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박(최불암)은 계진(이경진)과 재결합한 뒤 영덕으로 내려가 다시 뱃사람이 된다. 수경(최진실)과 동규(박상원)는 첫 딸을 낳아 다솜이라고 이름 지어준다. 영규(차인표)는 시장 가게에서 번 돈으로 사업 규모를 늘려 중간도매상이 된다. 민규(송승헌)도 방황을 끝내고 미대에 들어간다.

시청률 60%를 기록한 MBC TV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가 이번 주말 최종회에서 보여줄 이야기들이다. 토요일 방영분에서 홍교수(박원숙)는 수경 부모(심양홍 김혜자)를 만나 캡틴 박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영규는 캡틴 박과 계순의 재결합에 기지를 발휘한다. 계순과 전화 통화에서 아버지가 영덕에 내려가서 기다린다고 거짓말을 해 두사람을 만나게 한다.

<그대 그리고 나>에서 홍교수의 철부지 연기는 내내 화제였다.
홍교수는 캡틴 박과의 사랑을 잊고 "부드러운 여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강연회 활동에 나선다. 그 홍교수를 짝사랑하면서 "교수니임, 교수니임"을 연발했던 양씨(양택조)의 합죽이 연기도 시청자들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 야외 무대였던 영덕 일대 횟집에선 양택조 안주가 등장할 정도라한다.

가족 구성원 내부를 통해 다세대 인물상을 무리없이 그린 작가 김정수의 솜씨도 빼어났지만, 다세대 연기자들이 각자 새로운 변신을 시도함으로써 신선도를 높였다. 최불암 김혜자도 기존 이미지와 달랐고, 차인표 변신도 호응을 얻었다.

최종수 PD는 이같은 다세대용 홈드라마에 신세대 취향도 가미하면서 시청자들을 붙잡았다. 영상미 빼어난 단막극 <소나기>의 연출자답게 영규가 신부 머리에 꽃을 꽂아주는 바닷가 결혼식처럼 오래 기억될 장면도 만들어냈다.

- 1998년 4월 23일 조선일보 박해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