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 인터넷 VOD서비스… 시청자 의견 반영 -

보고 싶은 주말연속극을 놓쳤다. 예약 녹화도 못했고, 재방송마저 지나갔다. 전같으면 거기서 상황 끝. 그러나 컴퓨터가 있다면 이제는 다르다. 방송국 편성에 관계없이 시청자가 보고픈 재방송분을 골라볼 수 있는 VOD(Video On Demand) 서비스가 실시중이기 때문이다. MBC는 이달 1일부터 주말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mbc.co.kr)를 개설, 지금까지 총 18회분 방송 내용을 싣는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TV에 비하면 화면 크기나 서비스 속도면에서 뒤떨어지고, 플러그인을 다운받는 수고를 해야 하기는 하지만 대본까지 곁들여 '나홀로 TV'의 색다른 맛을 즐기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주말에 새로 방송된 내용은 월요일이면 서비스에 올라온다. 홈페이지에는 VOD서비스 외에도 제작진과 출연진의 프로필이 사진과 문자로 제공되고, 인터뷰의 경우는 드라마 내용과 마찬가지로 동영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지금까지 VOD서비스는 각 방송사의 메인뉴스외에는 SBS <문성근의 다큐세상- 그것이 알고 싶다>(http://sbs.co.kr)와 KBS <가요 톱텐>이 부분적으로 제공해왔다. <그것이…>의 경우는 지난 10월 26일 방송분부터 총 7회 분량이, <가요 톱텐>은 9월 첫주부터 매주 1위곡이 서비스되고 있다. KBS는 내년 봄부터는 <일요 스페셜> 등 각종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VOD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으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VOD를 포함, 각 방송사의 인터넷 서비스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두 가지. 소리· 그림은 물론이고 동영상이 기본인 멀티미디어 시대의 콘텐츠 제작에 방송만큼 풍부한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곳도 없는데다,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시청자의 의견을 방송제작에 반영하는 안정적인 통로로 활용될 것이란 전망때문이다.

<그대 그리고 나> 홈페이지의 경우 '스타와의 대화' 'PD와의 대화' 등에 올라온 시청자 편지에 하나하나 답장을 띄우고 있다.

MBC드라마제작국 김지일국장은 "이같은 서비스는 결국 연출자나 작가가 자기 주변 몇 사람 말을 듣고 프로를 만드는 게 아니라 훨씬 폭넓은 시청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MBC는 그동안 1년에 한두 번 시기를 정해 실시돼온 신인작가 드라마대본공모도 이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상설 실시할 계획이 다.

- 1997년 12월 11일 중앙일보 이후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