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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일이 다 잘되어 나간다. 탤런 트 박상원(39)에게 요즘처럼 '가화만사성'이란 고사성어의 의미가 가슴속 깊숙이 와 닿은 적은 없었다. 안방극장 화제작으로 떠오른 MBC TV 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 (극본 김정수, 연출 최종수)에서 개천에서 용난듯 없는 집안의 잘난 맏아들로 출연 중인 박상원은 가정의 안락함에서 얻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한결 성숙되고 안정된 연기, 편안하고 여유있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며 호평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이 37살이던 지난 95년 2월 김수경씨(30)와 결혼, 노총각 딱지를 떼고 어 엿한 일가(일가)를 이룬 박상원은 '완벽한 집순이'를 자처하며 희생적인 내조를 마다 않는 지혜로운 아내의 넘치는 사랑, 토끼같은 1남1녀 자녀들의 재롱에 힘입어 연기 자로서 제2의 연기인생을 구가하고 있다.
-늘 사건이 있는 드라마의 무겁고 진지한 배역만 연기해오다 <그대 그리고 나>에 서 모처럼 일상적인 생활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규'란 인물은.
*평범하면서도 현실적인 인물이다. 어촌에서 뱃사람의 아들로 태어나 어렵게 대학을 마치 고 대기업에 입사한 회사원이다. 장남 특유의 가부장적 기질에다 촌티도 좀 나지만 본질적 으론 로맨티스트다. 친구도 많고 후배도 많고 발이 넓어 늘상 바쁜 인물인데 오지랍 넓은 캐릭터가 나와 비슷하고 맘에 들어 선뜻 작품에 응했다.
-지난 92년말 MBC TV <여자의 방> 이후 5년만에 본가 MBC에 복귀했다. 지금까지 보여 준 온화하고 페미니스트인 기존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책임감과 동시에 적당한 이기심을 지 닌 평범한 회사원으로 변신해 눈길을 끄는데.
*오랜만에 본가 MBC로 돌아오니 맘이 편하다. 연출자나 작가, 공연배우들이 한결같이 믿 음이 가고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들로 뭉쳐 분위기가 그만이다. 또 이번처럼 평범한 회사 원역할은 연기생활 11년만에 처음이라 스스로도 기대가 크다. 말썽 많은 사고뭉치 동생들 (차인표 송승헌 서유정)과 뻥이 심하고 무책임한 홀아버지(최불암)의 뒤치다꺼리를 하며 집안을 떠맡고 사는 3남1녀중 장남이다보니 골치 안 아픈 날이 없다. 때론 동생들과 홀아버 지가 귀찮고 짐처럼 느껴질 때가 많은데 사실적인 대사와 상황설정에 공감이 간다. 넉넉한 집안에서 자란 회사동료 최진실과 우여곡절끝에 사내결혼을 하지만 서로 다른 성장환경과 습관, 생각탓에 수시로 결혼생활에 위기가 닥쳐온다.
-듬직한 맏아들 역할을 무던히 소화해내고 있다. 실제 집안에선 몇째인가.
*요즘 주위에서 맏형 같아 보인다는 얘길 자주 듣는다. 하지만 실제론 5남2녀중 막내아들 이다. 우리 맏형을 생각하면서 '동규'역을 소화하고 있다.
-결혼 2년반 남짓만에 식구가 넷으로 늘었는데 가족 소개 좀 해달라.
*말수가 적어 말을 하기보단 주로 내 얘길 들어주며 여리고 성실하고 편안한 아내, 지난 12월 22일이 두돌을 맞은 나를 쏙 빼닮은 첫아들 도현, 12월 20일 백일이었던 연년생 둘째 딸 지윤이까지 네식구다. 총각시절 살던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의 C 아파트가 우리 네가족의 보금자리다. 다정한 남편, 자상하고 따뜻한 아버지가 되고자 노력 한다. 이따금씩 아내와 마주앉아 한강을 바라보며 술잔을 기울이고 시간 나는대로 함께 시장도 보러 다닌다.
-결혼이전과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또 본인의 실제 결혼생활은.
*우선은 굶지 않아서 좋다, 허허. 총각시절 자취를 하면서 불규칙한 식사로 고생이 많았다. 흔히 나보고 결혼이 늦었다고들 하지만 알맞은 시기에 결혼했단 생각이다. 무엇보다 가정 이란 울타리가 심리적으로 무척 편안함과 안도감을 주고 이런 심리적인 상태가 연기생활에 그대로 이어져 연기에 큰 도움이 된다. 우리 부부는 어떤 갈등이 생기면 상대편의 입장에 서서 한번씩 서로를 생각해보고 또 충분한 대화로 그때그때 앙금없이 문제를 해결한다.
-야구스타 박찬호와는 둘도 없는 의형제로 알려져 있다. 본인이 보는 '아우' 박찬 호는 어떤 인물인지, 또 둘의 친분관계는 어느 정도인지.
*한마디로 착하고 순수하다. 얼마전 방한때는 서로 바쁜 스케줄탓에 자주 보진 못했지만 거의 매일 전화통화를 했고 한번은 찬호가 우리 집을 방문해 함께 저녁식사도 했다. 지난 94년 11월 첫만남 이후 3년간 친형제 이상으로 우애를 쌓아왔는데 미국에서 일주일에 한 번꼴로 찬호가 전화를 걸어와 수화기를 통해 많은 대화를 나눈다. 주로 인기뒤에 드리운 짙은 고독감, 팬관리, 이성문제 등등에 관해 많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아무래도 내가 대중앞 에 좀더 빨리 섰기 때문에 찬호에게 격려 못지않게 껄끄러운 충고도 서슴지 않는데 찬호는 충고도 흔쾌히 받아들인다.
- 1998년 1월 13일 일간스포츠 이미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