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회 그대 그리고 나

S#1. 수경집 근처 길 (밤)
전회의 재즈클럽에서 나온 후. 비가 그친 뒤, 작은 공원에 수경과 명우 앉 아 있다. 명우가 수경을 바래다주러 온 길. 수경은 약간 취했다. 혼자 생각 에 빠져, 자기 발끝을 오래 내려다보고 있다. 명우, 얘한테 무슨 일이 있었 구나 싶은 얼굴로 가만히 돌아본다. 

수경            ...3년 동안 만나던 남자하구 헤어졌어.
명우            (본다)
수경            나, 그 남자 되게 좋아했었다?
명우            근데 왜 헤어져?
수경            집이.. 가난하구, 복잡하구, 싫더라. 그래서 끝내자구 했어, 
                내가.
명우            ...
수경            근데 신경질 나게 간단치가 않아. 기분 나빠 죽겠어. 빨리 
                벗어나구 싶은데...
명우            차차 나아지겠지.
수경            차차 나아지는 거 싫어! 단번에 싹 잊구 싶어! 뭐 좋은 방
                법 없니? 아유, 신경질 나!
수경, 몰래 고개 돌리고 눈물을 찍어낸다. 

명우            티슈 줘?
수경            아냐, 나두 있어.
수경, 핸드백에서 휴지 꺼내 팽 코푼다. 

수경            아우, 챙피해!
그러면서 명우를 돌아보고 어색하게 웃는다. 명우도 웃어준다.

S#2. 대문앞
두 사람 벨 누르고 기다리고 섰는데, 수경 모가 나온다. 


수경모          왜 이렇게 늦었니?
명우            안녕하세요?
수경모          누구지?
명우            저 명우에요.. 일학년 때  여러 번 밥두  얻어 먹었는데요, 
                어머님?
수경모          (반갑게 알아보고) 그래! 알지, 명우 군대 갔었지?
명우            네.
수경모          반가워요, 어떻게 만났어?
명두            저두 어학 원에 다닙니다.
수경            명우야, 가봐.
명우            너 차둔데 알지? (키주며) 내일 찾아라.
수경            응.
수경모          너 취했니?
명우            제 잘못이에요 칵테일을  몇 잔 먹였거든요.  안녕히 계세
                요. 나 간다.
수경모          그래, 고마워요
수경            잘 가라.
명우 웃고 간다. 

수경모          (반가워서 은밀하게) 얘 쟤가 걔지? 신사동 살던 애? 어쩜 
                저렇게 훤하게 귀티가 나니 애가?
수경            (휙 엄마를 돌아본다. 반감을 느끼며)
S#3. 수경집 거실 (밤)
모녀 들어온다. 

수경모          쟤가 걔 맞어, 그래! 즈이 빌딩 꼭대기 산다던 애야. 그지?
수경            (그 말에 반감 느낀다) 네, 엄마!!  (휙 돌아선다) 걔, 맞아
                요! 우리 과 에서 제일 잘  살던 걔! 틀림없이 맞아요! 강
                남에 10층짜리 빌딩 가진 부잣집 아들, 맞다구요!
수경 말하고는 휙 들어간다. 

수경모          (놀라서) 쟤 좀 봐?
하는데 수경 부가 뒤에서 다시 내다본다. 

수경부          뭐요?
수경모          쟤, 왜 저러는 거래요, 네?. 수경아!  너 엄마하구 얘기 좀 
                해야겠다!
하고 그 방 앞으로 가려는데, 수경부 잡는다. 

수경부          관둬요
수경부 잡아끈다. 

수경모          너 엄마하구 얘기 좀 해, 나와! (화낸다)
수경부          허! 허!
S#4. 수경모 안방
하는 수 없이 들어오는 수경모. 

수경모          아니, 지가 좋아 지가 혼자  연애하구, 지 싫다구 지가 깨
                뜨리구! 그러구선 왜 신경질은 나한테 부려? 응? 내가  뭘 
                잘못 했다구!
수경부          관두라잖아요
수경모          아유, 열 받아, 정말!
수경모, 화가 치솟아 막 나온다. 수경부 말투에 놀라서 쳐다본다. 

수경모          (무안하다) 뭘 보세요?
S#5. 수경 방
수경, 겉옷을 벗고 크렌징을 시작하려는데, 눈물이 고인다. 수경, 크렌징을 버리고 전화기를 들고 온다. 삐삐 확인을 한다. 아무 것도 없다. 이번에는 장기보존 메시지를 듣는다. 

동규           (약간 취해서 달콤한) 윤수경. 아냐,  큰일났다. 어떡허지? 
                금방 헤어졌는데, 벌써  보구 싶어..  그리구, 사실은 오늘 
                너한테 꼭 할말이 있었는데, 못했어.. 지금 할게.. 부끄러워
                두 해버릴거야! 수경아.. 사랑해, 윤수경..  나 너 사랑한다
                구...
수경 눈물을 흘리며 듣는다. 수경 듣다가 그 메모를 지우려고 한다. 삭제 번호를 누르려고 손가락을 댄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누르다가 못 해버린다. 등을 보이고 펑펑 우는 수경의 모습. 티슈를 통째로 놓고 운다. 이불을 덮 어쓴다.

S#6. 교외를 속도를 낸 채 달리는 승용차 (밤)
그 안 조수 석에 취해서 잠에 곯아떨어진 동규. 운전석에 앉아 차분한 얼굴 로 운전하는 영미. 시계를 벗어나 달리는 차.

S#7. 시골 여관방 (밤)
영규, 미숙 들어와 있다. 미숙은 영규의 태도에 섭섭하여 오기가 나있는 상 태이다. 

영규            (입구에 선 채로 냉랭하게) 여기서  자구, 내일 아침에 올
                라가, 알았어?
미숙            .. (입 꾹 다물고 있다)
영규            대답 안해?
미숙            알았으니까 나가줘요
영규            (놀라서 본다)
미숙            내일 아침에 깨끗이 갈 테니까, 걱정말구 가라구요
미숙, 가방을 내려놓고, 겉옷도 벗고 한다. 영규 순간적으로 좀 미안한 얼굴 이 된다. 


영규            ..야, 김미숙.
미숙            (대답 없이 가방을 열고 허드레 옷을 꺼내고 한다)
영규            이 기집애가! 고개 들어!
소리지르는데, 미숙 고개 들고 똑바로 본다. 

영규            너 지금 나한테 반항하는 거야? 이 태도가 뭐야? 너? 
미숙            뭐든 오빠가 바라는 데루 해준다구.. 그럼 되잖아?
영규            그래, 잘 생각했다! 진작에 그럴 일이지!
영규, 나가려다가 잠깐 선 채로 말한다. 

영규            문 잘 걸구 자, 알았어?
미숙 대답 없이 칫솔을 챙겨든다. 

영규            ..대답 안해? 문 걸란 말야!
미숙            오빠가 나가야 걸지!
영규            (나간다)
미숙            (딸깍 문을 눌러 잠근다)
S#8. 여관방앞
영규 나가려다가 잠깐 뒤돌아본다. 은근히 걱정이 된다. 

영규            하이구! 너두 성질 있다 이거냐? (혼잣말) 야! 근데, 너 저
                녁 먹었냐?
대답 없다. 

영규            .. 모르겠다! 배고프면 알아서 먹겠지!
휙 돌아서 나가려는데, 종업원이 청소중이다. 

종업원          안 주무시구 가세요?
영규            (힐끗 본다)
종업원          상옥이 동창이예요
영규            니네 집이냐?
종업원          네.
영규            자식이! 내가 임마 이런데서 자구 댕기는 사람 같아 보여? 
                (나가다가) 야, 저 여자 숙박비 좀 싸게 받아.
하고는 나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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