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7. 선착장 정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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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가 고깃배의 엔진을 손보고 있고, 재천은 시사주간지를 읽고 있었다.
활어를 넘기고 기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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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힘들면 관둬, 아부지가 한다.
민규 다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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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작업복 차림으로 종이컵 커피를 마시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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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그 고물배 버려라, 아주 버려! 야, 여기 있다 (넘긴 돈)
재천 (다가가며) 왜 이것밖에 안돼?
친구 활어 시세 날마다 떨어지는 거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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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야, 너 이 지긋지긋한 일 결국은 니 막둥이까지 시킬래?
재천 지가 따라오는 걸 어떡해?
친구 그만 끼구 살어, 그만. 너 쟤, 측은하다구 마냥 끼구 돌면
쟤, 빙충이 된다. 너? 내돌리란 말야, 사내자식! 서울 안보
낼거면 아주 취직을 시켜 눌러 앉히던지. 기술을 가르치던
지!
재천 아, 거 자식! 잔소리두 퍽두 많다?!
친구 야, 민규야! 너 자동차 좋아하지? 정비일 이나 배워라! 앞
으루 여기두 서울같이 집집마다 차사태난다! 배우겠다구만
하면 내가 당장 취직시켜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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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돌아가는데, 영규가 군복을 차려입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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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아저씨 일찍 나오셨네요!
친구 너 식전부터 어디 가냐?
영규 서울 좀 가려구요
친구 (간다) 그래, 잘 다녀오너라.
재천 서울은 왜?
영규 친구들 좀 만나볼려구요. 취직자리두 알아보구 해야죠. 다
녀오겠습니다.
재천 아침이나 먹구갈 일이지, 차비 있냐?
영규 네, 있슴다!
재천 (돈 받은 것에서 몇 푼 준다) 형 만나거든 말해! 춥기 전
에 빨리 결혼식 해버리라구.
영규 네, 다녀오겠습니다.
민규 작은 형, 언제 오는데?
영규 금방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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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민규 배로 가서 계속 일한다. 영규 가다가 돌아본다. 구부려 일하는
아버지와 동생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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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 아부지!
재천 뭐?
영규 조금만 기다리세요! 제가 나중에 잘 모실께요!
재천 건방 떨지마 자식아!
S#18. 시외버스 터미널
미숙 (동두천?) 표 직행 없죠? ...그럼, 서울표루 주세요
영규 두장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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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표정 없이 돌아보고는 다시 창구에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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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서울행 한 장이요
영규 두장 사라구
미숙 오빠껀 오빠가 사.
영규 (기가 막혀서 보는)
S#19. 근처 해장국 집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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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영규, 해장국을 먹고 있다. 미숙 허겁지겁 먹는다. 영규는 남의 눈에
띨까봐 조심해서 주위를 살피며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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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야, 좀 천천히 먹어! 누가 쫓아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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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너 저녁 안 먹었냐?
영규 아, 이런! 야, 너 왜 끼니 안찾아먹구 그래? 밥을 못 먹었
으면 빵이라두 사다 먹어야지, 쫄쫄굶냐, 바보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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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나머지 국물까지 다들고 마시고는 놓는다. 영규 제밥을 덜어줄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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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딱 막으며) 됐어, 배불러 인제..
영규 (잠시 측은한 얼굴로 보다가) 미숙아. 너, 돈 얼마나 모았
냐? 한 몇천 되냐?
미숙 .. (웃는다. 어이없어서) 나 돈 없어.
영규 임마, 내가 물을 때는 다 생각이 있어서 묻는 거니까 솔직
히 인간적으루 대답해봐. 총, 한 이삼천 되냐?
미숙 꿔둔 돈 까지 다 받으면 한 돈 천 될거야.
영규 (실망이다) 돈 천?
미숙 응.
영규 꿔주기는 왜 꿔주냐? 누구한테 얼마 꿔줬어? 당장 받아
그거!
미숙 (본다)
영규 왜 그래?
미숙 오빠가 꿔 갔잖아.
영규 (놀라서) 내가?
미숙 총 백5만원이더라 빨리 줬으면 좋겠어
영규 얘가 아주 사람잡겠네. 내가 언제 너한테 백만 원씩이나
꿨냐?
미숙 보고싶음 봐, 여기 다 적어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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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수첩을 꺼내준다. 영규 슬쩍 본다. 깨알 같이 적힌 작은 글씨들 날자
별로 적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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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소소한 건 계산하지두 않았어, 보라구. 틀린 것두 있나 보
구.
영규 뭘 보냐, 너하구 나사이에! 이 자식 완전히 토라졌네? 하
하!
미숙 언제 갚아줄거야?
영규 싹 갚아줄게. 걱정마! 근데, 미숙아. 너 혹시 땅은 없냐?
느 아부지가 물려주신 논밭 같은 것 없어?
미숙 있었는데. 우리 작은 아부지가 다 팔아 먹었어.
영규 (대 실망이다)
미숙 그런데 왜 물어?
영규 ..야, 너 겨우 돈 그것 갖구 있으면서 한 푼 이래두 더 벌
생각은 안 하구 여기가 어디라구 장사두 다 팽개치구 내
려오냐, 내려오길?
영규 어떻게 그렇게 한심하냐구, 이기집애야! 네 처지에 지금
밥까지 굶어가며 뭐하러 여길 왜 내려와 글쎄!
미숙 자꾸 머리치구 그러지 말아줬음 좋겠어. 나두 후회하구 있
으니까.
영규 (놀라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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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탁자에 제 밥값만 놓고 가방을 들고 휙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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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0.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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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 미팅을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 동규와 영미가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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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박동규씨는? 안 왔어요?
대리 네.
팀장 최영미씨두 안온 거야?
팀장 어떻게 된 거야, 이 사람들? 자, 이것 한 번씩 검토해 봅
시다! 인도 페어아우트라인이예요
대리 지원 팀입니다. 응, 최영미씨 나야.
대리 .. 알았어요.. 네에..
팀장 최영미씨 왜 늦는답니까?
대리 좀 늦겠답니다.
팀장 아프데요?
대리 아뇨, 저 잘 모르겠는데요?
팀장 아프지두 않는데 왜 늦는다는 거야? 박주임은 또 왜 이러
나? 이거? 이거 팀전체 철야 행군한번 또 해야겠는데?!
S#21. 자판기 코너
수경 뭐예요, 대리님?
대리 최영미가 사고친 것 같아.
수경 ?
대리 이러는 거야! 자기가 사정이 있어서 오늘 좀 늦겠대! 그러
면서 덧붙인 말이 뭔 줄 알아? 박동규 주임두 같이 늦을
거라는 거야!
수경 그게 무슨 뜻인데요?
대리 무슨 뜻이겠어? 지금 같이 있다는 뜻이지!
수경 (놀라서 본다)
대리 얘네 들, 지난밤에 사고 쳤다니까!
수경 ...
대리 호시탐탐 그렇게 노리더니 결국은 성공하는구나!
수경 (휙 돌아선다)
대리 박동규씨가 쇼크가 크긴 컸나부다, 그지? 상처가 엄청 컸
던게 분명해! 자기두 마찬가지지? 솔직히?
수경 아뇨...! 전 그런 거 없어요!
대리 나한테까지 잘난 척 할거 뭐 있니? 그러지 마!
S#22. 수경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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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신문을 보고있는데, 수경모, 앞치마를 입고 청소중이다가 수경의 방
휴지통을 들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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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모 여보, 어떡해요, 얘?
수경부 ?
수경모 (휴지통에 가득든 휴지를 들어 보이며) 밤내 울었나봐! 얘
가 아주 밤내 펑펑 울었다우! 티슈한통을 다 썼어요!
수경부 (다시 신문만 본다)
수경모 멀쩡해 보이는 거, 얘, 쇼하는 건가 봐요! 어떡해요?
수경부 ...
수경모 뭐라구 말씀을 하세요!
수경부 기르던 강아지 한 마리 떼내자 해두 시간이 걸리는 법 아
니오. 호들갑 좀 떨지말아요!
수경모 아뇨! 얘, 아무래도 이상해요!
수경부 ?
S#23. 수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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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신문 들고 들여다보는데, 수경 모가 수경 방의 서랍들을 마구 빼고
뭔가를 급하게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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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부 당신 뭐하는 거예요, 지금?
수경모 혹시 일기 같은 거 쓴 거없나 찾아볼려구요! 얘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좀 알아야 겠어요!
수경부 제발! 관둬요! (나무란다)
수경모 (놀라서 본다) 왜 소리질러요? 이러다가 어느날 얘가 엉뚱
한 소리하구 나오면 어떡할려구요?
수경부 엉뚱한 소리는 무슨 엉뚱한 소릴해, 수경이가!
수경모 그 남자를 다시 만난다구 하던지 그럼 어떡하느냐구요
수경부 그럴 리가 있어? 안 만날려구 하니까 애가 힘든 거지.
수경모 (그런가..?)
수경부 믿구 기다려요, 그래주라구..! 그리구, 다 큰애 책상을 뒤지
는 건 또 뭐요? 수경이가 중학생이요?
수경모 ... (화나고 무안하다)
S#24.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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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일이 손에 안 잡힌다. 특장차 등의 팜플릿 등을 들고 정리하다가 바
닥에 쏟아버린다. 이 대리 그런 수경을 훔쳐본다. 영미가 조용히 들어온다.
수경 모른척하고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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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수경 (의례적인 미소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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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제자리에 앉아서 자기일을 한다. 수경, 신경이 쓰여 힘들다. 재료를 들
고 나간다. 영미 모른 척 일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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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최영미씨. (다가가다)
영미 네.
대리 엊저녁에 박주임하구 같이 있었어?
영미 ...
대리 호기심으루만 묻는 건 아니니까 대답해 줘. 드림팀 깨질까
봐 걱정스러워.
영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