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 회 그대 그리고 나

S#48. 미숙방
미숙 아픈 그대로 누워서, 기운없는 손을 뻗어 완구를 눌러본다. 소리가 나 온다. 미숙, 몸을 일으켜서 힘껏 그 완구를 벽으로 집어던져 버린다. 그리고 는 지갑에 들었던 영규가 준 반지를 꺼내 본다. 제 손가락에 낀다. 흐트러 진 머리칼을 쳐올리며 비틀비틀 일어난다. 웃목에 둔 쌀자루를 열고, 그 안 에 둔 플라스틱 바가지로 쌀을 퍼낸다. 일인분 쯤 퍼내다가 다시 더 퍼낸 다. 미숙, 비틀거리며 들고 나간다.
S#49. 미숙 동네 큰나무
바람이 불어서 잎이 다 져간다.
S#50. 미숙방
미숙, 그 얼굴 그대로 냄비를 통째로 들여다놓고 하얀밥을 마구 퍼서 먹는 다. 김치 하나와 된장찌개 하나의 밥 쟁반. 미숙, 땀에 젖고 흐트러진 머리 칼을 쳐올려 가며 더운김 오르는 밥을 지어서 걸신들린 듯 먹는다. 먹다가 문득 손에 낀 반지를 본다. 

영규E           날마다 이거 보며 내 생각하며 이빨 갈아! 이빨 갈구 돈벌어!
미숙, 이를 부드득 간다. 번쩍이는 눈빛이 처절해서 무섭기까지 하다.
S#51. 동욱집 근처 골목
영규, 양복을 쭉 빼입고, 뭔가 다른 생각을 하며 건들건들 걷는다. 버린 여자에 대한 가책은 혼자 있을 때면, 대책없이 그를 괴롭힌다.
S#52. 동욱네 빌라트 경비실
영규, 다시 경비와 이야기 한다. 

영규            또 없어요? 아니, 그 집 사람들은 날마나 어딜 그렇게 다  
                 니는 겁니까?
경비 아저씨가 다들 여행갔다고 하는 모양. 

영규            언제 옵니까?
모른다고.
영규 안녕히 계세요.
영규 싹싹하게 하고 나온다. 

영규            뭐가 잘 안되는데…?
영규, 체념하고 돌아 나온다.
S#53. 다른 골목
시연네 집 골목. 영규, 바로 이 집이었다 하고 주의 깊게 살펴본다. 검정 대형차가 한 대 서있다. 영규, 안 보는 척 보고있는데, 문이 열린다. 보디가 드나 기사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축 늘어진 여자를 안고 나온다. 시연이다. 놀라서 바라보는 영규. 시연, 동공이 반쯤 풀린 듯한 표정으로 눈 뜬채, 차 에 태워진다. 여러날 음식을 거부해서 생긴 탈진상태… 

영규            여보세요, 이 아가씨, 왜 그래요?
얼른 문을 열어주는 남자를 붙잡고 물어보나, 대답없이 째리기만 한다. 뒷 자리에 타고 눕혀지는 축 늘어진 시연. 남자들 타고 차 급히 골목을 빠져 나간다. 영규, 놀라 바라본다. 영규, 가만히 품안에서 시연의 크리스탈을 꺼 내 본다. 천천히 그 집 담 한 번 올려다 보고 차 간쪽을 뒤돌아 본다.
S#54. 수경 거실 (저녁)
수경, 지쳐서 천천히 들어온다. 

수경            다녀왔습니다...
명우            너 내일 결혼할 신부 맞니?
보니, 수경부와 바둑 두고 있는 사람 명우다. 

수경            명우야!
수경부         늦었다구 가겠다는 걸 내가  얼굴보구 가라구  붙잡았다.    
                난 인제 들어갈랜다. 고단해!
명우            저하구 바둑 두시느라고 고생하셨지요?
수경부          그래, 자네는 너무 정석으로만 둬! 그래서 재미가 없어!
손쳐 들고 들어가 준다. 

명우            이렇게까지 일 안하면 그 회사 너 쫓아내는거야?
수경            사람이 줄어서 두몫해야 했어…그리구 며칠 쉴거니까…머
                리 할 것 해놓구 갈려구… 남한테 폐 끼칠수 없잖아?
명우            (웃는다) 축하해…
수경            내일 안 올거야?
명우            못가…
하고는 품안에서 토익시험 응시표 보여준다. 

명우            나 그 시간에 시험 봐!
수경            잠간 들렀다 갈수두 있잖아?
명우            그러기 싫어!
수경            왜? 와라!
명우            너 가끔 잊어버리는 모양인데, 수경아… 나두 남자야!
수경            (미안해서 웃는다)
명우            정말루 축하해…
수경 명우를 안는다. 

수경            힘들 때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명우, 돌린 얼굴은 그러나 힘들어 보인다. 

명우            내일부터는 너하구 이런 포옹두 안되겠구나, 그렇지?
수경            (떼어내며) 왜? 왜 안 되는데?
명우            이제 남의 여자잖아?
수경            아니? 난 누구 아내기 전에 나, 윤 수 경이야! 언제나!
수경, 다시 한번 명우를 힘차게 안아준다.
S#55. 결혼식 몽따쥬
동규의 신랑 입장. 수경의 신부입장 .신랑 신부 절 .신부 부모석의 수경부모 얼굴. 신랑 부모석의 큰고모와 재천. 수한과 애주의 화사한 모습. 영규, 민 규,상옥의 모습. 상옥은 입 부르튼 모습. 팀장들 동료들 모습 양가 가족사 진 어째 홍여사 옆에 서보려고 애쓰는 친구. 안 찍는다고 가는 상옥을 붙들 어오는 영규의 화난 얼굴. 상옥을 끌어다 가족석에 세우는 영규. 렌즈를 보 지않고 허공을 보는 우울한 민규, 상옥을 향해 이를 드러내고 나무라는 영 규,그리고 수경쪽을 향해 몰래 눈을 흘긴 상옥의 찡그린 모습이 잡힌 한 장 의 스냅이 수경의 결혼생활을 암시하는 듯 하다. 그런 형제들 사이에 다소 우울한 얼굴의 동규와 화사하게 웃고 있는 수경의 자신만만한 얼굴….
10회 끝

HOME
NEXT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