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 맞은 최진실
개봉 첫주에 20만명 넘어선 영화 '편지'.
외유내강형 주부로 열연하는 MBC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도 좋은 반응.

영화 <편지>가 개봉되던 날. MBC TV 주말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녹화중 짬을 내 극장을 찾은 최진실(29)은 하늘을 나느 듯한 기분이었다. 예매상황이나 매진속도 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트에 비견될 정도.
최진실은 너무 좋아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펜사인대 앞으로 빽빽히 몰려드느 관객 들. 그들은 최진실의 사인을 받지 못하면 무슨 일이라도 나는 듯 아우성이었다. 그 런 그들이 고마웠다. 최진실은 책상위로 올라가 그들에게 큰절을 올리곤 했다. 고맙 다면서 울먹이기까지 했다.
"소망한 대로 이뤄진 게 기뻤어요. 강렬히 소망하고, 소망한 대로 이뤄지도록 목표 를 향해 최선을 다하고, 약속을 지키고…그런 뒤의 결과였기 때문에 더욱 기뻤어요. 4-5년전 TV드라마 <질투>등이 방송될 때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위기 의식을 떨칠 수 있었어요. "
<편지>촬영을 앞두고 최진실은 사실 위기의식이 없지 않았다. 영화 <홀리데이 인 서울> <베이비 세일>의 성적이 좋지 않은데다 영화계에 촬영시간을 지키지 않고 펑크를 내는 등 골치정이라는 말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죄송해요. 하지만 실제보다 부풀려진 부분이 많아요. 억울해요. 욕심을 낸 게 화근 이었어요. <베이비 세일>과 드라마 <별은 내가슴에>의 촬영이 맞물려 불가항력이었 요. 어쨌든 <편지>에 임하면서 마음을 달리 먹었어요. "

'살아야 한다' '흥행은 나중일, 운명에 맡기고 최선을 다하자' '연기력과 성실함으로 인정받자' '이번에도 안되면 끝이다'…. 최진실은 마음 속으로 수없이 되뇌었다. 그리 고 계약서에 친필 사인까지 했다. 약속불이행으로 유발된 경제적 손실은 100% 보상 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 최진실, 그녀는 확실히 달랐다.
땀 흘리는 모습은 아름답다. <편지>에서 최진실이 그랬다. 대학원생 신혼주부 미망 인으로 미소와 기쁨, 슬픔과 눈물을 담는데 열기가 넘쳤다. 오후 10시에 촬영을 끝 내고 다음날 오전 5시 집합때 1시간 일찍 도착하기도 했다.
"그날 12시쯤 잠들었는데 너무 긴장한 탓인지 자주 깼어요. 그리고 3시, 1시간 정도 더 잘 수 있었는데 자신이 없었어요. 전화로 매니저를 깨워 빨리 오라고 했어요. 일 찍 출발, 현장에 도착해 차 안에서 모자라는 잠을 채웠어요."

요즘 최진실은 또하나의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기아 자동차와의 약속. 그녀는 CF 출연은 물론 모든 홍보행사에 무료로 뛰고 있다. 최근 신차발표회를 앞둔 시간, 최 진실은 <편지> 홍보를 위해 MBC TV<쇼 토요특급>에 출연중이었다. 여의도에서 시 청까지, 자동차로는 어림도 없었다. 최진실은 퀵 서비스사의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 갔다. 그녀를 추적, <스타 다큐멘터리 - 최진실>을 제작둥이던 방송팀은 이를 놓치 지 않고 카메라에 담으면서 희색이 만연했다.

<편지>는 폭발적. 개봉 이후 첫 주말을 넘기면서 벌써 약 20만명(서울개봉관 기준) 이 관람했다. 장기상영, 60만명을 넘길 거라는 예측이 나돌고 있다. MBC TV주말드 라마 <그대 그리고 나>도 호응받고 있다. 최진실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홈런을 날리고 있다.

<그대 그리고 나>에서 최진실은 시댁을 일으키는 맏며느리. 부유한 친정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열정과 노력으로 집안을 바롤 일으켜 세우는 외유내강형 여성이다. 'CF스타' '요정' '상업배우'의 이미지를 벗고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 다.

"데뷔한 지 올해가 햇수로 10년째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수많은 분들의 도움이 컸 어요. <그대 그리고 나>역시 그래요. 최불암 심양홍 김혜자 박원숙 선생님, 박상원 선배님, 차인표 송승헌씨… 많은 걸 배우고 느끼면서 저를 채찍질하고 있어요" 영화 <고스트 맘마> <편지>, TV 드라마 <별은 내가슴에> <그대 그리고 나>.
최진실은 올해를 잊지 못할 것 같다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 1997년 12월 1일 경향신문 / 배장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