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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1월 18일 목요일 지금 듣고 계신 이 노래는+음악에세이 대본

 

 

M1  Winter Light / Sarah Brightman

 영국 출신의 팝페라 여가수 사라 브라이트만의 2002년 작품.

 

Winter Light-Sarah Brightman

 

 

Hearts call

Hearts fall

Swallowed in the rain

마음이 부르짖고,

마음이 낙담하여

빗속에 잠겨버렸어요.

 

Who knows

Life grows

Hollow and so vain

인생이

공허하고 무의미해진다는걸

그 누가 알겠어요.

 

Wandering in the winter light

The wicked and the sane

Bear witness to salvation

And life starts over again

겨울 불빛 속에서 방황하며

부도덕한 이들과 분별력있는 이들이

구원의 증인이 되고

인생이 다시 시작 되었어요.

 

Now the clear sky is all around you

Aah aah

Love's shadow will surround you

All through the night

이제 맑은 하늘이

당신 주위에 가득해요.

아 아 아 아..

사랑의 그림자가

밤새도록..당신을 감싸겠죠.

 

Star glowing in the twilight

Tell me true

Hope whispers and I will follow

'Till you love me too

별들이 붉게 빛나는 땅거미 질 무렵

내게 진실을 말해주고

희망을 속삭여 주세요.

당신도 날 사랑하게 될 때까지

난 당신을 좇아가겠어요.

 

Ah ah ah

아 아 아 아..

 

Now the clear sky is all around you

Aah aah

Love's shadow will surround you

All through the night

이제 맑은 하늘이

당신 주위에 가득해요.

아 아 아 아..

사랑의 그림자가

밤새도록..당신을 감싸겠죠.

 

Star glowing in the twilight

Tell me true

Hope whispers and I will follow

'Till you love me too

별들이 붉게 빛나는 땅거미 질 무렵

내게 진실을 말해주고

희망을 속삭여 주세요.

당신도 날 사랑하게 될 때까지

난 당신을 좇아가겠어요.

 

Ah ah ah

아 아 아 아..

 

    159화 Midnight Blue

 

1   Midnight Blue / Louise Tucker

 1984년 작품으로 베토벤 비창 소나타에 영어 가사를 입혀 발표한 노래.

 

2   베토벤 비창 제2악장

 

3   You Have Been Loved / George Michael

 영국 출신으로 1996년 작품.

 

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8번 C장조 / 이미주

 

5   Song From The Snow / Real Group

 스웨덴 출신의 혼성 5인조 아카펠라 그룹으로 2003년 작품.

 

6   Please Forgive Me / Bryan Adams

 캐나다 출신의 록가수로 1993년 작품.

 

7   Midnight Blue / Louise Tucker

 

8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 14번 1악장 월광

 

9   사랑해도 될까요 / 박신양

 

10  Adagio / Nana Mouskouir

 그리스 출신의 여가수로 1989년 작품...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허밍으로 노래했음.

 

11  For You / Triumvirat

 

12  If You Go Away / Rod Mckuen

 미국 출신의 지성파 가수로 1988년 작품.

 

13  라스트 콘서트 중 스텔라 테마

 

14  Midnight Blue / Louise Tucker

 1984년 작품으로 베토벤 비창 소나타에 영어 가사를 입혀 발표한 노래.

 

음악에세이/ 노래가 있는 풍경

 

Midnight blue(159화)        극본 이영미

                    음악 임유신

                    연출 김기덕

 

효과 / 문을 열 때 나는 종소리 딸랑딸랑 + 문이 열리면

음악1 / 베토벤의 비창(제2악장) 깔리며..(아래 봉덕 나레이션 나오는 동안 계속 깔아주세요)

 

봉덕(N) 1년만이다.

        1년만에 나는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다.

        사랑하는 아내를 ... 그리고 내 살점과도

        같은 아들을 잃은 지 벌써 5년.

        그 5년 동안 나는 매년, 그들이 떠난 11월의 세 번째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이 작은 카페의 낡은 피아노 앞에 앉아,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들만을 위한 연주회를 한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8번 c단조 op.18 제 2악장... 비창...

        5년 전 귀국 연주회 때, 두 사람을 위해 연주하려던 바로

        그 곡이다.

 

음악1 / 비창... 대강 듣고.. + 몇몇의 작은 박수 소리

 

봉덕(N) 이제 앞으로 나는 일 년 동안 결코 피아노 연주를 하지 않을        것이다.

 

효과/       피아노 뚜껑을 닫는..

 

봉덕(N) (피아노에서 일어서는 호흡 + 걸어 나오는)

        그리고... 내가 한때 연주자를 꿈꾸었다는 사실도 잊고,

        하얗게 잊고,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다시 11월이 오기

        전까지...

 

은서        저 잠깐만요...

봉덕        ...(그냥 지나치는)

은서        저 잠깐만요!

 

봉덕(N) 카페 입구, 노란 들국화 다발이 소담스러운 테이블 앞에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스물다섯이나 되었을까, 얼굴 빛이 유난히 하얘, 서글퍼

        보이까지 하던 그녀가, 나를 불렀다.

 

봉덕        저요?

은서        네.

봉덕        ... 왜요?

은서        저기.... (불쑥) 연주.... 한 곡만 더 청해들을 수 없을까요?

        꼭 듣고 싶은 곡이 있는데...

봉덕        미안합니다. 저는... 저는 ... 다른 사람을 위해 연주하지

        않습니다.

 

봉덕(N) 그렇게, 그 자리를 지나쳐 왔다. 그것으로 그날의 인연이

        끝이라고 생각했다.

 

음악2 //    You Have been Loved / George Michael

효과    /    호숫가 물결 + 오리(거위 혹은 백조) 소리+마른 낙엽을 밟는...

 

봉덕(N) 다음날 새벽, 나는 호숫가를 산책했다.

        그 호수는 내 아내와 아들이 잠든 곳이다.

 

음악3/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8번 c단조 op.18 제 3악장 깔리며..

        (물결을 소리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뒤에 나레이션, 대사에도 계속 오버랩해주십시오)

        

봉덕(N) 물결의 거친 일렁임은, 마치 내가 격정어린 마음으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것 같다.... (한 호흡 크게 내쉬고) ...

        늦가을의 시린 바람 탓일까.( *이하 다음 음악 나올 때까지

        비창 3악장을 낮게 깔면서)

 

효과/       다가오는 발자국+호흡

 

은서        저, 잠깐만요...... 어제 밤에 선생님의 연주를 들었는데...

        기억하시죠?

봉덕        ... 그런데요?

은서        저... 저는 공연 기획 일을 하고 있는데....

        (명함 내미는 호흡) 제 명함이거든요... 꼭 한번 연락

        주시겠어요?

 

봉덕(N) 나는 잠자코 그녀의 명함을 받았다.

        하얗고 빳빳한 명함...

        그녀는 대체, 내게 무엇을 기대하는 것일까...

 

은서        한번 꼭 한번 연락 주세요..

 

봉덕(N) 나는 그 명함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그러면서, 그녀에게 연락하는 따위의 번거로운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음악4// 비창3과 오버랩 혹은 비창을 조금 더 듣고 다운 하는 형식이어도 됨

효과 / 피아노 조율하는.. 음향 깔리며...

 

봉덕(N)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피아노 조율사로 일한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 중에 상당수는, 아마도 어린 한때

        연주자를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항상, 삶의 기대를 배반하는 법.

        피아노 조율을 하는 그들은 그래서, 간혹 우울했고, 슬펐다.

        나 역시 그런 그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은서        안녕하세요?

 

봉덕(N) 뜻밖에도 그녀가 나를 찾아왔다.

 

봉덕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요?

은서        그 카페.. 그날 선생님이 연주했던 그 카페의 주인이.. 친구

        분이시라는 걸 알고 부탁했지요.. 어휴~~ 쉽지 않았어요...

        

봉덕(N) 어느날 내 삶에 느닷없이 뛰어든 젊고 당돌한 여자.

        나는 그녀가 당혹스러웠다.

 

음악5 //    Song From The Snow / Real Group

 

효과        커피 따르는 + 찻잔 부딪는....

 

은서        그러니까, 제 부탁은... 연주회를 한번 해달라는 거죠.

봉덕        싫습니다. 나는 피아노 치지 않습니다.

은서        알아요, 선생님이 피아노 안 치는... 아니 못 치는 이유..

 

봉덕(N) 그녀의 눈빛은 크고 작은 불꽃들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강렬했다. 마치 어떤 성스럽고 절박한 염원을 가진 사람처럼...

 

은서        선생님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서,

        첫 연주회장으로 가던 길에, 자동차 사고를 당했어요...

        그 자리에서 젊은 엄마와 네 살바기 아이는 즉사했고...

        운전자만이 유일한 생존자였죠..

 

효과(E)/    자동차 사고 소음

 

봉덕        그만, 그만, 그만!!

은서        (멈추지 않고) 그날 이후, 촉망받던 한 젊고 유능한

        연주자의 연주를.... 사람들은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죠.

        선생님 ..... 이제 그만 자책하시고... 세상으로 돌아오세요.....

        선생님의 연주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아름다워요..

 

봉덕(N) 자책은 누가 하지 말라고 해서, 절제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심장을 후벼파      는 후회와 불면의 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그날..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 아아, 나는 아무래도

        나를 용서할 수가 없을 것 같다.

 

음악 6//        Please Forgive Me / Bryan Adams

 

봉덕(N) 어느 날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자정을 앞둔 늦은 밤이었다.

 

효과        휴대전화 발신음

 

봉덕        여보세요..?

은서        (F) (흐느끼는..)

봉덕        여보세요?

은서        (F) 선생님, 전데요... 윤은서... 제 할머니.. 피아노

        조율 좀 해주시겠어요?

 

봉덕(N) 뜬금없는 부탁이었고, 자정이 가까운 시각이었다.

 

은서        (F) 할머니가... 돌아가실 것 같은데... 나한테는 유일한 가

        족인데.. 우리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꼭 듣고 싶은 곡이 있으시     대요.. 우리 할머니.. 피아노 연주자셨거든요... 제가 연주해드리       고 싶은데.. 아무리 해도 피아노 음이 맞지 않아요.. (흐느끼       는).. 도와주세요..

 

봉덕(N) 나는 무엇엔가 끌리듯, 자리에서 일어나 차를 달렸다.

        이승에서의 마지막 연주를 듣고 싶은 고단하고 외로운

        한 영혼이.. 그 밤에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음악7//  Louise Tucker Midnight blue

 

봉덕(N) 할머니는 큰 방 안에 의식없이 누워 있었고,

        그 옆에 낡고 낡은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었다.

 

효과        조율하는.. 피아노 소리 맞춰보는 띵동띵동~~

 

봉덕        다 됐어요. 한번 쳐보세요.

 

효과        (은서가) 피아노 건반 조금 두드려 보다가..

 

은서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어렵겠지만... 한 곡만 우리

        할머니를 위해.. 할머니의 편안한 마지막을 위해 연주해주실        수 없을까요?

 

봉덕(N) 나는 거역할 수가 없었다.

        창밖으로는 달빛이 고요했고, 침대에 누워 거친 숨을

        몰아 쉬는 할머니의 모습은 더없이 애잔했다.

        나는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리고..

 

음악8 //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1악장 월광.. 깔리며..

 

봉덕(N) (깔리기 시작하는 앞머리에)

        나는 천천히.. 연주를 시작했다.

 

음악8// 계속 나오고.. (아래 봉덕의 대사는 월광을 듣다가.. 해주세요)

 

봉덕(N) 할머니의 메마른 얼굴 위로, 한 줄기 눈물이 흘렀다.

        창밖으로 비치는 희미한 달빛을 등지고 선 그녀도 울고

        있었다.

        사랑하는 할머니의 임종을 눈앞에 둔 그녀의 눈물이 맑고

        너무나 투명해서, 나는 슬펐다.

        세상에서 맑음은, 어쩌면 슬픔과 통하는 감정이라는

        걸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나는 비로소 내 감정의 정화를 겪었다.

 

(여기서 음악 8이 좀더 나오다가 천천히 아웃되면)

 

봉덕(N) 그날 이후, 나는 더 이상 연주를 거부하지 않았다.

        매달 한 번은, 죽어가는 환자들이 모인 병동을 찾아 연주했고,

        내 연주는 그들에게 위안과 안식이었다.

        비로소 나는 다시 피아노를 연주해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

 

음악8 // 마지막으로 월광을 조금 더 듣다가 완전히 아웃되고...

 

효과        차를 달리는

 

은서        공연은 내년 말까지 스케쥴이 꽉 찼어요. 음반 계약

        건도 계속 들어오고..

봉덕        ....

은서        좋지 않아요?

봉덕        좋아.

은서        그런데 얼굴이 왜 그래요?

봉덕        불안해서... 이상하게... 가끔 행복하다 싶을 때가 있는데... 그게      왠지 불안해.

은서        아저씨가 행복을 느끼는 그 가끔이 언제인데요?

봉덕        .....

은서        (조르며) 언제.. 인데요?

 

봉덕(N) 나는 차마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내 곁에 있을 때

        행복하다고....대신 불현듯 물었다.

 

봉덕        넌, 소원이 뭐니?

은서        ... 제 소원은요... 아저씨가, 오직 저만을 위한 콘서트를

        열어주는 거요.. 영화 라스트 콘서트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중인공 스텔라를 위해 연주했던 것처럼..

봉덕        영화와 현실 구분을 못하는 걸 보니, 넌 아직 애기야..

은서        뭐요? 애기야~~(파리의 연인에서 한기주 버전으로)

        라구요?

두 사람     (웃음)

 

봉덕(N) 나는 요즘 자주 웃는다.

        내가 웃을 때, 내 앞에는 항상 그녀가 있다.

 

음악 9//    사랑해도 될까요 / 박신양

 

봉덕(N) 아내가 죽은 이후, 더 이상의 사랑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게 사랑이 찾아왔고, 그 사랑이 아내에게는

        미안했다.

 

효과        호숫가 물결 + 멀리서 오리 꽥꽥 등등

 

봉덕(N) 내가, 아내와 아들이 잠든 호숫가를 다시 찾은 것은,

        아내에게 그녀를 소개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미안하지만...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그러나 결코

        당신을 잊은 게 아니라고... 그렇게 얘기해주고 싶었다.

 

은서        (멀리서 다가오며) 아저씨!

봉덕        어, 어서 와.

은서        많이 기다리셨어요?

봉덕        아냐...

은서        그런데.. 여긴... 왠일이세요? 이 호수엔?

봉덕        .... 여긴 내 아내와 아들이 잠든 곳이야.

은서        네에...

봉덕        좀... 걸을까?

 

효과        함께 걷는 호흡

 

봉덕        가끔.. 아내와 아들이 보고 싶을 때... 외로울 때... 여기 오거든.

은서        그런데 저는 왜 부르셨어요?

봉덕        .... 내 아내한테 은서를 소개해주고 싶어서. 내가.. 이 여자를         사랑해도 당신 용서해주겠느냐고...

은서        .... 아... 아저씨...

 

음악 10 //  Adagio / Nana Mouskouri

 

봉덕(N) 내 아내와의 마지막 추억을 뒤로 한 채,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그녀의 얼굴은 왠지 굳어 있었다.

 

효과        달리는 자동차 소음 낮게 깔리며

 

은서        .... 저... 아저씨.

        한 가지 물어볼 게 있는데요...

봉덕        어, 뭔대?

은서        ... 아저씨는... 무슨 일이 있어도 피아노를 그만두지 않을

        거죠?

봉덕        그럼..

은서        (다짐을 받듯) 무슨 일이 있어도요, 무슨 아픔이 생겨도..?

봉덕        (의아스럽다) 왜 그래?

은서        그냥, 그냥 궁금해서요..

봉덕        .... 내 삶에 음악이 어떤 의미였는지... 은서 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알게 되었어. 그리고...

은서        그리고요?

봉덕        이제 널 위해서도 ... 연주하고 싶어.

 

봉덕(N) 그랬다. 지금은 그 누구보다, 은서가, 내가 연주해야 하는      이유였다.

 

음악11 //   For You / Triumvirat

 

효과        비가 장하게 오는 소리 깔리며...

 

봉덕(N)     비가 왔다.

        11월, 늦가을의 차가운 비였다.

 

효과        초인종 소리

 

봉덕(N) 그 늦가을의 비를 맞고 뜻밖에도 그녀가 찾아왔다.

        그녀는 많이 젖어 있었다.

 

봉덕        감기 들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은서        (쓸쓸히) 감기요...

봉덕        (수건 건내는 호흡) 자, 어서 닦아. 더운 물에 샤워라도 할래?

은서        저.... 그보다는 아저씨. 저 따뜻한 차좀 주실래요?

 

효과        따뜻한 차 따르는 + 찻잔 부딪는

 

봉덕        마셔.

은서        네.. (몇 모금 후후 불며 마시다) 저.. 아저씨.. 나... 유학...

        가려구요.

봉덕        유학?

은서        그날.... 호수가 다녀온 뒤... 오래 생각해봤어요.

        아저씨랑, 행복할 수 있을까... 한 사람의 아내로 내 인생이

        의미있을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제... 길을 가려구요.

봉덕        (떨리지만) 그, 그래... 니 생각이 그렇다면... 근데 무슨

        공부를 하려고?

은서        글쎄요... 깊이 생각 안 해봤는데.... 그냥 떠나려구요..

봉덕        (쓸쓸하다) 그래.. 떠난다구...

 

봉덕(N) 그녀가.. 떠난단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녀를 보내는      일밖에는 없을 것 같다.

 

음악12//    For You / Triumvirat

 

효과        공항임을 알리는 안내 방송 등등...

 

은서        아저씨... 안녕히 계세요.. 건강하시구요.

봉덕        그래..

 

봉덕(N) 떠나는 날 공항에서 만난 은서는 초췌해 보였다.

 

은서        나... 원래 이별이 서툰데....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누구랑

        이별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눈물이 비치는)

봉덕        ... 또 만날 거잖아... 살아 있음 언젠가 만나.

은서        (쓸쓸하다, 의미 곱씹듯) 살아 있으면요....

        아저씨. 밥 꼬박꼬박 챙겨먹고... 피아노 연습 거르지 말고...

        약속!

 

봉덕(N) 그녀가 작은 새끼 손가락을, 내 새끼 손가락에 마주 걸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한동안 두 개의 새끼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내 눈물을 들키지 않기 위해.

 

효과        비행기 나는 굉음 깔면서

 

봉덕(N) 그렇게 그녀가 떠났다.

 

음악13//    If You Go Away / Rod Mckuen

 

봉덕(N)     그녀가 떠난 뒤, 나는 더욱 연습에 몰두했고..

 

음악14//    피아노 연습하는 (라스트 콘서트 중, inspiration. 봉덕이 연습하는

        피아노 소리임.. 이하 BG 느낌으로 계속 깔아주세요)

 

봉덕(N) 늘 공허한 내게, 그녀로부터 오는 이메일은 위안거리였다.

 

은서(N) (inspiration이 BG  느낌으로 깔리며)

        아저씨.

        이곳 런던은 오후 세 시만 되면 해가 져요.. 얼마나 캄캄한지..

        오늘은 테임즈강 근처를 산책하다.. 갑자기 캄캄해지는 바람에

        길을... 잃었답니다. (쓸쓸히) 길을요....

        아! 곧 성탄이네요... 성탄 연주회 준비.. 잘 되어가나요?

 

음악15//    (앞에 inspiration과 크리스마스 캐럴 오버랩 되다가 천천히 다운)

 

봉덕(N) 성탄을 앞둔, 병원 자선 음악회.. 내가 준비하는 성탄

        음악회였다. 장소는 국내 한 병원 강당이었고, 죽음과

        치열하게 싸우는.. 혹은 죽음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환자들이,      내 음악의 청중이었다.

 

봉덕        은, 은서야!!

 

봉덕(N) 청중 가운데, 환자 복을 입은 그녀가 앉아 있었다.

        처음엔 그리움이 깊어 생기는 착각인가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분명 그녀였다.

        내가 어떻게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겠는가.

 

효과//      박수소리

 

봉덕        (마이크) 먼저 여러분들을 위해서 연주할 수 있게 되어서

        행복합니다.

        오늘은, 세상에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한 여자를 위해서

        연주하겠습니다. 그녀... 윤은서에게 바치는 곡입니다.

 

음악16/     영화 라스트 콘서트 중에서 스텔라의 테마(아다지오 콘체르토도 같은        데..이건 오케스트라 배경이 들어가니까 꼭 스텔라의 테마로 해주세요)

        

봉덕(N) 연주회가 끝나고 나는 그녀와 마주 앉을 수 있었다.

        달빛이 고즈넉한 그녀의 병실이었다.

 

봉덕        어떻게 된 거니? 영국은 안 간 거였어?

은서        갔다가... 일주일 있다가 돌아왔어요.

봉덕        왜?

은서        내가 아픈 걸... 아파서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아저씨한테

        들킬까봐요... 그렇게 떠나고 싶었어요.

봉덕        (떨린다) 어디가... 아픈 거니?

은서        심장요... 엄마도 앓았는데... 유전병이래요.

봉덕        (긴 한숨) 그럼 이메일도.... 영국에서 보낸 게 아니었구나?

은서        (울며)네

봉덕        (조용히) 은서야.

은서        (격정에 차) 엄마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서

        남겨진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 처음 알았어요.

        아저씨한테, 그런 아픔을 또 남겨 주고 싶지 않았어요.

봉덕        은서야... 이 바보야..

은서        .... 미안해요...

봉덕        넌 나한테 음악을 되찾아준 사람이야. 알잖아, 음악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라는 걸...

은서        (흐느낄까 말까) 아저씨..

봉독        내가... 있을게.. 이제 다 알았으니, 내가 니 곁에 있을게.

은서        힘들 거에요.

봉덕        니가 힘들면 나도 힘들어야 돼.

        너는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싸우잖아!

은서        사랑하는 사람....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봉덕        좋은 것만 나누는 건 사랑이 아니야..

은서        .... (무너지며)... 나.. 혼자서 너무 무섭고, 외로웠어요..

 

봉덕(N) 한 여자의 어깨가, 너무도 야위어 애처로운 어깨가 가늘게

        흔들린다. 나는 그 어깨를 안았다. 그녀가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봉덕(N)     고즈넉한 달빛이 우리를 비추고 있었다.

        우리의 앞날은 아마도 힘들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더이상 외롭지도, 두렵지도 않을 것 같다.

        왜냐면, 우린 함께 겪어낼 것이기 때문에...

 

엔딩 음악17 // 루이스 터커의 미드나잇 블루 깔리며...

 

 





2004-11-18(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