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상승, KBS 하락, SBS 강보합세.’

IMF이후 TV 3사의 시청률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MBC가 드라마 강세에 힙입어 종합시청률에서 1위를 차지한 반면 3, 4년 간 독주를 거듭했던 KBS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SBS는 평균 10%안팎의 낮은 시청률 속에서도 지난달 개편이후 2∼3% 포인트가 오르는 상승세를 보였다.

시청률조사기관인 미디어서비스코리아(MSK)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시청률 톱10’에서 MBC <그대 그리고 나>가 58.7%로 붙박이 1위 자리를 지킨 것을 비롯, 무려 8개 프로를 10위권에 올려놓았다.
이에 비해 KBS는 <용의 눈물> 등 단 2개 프로만이 순위권에 들었을 뿐. 채널별 일일시청률도 MBC가 평일 14∼19%대를 기록하며 KBS1을 2∼3% 포인트씩 앞서고 있다.

특히 MBC의 ‘시청률 뒤집기’는 특정 장르가 아니라 드라마 오락 교양 등 전 장르에 걸쳐 이뤄지고 있는데다 채널 이미지를 좌우하는 메인뉴스까지 KBS를 위협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득렬 MBC사장이 지난달말 명퇴자를 위로하는 사내방송에서 “우리방송 <뉴스데스크>가 KBS를 앞섰다”고 언급했을 만큼 지금 MBC는 축제분위 기.

MBC 바람의 ‘일등공신’은 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와 일일극 <보고 또 보고>로 꼽힌다.

<그대…>는 <딸부잣집>에서 시작된 KBS주말극의 ‘3년천하’를 무너뜨렸고 <웨딩드레스>의 도중하차로 조기투입된 <야망의 전설>마저 6%대에서 초동진압했다. <보고 또 보고>도 지난주 32.8%로 시청률 4위에 오르며 <뉴스데스크>의 동반상승 효과를 낳고 있다.

IMF이후 달라진 시청자 취향에 맞춰 부지런히 새로운 주제와 소재, 코너를 개발한 <시사매거진> <일요일 일요일 밤에> <육남매> 등의 약진은 “개혁하지 않으면 뒤진다”는 ‘IMF식 진리’를 있는 그대로 반영 하고 있다.

- 1998년 4월 8일 동아일보 김갑식 기자 -