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 (대본 제10회)

제 10 회 그대 그리고 나

S#39. 수경 거실

애주 수한이 와서 수경모와 이야기한다.
애주            (놀란 듯) 함이 안와요, 어머님
수한            왜 안 와요?
수경모          그런거 없기루 했다고 말했는데 니들 왜그래?
수한           그래두 그렇지! 도둑시집을 보내나?  함두 안 받구 애를      
                 보내요?
화낸다, 수경, 나온다.
수한            야, 너 왜 함두 안 받는 시집을 가냐?
수경            응, 오빠! 우린 그런 인습, 타파하기루 했어!
애주            아가씨두! 그게 어디 인습이예요? 전통이죠?
수경            … (약오르나) 전통두 변질되면 인습이에요!  모르셨어요? 
                다녀올께요!
수한            너 또 나가니? 어디 가?
수경            회사! 며칠쉴래면 야근  좀 해야 하거든!  오빠, 여행티킷 
                고마웠어!
수경, 기죽지 않고 나가버린다.
S#40. 동규 하숙집 (오후)

동규가 재천에게 옷 한벌 사 주었다. 양복입고 서 있는 재천, 봐주는 형제 들. 상옥은 양장 쇼핑백 놓고 앉아있다.
동규            괜찮아요, 아부지?
재천            뭐, 괜찮은 것 같다.
영규            너두 한번 입어봐, 상옥아!
상옥            됐네. 아부지, 저 친구좀 만나구 올께요…
영규            어딜 가? 너, 가지마. 알았어?
상옥            내가 진짜루 결혼식 안 나타날까봐 겁나서 그래?
상옥, 쇼핑백 들고 일어나며.
상옥            아부지, 옥주네서 자구, 내일 식장으로 바루 갈께요.  어차
                피 여기서 모두 잘수두 없잖아요!
영규            너 연락처 적어놓구 가! 전화번호 적어!
상옥            가서 전화할게. (머리등 빗으며 정리한다)
민규            누나, 나두 같이 가자. (웃옷을 걸쳐입는다)
재천            막동이는 또 어디가?
민규            저두 친구 좀 보구 올께요..
동규            너무 늦지 마..
재천            민규야, 넌 가지마라!
영규            두세요, 아부지! 모처럼 서울 왔는데. 좀 돌아 다니라구요! 
                야, 니들 차비있어? (척척 몇만원씩 꺼내준다) 일루와, 내
                가 줄게!
모두 놀라서 본다.
영규            왜들 그렇게 봐요? 그 전에 저금해 둔거 있었어요…
S#41. 송파거리

민규, 이번엔 망설이지 않고 급하게 간다. 얼굴에 긴장이 가득 실려있다.
여자E           거기 사거리 은행뒤에서 무슨 분식점을 하고 산다더라…
민규 부지런히 길을 간다.
S#42. 계순가게 골목

민규, 긴장된 얼굴로 골목으로 들어선다. 분식가게 나란히 두 개 이어져있 다. 민규, 이 골목 맞다… 싶다. 첫 번째 집으로 가서 들여다본다. 없는 듯 돌아선다. 두 번째 집… 또또와 분식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들 상대의 가게.
S#43. 계순가게

민규, 긴장된 얼굴로 모래 들여다보는데, 누가 뒤에서 말한다.

계순 학생, 좀 비켜줘.

민규, 뒤 돌아본다. 신문지로 덮은 분식 그릇 쟁반을 들고 들어오는 계순. 민규, 그 얼굴 보자, 얼어붙는 듯 하다. 나이는 좀 들었어도 사진과 같은 얼 굴이다. 계순, 찾아온 그릇들을 카운터 너머로 넘기고 빈 탁자를 닦기 시작 한다. 닦다가 아직도 엉거주춤 서 있는 민규를 본다.

계순 들어와, 학생. 우리집 맛있어.

민규 들어온다. 민규, 겨우 앉는다. 차마 얼굴을 다시 못 보겠다. 계순 물잔 을 하나 갖다놓고 묻는다.

계순 뭐 먹을 건데? 민규 …(그 핑계로 다시 올려다 본다)… 뭐가 맛있어요? 계순 다 맛있어! (배시시 웃는다) 민규 아무거나 줴요.줘요. 계순 만두 줄까, 학생? 찐만두? 민규 네…

민규, 가슴이 터질 것 같다. 계순, 카운터로 가서 주방 아줌마에게 말한다.

계순 아줌마, 찐만두 하나.

하고는 자리에 앉아 라디오를 켠다. 나오는 노래를 따라부른다. HOT의 행 복이나 뭐 비슷한 최신 댄스곡 정도로…계순이 만두를 갖다 놓아준다.

계순 맛있게 먹어, 학생.

하고는 계순 옆 탁자를 닦는다.

민규 저… 얼마예요? 계순 3천원

두 사람 손이 돈을 주고 받고 한다. 돈 한 장 떨어 트리는 민규. 바닥에 떨 어진 돈 서로 줏으려고 한다. 먼저 줍고 웃는 계순.

계순 학생, 우리 집에 처음 왔지? 민규 네… 계순 그런 줄 알았어. 처음보는 얼굴이기에.
S#44. 신촌 옷가게 정도

젊은 여성들이 많이 입는 옷가게 상옥, 옷을 보고 만지고 걸쳐 보고한다. 다른 것 내려보려는데, 가게여자, 신경질을 은근히 낸다.

옷가게여자 아가씨, 살거야 안 살거야? 안 살거면 그만 만져!

상옥 무안하다.

상옥 맘에 들면 살거예요, 왜요?

종업원, 들어오는 다른 멋쟁이 여자들에게 반색한다.

옷가게여자 지혜씨,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어?

젊은 여자들 안녕하세요, 바빴어요 등등 하며 웃고 한다. 상옥, 그들을 돌아 보며, 혼자 슬그머니 나간다. 아무도 상옥을 돌아보지 않는다.
S#45. 가게앞

보니, 죽죽 뻗은 멋쟁이들이 그녀를 지나쳐 간다. 풀죽어 나오는 상옥.

상옥 체! 언제구 나한테 제발, 우리 옷 한 번만 입어달라구 사 정할 걸? 어디 그때, 입어주나 봐!

상옥 고개를 휙 쳐들고 가슴을 딱 펴고, 지지않고 걸어간다.
S#46. 계순 가게

민규 만두를 다 먹지 못하겠다. 계순이 전화를 받고 있다.

계순 (적으며) 순두부 두 개하구…된장 하나요? 알았어요, 감사 합니다.

민규, 일어난다.

민규 안녕히계세요. 계순 안녕히가세요. 아줌마, 순두부 두 개. 어, 그리구 뭐였지? 아줌마 된장 하나 계순 맞아, 된장 하나!

민규 돌아보고 나가다가, 카운터위에 놓인 안내 명함 한 장 갖고 나간다.

계순 학생!

민규 떨린다. 천천히 돌아선다.

민규 저 부르셨어요? 계순 돈 안냈잖아? 민규 (실망) 아줌마 아이구, 아까 받았잖아! 계순 받았어요… 미안해, 근데 맛 없었나봐? 다섯 개나 남겼네? 민규 배가 불러서 그랬어요. 죄송합니다.

민규 나간다.
S#47. 골목

민규, 울고 싶다. 잠시 서 있다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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