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빠진 진솔한 터프가이 차인표

- <그대 그리고 나>의 코디네이션이 참 독특하다.
▲ 파란색 안경테에 파란색 선글라스, 게다가 퍼머한 모습. 내가 보기에도 참 요상 하다. 사람들은 마치 작곡가 박춘석 선생님을 보는 듯하다는데 일단은 마음 먹은대로 성공하는 것 같다.

- 마음먹은 방향은.
▲ 황새를 따라가려는 허황된 뱁새의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다, 차림새에 대한 주위의 평가가 '뭔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보아 만족한다. 오로지 부잣집 처녀를 유혹해 한번에 성공하겠다는 한탕주의에 사로잡힌 시골 촌뜨기가 어렵사리 마련한 옷과 선글라스가 오죽할까.

- 부인 신애라의 내조가 컸다는데.
▲ 그렇다. 드라마에서 쓰고 다니는 선글라스도 애라가 직접 사줬다. 어느날인가 양미간의 길이를 실로 재더니 며칠만에 선글라스를 들고 왔다. 안경점에서 직접 맞췄다고 한다. 그것도 두 개나. 다른 하나는 은색테에 노란색 선글라스인데 차차 쓰고 나올 계획이다.

- 극중 향후 거취는.
▲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된다. 있는 공 없는 공 다들인 이본은 떠나고 시골처녀 김지영에게 붙잡힌다. 물론 김지영 덕분에 개과천선하게 되지만, 스타일 되게 구긴다.

- 실제 향후 계획은.
▲ 최근 예비군 훈련장에서 이정재씨를 만났다. 교육이 끝나고 나서 소주 한잔까지 같이 했는데 함게 영화를 하기로 했다. 올해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던 <제이슨 리>의 제작이 여의치 않아져 올 연말게 다른 영화출연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비군 훈련장에서 의기투합했다. 함께 출연할 수 있으면 좋고 그게 어렵다면 서로에게 좋 은 작품을 적극 찾아주기로 했다.
-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한다는 소리도 들리던데.
▲ 두 가지 이유로 달리기를 시작한지 근 6개월이 되엇다. 첫째는 기관지가 별로 좋지 않아 치료와 예방 차원에 시작했고 둘째 MBC와 불우이웃돕기 마라톤대회를 준비하면서 뛰었다. 첫째 목표는 이루어지는 것 같은데 MBC행사는 취소되는 바람에 '마라톤 풀코스 완주'라는 개인적인 목표를 세웠다.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완주는 물론 좋은 기록을 세우고 싶다. 요즘은 10km를 40분 정도에 달린다.

- 부인과의 또다른 계획은 진행이 잘 되고 있나.
▲ 애라는 SBS TV <장미의 눈물> 이후 당분간 드라마 출연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내년 1, 2월 두 달 동안 2세를 만들기 위해서다. 뜻대로 될지는 하느님만 아시겠지 만.

- 시나리오를 준비한다고 들었다.
▲ 본격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습작 수준으로 아주 나중에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할 날을 기다리며 조금씩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 MBC TV <테마게임>과 <쇼 토요특급> 등에 시놉시스를 제공했는데 '괜찮다'는 평을 들었다.

- MBC TV <사랑을 그대 품안에>에 출연할 때와 요즘의 인기 체감도는 다를텐데.
▲ 왁자함이 없을 뿐이다. 거리에서 만나는 팬들의 사인공세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데 젊은 층의 왁자한 반응은 사라졌다. 오히려 '이게 거품이 빠진 진솔한 반응이구나'란는 생각에 반갑다.

- 계속 터프한 배역을 고집하겠는가.
▲ 그렇지 않다. 지금가지 내가 연기했던 성격이래봐야 '잘 나가는 재벌 2세'나 '시골촌뜨기 건달'이 고작이다. 인기의 성격이란 무궁무궁한데 고작 두가지 정도를 연기하고 어떤 배역의 성격을 고집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이야기 구조와 내용이 좋으면 어떤 배역이든 출연하겠다.

- 1997년 12월 11일 일간스포츠 / 박창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