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그리고 나>의 주인공 수경(최진실)이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주부가 될것인가, 아니면 계속 직장생활을 할것인가?
작가 김정수씨는 『수경이 시댁식구들의 뒷바라지와 임신등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의 길을 걷게 하려 했지만, 「수경이가 계속 직장을 다니는 것으로 해달라」는 젊은 여성시청자들의 요청이 거세지고 있어 수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초 수경은 남편이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면서 기쁨을 느끼지만, 나중에는 보통 아줌마가 되어버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다 동서 미숙(김지영)과 함께 가게일을 하면서 나름대로 인생을 설계하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하지만 수정된 대본에서 수경은 당당히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회적 성취를 이룬다.

작가는 『드라마 재미를 위해서는 수경이 집에 들어앉아서 식구들과 아기자기하게 사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 좋겠지만, 요즘 사회세태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IMF시대를 맞아 능력있는 직장여성이 넉넉치 못한 형편에 회사를 그만둘 리가 없는데다 요즘 젊은 여성들의 사회참여욕구도 대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작가는 또 『그동안 방송드라마에서 가정주부는 식구들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 당연시되었지만 이제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을 제대로 반영해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잣집딸을 유혹, 한밑천 잡으려는 영규(차인표)는 재벌딸의 사생아인 시연(이본)과 사귀게 되지만, 시연은 민규(송승헌)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불치의 병으로 시한부인생을 살고 있는 시연으로 인해 이들의 사랑은 비극적으로 끝난다. 영규가 군대에서 사귄 애인 미숙(김지영)은 그의 아이를 갖고 그가 사는 동네의 인근시장으로 옮겨와 장사를 한다. 두 사람은 우여곡절끝에 결혼을 하고, 영규는 미숙의 가게일을 도우면서 뒤늦게 착실한 인생을 살게 된다.

동규의 부친(최불암)은 수경의 이모(박원숙)와 좋아하게 되어 결혼까지 생각하지만, 민규의 생모(이경진)가 갑작스럽게 그앞에 나타나자 마음을 바꾸게 된다. 또 수경의 친정은 수경오빠의 사업실패로 인해 곤란을 겪게된다..


- 1998년 1월 8일 경향신문 이무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