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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을 앞둔 MBC TV 인기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의 극중 라이벌 박원숙 (홍여사)과 이경진(계순)이 극중 캐릭터와 실제 생활이 비슷해 눈길을 끈다. 세번이나 결혼에 실패하며 평탄치 않은 삶을 사는 박원숙과 아직 짝을 찾지 못한채 독신생활을 하고 있는 이경진. 이런 이유 때문인지 두 사람은 각자 배역에 특별한 애착을 갖고 몰입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극중 최불암(재천)이 이경진과 맺어지는 결론에 대해서는 각자 할말이 많다.
자연인 박원숙이 바라보는 `재천의 행로'는 야속하다. 재천이 홍여사와 사랑에 빠지지 않은 채 결혼하려 했다는 것이 여자로서 왠지 꺼림직하다. 이런 상태에서 결혼이 강행된다면 이런 생활은 얼마가지 못했으리라는 것이 박원숙의 예상. 굴곡 많은 그녀의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래도 재천이 홍여사와 결합하게 됐다면 올바른 재혼상을 보여줄 수도 있었을텐데….". 결말에 아쉬움이 많아서일까. 마지막 녹화장에서 박원숙이 토해내는 눈물 연기는 주위를 찡하게 만들었다.
반면 이경진은 정(情) 많은 한국인 정서에서는 이런 귀결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오히려 재천과 계순의 교감이 홍여사 때문에 많이 생략된 것이 아쉽다. 대신 아들 민규를 통해 부각된 모자간의 끈끈한 사랑은 연기하는 자신도 새삼 깨달은 진리.
"계순 역할을 하면서 고진감래(苦盡甘來)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됐어요. 또 사랑과 자식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필수요소라는 것도 알게 됐구요.". 독신으로 살아온 그녀가 요즘 들어 결혼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드라마의 영향 때문이란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 이전에 중년 여성으로서 `삶의 의욕'을 되찾았다는 박원숙과 이경진의 모습이 보는 이를 흐뭇하게 한다.
- 1998년 4월 20일 스포츠조선 서태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