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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싹틔운 박원숙과의 웃음 넘치는 사랑인가. 아니면 미운정이 가득한 옛 여자 이경진의 품인가. 중년의 터프가이 최불암이 두 여자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
매주 말 시청률 기록을 새로 만들고 있는 MBC TV 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주인공 '박재천'의 행보를 놓고 제작진과 작가가 한창 고민하고 있다.최근 드라마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된 박선장의 행보다. 그동안 수많은 시청자들의 인기를 등에 업고 박선장은 '홍여사'(박원숙)와 곧 결혼을 눈앞 에 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막내아들 '민규'(송승헌)의 갈등속에 옛 여자 '계순'(이경진)이 뒤늦게 나타났다. 두사람은 마침내 지난 8일 외나무 다리에서 마주치고 말았다. 한동안 이들의 삼각관계가 갈등구조를 그리기는 하겠지만 종영을 앞두고 어떤 방식으로든 결말을 내려야 한다.이를 앞두고 제작진과 작가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홍여사와의 결합은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어갈 수 있다. 두사람이 그동안 보여준 코믹한 설정과 시선을 빨아들이는 연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지지표가 많다.
그러나 '민규'의 생모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국인의 공통정서를 발판으로 지지세를 확대하고 있다. 송승헌의 높은 인기도 생모와의 재 결합에 힘을 실어준다.이 때문에 연출자 최종수 PD와 김정수 작가는 실제로 생모와 버려졌던 아 들이 재결합하는 경우가 어느정도 되는지 주위를 통해 자문을 구하는 중이다. 현재까지 결정된 방안은 "그동안의 드라마 흐름에 어긋나지 않고 실망스럽지 않게 결론을 내리겠다"는 다소 유동적인 것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응답을 통해 드라마의 결말을 내릴 것도 아 이디어의 하나로 검토중이다. ARS를 이용, 팬들의 전화를 집계해 '박선장'의 행보 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당신이 선택하세요'란 브라질의 드라마를 비롯해 몇몇 외국의 드라마는 시청 자들의 뜻에 따라 결말을 내리는 포맷을 썼다. 그 선정 자체가 흥미를 끌 수도 있다. 결말이 어떻든 50대 중년남성의 결혼을 놓고 이렇게 높은 관심을 가진 것은 처 음이어서 더욱 화제다. 인기 드라마만이 만드는 효과다.
- 1998년 2월 10일 스포츠서울 김종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