리 소음 +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E) 걸어가는 소리

여  여길 지나갈 때면. 이유도 모르게 눈물이 나곤 했어요.

    왜 그런지, 생각은 안나는데. 이 앞을 지나갈 때면

    그렇게 슬픈 기분이 들었어요

남  ...........

 

남  이곳은 그녀에게 이별을 고했던

    바로 그 거리다

    난 되도록 짧게 이야기를 끝내고 싶어

    까페가 아닌, 이 거리를

    이별의 장소로 택했었다

 

여  그런데 참 이상해요. 그쪽이랑 꽤 오래 만났던 것 같은데

    집엔.. 같이 찍은 사진 한 장이 없어요.

남  ........ 그래요? 우리집엔 몇장 있는데....

여  혹시 제가... 상처 드린 건가요?

남  아뇨. 아니에요.

여  물어보지 않겠다고 해놓고, 저도 모르게 자꾸 궁금해지는 거 있죠

    왜 헤어졌는지....

남  ... 다 제 잘못이었죠...

여  ....... 전 여기서 버스 탈께요.

남  저... 은서씨...

여  네?

남  또... 만날 수 있을까요?

(M) 사랑해도 될까요 / 유리상자

 

(E) 한적한 오솔길 걷는 + 새소리 + 흙 밟히는

남  오늘 시간 내 줘서 고마워요

여  아니에요. 오랫동안 이렇게 외출해 본 적이 없었어요. 내가 고마워요.

 

남  봄을 좋아했던 그녀

    봄바람을. 봄나물을. 봄내음을. 좋아했던 그녀.

    그녀가 웃는다.

 

여  난 봄이 참 좋아요

남  은서씬 원래 봄을 좋아했어요

여  ... 그랬구나. 기억나지 않는 것 뿐이지

    변하진 않았나봐요 나. 그나마 다행이에요.

남  네. 은서씨 안변했어요. 웃는 것도 그대로고. 말하는 것도.

    말하다가 머리카락 살짝 씩 만지는 것도. 다 그대로에요.

(M) Smile / Westlife

 

(E) 숲길 걸어오는

남  여기... 어디 쯤인데...

여  뭐가요?

남  잠깐만요. 이쯤 어디.... 아 여?다.

여  어디요?

남  여기요. 여기... 우리 이름 이니셜 새겨놓은 거 보이죠?

여  .... 어머 진짜....

남  이게 벌써 7년전이네요.

    우리 사귄지 1주년 기념이라고 여기 놀러왔다가

    이렇게 새겨놓고 갔거든요. 나중에 꼭 다시 오자구...

여  그랬군요...

 

남  그녀에게 미안하면서도

    한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아픈 기억을 끄집어 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난...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른다

(M) 다시 시작하기 / 토이

 

(E) 낚시터 소음

남  앉아 있어요. 금방 매운탕 끓일 거에요.

(E) 익숙하게 도마질 하는 소리

여  그때도 여기 왔었어요? 1주년 기념 여행 왔다던 때요.

남  오긴 왔는데, 그땐 매운탕 안 끓였어요.

    고기가 안잡혔거든요. 다음에 오면 꼭 매운탕 끓여먹자, 그랬었죠.

여  ........... 나 사고 당한 게 이 근처였어요

(E) 도마질 소리 멈추고

여  봉덕씨 불편할까봐 말 못하고 있었는데

    이 근처였어요. 여기서... 자살하려고 했대요 내가...

남  ................!!

여  아까 숲길을 지나올 땐, 말할 수 없이 행복한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말할 수 없이.... 슬픈 기분이에요.

(M) Varsog / Anne Vada

 

(E) 버스 덜컹거리며 가는

남  버스 옆자리에

    은서는 잠들어 있다

    한 사람을.. 두 번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니면, 내가 깨닫지 못했을 뿐.

    지금까지 계속 사랑해 왔던 것일까.

 

여  (잠에서 깬 듯) 몇시쯤 됐어?

남  (얼결에) 어. 아홉시.

 

남  순간,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3년전처럼, 서로에게 반말을 하고 있었다

    

여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남  ..... 아니에요.....

(M) I Am Missing You / 휘성

 

남  우리는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극장에 가고

    좋은 레스토랑을 발견하면

    그녀를 제일 먼저 그곳에 초대했다

    변한 게 있다면...

    내가 더 많이.. 그녀를 찾고

    내가 더 많이.. 그녀를 그리워한다는 것이었다

    

(E) 레스토랑 소음

남  여기... 어때요? 야경 멋있죠.

여  네.

남  ....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었어요.

    다른 사람들처럼 이벤트를 마련해야 하나.

    어디서 얘기해야 하나. 뭐라고 말하나.

여  ... 무슨 얘긴데요?

남  결혼해 달라는 얘기요.

여  ..........

남  은서씨한텐 아직 이르다는 거 알아요

    우리가 다시 만난지 얼마 안됐으니까.

    그런데, 나한텐 이르지 않아요.

    내가 은서씨를 안 건, 아주 오래된 이야기니까.

여  ..... 나랑 결혼하고 싶어요?

남  네... 옛날에도 그랬어요. 은서씨랑 결혼하고 싶어서

    직장을 구하겠다고 생각했을 만큼....

여  그 뒤로도 계속 그랬나요?

남  ..... 그건 아니었지만.... 그러니까 제 말은....

    살다 보니까 그 마음을 잠깐 잊었던 적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뭐가 가장 소중한지... 이제 알았어요. 너무 늦지 않았길 바래요

(M) 늦지 않았음을 / 송재호

 

(E) 통화음 + 받지 않는다는 안내음

남  그녀는 시간을 달라고 얘기한 후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녀가 내 전화를 받지 않는 동안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밥을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귀찮았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던 어느날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여  할 얘기가 있어요.

    우리 처음 만났던 레코드 가게 앞 길에서 봐요

 

남  난 그녀와 차를 마시고 싶었다

    분위기 좋은 까페에서

    차를 마시며, 창문 밖 봄풍경을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거리에서 만나자고 했다

(M) 내게 오겠니 / 윤건

 

(E) 거리 소음 + 레코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남  조금 일찍 나왔는데도

    그녀가 먼저 도착해 있다

(E) 걸어오는 소리

남  내가 좀 늦었죠?

여  아니에요. 저... 할 얘기가 있어요

남  우리 어디 좀 들어갈래요?

여  아뇨, 그냥 여기서 할께요.

    우리 그만 만났으면 해요.

남  .......네?

여  그만 봤으면 좋겠어요. 얘기 끝났으니까, 저 가볼께요

남  잠깐만요. 이러는 게 어딨어요. 이건...

여  얘기를 더 길게 해도 제 마음은 변하지 않아요

남  그렇지만... 은서씨한텐 나랑 만난게 짧은 시간일지 몰라도...

    난 아니에요. 나한테 은서씨와의 기억은 너무 길고.... 또....

여  중요한 게 시간은 아니잖아요.

    이건.... 그쪽이 한 말로 알고 있는데요...

(M) 잘가 / 왁스

 

(E) 빗소리

 

남  어떻게... 된걸까.

    그녀는 처음부터 기억하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어느 순간 기억해 낸 걸까.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거리를 헤매고 있을 때.

    

(E) 메시지 도착음

남  그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다.

(E)첫번째 메시지입니다

여  어떻게 생각해도 좋아.

    난 다시 이별을 하고 싶었어.

    니가 먼저 돌아선 게 억울해서

    내가 먼저 돌아서고 싶었다는 건 아니야

    단지, 사람이 가슴 속에 품은 마음을 끊어내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지 알려주고 싶었어

    내가 했던 말 기억나?

    물이 끓어 수증기가 되어도 사라지는 게 아니라고...

    마음이 흩어지고 없어진 것처럼 보여도...

    그게 정말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했잖아.

    내 말이 맞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어.

    이 다음에... 누군가를 만나 이별을 하게 되면....

    따뜻한 차 한잔 가운데 놓고... 그 사람의 아픔도 함께 느끼면서...

    함께 했던 약속들에게 미안해하면서....

    사랑했던 추억 하나도 안 다치게...

    그렇게 조심스럽게... 이별하길 바래....

 

(E)빗소리 더 크게 들리고

남  영원히 그칠 것 같지 않은 비가...

    내리고 있다...

(M) 주제음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 임현정

 





2005-03-10(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