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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회의원이자 중후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가부장제 아버지상을 심어주었던 두 탤런트가 1백 80도 변신해 엉뚱한 모습으로 나타났다.MBC 주말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토·일 밤8∼9시)에서 마도로스 출신의 허풍스럽고 철없는 중년역을 맡은 최불암(58)과 일요 아침드라마 '사랑밖엔 난 몰라(오전9∼10시)에서 가계부를 직접 쓰고 아내의 립스틱 색깔까지 코오디해 주는 애처가이자 초등학교 교사역을 맡은 이순재(63)가 단연 방송가의 화제다.
최불암은 그동안 '전원일기'의 양촌리 김회장이나 '수사반장'의 박반장으로 한국적인 아버지상을 구축했다. 따라서 '그대 그리고 나'의 캐스팅 제의를 받고 엄청난 고민을 했다는 후문. 그동안 쌓아놓은 근엄한 아버지상이 일순간에 날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당연한 일이 다. 그러나 '연기자에게 있어 변신은 곧 운명'이란 선배 연기자의 말이 떠올라 자신감을 가졌다고 한다.
한편 최불암이 실제 나이보다 어린 역을 맡은 것은 연기생활 40년만에 처음. '수사반장'의 박반장역은 31세때 맡았고 '전원일기'의 김회장도 39세때 맡았다. 이번 드라마에서 는 50대 초반의 생활능력이 없는 3남 1녀의 가장역을 맡아 박원숙과 코믹한 사랑을 펼쳐 나간다.
이 때문에 시청률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드라마에서 그의 인기도 증폭되고 있다.'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등에서 근엄하고 대쪽같은 연기를 해왔던 이순재는 '짝' 후속 으로 지난 11일 첫방송된 '사랑밖엔 난 몰라'에서 부드러운 남자로 변신,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제공 하고 있다. 초등학생을 위해 '개구리소년 빰빠라…'라는 만화영화 주제가를 부르며 연습하는 등 순수하고 섬세한 이미지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 1998년 1월 23일 문화일보 신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