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터프가이(Tough Guy), 억세고 지칠 줄 모르는 사나이. 사전에는 이렇게 기록되고 있다. 일단 외국의
예를 들지 않고 우리나라만 생각하자. 분명 한국 영화계에도 터프가이 족보는 있다.
물론 체계적인 정리나 영화계의 영세성을 감안하더라도 허장강 박노식 황해 장동휘 이대엽 김희라 등이 1세대 터프가이였다면, 2세대로는 최민수 최재성 박상민 김민종 이정재 김보성 등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별 무리는 없을 것이다.그런데 이런 강한 남성의 이미지 즉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 그리고 액션과 스 릴이 있는 터프가이 족보와 전혀 다른 스타가 한 명 올라왔다. 전직 수사반장, 그리고 양촌리 농민회 회장(전원일기), 전직 국회의원(현실) 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국민적 탤런트 최불암. 그가 바로 주인공이다.
대단한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MTV 주말 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에서 마도로스 박선장 역으로 생전 처음(?) 터프가이역을 잘 수행하고 있는 최불암씨의 연기는 지금 많은 중년 여성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고 있다.
얼마전 필자의 노모가 계시는 여의도집에 갔더니 노모께서 하시는 말씀.
(필자의 직업을 잘 아신다)"얘야, 그 양반 완전히 망가졌더라. 글쎄 그 점잖은 양반이 소주를 이빨로 막 까지를 않나, 벌컥벌컥 마시지를 않나, 무슨 일이 있는게냐?".
아직도 최불암씨가 국회의원인 줄 알고 계시는 노모의 걱정은 지금까지의 이미지로 보아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대 그리고 나>에서 터프가이 '박선장'에게 반한 '교수님 '으로 나오는 박원숙씨에게 질투를 느끼는 일부 중년 부인들의 시샘어린 전화인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부인인 탤런트 김민자씨에게 엄청 미 안하기도 하지만 전화벨 소리의 소음 때문이다. 어쨌든 이렇게 걸려오는 전화는 대충 두가지 내용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이렇다."아니, 배다른 아들을 두고 또 다른 여자에게 눈독을 들이다니, 철면피가 따로 없구먼. 쯧!" 아니, 세상에 작가 김정수씨를 원망하지 왜 나를 미워하실까.
또 다른 전화 내용은 이렇다.
"그 애비에 그 자식(둘째 아들 영규 역의 차인표를 지칭)이라구 어쩜 그리 똑 같은지 몰라." 돈 많은 여자 쫓아다니는 것이 비슷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인기 스타보다는 이 시대의 영원한 '광대'로 남기를 원하는 최불암씨 는 그래서 이런 전화들이 밉지 않다고 한다.
- 1998년 2월 9일 스포츠조선 김민성(MTM대표 대경전문대 연영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