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9. 민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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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스케치북으로 만화 그리고 있고 상옥은 열심히 싸인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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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무슨 여자가 와?
상옥 내가 아니? 하여간 어떤 여자가 왔는데 아니더라!
민규 뭐가 아냐?
상옥 얼굴은 멀어서 못 봤지만, 딱 봐서 느낌이 우리 짝은 오빠
취향이 아니드라구! (싸인해서 제가 보다가) 야, 이중에서
어느 걸루 할까?
민규 뭔데?
상옥 내 싸인. 어떤 게 제일 멋있냐?
민규 무슨 싸인?
상옥 내가 뜨면, 팬들이 막 몰려 들거 아냐.. 그때 싸인 해줘야
지. 싸인을 너무 못하면 무식해 뵈잖아.
민규 (웃는다)
상옥 .. (정색하며 속상하다) .. 기분 나쁘게 너까지 웃냐?
민규 미안해, 누나..
상옥 나, 한다구! 해낼 거니까 두구 봐!
민규 미안해.
상옥 (싸인 한 종이 휙 버리며) 아, 답답해서 미치겠다! 누가 한
달에 50만원씩만 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 궁리)
민규 (돌아본다)
상옥 ..그러면 서울가서 모델학원 다닐 수 있을 텐데!
민규 50만원으루 어떻게 서울가서 학원 다니며 사냐?
상옥 살 수 있어! 내가 다 계산해 놨다구. 잠은 친구네 서 밥값
만 좀 내구 끼어자구, 눈치하면 견디면 되니까 학원비, 화
장품비, 의상비, 교통비.. 아르바이트루 보탠다. 해두, 최소
한 50은 필요한데.. 아냐, 화장품은 샘플만 얻어쓰기루 하
구, 걸어다니구, 점심 굶구 하면, 30만원만 있어두 될 거
야. 누가 단돈 30만원이래두 다달이 좀 보태주면 소원이
없겠다. 진짜!
민규 (그 이야기 혼자 새겨듣는다)
작은고모 상옥아!
상옥 작은 고모는 또 왜 오셔?
S#10. 재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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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모가 타블로이드판 주간시사지 읽고 있는 재천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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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천 무슨 계를 들라구 그래? 야, 난 그딴 거 안 해. 관 둬.
작은고모 오빠, 동규 금방 장가갈 거 아니에요? 내몫 줄 테니까 하
나 들란 말예요! (작은 수첩들고 설명하던 중이다)
상옥 아부지 하나 들어요. 곗돈 타면 좋잖아요
작은고모 보니 잘사는 집 딸 같던데, 반지 하나는 해줘야 할거 아녜
요? 처가 집에 동규 체면두 있는데.
재천 그따우 것 안 해줘두 우리 동규 꿇리지 않아!
작은고모 누가 꿇린 대요? 색시 집에서 동규한테 양복이니 뭐니 다
고급으루 해줄텐데, 색시 반지 하나라두 변변한 거 보내야
오빠 인사가 될 거 아녜요?
재천 (그건 그렇다)
작은고모 하는 걸루 해요?
재천 .. 알아서 해!
재천 너 어디 갔다 오는 거냐?
영규 네, 좀 어? 작은 고모 오셨어요? (반색하는 척 한다)
작은고모 너, 아무리 내가 없이 산다구 우리 집엔 들여다두 안 보는
거야?
영규 에이, 작은 고모! 금방 오다가 들리니까 안 계시던데 뭘!
작은고모 니들 그러지들 말아! 그럼 오빠, 하는 걸루 하구 나 가요?
영규 에이, 작은 고모 놀다 가세요! 우리 작은 고모는 왜 이렇
게 안 늙으셔, 응?
작은고모 얘, 비켜. 징그러!
S#11. 민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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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들어온다. 상옥이 쪼르르 따라 들어온다. 민규, 얼른 스케치북 치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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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짝은 오빠, 그 여자 누구야?
영규 누구?
상옥 봤는데, 나?
영규 보긴 누굴봐? (화를 낸다)
상옥 .. (찔끔해서 들어간다)
영규 핼끔핼끔 눈치나 보지 말구, 반찬 같은 것 좀 신경쓰구 그
래! 기집애가 집에 있으면서 김치두 없구, 밥상이 그게 뭐
야?
상옥 치, 괜히 야단이야! (영규를 좀 무서워한다)
영규 또 한번 아부지가 밥하구 그러는 거 알면 너 정말 혼나?
상옥 알았어..
영규 그리구 너, 터미널 근처 여관에서 일하는 애 알어?
상옥 누구? 몰라?
영규 너하구 잘 아는 눈치던데? 동창이라면서?
상옥 모르겠지만 뭐 내 팬들 중에 누군가부지! 내 팬들 무지 많
거든!
영규 (정색해서) 까불지말구, 남자애들 조심해? 괜히 시시한 놈
들하구 시시덕거리구 그러는거 내 눈에 보이면 가만 안
둘거니까! 알았어?
상옥 오빠! 그 점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하는데, 걱정마! 짝은
오빠 덕분에 난 남자보다는 눈이 아주 정확하다구! 걱정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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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옥, 낼름 혀 내밀고 도망쳐 나간다. 영규, 상옥 나가자 벌렁 드러눕는다.
민규는 책 보다가 슬쩍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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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야! 자리 펴!
민규 (얼른 자리를 펴준다)
영규 ..에이, 심난해!
민규 발 씻수 자, 작은 형.. 얼른! 냄새 나.
영규 하, 자식! 무슨 냄새가 난다구 야단이야? 임마, 향기야, 향
기! 맡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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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민규에게 발가락을 장난하고 민규는 웃고 피하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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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 근데, 임마! 너 작은 고모가 오셨으면 안방에서 같이 어울
리구 해야지, 왜 혼자 방에 있었어, 응?! (정말로 나무란
다)
민규 ...
S#12. 여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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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자리에 들지 않고 혼자 앉아있다. 속상하다. 누군가 노크를 한다. 미숙
반가워서 벌떡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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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기대) 누구세요?
종업원 숙박비 선불인데요?
미숙 얼마에요?
종업원 00데요
미숙 저, 어디 밥시킬 데 있을까요? 저녁을 아직 못 먹었는데..
종업원 에이, 다 문닫았죠. 지금이 몇 신데?
종업원 상옥이 오빠하고는 어떤 사이세요? 실례지만?
미숙 그건 왜 물어요?
종업원 아뇨, 그냥.. 그 형이 그전에 다니던 여자들 하고는 좀 달
라 보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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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 휙 문닫아 버린다. 미숙 털썩 주저앉는다. 뭔가 생각하더니, 가방에서
돈 전대를 꺼내 거기든 작은 수첩을 꺼내 본다. 깨알 같이 써진 액수들, 날
자들. 수첩을 보던 미숙. 작은 휴대용 계산기를 꺼내 꼼꼼히 계산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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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3. 어느 산길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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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멈춰서 있는 차 한 대. 그 차안에서 휴대용 담요를 덮고 괴롭게 잠
들어있는 동규. 괴로운 듯 몸을 뒤척이다가 문득 잠을 깬다. 빈차 안에 혼
자 잠들어 있었다. 놀라서 정신을 차리려 드는 동규. 자기 몸을 덮고 있는
담요를 털고 놀라서 눈을 뜬다. 히터가 켜진 차. 동규,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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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4. 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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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카를 입고 등을 보이고 앉은 영미. 두통으로 찡그린 얼굴을 하고 동규가
나온다. 영미 기척에 뒤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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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깨셨어요?
동규 여기가 어디예요?
영미 저두 몰라요... 곧 해가 뜨면 길을 찾아볼께요
동규 최영미씨?
영미 ...
동규 (화낸다) 어떻게 된 거예요? 여긴 어디구?
영미 저두 정말 몰라요 아마 박주임님 고향 가는 어디쯤일 거
예요.
동규 (기가 막혀 고개를 털고) 이게 무슨 짓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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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생각 안 나세요? 엊저녁 포장마차에서 저더러 그러셨잖아
요.. 답답하다구, 서울 떠나구 싶다구, 어디든지 제발 데려
가 달라구요. 그래서 그런 것뿐이에요...
S#15. 간이 휴게소 정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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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규 .. 나한테 정확히 원하는 게 뭐예요, 최영미씨?
영미 저를 좋아해 주세요
동규 (웃는다) 왜 이래요? 영미씨, 엊저녁에 봤잖아요? 난요, 쉽
게 망가지지두 못하는 못난이예요.. 현재로선 난 다른 여
자를 더 만나구 싶지두 않구.. 그럴 의욕두 없어요..
영미 두분 끝났잖아요
동규 ... 부끄럽지만 말하죠.. 나, 아직 그 여자를 정리하지 못했
어요
영미 기다릴께요
동규 .. 싫어요, 자신 없어요
영미 그럼.. 절 윤수경씨 대신이라구 생각하세요, 대역두 좋아요
동규 영미씨 왜 이러는 거요?
영미 오래 기다렸어요. 입사 이후 지금까지.. 두분이 잘 되시는
것 보구 아마두 평생을 기다려야 할지두 모른다구 생각해
본 일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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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 내세라두 좋다구, 그런 생각 해본 적두 있었구요..
동규 (놀라서 본다)
영미 잊게 해드릴께요. 그 여자 지워 드릴께요.
영미 저한테두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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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곳을 보고 말하는 영미의 무표정한 얼굴에 한줄기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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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6. 바다 (아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