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요즘 제일 행복한 여자. 영화 <편지>와 MTV <그대 그리고 나>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최진실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녀는 18일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결정될 차기 대통령을 가장 먼저 만나는 연예인으로 낙점되기도 했다. M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이경규가 간다> 코너가 대통령 당선자를 찾아가고 최진실이 인터뷰어로 결정된 것. '대표 연예인'의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면 '어려운 경제를 빠른 시일 안에 회생시켜 줄 것'을 개인적으로 부탁하고 싶어한다. 연말이라 시상식 등 각종 행사에 참가하고 드라마 촬영하느라 몸이 파김치가 되지만 '행복하다'는 느낌 뿐이다.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몫을 톡톡히 해온 술잔 기울이는 일도 못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힘든 줄을 모른다. 행복하기 때문이다.

<편지>는 최진실을 한국의 간판배우 그리고 '영원한 연인'으로 자리잡게 만들어가고 있다. 개봉되자마자 매진 행진을 계속해온 <편지>는 이제는 한 편의 영화를 떠나 사회 현상으로까지 전개되어가고 있을 정도다. '잊혀졌던 편지 쓰는 일을 다시 시작하자'는 등의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 가는 것. 최진실 스스로도 전화로만 안부를 전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또 <편지>는 최진실에게 청룡영화상 인기상이라는 기분 좋은 타이틀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대 그리고 나> 역시 최진실을 많은 사람들의 대화의 중심에 있게 만들었다. 주말 저녁이면 가족들이 둘러앉아 <그대 그리고 나>를 지켜보며 최진실의 매력을 감상하고 있다. 한번 정상에 올라선 최진실은 도대체 그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도 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벌서 30살인데도 얼굴에는 주름살 하나 늘지 않아 외모의 변화도 없다. 최진실을 보면 시간이 멈춰있는 것만 같다. 이렇게 행복해서인지 최진실은 '결혼'이라는 단어를 생각하지 않고 살고 있다.

"일이 잘 풀리다보니 아직은 다른 일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불황을 겪고 있는 영화계지만 최진실을 출연시키려는 영화사들은 줄을 서있다. 확실한 '보증수표'가 되는 그녀를 출연시켜 확실한 성과를 거두려는 전략들이다. 영화와 드라마 겹치기의 힘겨움을 올 한해 톡톡히 경험한 최진실은 <그대 그리고 나>가 끝날 즈음까지는 적어도 촬영을 시작하는 영화는 없게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행복한 나날의 최진실은 24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파김치가 되도록 일을 하고 있지 만 이날만큼은 가까운 사람들과 조촐한 파티를 생각하고 있다. 바로 오늘의 행복한 최진 실이 태어난 날이기 때문이다. 올해 그녀의 생일날은 정말 '성탄 전야'답게 행복하기만 한 날이다.

- 1997년 12월 16일 스포츠서울 최용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