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회 그대 그리고 나

S#43. 포구 (낮)
동규가 혼자 왔다.
S#44. 재천 집
동규가 혼자 들어온다. 개가 없다. 동규 나간 집 같은 마루 앉아본다. 누구의 신발인지가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다. 동규, 치워둔다. 가만히 방문을 열어보고 그냥 마루에 앉는다.
S#45. 재천 부엌
동규 들여다본다. 여자없는 부엌이다. 가서 뭐도 열어보고 한다.
S#46. 재천방 (저녁)
동규, 들어와 앉아있다. 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재천의 웃는 소리와 친구가 부축하고 같이 올라오는 소리다.
S#47. 재천마당 (저녁)

친구            야, 야, 발좀 제대루 디뎌, 임마! 글루 가면 넘어진다, 너?
재천            임마! 너 아무리 그렇대두 임마 너 그런 박색을 데리구 올
                수 있냐, 너?
친구            그만하면 중지사는 된다. 뭐가 어떻다구 그래, 얘가?
재천            임마, 나 눈 높아! 아무 여자나 갖다 부치지마, 자식아!
친구            어? 그런데 왜 불이 켜져 있냐, 니 집에?
동규            (나온다)
친구            동규 왔구나…! 재천아, 너 큰아들 왔다!
재천            (놀라서 본다)
동규            (내려선다) 지금오세요, 아부지…?
재천            너 웬일이야? 하하, 잘난 놈 너 웬일이냐, 여기?
동규            …
재천            아부지가 술 조금 했다. 조금 했어! 임마!
다리도 못 가누면서.
S#48. 재천 방
재천은 드르렁 코를 골고 동규가 바라보고 앉아있다. 자다가 목을 벅벅 긁기도 하는 재천. 동규 보며 생각 중이다.
S#49. 바다 (아침)
S#53. 등대
동규 혼자 오래 앉아있다.
S#54. 수경 친정집
수경모, 수경과 동규가 들어와 살 방을 꾸미고 있다. 

수경             와, 이쁘다. 엄마 동규씨 영덕 갔어. 자기 아버지 만나러.
수경모           왜
수경            우리가 여기 들어와 산다구 말하러 갔지 뭐. 어마 근데 나 부엌 살림을 다  
                어떡해.
수경모          갖고 올거나 뭐 있나, 갖고 오지마. 뭐 갖고 온다고 따로 밥  해먹기도 않   
                 을 거잖아.
수경             그리고 엄마, 우리 밥값 정말 받을 거야.
수경모           그럼 공짜로 있을라 그랬니? 너, 니 올케 눈치 보여. 그 대신 내가 돈 모  
                 았다가 너 집 사서 나갈 때 살림살이 사줄께. 
수경              정말이야, 엄마. 엄마 우리 동규씨 구박하고 그러지 마.  
수경모            알았어. 너두 조심해. 팔자에 없이 사위 시집살이 하게 생겼어.
수경, 수경모에게 사과 먹여주고 깔깔거리며 누워서 사과를 먹고 있다. 

수경모            너 그만 먹어, 살쪄.
수경              나, 너무 좋아
S#55. 수경 신방 (저녁)

수경            어? 언제 왔어요?
동규            아버지 오실 거야. 내일모레쯤.
수경            영덕 갔었죠? 그랬나부다 했어요!
동규            아버지가 일루 이사 오실 거야.
수경            ?
동규            짐은 다 버리구 오시라구 했으니까 아주 조금만 갖구 오실
                거야.
수경            그럼 우리는 성북동으로 들어가는 거지?
동규            아니 안 가.
수경            동규씨…
동규            미안해, 난 못하겠어. 처가에서 사는 일.
수경            그럼 여기서 아버님이랑 모두 같이 살자구?
동규            미안해. 이해해라. 난 수경이 부모님이랑 한 집에 못 살겠어.
                도저히 자신 없어! 그렇게 살기두 싫구!
수경            …
동규            여기 전세금은 아버지가 집 팔리면 해주시기루 했어. 돈 오
                면 장모님께 갚아드려.
수경            여기서… 모두 같이 북적거리구… 그렇게 살자구?
동규            그래.
수경            동규씨나 많이 그렇게 해! …혼자나 그렇게 하라구! 난 싫
                어! 난 우리 집에 가서 살 거야!
수경, 미친 듯 화내며 가방 꺼내 자기 옷을 주섬주섬 챙긴다. 

동규            (말린다) 수경아.
수경            (휙 밀쳐버린다) 놔! 놔! 난 우리 집에서 살 거야! 여기서 실
                컷 살아! 자기네 식구들끼리 행복하게 살아보라구!
수경 그러면서 화장품도 휙휙 쓸어담고 옷가지도 휙휙 주워담고 한다. 

동규            수경아!
수경, 나가버린다.
S#56. 홍여사 마당
수경이 가방을 들고 나온다. 동규가 급하게 뒤따라 나와 붙잡는다. 

동규            수경아, 잠깐!
수경            비켜!
동규            좋아… 가는 건 좋은데… 확실히 하구 가?
수경            ?
동규            나 성북동에 안 데릴러 가? 절대 안 가? 그거 확실히 알아
                둬?!
수경            데릴러 와두 안 따라와, 나두! 절대루!
수경, 나가버린다. 

동규            … 너 이게 우리 끝일 수 있다는 거 알구 나가?
수경            동규씨가 끝이라면 나두 끝이야… 그래!
수경, 나가버렸다.
S#57. 동네길 (밤)
수경, 가방을 들고 나온다. 돌아보나 동규가 안 따라온다. 수경, 가방을 놓고 기다려본다. 안 온다. 수경, 지나는 택시를 세운다. 수경, 타고 가버린다.
S#58. 동네길
동규, 급하게 나온다. 보니 수경이 택시를 타고 막 가버린다. 동규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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