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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가 개성있는 조연들 활약에 힘입어 인기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그대…>는 당초 박상원-최진실-차인표-송승헌으로 짜여진 화려한 주역 라인업으로 주목받은 드라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조연으로 포진한 최불암-박원숙-양택조 중견 트리오가 감칠맛 나는 연기로 시청자 눈 길을 붙잡고 있다. 이들의 인기세는 주역들을 오히려 능가할 정도다. 선봉장은 관록의 연기파 최불암-박원숙 커플이다. 최불암 은 <전원일기>에서 굳어진 <김회장 이미지>를 과감하게 깼다. 마도로스 출신 박재천으로 변신해 보여주는 건달기 풍 기는 「그레이 터프가이」 연기는 웃음을 자아낸다.
박원숙도 특유의 푼수 연기로 드라마 시청률을 부채질하고 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샌드백을 두드리는 박재천을 보며 『어 머, 록키같애…』하며 감탄하고, 방에서 에어로빅을 하다 갑자기 방문이 열리자 『정말 문제야, 시들지 않는 내 이 미모』라며 내숭을 떠는 연기는 너무나 능청스럽다.
「조연 전문」 양택조도 주연이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불암의 친구 「합죽이」로 나와 개그맨 뺨치는 표정과 대 사로 양념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혼자 짝사랑하는 박원숙을 『교수니∼임』하고 부르는 코믹한 말투는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행어가 됐다.
<전원일기> 복길이 김지영의 변신도 볼만 하다. 차인표에게 버림받은 비련의 여인 미숙을 맡아 복길이와 전혀 딴판인 이미지를 능숙하게 소화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그대…>는 특집이 집중된 새해 첫 주말에도 47.3%의 시청률 로 1위를 차지했다.
- 1998년 1월 6일 조선일보 한윤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