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S#11. 수경 작은방 


재천, 역시 웃는다. 그 눈에 떠오르던 들판에서의 모습.





재천                    (흐흐)




쑥스러워 하는 재천.

S#12. 홍여사 안방 

홍여사, 거울을 들고 자기 얼굴을 본다. 떠오르던 들판에서의 기억.



홍여사                  (혼자 감미롭고)

S#13. 공원 (낮) 


자기가 답답해 시연을 데리고 밖으로 나온 영규. 휠체어에 태운 시연이다. 시연
은 아주 기력이 없다.



영규                    춥지?
시연                    (고개만 작게 흔든다)
영규                    …(자기 옷을 벗어서 덮어준다)
시연                    오빠 … 무거워…치워줘.
영규                    알았어…(치워내며)…너 큰일났다…옷 하나가 뭐가 무겁
                        다고 치워달래?



하고는 앉아있다.




영규                    (우울하게 앉아만 있다)
시연                    …우리 엄마한테 나 좋아한다구 했어?
영규                    응.
시연                    마지막까지 나를 지켜주구 싶다는 갸륵한 멘트두 했
                        다는데, 사실이야?
영규                    …그래.



시연 몸을 일으켜 앉는다.


시연                    우리 엄마 감격하셨던데?
영규                    너두 좀 감격해라!
시연                    감격하구 있잖아! (웃는다) 근데, 오빠…요즘 고민있
                        지?
영규                    응.
시연                    뭔지 물어봐두 돼?
영규                    (웃으며) 남자 고민이 뭐겠니 돈 아니면 여자지.
시연                    여자는 … 혹시 나야!?
영규                    …(웃으며) 그래 … 너다.
시연                    (웃는다) 하나는 내가 도와줄 수 있는데, 하나는 안되
                        는 거 알지? 난 오빠를 친오빠처럼 정말 좋아하지만…
                        사랑하지는 않아!
영규                    그건 네가 친절하게 설명 안 해줘두 알구있는 사실이
                        야!
시연                    …나 민규 좋아해…오빠.
영규                    우리 민규는 안돼!
시연                    왜 안돼는데?
영규                    안돼.
시연                    내가 죽어가는 애라서?
영규                    그게 아니구, 걔 공부하기루 했거든… 공부해야지…너 
                        때문이 아냐.
시연                    괜찮아…이해해…오빠가 민규 사랑하는 거 아니까 나같
                        은 재수없는 애한테서 떼놓구 싶겠지.



시연 눈에 눈물이 맺힌다.




영규                    그런 건 아냐!




하고 돌아보니 시연이 울고 있는 거 보인다.



영규                    시연아! 알았어, 민규 데려다 줄게.
시연                    아냐… 만나구 싶지 않아. 정말 데리구 오지마…정말이 
                        야.



시연 마음을 진정하려 한다.




시연                    오빠…그때 참 좋았어…그지?
영규                    언제?
시연                    오빠가 너 여기 데리구 나왔었잖아.
영규                    빨리 나아…그때처럼 또 같이 체조하구 그러게.
시연                    (작게 웃는다) 그래 … 그럴게.




시연, 마지막 보는 하늘이 아닐까 싶어 깊게 본다.

S#14. 유치장 




민규 고개숙이고 앉아있다.

S#15. 계순방 

여자와 계순, 아줌마 앉아있다. 여자는 울고불고 한다.



여자                    난 여러말 안할란다! 천만금도 억만금도 다 필요없고, 
                        그놈 살릴란다.
아줌마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해요? 댁두 자식 기르는 처지에!
여자                    세상천지에 아무리 도덕이 땅에 떨어진 세상이라 캐
                        도, 즈엄마하고 여보 당신하고 살던 사람을 그렇게 해
                        놓는데가 어딨노 말이다!!
계순                    ….
아줌마                  당신 남편이 우리 사장한테 한 것두 생각해야지,  봐 보
                        라구, 이 팔뚝, 허벅지! 멍 봐! 아줌마!
여자                    집이는 빠져라! 집이가 뭔데 남의 송사에 배나라 김나
                        라 캐샀는고 말이다!
계순                    …(허공에 눈주고 있다)
아줌마                  나두 낄만 하니까 낀다구, 왜?! 사장 일어나. 우리 변
                        호사 사러 가자. 이렇게 원통 절통한 일을 들어줄 변
                        호사 많을 거야. 가자구   



하고 계순 끌고 나가려고 문여닫는데 수경이 서있다.




수경                    안녕하세요?
계순                    …(당황해서 본다)
수경                    데련님이 전화두 안 하구 해서요. 많이 편찮으세요?
여자                    누구? 이 새댁이는?
수경                    …?

S#16. 홍여사 안방 


홍여사 혼자 비디오 본다 열중해서… 연애 영화정도.




재천E                   교수님?
홍여사                  (못 듣고)
재천                    교수님 안계세요? (하고 불쑥 들어온다)
홍여사                  어머나! 
재천                    뭐 하십니까?
홍여사                  영화 보느라구요…(리모컨 찾느라고 수선이다…안 보인
                        다)
재천                    아, 네에…(화면 힐끗보고) 카메라를 제가 가지구 있더
                        군요.


하고 내민다.


홍여사                  네에..
재천                    (슬그머니 앉으며) 영화를 좋아하시는군요?
홍여사                  네, 같이 보세요…귤두 잡수세요!
재천                    주인공이 누굽니까?

S#17. 같은 장소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서로를 의식하느라 불편한 두 사람. 키스씬 정도가 나온다.



재천                    험!험!
홍여사                  (귤만 먹는다)




키스씬이…좀 더 짙어진다.



재천                    …!
홍여사                  …! 귤…드릴까요?
재천                    네…주세요.





안 보고 주는 바람에 두 사람의 손이 얽힌다.




홍여사                  어머나!
재천                    …! 교수님!
홍여사                  네?
재천                    저기 말입죠… 제가 손금 좀 봐드릴까요?



하는데.




친구E                   재천아! 재천아!
홍여사                  …!
재천                    …!
친구E                   교수님! 교수님!
재천                    다음에 봐드릴께요.





하고 일어나 나간다.





홍여사                   …!

S#18. 홍여사 마당 


재천이 가서 문을 열어준다. 친구가 들어온다.




재천                    너 아주 출근 하는구나?
친구                    …그런데, 너 내가 대문틈으로 보니깐, 분명히  여 
                        기서 나온 게 아니구 안채에서 일루 나왔어? 맞지?
재천                    하, 자식…! 아주 탐정을 해라?
친구                    교수님은?
재천                    안방에서 비디오 본다.
친구                    너두 같이 봤니?
재처                    그래!




하고 먼저 들어간다.




친구                    아니 너두 같이 봤단말야, 영화를?
재천                    그렇다니까…! 빨리 들어와!
친구                    (안채를 노려보다가)





뒤에 감추고 들고 있던 장미 꽃다발을 들고 벌벌떨다가 패대기를 친다.

S#19. 계순방 


수경, 난감한 얼굴로 계순과 앉아있다.

 

수경                    합의금을 얼마를 달라는 건데요?
계순                    아직 말을 안해요… 이제 하겠죠.
수경                    …(기가 막히다) 데련님은 왜 또 그런일을 하셨을까?
계순                    …얼마를 달라든 다 줄 생각이에요…아줌마더러 급전을 
                        구해오라구 했어요! 돈 가져오면 바루 합의 할께요.
수경                    ….
계순                    민규형수! (수경의 손을 잡고 사정을 한다) 얘,  꺼낼 
                        때 까지만, 즈아부지나 동규한테  알리지 말아줘요, 응?
수경                    …네, 그렇게 할께요.
계순                    정말 부탁해요… 즈 형들 즈아부지 한테 애 미움 받는
                        거 싫어요…내가 못나서 그래요. 내가 이렇게  맞는 걸 
                        보구 애가 눈이 획돌더니 일 저질렀어요…민규 미워 하
                        지 말아요…형수ㅡ응?
수경                    (팔뚝 상처등 보고 화난다)  이렇게…맞구 왜  사셨어 
                        요? 왜요?
계순                    …내가 못나서.
수경                    …까짓 거 죽기살기루  물어 뜯으면 안 되나요? 그깐거 
                        남자하나 못 해보세요? 막 물어뜯어 버리시죠. 왜요?




수경, 울분이 터져서 계순에게 퍼붓는다.



계순                    ….
수경                    …죄송합니다.
계순                    맞는 거 보다 혼자 남는 게… 더 무섭거든요.
수경                    …!

S#20. 수경 거실 


수경부 혼자 책보고 있다. 애주가 차를 한 잔 해서 갖다 놔준다.




애주                    아버님 차 드세요.
수경부                  오냐, 고맙다.  그런데 넌 오늘은 출근 안 했니?
애주                    네. 오늘은 좀 늦게 나가기루 했어요. 아버님.
수경부                  그래, 알았다.





애주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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