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가 몰아닥친 가운데 방송사도 그 위력권에 발을 담근 12월 둘째 주다. 앞으로 방송사는 예전과는 다른 환경에서 생존과 직결된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여야 할 때다. 광고물량의 급감으로 앞으로 광고주들은 시쳥률이 높은 프로그램만을 골라 광고를 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의 상황이 예상되는 98년이다.

방송사는 제작비의 절감을 위해 출연료를 줄이기로 했고 방송시간도 2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국민들에게 경제회생을 위한 고통분담을 호소하고자 화려한 무대와 의상, 스토리가 담긴 드라마, 쇼 등의 제작도 당분간 지양하기로 결의를 했다.

이런저런 사정 속에 MTV가 드라마의 선전에 표정관리 중인 12월 둘째주 인기쉰위다. 대선후보 토론으로 2회씩 몰아서 방송되는 핸디캡 속에서도 MTV <그대 그리고 나>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짝> <남자 셋 여자 셋> 등이 2, 3위를 차지했다.

한 명도 버릴 것이 없는 다양한 캐릭터와 연기자들의 탁월한 소화력과 과감한 대사, 스토리 등으로 "주말드라마의 교본은 이런 것"이라는 평을 듣는 <그대 그리고 나>다.

이번 주 처음 드라마순위권에 오른 MTV <복수혈전>은 방영 초기 과다한 폭력이 지적을 받았지만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만화같은 구성으로 비난을 피해가고 있다. 폭력과 건달의 미화보다는 이들의 삼류같은 이야기를 만화처럼 꾸민 대사와 공들인 화면처리가 앞으로 순위를 높게 올려줄 전망이다.

비드라마 순위에서는 IMF한파를 피해 안방에서만이라도 따뜻함을 찾는 시청자들의 눈이 K1TV 를 선두권에 올려 놓았다.

- 1997년 12월 16일 스포츠서울 김종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